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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김만배, 남욱에게 이재명 설득 위해 측근 이화영 총선 지원금 1억원 마련 지시… 실제 실행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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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정영학, 2012년 9월 27일 “어차피 이 시장(이재명 성남시장)이 A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대요”… A의원(민주당 수도권 중진)은 이재명, 이화영 모두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 親文 성향 검찰, 작년에 진술 확보하고도 조사 안 해
⊙ “1억을 김만배에게 전달… 김씨가 이화영 측 요구대로 모 종교단체에 전달했다고 했다”(남욱)
⊙ 前 이화영 보좌관, 1200억원의 배당금 챙긴 천화동인1호 대표이사 및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사내이사 지내
⊙ “제대로 수사했다면 이화영 전 의원은 쌍방울 의혹 전 이미 구속됐을 수도”(법조계 관계자)
⊙ 모든 죄 김만배·남욱·유동규가 뒤집어쓰나?
⊙ “이재명이 재선되려면 A의원(민주당 수도권 중진) 보좌관에게 숙여야”(정영학 회계사)
⊙ 친노 전직 국회의원도 로비 대상… 이 인물에게는 실제 돈 전달 안 돼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이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李在明)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화영(李華泳) 전 의원의 국회 재입성을 위해 1억원의 선거자금을 마련, 사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신 내줬다는 의혹을 받는 쌍방울로부터 4억원대의 뇌물과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화영 전 의원이 소위 ‘대장동 일당’과도 ‘돈’으로 얽혔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언론이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했지만 구체적인 액수, 전달 방법 등이 자세히 나온 것은 처음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기존 언론은 김만배씨가 남욱 변호사로부터 받은 2억원 중 8000만원가량을 이화영 전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월간조선》의 취재에 따르면 김씨는 남 변호사에게 총 3억원을 받았고, 이 중 1억원을 이 전 의원을 위해 사용했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검찰 수사 기록과 별도의 취재를 종합하면 김만배씨(대장동 민간사업자 화천대유 대주주)는 남욱 변호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에게 대장동 사업을 ‘공영개발’로 추진하려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그와 친한 이화영 전 의원에게 로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씨가 남 변호사에게 2012년 총선에 나선 이 전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모 종교단체에 1억원을 줘야 한다며 자금 마련을 지시한 것이다. 이에 남 변호사는 1억원 상당의 돈을 만들어 김씨에게 전달했다. 이후 김씨는 모 종교단체에 1억원을 전달했다고 한다. 1억원이 모 종교단체로 간 데에는 이화영 전 의원 측의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이 종교단체의 신도 수는 자체 추산 700만 명에 달한다.
 
 
  “이재명 설득 위해 측근 이화영 잡아라”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김만배씨. 김씨는 검찰조사에서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12년 초 19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화영 전 의원의 선거운동을 돕는 차원에서 8000만원을 썼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사진=조선DB
  김만배씨는 작년 검찰조사에서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12년 초 19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화영 전 의원의 선거운동을 돕는 차원에서 8000만원을 썼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남욱 변호사도 검찰조사에서 “이화영 전 의원 선거 당시인 2012년 초 모 종교단체에서 이 전 의원에게 몰표를 주도록 하기 위해 1억원을 줘야 한다는 말을 김만배로부터 들었고, 1억원을 마련해서 김만배에게 전달했다”며 “김만배가 종교단체에 전달했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김만배씨가 ‘이 전 의원에게 로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재명과 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2012년 초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표는 공영개발 추진을 주장하고 있었던 만큼 이를 막기 위해 측근을 통해 로비해야 한다는 게 김만배의 입장이었고, 실제 실행했다는 진술이다.
 
  대장동 일당의 검찰 수사 기록에는 ‘친노(親盧)’ 핵심 전직 국회의원의 이름도 나온다고 한다. 이 전직 의원도 로비 대상이었는데 이 사람한테는 실제 ‘돈’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화영 전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했고, 이재명 지사 밑에서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냈다. 이후엔 경기 고양시 킨텍스 대표를 맡았다. 킨텍스는 지난 2005년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컨벤션센터로 경기도와 산업통상자원부, 고양시 등 3개 기관이 공동 출자한 공공기관이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 대선 경선 때는 이해찬 전 대표의 지지 조직인 ‘광장’이 발기인 1만5000명 규모의 ‘민주평화광장’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광장’은 ‘광장’에 민주당의 ‘민주’와 경기도의 ‘평화’ 가치를 담아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 지지자 모임으로 탈바꿈했다. 이에 경선 과정에서 ‘친문(친 문재인) 좌장 격’으로 알려진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화영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운동권 출신 이화영
 
