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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전말

김만배-이재명-언론-文검찰, 어떻게 ‘대장동 몸통’을 李에서 尹으로 둔갑시켰나?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취재지원 :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gas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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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봐주기 수사 의혹 검사… 김만배 변호하던 로펌으로

⊙ 2021년 9월 1일~10월 16일 김만배-이재명-민주당, ‘원팀’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 2021년 9월 14·15일 하루 차이로 이재명·김만배 ‘공산당’ 발언
⊙ 李, 화천대유 주인 누구냐는 글 올리자마자 김만배, 남욱에게 “네가 4호 소유주라 밝혀라”
⊙ 남욱 신분 공개하자마자 이재명 측 한나라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이력 공격
⊙ 대장동 부실 수사 의혹 법조인 A, 측근 통해 남욱 회유 의혹도
⊙ 검찰, 김만배가 신학림에게 한 100억원 약정 증거 확보
이재명 대표는 2021년 9월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수사 결과 작년 3월 대선 직전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가짜 뉴스를 보도한 과정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 또는 그 측근들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과 증거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시간별로 재구성해 보면 인터뷰 전후로 대장동 사건 주범이 ‘이재명’에서 ‘윤석열’로 바뀌는 과정은 김만배씨가 이재명 대표 또는 이 대표 측과 밀접하게 연결되지 않고서는 상식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2021년 9월 15일 이뤄진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인터뷰 내용과 이후 공개된 ‘대장동 1기 수사팀’의 공소 내용이 ‘이재명 봐주기’란 큰 틀에서 일맥상통한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대장동 1기 수사팀의 간부였던 법조인 A씨는 검사복을 벗고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곳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김만배씨의 변호를 맡았던(현재는 사임) 법조인 선배 B씨가 있다.
 
  종합하면 ‘대선 개입 여론 조작’은 김만배씨와 이재명 대표 또는 그 측근, 그리고 뉴스타파와 특정 언론인, 더 나아가 이 대표와 연관 있는 법조인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사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순으로 엉킨 실타래를 풀어보자.
 
 
  ◆2021년 8월 31일
 
  이날 《경기경제신문》 박종명 기자는 〈이재명 후보님, ㈜화천대유자산관리는 누구 것입니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대장동 의혹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박 기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장동 몸통이 이재명 대표란 의혹은 민주당 20대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선 후보의 핵심 관계자가 제보를 해줬기에 사실 확인을 거쳐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기자수첩 형식으로 기사를 보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2021년 9월 1일
 
  이날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는 박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 내용이 예사롭지 않았다. 화천대유는 기사의 ‘정치적 의도’를 거론했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순한 의도’와 ‘특정 후보자를 흠집 낼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도지사)는 대장동과 관계없다는 점을 조목조목 적었다. 통상적인 고소라면 자기가 본 피해 사실 위주로 따지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화천대유의 고소장은 마치 이 대표가 고소인의 한 사람인 양 작성돼 있었다. 이재명 대표와는 관련이 없다면서도 그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경기경제신문》의 첫 보도 후 《조선일보》가 본격적인 의혹 파헤치기에 나섰다. 대장동 특혜 의혹의 몸통은 ‘이재명’이란 여론이 형성됐다.
 
 
  ◆2021년 9월 14일
 
  이날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성남시장 시절 추진했던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논란을 반박했다.
 

  회견 중엔 이런 내용도 있었다.
 
  “투자회사 대표가 법정에서 저보고 빨갱이 공산당 같다고 했다.”
 
  김만배 등 화천대유 일당이 자신을 공산당이라고 욕했는데, 그런 사람들이 자신에게 돈을 줬겠느냐는 의미였다.
 
 
  ◆2021년 9월 15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사진=뉴시스
  이날 사건의 핵심인 김만배씨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만났다.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 당시 대출 브로커 조우형(대장동 자금책)씨의 부탁으로, 수사를 지휘하던 윤석열 주임 검사로 하여금 대장동 대출 비리 수사를 덮게 했다’는 취지의 거짓 주장을 했다. 또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의혹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식의 발언을 연속으로 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이 대표가 바로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의혹과 전혀 관련 없다면서 내세운 명분인 공산당 발언도 한다.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녹취록의 해당 부분이다.(뉴스타파 공개, 총 33페이지)
 
  〈신학림: 이(천화동인) 4, 5, 6이, 4, 5도 아는 사람들이고, 6도 아는 사람이잖어. 그러면 이 사람들이 자기 모르게 뭐 이재명하고 연결돼 있을 가능성은 제로는 아니잖아?
 
