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부 쿠데타와 民亂 등으로 금년 봄에 격변 있을 수도”(안찬일)
⊙ “장성택 처형 계기로 내부적으로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봐도 될 것”(김동식)
⊙ “최측근에서 ‘장성택 경험’ 학습효과 삼아 ‘내가 죽기 전에 너를 먼저 죽인다’는
방식을 취할 수도”(김성민)
⊙ “세습 독재정권을 반대하는 봉기가 일어났을 경우 준비된 탈북자들이 선봉대로
북한에 즉각 들어가야”(박상학)
⊙ “장성택 처형 계기로 내부적으로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봐도 될 것”(김동식)
⊙ “최측근에서 ‘장성택 경험’ 학습효과 삼아 ‘내가 죽기 전에 너를 먼저 죽인다’는
방식을 취할 수도”(김성민)
⊙ “세습 독재정권을 반대하는 봉기가 일어났을 경우 준비된 탈북자들이 선봉대로
북한에 즉각 들어가야”(박상학)
대통령 신년 회견에서 북한 급변 사태에 관한 질문이 나올 정도로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급변’이라는 말이 ‘홍수’ 처럼 쏟아지고 있다. 과거 정부들에서 북한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조심스럽게 사용했던 용어라는 점을 생각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질 정도다. 이 용어의 홍수가 가져다주는 체감지수만으로는 북한 급변 사태가 현재 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입이 있는 북한 전문가라면 누구나 북한 급변 사태를 이야기하고 있고 그에 따른 각종 시나리오를 말하고 있다. 《月刊朝鮮》은 북한 체제를 실증적, 체험적으로 겪었고 탈북(脫北)한 이후에도 남한 사회에서 자신들의 북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에게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누구보다도 북한 체제의 변화를 열망하면서 남한에 와서도 북한 체제의 변화를 위해 일하고 있고 단 한순간도 자신들의 고향인 북한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인사들이기 때문에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한 급변 사태란 어떤 상황을 말하는 걸까. 미국과 우리 정부가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해 만든 작전계획(작계) 5029가 준비하고 있는 시나리오를 보면 북한 급변 사태란 게 어떤 상황을 일컫는 것인지 그 대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작계 5029는 6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는데 ▲핵·생화학무기·미사일 등 북한 대량살상무기 탈취 및 제3국 반출 우려 상황 ▲북한 정권 교체 ▲쿠데타, 주민봉기 등에 의한 북한 내전(內戰) 상황 ▲북한 주민 대량 탈북 ▲홍수, 지진 등 북 정권이 자체적으로 수습이 어려운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작전 ▲북한 내 한국인 인질 사태 등이 그것이다.
북한 급변 사태와 관련, 인터뷰에 응한 탈북 북한 전문가들은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김동식(안보 관련 기관 재직 중)씨,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가나다 순) 등이다.
권력층 동요가 급변 사태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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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손을 포승줄에 묶인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원들에게 잡힌 채 군사 법정에 서 있다. 장성택 처형 후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
지금 당장은 북한 급변 사태 발생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었다. 박상학 대표의 말이다.
“현재 북한 내부 상황을 볼 때 발생하기 어렵다. 북한은 지금 대대적 숙청이 진행 중이다. 장성택 처형 후 그의 지지 세력과 동조 세력에 대한 숙청이 진행되고 있어 공포 분위기 때문에 반발 세력이 숨어들 것이다. (북한 급변 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 세력들은)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면서 기회를 엿볼 것이다.”
