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류신정. Blooming Place(꽃피는 곳). 이 세상에 있겠지만,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는 꽃피는 곳.
“참으로 오랜 기간 우리 곁에 머무는 단어들. ‘분단국가’ ‘DMZ’ ‘민간인 통제구역’ ‘우리의 소원은 통일’. 북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남을 상징하는 파란색. 두 색을 합한 보라색으로, 가로막힌 철책선을 조금씩 열 수 있는 문을 만들었다. 조금은 열려 있는 보라색 문을 말이다.”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은 2013년, 파주시 임진각 민통선(CCL)과 평화누리공원 일대에서 의미 있는 미술 프로젝트가 펼쳐졌다. 이데올로기 분쟁의 낡은 의미를 담는 군(軍) 철책선을 캔버스 삼아 중견 작가들이 평화 통일을 주제로 자유로운 설치 작품을 전시하는 <더 라인(The Line)-예술로 통일의 길을 열다> 전(展)이다. 전시는 민통선 내부 군 경계선상의 철책선 위에서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제작 설치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큐레이터 이동재, 차유미, 안정환씨가 기획하고 한국독립유공자협회가 주최, 경기관광공사와 (사)드로잉비엔날레 디엠지 헤이리가 주관했다. 국내 작가 8명(고승관·김상균·류신정·박선기·이길래·이재효·유영호·임도원)과 외국작가 3명(피에르 마리레 조이네/프랑스, 아야코 구리하라/일본, 장펑/중국) 총 11명의 작가가 참가해 1개월간의 설치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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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균. Puple Door_2013. |
전체 길이 250여km에 달하는 철책선 중 불과 100m에 이르는 공간에 시행하는 프로젝트지만, 영구적으로 전시한다는 점과 앞으로 작품을 더 늘려 나갈 계획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이동재씨는 “반(半)세기 넘게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르는 기나긴 철책의 행렬은 이미 그 생명을 다한 과거의 이념에도 오늘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철책을 마주하며 남과 북으로 흩어져 사는 우리 민족은 점점 서로 외면하듯 무심해져 가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민족 분단의 비극적 상징이 되어 버린 철책선의 무겁고 긴장된 이미지를 완화하는 시발점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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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와 전시 관계자들이 철조망에 작품을 설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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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펑(Zhang Feng. China). 남북을 바라보는 초상. 철조망에 걸린 10점의 유화작품은 38선 현재와 역사에 대한 묘사를 통해 한민족에 대한 의식형태의 분쟁이 국가분열을 조성하는 동정을 표현한다. 한 예술가가 세계평화를 희망하고, 국경이 없고, 비자도 없고, 의식형태가 없는 것에 대한 희망을 표현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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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현. Between. 정치 이데올로기 체제와 상관없이 그 사이에 언제나 인간이 존재한다.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우선시되는 세상을 희망해야 한다. 우리가 그 사이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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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리하라 아야코(Ayako Kurihara.japan). My eyes watch me through your scenery. 자신과 타인의 평행적인 관계는 하늘과 땅을 가르는 수평선처럼 교차하며 사라지곤 한다. 철망에 매달린 렌즈는 철책 너머의 풍경을 왜곡해 보여주며 거울은 나 자신을 비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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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호. Greeting man-인사하는 사람. 인사는 서로 존중해 주는 사람다운 행위의 상징이다. ‘인사하는 사람’은 시간을 초월해 영원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삶과 평화와 화해의 의미를 속삭인다. 분단의 상징적 장소인 임진각에서 인사의 진정한 의미를 통해 남북이 화해하고 평화의 길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