  김만배: 아니, 이재명은 모르지.(25p 中)〉
 
  〈신학림: 성남도시개발공사나 성남시 이재명 시장이 철저하게 손해 안 나게 안전빵으로 딱 그 규정을 만들었구만.
 
  김만배: 그런데 얘네들이 도시개발공사 애들한테 돈 주고 그런 거 나는 못 하는 거지.
 
  신학림: 그렇지. 그거는 줬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알 수도 없는 거고.
 
  김만배: 알 수도 없는 거고. 이재명이도 책임은 없는 거고.(26p 中)〉
 
  〈김만배: 이제 또 땅값 올라가니까,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뚫어라, 배수지도 해라, 저류지에…
 
  신학림: 계속 이게 이제 부대조건이 자꾸 붙은 거야.
 
  김만배: 그래서 내가 욕을 많이 했지 응. ×같은 새끼, ××놈, 공산당 같은 새끼 했더니, 성남시의원들이 찾아와서 그만 좀 하시라고… 다 들어가…(27p 中)〉
 
 
  ◆2021년 9월 16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바로 다음 날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썼다.
 
  “개발을 하다 보니 당초 예상보다 사업자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해 추산액 920억원 규모의 부담을 더 지도록 인가조건을 변경했다. 당연히 사업자는 반발했지만, 시민의 이익을 위해 끝내 추가 부담을 확정했다. 무죄 판결을 받은 대장동 개발이익 환수 허위사실 공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사업자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당시 추가 부담 압박에 대해 ‘공산당’ 식이었다고 비난할 정도였다.”
 
 
  ◆2021년 9월 17일
 
2021년 9월 17일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현재 이 글은 찾아볼 수 없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부동산 개발업체 화천대유가 자신이 성남시장이었던 2015년, 성남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겨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썼다.
 
  “제가 최초 협상 때 4500억원 수익만 보장받기로 했다가 나중에 (화천대유에) 920억원 더 부담시켰더니 화천대유 당시 사장님이 법정에서 저를 공산당 같더라고 비난했다. 이재명의 성남시에 920억원 더 뺏긴 분들이 바로 화천대유 소유자들이다. 화천대유 실소유주를 빨리 찾아 제게도 알려주시기 바란다. 저도 궁금하다.”
 
  이 대표가 이날 소셜미디어에 쓴 이 글은 현재 찾을 수 없다.
 
  다만 인터넷 매체 ‘뉴스핌’이 당시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캡처해 보도한 시각은 12시13분이다. 캡처 사진을 보면 이 글은 2시간 전에 쓴 것으로 돼 있다. 단순 산수를 해보면 이 대표는 이 글을 오전 10시 정도에 써 올린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기자의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대장동 개발이 진행 중인 2018년부터 이 대표를 두고 “우리가 이재명을 ‘공산당’이라고 해야 외부에서 볼 때 문제가 없다”며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강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이 대표는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유착 관계를 부인하며 이들이 자신을 공산당이라고 지칭했다고 말했지만, 양측 교감하에 계산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 엄희준·강백신)는 2018~2019년 김씨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민간업자들에게 “우리가 이 대표를 공산당이라고 하고, 성남시에 뺏기는 모양새를 취해야 한다. 이 대표를 공산당으로 지칭해야 외부에서 볼 때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총알받이
 
  공교롭게도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이 올라오고 한 시간쯤 뒤인 9월 17일 오전 11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에게 문자를 보냈다.
 
  천화동인 4호가 남 변호사 것이라는 것을 밝히라는 내용이었다.
 
  남 변호사는 ‘비공개’인데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답을 보냈다. 김씨는 ‘네가 공개하면 다 잘 해결될 것이다. 연휴(추석) 좀 편하게 보내자’란 식으로 재답장을 했고, 남 변호사는 김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남 변호사는 자신이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란 사실을 밝히고 9월 19일 미국으로 떠났다.
 
  남 변호사는 “당시 김만배씨가 이재명 대표의 ‘화천대유 실소유주를 빨리 찾아 제게도 알려주시기 바란다. 저도 궁금하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연락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가 나란 걸 밝힌 후 이재명 대표에게 가던 화살이 모두 나에게 왔다. 총알받이로 이용당한 것”이라고 했다.
 