안찬일 소장의 경우는 북한 급변 사태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그 시기가 금년 봄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 급변 사태는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 스스로 통치 공백이 심각한 데다 중국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regime change) 의지가 북한의 급변 사태를 촉진할 수 있다. 어쩌면 장성택 처형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면 아래서 숙청을 계속한다면 군부 쿠데타와 민란(民亂) 등으로 2014년 봄에 격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이미 북한 급변 사태가 진행 중일 수도 있다는 시각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남한에 침투해 재야인사 포섭 활동 등을 벌이다 두 번째 침투 중 부여에서 우리 군경(軍警)과 총격전 끝에 체포된 후 현재는 국내 안보기관에서 근무 중인 김동식씨는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북한 급변 사태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지만 길게 보면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북한 급변 사태가 진행 중이라고도 볼 수 있다. 북한 급변 사태는 기본적으로 지도자(김정은)의 유고, 민중봉기, 쿠데타, 대량 탈북 등 북한 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만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는 아직까지 북한 급변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 급변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거듭 말하지만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북한 급변 사태가 내부적으로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당장은 눈에 보이는 북한 급변 사태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서서히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암살이나 독살 등 김정은 제거 형태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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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택 처형 후 조선인민군 설계연구소를 방문한 김정은. 김정은 왼쪽이 북한의 새로운 실세로 알려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다. 장성택이 보여준 ‘북한 2인자의 비극’이 최룡해를 통해 재연될지 아니면 그가 장성택의 죽음을 반면교사로 삼게 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북한 급변 사태는 반드시 발생할 것이다. 현재는 급변 사태 발생의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되어 가는 중이다. 북한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관리, 권력관리, 체제관리, 외교적 능력, 군 통치력 등인데 이러한 능력들에 예상 외로 김정은이 약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북한의 권력을 통치할 수 있는 에너지가 고갈돼 있다는 것이다. 장성택 사건은 북한의 통치자금, 즉 권력층과 핵심 세력(군부)의 유지 비용이 부족하여 소액을 놓고 다툼하다 벌어진 것이다. 현재 김정은 정권은 재원을 마련할 능력이 전무하다. 그럼에도 소비성 오락시설 건설에 자금을 탕진하고 있다. 향후 북한의 권력층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될 체제·권력 유지 비용을 놓고 갈등을 벌이게 될 것이고 김정은은 이를 조절할 능력이 없다.
북한 통치자의 절대권력, 우상화가 소멸되고 있다는 점도 북한 급변 사태 발생의 필요충분조건을 충족시켜 가고 있다. 리더십, 업적, 성격, 부인 리설주 음란 문제 등 모든 문제들로 김정은의 절대권력은 소멸됐고 장성택 사건으로 인해 모든 책임은 김정은에게 돌아가고 있다.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에 대한 평가가 아주 나쁘다. 이런 평가는 김정은에게 그대로 투사되고 있어 김정은의 카리스마나 절대권력은 계속 소멸할 것이다.
이영호, 장성택 숙청과 측근 처형 및 숙청은 향후 김정은 최측근에게로 투사되어 최룡해도 무사치 못할 것이고, 난국에 대한 책임을 지는 희생양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장성택과 김경희의 소멸은 김정은 절대권력의 껍데기마저 소멸시킬 것이고 결국 김정은은 좌충우돌하다 급변 사태를 맞을 것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암살이나 독살 등 김정은 제거 형태가 될 것이다.”
강철환 대표는 “장성택 처형으로 북한 급변 사태가 더욱 가능한 현실이 됐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급변 사태는 장성택 처형으로 더욱 가능한 현실이 됐다고 본다. 왜냐하면 사회주의 체제 틀 속에서 생존형 변화와 중국식 개혁은 다른 것인데 장성택이 추구한 개혁과 김정은의 개혁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고 다수의 엘리트들은 장성택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적 실패와 그로 인한 피해가 가중될수록 김정은 세력의 몰락은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평양 향해 침 뱉는 변방 간부들
안찬일 소장은 북한 급변 사태 발생 시기를 상황에 따라서는 금년 봄이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다른 탈북 북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어떨까.
김동식씨는 “머지않은 시기(3~5년)”라고 내다봤다. 그는 “발생 시기를 정확히 맞힐 수는 없지만 머지않은 시기(3~5년)에 올 것”이라면서 “아마 김정은 암살(제거) 또는 쿠데타 형식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승철 대표의 생각은 안찬일 소장의 예측과 비슷하다.
“북한의 급변 사태는 빠르면 올해쯤 늦으면 2015년 말 이내로 올 것이다. 그러나 급변 사태의 의미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김정은이 제거되지만 북한 권력이 당장에 안정되는 상태라면 급변 사태로 보기 어려울 것이고 이후에 신(新)권력의 출현 과정에서 급변 사태가 올 것이다. 분명한 것은 북한의 경우 급변 사태라고 볼 수 있는 혼란기는 분명히 온다는 것이다.”