  이화영 전 의원은 1963년생이다. 1981년 성균관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1983년 대학 재학 시절 교내 시위를 주동하다 구속된 뒤 86년 또다시 안양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투옥됐다. 이 전 의원은 1988년 이상수 국회의원(노동부 장관 역임) 보좌관을 맡으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노동위 삼총사’로 불리던 노무현·이해찬·이상수 의원의 연구회에 들어가 당시 보좌관이던 이광재·유시민 의원과 함께 노동법 개정을 주도, ‘보좌진 삼총사’로 불렸다. 1993년엔 노무현 캠프의 전신인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연구원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코드’를 맞췄다. 그때부터 그는 ‘친노’로 분류됐다.
 

  이화영 전 의원은 2004년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이상수 의원이 대선 자금 문제로 구속돼 불출마를 선언하자 그의 지역구였던 서울 중랑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의정 활동을 하면서는 의정연구센터(의정연)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당시 의정연은 친노 직계 386의원 모임이었다. 국회의원 시절인 2007년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북한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정치권 내 대표적인 ‘대북통’으로 활동해왔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이상수 의원이 사면 복권됨에 따라 불출마했다.
 
  이화영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재기를 노렸다. 고향(강원도 동해 삼척)에서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2012년 2월 24일 이 전 의원은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의 공천을 받았다. 그런데 그의 공천을 두고 당내 논란이 일었다. 이 전 의원이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500만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와 2006~2008년 현대차그룹에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개혁’을 부르짖으면서도 대기업과 저축은행으로부터 현역 의원 시절 불법자금을 받은 의혹이 있는 사람을 공천한 것을 두고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남욱 변호사. 남 변호사는 검찰조사에서 “2012년 총선에 나선 이화영 전 의원을 돕기 위해 1억원을 줘야 한다는 말을 김만배로부터 들었고, 1억원을 마련해서 김만배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사진=조선DB
  당내에서는 “친노나 486 등 당 지도부와 가까우면 비리 혐의가 있어도 공천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잘라내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논란이 계속되자 2012년 3월 15일 민주통합당은 이화영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당시 대표였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미 공정한 절차에 의해 끝난 상황”이라며 이화영 전 의원의 공천을 강행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논란을 빚은 후보 공천을 취소하자 입장을 바꿨다.
 
  공천이 취소된 이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김만배씨는 이 시기 이 전 의원의 당선을 위해 모 종교단체에 남 변호사가 마련한 1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검찰 진술에서 밝힌 ‘돈을 모 종교단체에 전달했다는 시기(2012년)’에 따르면 그렇다. 2012년 총선에서 이 전 의원의 득표율은 10.33%였다.
 
  2009, 2010년 동향인 유동천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15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2015년 대법원은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객관적 물증이 없다는 취지로 이화영 전 의원에게 무죄(無罪)판결을 내렸다. 다만 하급심 재판부는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지만, 검찰이 공소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결과론이지만, 이 전 의원의 당선 여부를 떠나 그를 위한 대장동 세력의 돈이 투입된 것으로 보이는 선거 후 오락가락하던 대장동 사업 방식은 민관합동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재명 대표는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대장동 주민에게 민영개발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선 뒤 공영개발로 입장을 바꿨다. 그러다 다시 성남시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민관 합동개발 방식으로 바꿨다. 민관 합동개발 방식으로 바뀌면서 김만배씨 등 민간업자들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김만배씨 등이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공영개발 입장을 바꾸기 위해 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에게 접근했다는 진술이 나온 만큼 검찰은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사업 방식을 공영개발서 민관 합동개발로 바꾸는 데 이 전 의원이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 살펴보고 수사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의 검찰은 이 의혹을 사실상 뭉갠 것으로 알려졌다.
 
  전(前) 정권과 가까운 검사들로 분류되는 지휘부가 포진했었던 서울중앙지검은 2021년 10월경 대장동 일당의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화영 전 의원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금 전달 시점과 방법 등에 대한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었는데도 말이다.
 
 
  前 이화영 보좌관, 화천대유 참여
 
  사실 이화영 전 의원은 대장동 사건 초반부터 연루 의혹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던 이한성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와 그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 경영진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재명-이화영’ 두 사람의 관계가 주목됐다. 두 사람이 대장동 의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단 이야기다.
 