 
  ◆2021년 9월 18일
 
  이날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이 사건은 토건 비리, 국민의힘(새누리당) 게이트”라고 역공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시 남구 미혼모 시설을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토건 비리 세력과 국민의힘 사이의 부정한 유착이 땅속에 은폐돼 있다가 다시 새로운 얼굴로 나타나게 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필 이날 당시 언론 접촉을 피하던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가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이씨는 “이재명을 모른다. 법정에서 딱 한 번 봤다”면서 “공무원이나 정치인과 결탁해 부정한 행위를 한 것은 한 건도 없다”고 했다. 이 신문사는 김만배씨가 한때 근무했던 곳이다.
 
 
  ◆2021년 9월 24일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는 2008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했다. 남욱을 조사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날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이었던 박범계 의원은 “남욱 변호사는 외국에 있다. 진상 규명에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라고 했다.
 
 
  ◆2021년 9월 26일
 
  이틀 뒤인 9월 26일 이재명 열린캠프 대장동 TF 단장이었던 김병욱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세력이 토건 세력과 손잡고 대장동 사업을 먹잇감으로 삼았고, 이제와서는 들통날 것을 우려해 이 지사에게 뒤집어 씌우려다가 실패한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으로 보면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이 지사와의 연결고리는 단 하나도 없고 국민의힘과의 연결고리는 넘쳐난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몸통 의혹이 이재명 대표에서 남욱 변호사로 바뀌는 하루하루의 과정을 보면 이 대표 또는 그 측근들과 김만배씨가 치밀한 계획하에 움직인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 김만배씨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였다. 정진상 전 실장은 김씨와 연락한 사실을 부인했는데, 검찰이 통화내역을 공개하자 “세상 돌아가는 얘기 좀 했다”며 말을 바꿨다. 다만 “김만배씨와 대장동 이슈 언론 대응을 조율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2021년 10월 16일 이재명, 구속될 사람은 내가 아닌 윤석열
 
  하지만 김만배씨는 2021년 8월 정도부터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외부에서 기자들과 대책 회의를 열며 분주히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검찰은 이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또 김씨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2021년 9~10월, 대장동 관련자들에게 “이재명 후보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언론에 얘기하라”며 “대장동은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의 뇌물 사건”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검찰은 사건 초반 남 변호사 등이 대장동 몸통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아니란 취지의 증언을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고 있다.
 
  남 변호사는 2021년 10월 12일 JTBC와의 첫 인터뷰에서 “김만배는 유동규를 ‘그분’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그분’이라는 의혹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닷새 뒤 한국으로 귀국한 남 변호사는 JTBC와 가진 2차 인터뷰에서 “그분은 이재명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말을 바꿨다.
 
  남 변호사의 인터뷰 후인 10월 16일 이재명 대표는 “아무래도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 같다”고 했다. 10월 21일에도 소셜미디어에 “대장동으로 구속될 사람은 민간개발 압력을 뿌리치고 절반이나마 공공개발한 이재명이 아니라, 대장동 대출비리범 비호한 윤석열 후보”라고 적었다.
 
  대장동 사건의 몸통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출신 토목 세력으로 몰아가더니 급기야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라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현재까지도 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사실상 허위 인터뷰로 볼 수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대화 전문을 보면 김씨는 일관되게 이재명 대표와 ‘대장동 일당’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이 대표는 모른다”고 주장한다. 또 대장동 사건의 책임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등 다른 민간업자들에게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다. 요약하면 대장동 사건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가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뇌물을 주고 추진해서 이뤄진 만큼 자신과 이재명 대표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 대장동 수사팀 1기가 2021년 11월 22일 법원에 제출한 남욱 변호사 등에 대한 공소장 내용도 허위 인터뷰 내용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부실수사 의혹 받는 文 정부 대장동 수사팀
 