강철환 대표는 “김정은에 대한 암살이나 최룡해의 권력 팽창으로 김정은 세력에 대한 견제가 들어갈 경우에 북한 급변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면서 “앞으로 3년이 고비이므로 그 안에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탈북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 급변 사태 발생 시기를 ‘머지않은 날’로 예측하는 것에 반해 박상학 대표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남한 우리 정부와 미국의 대북(對北) 정책에 따라 그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북한의 급변 사태는 북한 내부의 상황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얼마나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느냐와 미국이 북핵을 비롯한 대북 정책을 지금보다 더 압박하느냐에 따라 시기가 늦춰지고 빨라질 것이다. 북한이 언제 망하나 강 건너 불 보듯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하면 그만큼 늦어진다. 10년, 2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사태 발생 시기를 금년 봄으로 전망한 안찬일 소장이 북한 급변 사태 유발 요인으로 꼽은 것도 쿠데타와 인민들의 불만이다.
“북한 급변 사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가정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굶주리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이고, 둘째는 빈익빈 부익부 상태에서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는 지역 인민들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지난해부터 평양을 방문하고 내려가는 함경북도를 비롯한 변방의 책임 간부들은 평양시를 떠나며 침을 뱉는다고 한다. 평양의 화려함과 지방의 처참함이 너무 대조되기 때문이다.”
김성민 대표는 김동식씨의 예측과 마찬가지로 김정은의 죽음과 쿠데타 가능성을 북한 급변 사태 유발 요인으로 꼽았다.
“북한 급변 사태는 김정은의 죽음과 결부돼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군 복무 경험이 없는 최룡해가 군부에서 밀려나고 군부에 대한 통솔권을 가진 야전사령관 출신 등의 주도하에 김정은 제거가 시도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군부에 의한 쿠데타도 가능하다고 본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김정은 최측근에서 ‘장성택의 경험’을 학습효과로 삼아 ‘내가 죽기 전에 너를 먼저 죽인다’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인민항쟁의 가능성이다. 김정은을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의 심정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에 비해 여러 방면에서 어리다고 생각한다. 위대성의 신비가 깨진 김정은 체제를 향해 북한 주민들이 ‘빵과 우유를 달라’고 외치며 거리로 나서는 경우 인민항쟁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급변 사태 시 탈북자들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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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인민군들이 김정은의 할머니 김정숙의 생일인 지난해 12월 23일 김정숙 동상 앞에서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충성을 맹세하는 인민군들의 총에 꽂힌 칼끝이 결국은 어디로 향하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
이 부분에 대한 탈북 북한 전문가들의 생각은 “선봉대로 북한에 즉각 들어가야 한다”에서 “탈북자들이 할 역할이 거의 없다”로 약간씩 갈렸다.
박상학 대표의 의견은 전자의 생각에 가깝다. 그의 말이다.
“세습 독재정권을 반대하는 봉기가 일어났을 경우 준비된 탈북자들이 선봉대로 북한에 즉각 들어가야 한다. 인민의 투쟁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신적, 물질적, 전술·전략적으로 도와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와의 긴밀한 연계 밑에 북한 내부 지도부와의 피스톤 역할도 중요하다. 탈북자들이 북한주민을 잘 알고 있고 북한 사투리에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준비된 탈북자들이야말로 통일의 전위대이다.”
김성민 대표도 박상학 대표와 마찬가지로 탈북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와의 협력하에 북한으로 시급히 들어가 각자의 고향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안정을 호소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특히 맹목적인 충성에 습관이 된 북한군을 상대로 혼란과 분쟁이 없도록 안정시키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전단과 방송 등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안정화 방송,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전달자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안찬일 소장의 생각도 김성민 대표의 의견과 비슷하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급변 사태가 발생해 통치의 공백 상태가 온다면 자기 출신 지역으로 파견돼 사회통합과 사회의 시장화·민주화를 위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이들에게 일정한 지위를 주고 이들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선물 공세를 펼친다면 북한 주민의 마음을 쟁취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강철환 대표는 북한 급변 사태 시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에 따라 탈북자들의 역할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독일 통일처럼 흡수통일 형태로 간다면 북한 치안 유지를 위해 준비된 탈북자들이 대거 투입될 수 있지만 북한이 스스로 개혁을 단행해 지분을 갖게 된다면 탈북자들의 역할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김승철 대표의 의견이 그렇다.