  이화영 전 의원은 이한성씨가 화천대유와 그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 경영진으로 참여한 것과 관련 “10년 넘게 연락하지 않은 사이”라고 해명했었다. 그런데 2021년 10월 1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2008년 7월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동로컨설팅’이라는 업체를 설립했다. 이때 이한성씨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동로컨설팅은 2012년 4월 강원도 동해로 소재지를 옮기며 이전 등기를 했는데 이 전 의원과 이씨는 나란히 대표와 사내이사로 재취임했다. 동로컨설팅이 2017년 12월 해산할 때까지 이씨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했다. 이후 이한성씨는 2019년 3월 천화동인 1호 대표로 취임했다. 천화동인 1호는 지난 3년간 화천대유 관계사 중 가장 많은 12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한성씨는 이화영 전 의원이 설립한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의 사내이사로도 2011년까지 활동했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는 남·북, 한·중 경제협력 사업 등을 기획·연구하는 싱크탱크다. 단순 계산을 해봐도 “10년 넘게 연락하지 않은 사이”란 이 전 의원의 해명은 맞지 않다. 그럼에도 다수의 친문재인 검사들로 이뤄진 중앙지검은 이를 파헤치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와 이 전 의원과의 관계, 대장동 일당의 진술, 이 전 의원 측근과 화천대유·천화동인 1호와의 연관성 등을 봤을 때 강도 높은 수사가 필수였다는 지적이다.
 
 
  이재명-이화영 조사 안 한 親文 검찰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로부터 부지사 임명장을 받는 이화영 전 의원. 사진=경기도청
  만약 검찰이 대장동 관련자들의 로비 의혹을 수사하지 않았다면 ‘이재명-이화영 봐주기’ 의혹은 성립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아들을 통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주도하는 등 대장동 개발 사업을 돕는 대가로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40억원대 성과급 등을 약속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이화영 전 의원에 대해 사실상 수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당시 제대로 수사만 됐어도 이 전 의원은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에 앞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혐의로 수감 생활을 했을 수도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이화영 전 의원 측은 대장동 일당과 일종의 ‘선거자금’으로 얽혔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 당시(2012년)는 이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를 알지도 못하던 때”라고 주장했다. 2012년 당시 이화영 전 의원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몰랐기 때문에,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가 ‘돈’을 미끼로 자신을 이용하려 했다는 주장은 허위라는 것이다.
 
  실제 인터넷으로 다수의 언론 보도를 검색한 결과 2012년 ‘이화영 전 의원과 이재명 대표가 가깝다’ 혹은 ‘무엇을 함께했다’는 식의 보도는 없다.
 
 
  이재명-이화영 사이의 연결고리는?
 
2012년 9월 27일 정영학 녹취록 일부.
  이 전 의원의 “2012년에는 이재명 대표와 알지도 못했다”는 반박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발언이 있다. 바로 대장동 사건을 수면으로 올려놓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녹취록’의 주인인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의 말이다.
 
  정영학 회계사는 2012년 9월 27일 남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어차피 이 시장(이재명 성남시장)이 A 말을 따를 수밖에 없대요.”
 
  취재 결과 A 의원은 민주당의 수도권 중진 의원이다. 최근에도 앞장서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A 의원은 이화영 전 의원과 막역한 사이라고 알려졌다. A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도 가깝다. 2012년 찾을 수 없었던 이재명-이화영 사이의 연결고리가 A 의원일 수도 있단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은 이화영 전 의원은 물론, A 의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지 않았다. 지난 정부 검찰은 정영학 회계사의 진술만을 신뢰했다고 하는데, 그 사람 입에서 나온 A 의원은 왜 수사를 하지 않았을까. 이런 거물들이 수사선상에서 제외되면서 모든 책임은 김만배, 남욱, 유동규 등에게만 떠넘겨지는 모양새다. 일종의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영학이 이야기한 A 의원
 
  A 의원 입장에서는 녹취록에 이름만 나왔을 뿐인데 자신이 대장동 의혹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했듯 A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인물에 대해서는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돈을 받아 갔다는 의혹도 있다. 김만배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화영 전 의원에게 ‘민주당 A 의원을 통해 이재명 시장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A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인물에게도 이재명 시장 측에 민원을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문의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고 한다.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을 보면 정 회계사는 남 변호사에게 이렇게도 이야기한다.
 
  “이재명이가 재선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숙여야 하는 입장이라면 제 생각에는 A 의원 보좌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을 설득해야 해요.”
 
  당시 A 의원의 보좌관이 성남시장 재선을 노리는 이재명 대표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당사자인 A 의원의 전직 보좌관은 “근거 없는 얘기로 저는 김만배씨를 만난 적도 없고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전 의원과 A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인물, 김만배씨 세 사람은 성균관대 동문이다.
 