  공소장을 보면 (유동규가) 남욱 등의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배당 이익은 물론 수의계약으로 취득한 5개 블록의 택지에서 막대한 시행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성남도시개발공사에는 예상 사업 이익 중 1822억원만 귀속시키고 나머지 사업 이익 대부분을 화천대유에 돌아가게 했다고 돼 있다. 또 이를 위해 유 전 본부장이 2014년 11월 공사 내 전략기획팀을 신설해 김씨 동업자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추천받은 사람들을 신규 채용했고, 이듬해 3월 편파적인 심사로 화천대유 등이 참여한 성남의 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했다고 적혀 있다. 이재명 대표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실제 대장동 비리 의혹을 수사한 문재인 정부의 대장동 수사팀 1기는 부실 수사 의혹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은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하면서 시장실과 비서실은 제외하는가 하면 김만배씨의 배임·뇌물 혐의를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고 부실 영장을 청구하는 바람에 기각당하기도 했다. 대장동 의혹의 ‘윗선’까지 규명하겠다는 수사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사팀에 파견된 부부장 검사가 갑자기 수사팀에서 빠져 소속 부서로 돌아가자 “검찰 상층부가 수사 검사들을 찍어 누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수사팀 내에서는 대장동 수사를 지휘한 검사 A씨에 대해 “특정 방향으로만 수사를 중구난방식으로 확대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한다.
 
  A씨는 남욱 변호사의 ‘불구속 선처’ 의혹에도 연관돼 있다.
 
  기자의 취재를 종합하면 남 변호사는 미국에 있을 때(2021년 9~10월 사이) 지인으로부터 대장동 수사를 지휘하는 A씨와 가까운 법조인을 소개받았다. 남 변호사는 이 법조인을 선임했다.
 
  이 법조인은 남 변호사에게 “정영학 회계사가 남 변호사에게 책임을 모두 떠넘기려고 하고 있으니 들어와라”며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과 김만배씨,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성남시 공무원 한 명 등 4명만 구속시키는 것으로 A씨와 이야기가 끝났다”고 귀국을 종용했다. 이 말을 믿은 남 변호사는 귀국해 조사를 받았지만,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앞서 간단하게 언급했지만, 법조인 A씨는 검사복을 벗고 로펌에 취업을 했다. 그런데 이 로펌의 간판은 A씨의 검찰 선배인 B씨인데 그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생이다. B씨는 이 대표의 ‘친형 강제 입원 사건’ 등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 중 한 명이었다. B씨는 화천대유 자문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장동 몸통은 유동규와 남욱이란 사건 초반 그림이 ‘김만배, 이재명 대표 연수원 동기 B, 대장동 1기 수사팀 지휘 A’ 세 명의 합작품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변호사 A, B씨의 이야기를 들으려 해당 로펌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을 주지 않았다.
 
 
  남욱, 올해 초부터 윤석열 커피는 김만배 공작이라 증언
 
  2022년 2월 22일과 28일 JTBC는 소위 윤석열 커피로 대표되는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가짜 뉴스를 보도했다. 이 보도를 한 기자는 남 변호사가 2021년 11월 19일 검찰 조사에서 “김만배씨로부터 들었다”고 했던 전언 진술을 근거로 보도했다.
 
  이 기자는 2022년 10월 JTBC를 퇴직한 뒤 ‘뉴스타파’로 자리를 옮겼다.
 
  남 변호사는 “당시 김만배씨가 언론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시키는 대로 진술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검찰과 미디어가 나를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했다”며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조우형씨와 대질을 통해 사실(윤석열 대통령은 커피를 타주지 않았고, 당시 저축은행 수사 때 대장동 대출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JTBC 보도 직후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대장동 사건은 2011년 커피로부터 시작된 ‘커피 게이트’”라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캠프는 “커피 한 잔에 덮은 윤석열 게이트의 시작(강병원 의원)” “윤석열이 직접 타줬다는 커피는 1805억원짜리 ‘대장동 커피’(조승래 의원)” “커피 타주고 죄 덮어준 스폰서 검사 윤석열(박찬대 의원)” 등 총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2022년 2월 25일 TV토론에서 “조우형에게 커피는 왜 타줬느냐”고 윤석열 후보를 향해 공세를 폈다.
 
  이후 대선 사흘 전인 3월 6일 뉴스타파는 2021년 9월 15일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위원장과 한 인터뷰 녹취록을 짜깁기해 검사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커피를 타준 것처럼 보도했다. 대선 전날 이재명 대표는 뉴스타파의 보도 내용을 유권자 475만 명에게 공식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문자를 보내는 데 약 4800만원이 들었고, 선거 후 비용을 보전받았다. 결과적으로 선거 전날 국민 세금으로 가짜 뉴스가 유포된 셈이다.
 