김 대표는 “북한 급변 사태 발생 시 탈북자들이 담당할 역할은 거의 없다”면서 그 이유를 “열린 정치, 경쟁적 정치, 변화무쌍한 급변 사태 시의 권력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다룰 능력을 가진 탈북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현재 남한에 있는 엘리트 출신 간부급 탈북자 중에 권력의 생리와 변천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고 경험을 가진 사람도 없다. 급변 사태의 정치, 군사, 권력, 외교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조종 능력이나 북한 급변 사태 주도 세력에게 영향을 미칠 능력이나 설득력을 가진 탈북자는 없다. 현재 정부 기관에 있는 간부급 탈북자들은 온실의 화초 같은 사람들일 뿐이다. 엘리트 탈북자들이나 정부 기관에 소속된 탈북자들 중에 인척 관계에 의해 북한에 가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북한의 급변 사태에 주동적으로, 아니면 간접적이라도 사태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탈북자는 별로 없다고 본다.”
고향에서 성공한 사람들로 남는 것도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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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4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인민군 궐기대회. 이날의 궐기대회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업을 완수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탈북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급변 사태가 군에 의한 쿠데타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남북이 급진적으로 완전 통일을 한 이후에 탈북자들의 역할은 예상 외로 아주 작다. 역시 탈북자들의 능력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역할이 있다면 북한에 자본주의 현실을 알리고 자본주의 문화, 생활, 사회 등을 알려주고 전파하는 역할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그 이유는 한국 사회의 탈북자에 대한 인식과 관계가 인종차별 수준으로 배타적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탈북자 전문가 양성에 절대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탈북자를 무능력자, 자본주의에 대한 미개인 등의 관념으로 보고 있어 정착 지원 외에는 아무런 정책이나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 향후 남북이 통일된 후 한국 내에서 탈북자의 생활과 그 위상이 알려지게 되면 이는 남북 갈등의 새롭고도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 후 탈북자들의 지도자로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는 안찬일 소장은 이를 위해 세대교체를 주장한다.
“통일 후 탈북자들은 북한의 민주화 실현을 위해 적극 노력하는 전도사가 돼야 한다. 남쪽의 엘리트들이 북에 와서 설득하는 것보다 학연, 지연, 혈연이 있는 탈북자들이 돌아와 설득한다면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대박이다. 그런 일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1000명이 넘는 탈북 청년학생들을 모두 통일 일꾼으로 길러 내야 한다. 이북5도청은 왜 기득권 유지에 집착하는가. 과연 그들에게 북한 수복 능력과 북한 민주화 능력이 있는가. 통일일꾼 양성을 위한 세대교체가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박상학 대표도 통일 후 탈북자들의 북한 지역에서의 효과적 활동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탈북자들은 북한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의한 시장경제에 빨리 적응하고 남북한의 간격을 좁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탈북자들을 얼마나 준비시키는가에 따라 통일 후 북한에서의 역할이 달라질 것이다. 지금처럼 국민과 정부의 무관심으로 탈북자들을 외면한다면 통일 후에도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준비시켜야 한다.”