 
  “유동규, 이재명, 최윤길 각본 짜서 진행”
 
  대장동 법정에서 재생된 ‘정영학 녹음파일’(2012년 녹음)에서 남 변호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 모든 각을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 이재명(당시 성남시장), 최윤길(전 성남시의회 의장) 세 사람이 처음부터 각본을 짜서 진행한 것이라고 하더라.”
 
  앞서 여러 번 언급했듯 친문 검찰의 수사는 유동규·최윤길 앞에서 멈췄다. 비리 ‘몸통’과 윗선은 하나도 밝혀진 게 없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은 지난 10월 11일 《조선일보》 유튜브 ‘배성규·배소빈의 정치펀치’에 출연, “이 대표에 대해서 지금 성남FC 후원금과 법인카드 불법 사용,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로 진행 중인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대장동과 백현동 비리”라고 했다.
 
  장 원장은 “지금 검찰이 가장 잘못하는 것이 대장동과 백현동 비리 의혹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곁가지 비리만 건드는 것”이라면서 “이러니 이재명 대표가 본체 수사를 해서 비리가 안 나오니 다른 것들을 건든다고 큰소리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검찰은 지금 매우 잘못하고 있고 심각하게 자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장동, 사법적 책임 묻는 조치 필요
 
  이재명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이라며 자신이 설계했다고 하더니, 민간이 천문학적인 수익을 챙겨 간 게 드러나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된 건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며 윤석열 게이트로 몰아갔다.
 
  2022년 2월 25일 열린 선관위 주관 2차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으로 이익 본 건 윤석열 후보”라고 공격했다.
 
  대장동 개발 초기 민간사업자들이 부산저축은행에서 자금을 대출로 조달했는데 윤 후보가 대검 중수부 2과장 시절 관련 대출 브로커 조모씨 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이는 조씨의 진술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는 정영학 녹취록을 입수, 그 속에서 김만배씨가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언급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대장동 사업으로 인한 배당금과 세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발언한 것으로 봤을 때 ‘돈’으로 인한 문제가 생길 경우 대장동 개발 사업이 ‘이재명 게이트’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뜻이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이런 해명을 내놨다.
 
  “‘이재명 게이트’ 표현이 이 후보가 입구에서 지킨다는 의미의 게이트(문·門)인 것 같다.”(이재명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강훈식 의원)
 
  강 의원은 “저건 이재명 때문에 일이 잘 안 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게이트’는 미국 닉슨 대통령이 사임까지 하게 된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비롯돼 대형 비리 사건을 지칭하는 의미로 일상적으로 쓰인다. 녹취록 속 이재명 게이트 언급 또한 이 대표의 비리 의혹을 말한 것일 수 있다. 그런데 강 의원은 이 대표가 이들의 부당한 사업 진행을 막아서는 ‘문지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민선 8기 성남시장 인수위원회 정상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이호선(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 공동대표) 국민대 교수의 이야기다.
 
  “지난 민선 5~7기 성남시정을 통해 드러난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방행정권력의 남용과 사유화, 그중에서도 특히 대장동 개발과 같이 민간을 끌어들여 합법을 가장한 탈취와 기망은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그 진상은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대장동 개발 비리는 어쩌다 일어난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축적된 법치행정의 일탈 관행, 관련 공무원들의 묵종(默從)과 공모, 공공정신이 실종된 비뚤어진 왜곡된 시민정신의 토양 속에서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는 구조적 유혹이 가진 위험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
 
  이 뿌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일단 현재 드러난 사안들에 대한 확실한 진상조사와 사법적 책임을 묻는 조치가 필요하다. 쌓인 적폐의 세월만큼 치우는 데도 시간과 수고가 필요할 것이다.”
 
 
  尹, “대장동 진범 잡아들이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경기 성남 분당구 대장동을 찾아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 기획, 지시해 추진한 몸통”이라며 “이 부패 사슬의 최종 결재권자, 게이트 그림 완성에 절대로 없어선 안 될 퍼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검찰은 이 무시무시한 범죄 게이트의 핵심 주체인 이 후보는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 사건을 ‘이재명 성남시의 대장동 게이트’라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정의 실현은 대장동 진범을 잡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며 “공익의 탈을 쓰고 천문학적 이익을 챙긴 집단과 범죄 집단을 확 뿌리 뽑아 부당이득을 환수하고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당시의 약속, 공약을 지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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