  눈여겨볼 점은 이 대표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뉴스타파 보도를 ‘널리 알려달라’는 글을 남긴 시점이다. 뉴스타파 보도를 가장 먼저 받아 보도한 언론이 《경향신문》이었다. 그런데 이 대표의 소셜미디어 글은 《경향신문》보다 31분 빨랐다. 이 대표가 뉴스타파의 보도 시점을 미리 알고 ‘공유’ 준비를 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그게 아니라면 주요 매체보다 훨씬 빨리 공유·공개한 비결은 설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의 글 이후 좌파 언론의 인용 보도와 추천 수 조작까지 벌어졌다.
 
 
  검찰, 김만배가 신학림에게 100억 약정 결정적 증거 확보
 
  검찰은 《월간조선》 2023년 1월호 〈[특종] 야권의 尹 대장동 몸통 근거 ‘윤석열 커피’는 김만배 공작〉, 2023년 5월호 〈[첫 공식 언론 인터뷰]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속 내용을 근거로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위원장을 주목하고 있다가 수사를 했다고 한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신 전 위원장이 김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이 수사하지 않았다면 윤석열 커피의 진실은 묻혔을 것이다.
 
  기자가 두 개의 기사 작성을 위해 취재차 남 변호사를 만났을 때 그는 ‘윤석열 커피’ 주장의 배후는 사실상 김만배씨이고, 김씨가 신 전 위원장에게 100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실제 남 변호사 이야기대로 검찰은 김씨가 100억원을 출연해 언론재단을 만들고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이사장으로 앉히려 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연도 겹치면 우연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22년 7월 부실 수사 의심을 받던 대장동 1기 수사팀이 전면 교체됐다. 이른바 ‘대장동 2기 수사팀’을 구성한 것이다. 2023년 1월 대장동 2기 수사팀이 김만배씨 등 대장동 일당 5명을 추가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포함한 내용을 보면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에게 ‘내 지분 절반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승인했다. 이 대표가 최측근인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에게 김씨의 그런 제안을 직접 보고받은 뒤 승인했다는 것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무렵 2014년 6월, 그리고 김씨가 대주주인 회사가 대장동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직후인 2015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에게 자신의 지분 절반가량을 이 대표 측에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유씨는 정진상씨를 통해 이 대표에게 보고한 후 승인을 받았고, 김씨가 나중에 이 대표 측에 주기로 한 금액을 428억원으로 확정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형법상 ‘부정처사 후 수뢰’에 해당한다. 이 부분은 대장동 의혹의 핵심이었던 이른바 ‘그분’의 실체와도 관련된 것이다. 김씨가 이 사건 수사 초반 다른 대장동 일당에게 자기 지분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은 이 지분 수익을 유동규씨가 혼자 받기로 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을 내리며 덮었다. 하지만 정권 교체 후 새 수사팀은 유씨 등의 진술을 근거로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김용씨도 지분 소유자라고 밝혔다. 2021년 문재인 정권하의 대장동 1기 수사팀이 작성한 공소장 요지가 몸통은 유동규, 남욱이었다면 대장동 2기 수사팀의 공소 요지는 몸통은 이재명, 김만배인 것이다.
 
  남욱 변호사의 이야기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론인들께 말씀드렸는데, 저는 제 죄는 달게 받을 것입니다.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임질 것은 책임을 져야겠죠. 다만 저는 2015년 이후 완전히 사업에서 배제돼 있었습니다. 대장동 1기 수사팀은 그런 저에게 모든 죄를 덮어씌우려 했습니다. 몸통으로 지목한 유동규와 저를 엮으려 한 것이죠. 지금까지 과정을 보세요. 우연의 우연…. 도대체 우연이 몇 번 겹치는 겁니까. 우연도 겹치면 우연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김만배씨가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여론 조작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尹 떨어뜨리려 조작 녹취까지 만든 이재명 측근들
 
  남 변호사와의 이야기가 끝나자 속보가 떴다. 우연의 일치였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이 10월 11일 오전 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지역 보좌관 최모씨의 국회 사무실과 주거지, 인터넷 언론 리포액트 등 4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겨레》 출신 허재현 기자가 운영하는 리포액트는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과 부산저축은행 관계자의 대화 녹취를 확보했다면서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에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사건을 무마했던 것처럼 보도했다. 그런데 해당 녹취는 제3의 인물을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으로 둔갑시킨 ‘조작 녹취’였다.
 
  이 보도에 김병욱 의원실 보좌관 최모씨도 깊숙이 개입했다고 한다. 김병욱 의원이 누군가. 앞서 언급했지만, 이재명 열린캠프 대장동 TF 단장이었다. 남 변호사는 “김만배는 언론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언론은 자신이 컨트롤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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