강철환 대표는 “완전 통일 후 한국적 시스템의 북한 내 조기 정착과 갈등 조정 역할을 탈북자들이 담당해야 할 것”이라면서 “주요 지역의 핵심 관리자로 등용돼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전파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탈북하기 전 북한에서 작가(시인)로 활동했던 김성민 대표는 “통일 후 저의 꿈은 여전히 작가로 남는 것”이라면서 “현실적으로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어려웠던 시기에 ‘고향을 버린 사람들’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꿈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치적 역할도 가능하겠지만 다수는 각자의 고향에서 성공한 사람들로 남는 것도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급변 사태 가능성을 예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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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6개월여 전에도 장성택(사진 맨 오른쪽)은 그의 아내 김경희와 함께 김정은 곁에 건재해 있었다. 2013년 7월 25일 김정은과 함께 인민군 열사묘 준공식에 참석한 김경희. |
“북한 체제가 붕괴되는 데 역작용이 없을 리 만무하다. ‘북침 소동’ 등을 빙자해 군사 도발로 내부 진화를 의도할 수도 있다. 여기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안찬일)
“급변 사태의 유형에 따라 북한의 도발이 국지전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또한 남한 내부를 교란하는 형태의 도발도 있다. 급변 사태가 일정한 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권력투쟁이나 무력충돌로 진화하게 될 경우 반드시 도발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도발이 중국의 개입을 위한 도발이 될 가능성도 아주 높다는 점이다. 북한과 중국은 군사조약 관계이기 때문이다.”(김승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쿠데타 또는 민중봉기, 대량 탈북 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높을 것이다.”(김동식)
박상학 대표, 강철환 대표, 김성민 대표의 견해는 다르다. 이들은 도발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내부적 요인이나 한미동맹 등의 국제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급변 사태가 일어났는데 어떻게 누구에게 도발한다는 말인가. 내부의 반항 세력에게도 대응하기 힘든데…. 또 그런 사태가 일어나면 우리가 체제 반대 세력이나 북한 인민을 도와주러 올라가야지 그때까지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린다는 말인가.”(박상학)
“북한 도발은 한미연합군의 강력한 대응이 지속된다면 쉽지 않겠지만 사이버 테러나 개인적 인물에 대한 테러 등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현재처럼 강력한 응징력이 현실화할 경우 도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강철환)
“한국 정부가 어떻게 역할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잘 대처할 경우 지도부가 소멸된 북한 내에서 별도의 도발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김성민)
인터뷰에 응한 탈북 북한 전문가들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동향과 생각을 전해 듣는 인사들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예측하고 있는가를 물었다. 예측하고 있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김성민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북한 급변 사태를 예측하고 있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다만 김정은의 폭정과 정책 실패가 지속될 경우 주민들이 김정은 체제의 붕괴를 떠올릴 수 있으며 북한 정권 붕괴의 주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철 대표도 “북한 일반 주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급변 사태를 바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예측하고 있을 가능성은 작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급변 사태의 유형이나 경험과 지식이 전혀 없기 때문에 추상적인 개념만 갖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정은 망명도 배제하지 말아야
급변 사태로 북한 정권이 붕괴했을 경우 북한의 3대 세습 체제를 이끌던 김정은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북한 주민들에게 처리를 맡겨야 한다는 주장, 망명 허용, 국제법에 따른 처리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강철환 대표는 “통일되면 김정은과 그 핵심 1%는 전범(戰犯) 이상의 범죄자로 처리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한 반면 안찬일 소장은 “김정은이 망명을 원하면 해 줘도 될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공부했던 스위스로 가든지 미국의 이모(고영숙)에게로 보내든지 그가 해외에 살고 있다고 해서 평양에서 소란이 일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민 대표는 “김정은이 우선 죽어야 통일이 된다는 생각”임을 전제하면서 “김정은이 죽지 않은 상태에서 통일이 될 경우 국제재판소나 남북한이 공동으로 기획한 공동 재판소에 제소해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박상학 대표는 “김정은 처리 문제는 북한 주민들의 권리”라고 못 박았다.
“그걸 우리가 왜 걱정하나. 당연히 북한 주민들이 인민재판에 의해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다. 악마의 운명을 왜 걱정하나. 죄는 지은 대로 가기 마련이다. 김정은 처리 문제는 현대판 수령의 노예로 엄청난 희생을 당한 북한 주민들의 권리다.”
핵무기는 폐기하되 핵 능력은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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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택 숙청 후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결의하고 있는 원산철도차량연합기업소 노동자들. 탈북 북한 전문가들은 굶주린 인민들의 봉기 가능성도 북한 급변 사태 발생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
“핵무기는 폐기하되 핵 능력은 보존해야 한다. 화학무기 등의 대량살상무기는 폐기해야 한다. 미사일과 핵 능력을 폐기한다면 두고두고 천추의 한이 될 것이다.”
북한 급변 사태 발생 시 중국은 어떤 스탠스를 취하게 될까. 당연히 군사 개입을 전망한 전문가들도 있었지만 군사 개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강철환 대표는 중국의 군사 개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국내 정치적 변화와 이민족 자치주들의 불안정성으로 한반도에 깊게 개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 다만 한반도 북한쪽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 내 친중(親中) 세력 지원이나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 정부의 친중화 정책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박상학 대표도 중국의 군사 개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북한 정권이 붕괴된다면 중국은 어느 정도 개입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 정권의 요구 없이는 군대를 들이밀 수 없을 것이다. 북한 급변 사태 발생시 반발 세력이 어떤 세력인가가 중요하다. 친미, 친한 세력인가, 친중 세력인가, 반중 세력인가에 따라 중국의 대응은 천차만별이 될 것이다. 우리 정부와 미국, 유엔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을 것이다.”
김성민 대표는 군사 개입 가능을 점쳤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손쉽게 내놓으려 하지 않는 중국은 이미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한국과 연합한 미국 등 서방 세력의 영향이 압록강에 닿지 못하도록 하려는 고도의 전술을 강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북·중 사이의 여러 가지 동맹 관계와 협력 관계를 내세워 한반도 이북 지역의 군사적 개입을 시도할 수도 있다. 혹은 김정남을 내세워 친중 정권 구축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안찬일 소장과 김승철 대표도 중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안 소장은 중국이 북한에서 급변 사태가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은근히 북한의 급변 사태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급변 사태를 이용해 자신들에게 고분고분한 정권을 들어앉힐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평양에서 소요가 발생하고 급변사태로 이어진다면 중국은 무조건 해병과 육군을 북한 지역으로 상륙시킬 수 있다.”
급변 사태란 북한 정권 붕괴
북한 급변 사태 발생 시 우리 군대가 북한에 진주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6명의 탈북 전문가 중 5명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김동식씨만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북한 급변 사태가 어떤 방식으로 발생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군의 북한 진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당연히 북한에 우리 군이 진주해야 한다는 입장인 안찬일 소장의 이야기다.
“일반 병력보다 해병대, 특전사 등이 들어가 북한을 장악하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다. 저항하는 세력이 생기면 대결하기 보다는 퇴로를 열어 주어 해외로 빠져나가게 해야 한다. 북한이 민주화하면 그들은 자연히 돌아올 것이다. 굳이 피를 흘리며 악전고투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우리 군의 북한 진주시 중국군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해 강철환 대표는 이렇게 예측했다.
“미군이 진주하지 않는다면 크게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중국군과의 충돌 가능성을 예상한 김승철 대표가 내놓은 해법은 이렇다.
“북한 군부를 급변 사태 이전 또는 초기에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하고 친중 군부 세력이 형성된다면 중국군과 충돌하게 될 것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군부를 장악하고 군부 내에 친중 세력이 없거나 소멸시킨다면 중국군과 공존할 수 있다. 전략적 선택에서 이 방법이 최고라고 본다.”
기자는 이외에도 이들 탈북 북한 전문가들에게 ▲통일 후 북측 주민 보호 프로그램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완전 통일이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 ▲DMZ 처리 문제 ▲통일로 인한 우리 민족의 이익 등 다양한 질문을 던져 보았다.
인터뷰를 통해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은 조심스럽게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통일을 ‘먼 훗날의 일’이 아닌 ‘손에 잡힐 만큼 가까운 날에 벌어질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장성택 처형이라는 북한 급변 사태에 버금가는 일이 최근에 벌어졌다는 점도 한 요인이겠지만 그들은 ‘어린 김정은이 보여준 지도력의 한계’를 직·간접적으로 체감하고 있었기 때문인 듯했다.
박상학씨는 인터뷰 말미에 질문마다 계속 이어지던 ‘북한 급변 사태’라는 말에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며 이런 말을 했다.
“왜 자꾸 급변 사태라고 하나? 북한의 급변 사태란 김정은 선군 세습 독재가 멸망하는 것뿐인데… 그냥 북한 정권 붕괴라고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우리 군과 미군이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해 만든 작계 5029의 6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그들이 선호하고 그렇게 되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은 북한 정권 붕괴인 것이다.
기사를 작성하고 있던 무렵 인터뷰에 응했던 한 탈북 북한 전문가로부터 전화가 왔다.
“솔직한 제 생각은 북한 급변 사태는 쿠데타에 의해 발생하게 될 것 같은데 쿠데타 가능성은 작게 취급하는 게 어때요? 김정은이 쿠데타에 철저하게 대비하면 안 되잖아요?”
김정은이 잘 대비한다고 해서 ‘올 일’이 ‘오지 않는 일’은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