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점검

단골시위꾼들의 국책사업 반대, 그 후 - ③ 강원도 양양 양수댐 건설 그 후

남대천엔 여전히 연어가 살고 있었다!

  •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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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댐 건설로 인한 남대천 오염 여부에 대해 “방류한 치어(연어새끼)가 대양(大洋)을 거쳐 연어가 되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남대천이 깨끗하게 보전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양수댐 건설로 인해 남대천이 오염, 연어 수가 많이 감소할 것이라는 국책사업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허구란 이야기였다

⊙ 방류한 치어 대양(大洋)을 거쳐 다시 남대천으로 돌아와
⊙ 노무현 정부 때 허가나 지어진 펜션, 야영장에서 나온 오·폐수가 오염의 원인
수산자원사업단 양양연어사업소가 작년 가을 남대천에서 연어를 포획하는 사진. 치어가 연어가 되어 남대천으로 돌아오는 것은 남대천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강원도 양양의 공기는 가슴 속까지 맑게 만들었다. 사시사철 산과 강(하천), 그리고 바다가 주는 풍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천혜의 고장인 양양을 찾은 것은 양수댐 건설로 회귀어종인 연어의 대표적 모천(母川)인 남대천이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국책사업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국책사업 반대론자들은 강원도의 자연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상부댐을, 양양군 서면 영덕리에 하부댐을 세우는 양양 양수(揚水)발전소 건설을 반대해 왔다.
 
  서울에서 4시간가량을 달려 양양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택시에 몸을 맡겼다. 양양 양수발전소로 가기 위해서였다. 15분쯤 지났을까. 지난 2009년 서면 영덕리에 개관,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양양 에너지월드가 보였다. 에너지월드는 양양 양수발전소에서 운영하는 전력시설 홍보관이다. 이곳을 지나니 곧바로 목적지인 양양 양수발전소가 있었다. 1층에는 미리 만남을 약속한 장군 양수발전소 품질안전팀 차장이 마중나와 있었다.
 
 
  하부댐 상·하류 수질은 1등급 유지
 
  장 차장은 “먼길 오느라 고생했다”며 “하부댐부터 본 다음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하부댐은 양수발전소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웅장한 자태와 함께 댐에 저장된 물은 햇살을 받아 푸름을 토해내고 있었다. 물의 오염 여부를 파악하고 싶다고 하니 장 차장은 채수(採水)해 육안으로 확인시켜 줬다. 정수기에서 나온 물처럼 투명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물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느냐고 묻자 “오염도 조사결과 하부댐 상·하류의 수질은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수질이 1등급이니 예전처럼 이곳에 연어가 소상(遡上)하겠다”고 질문하니 “수질만 보면 연어가 소상해 살 수 있다. 하지만 바다에서 하부댐까지 하천보(洑)가 약 20여 개가 있어 현재 이곳까지 소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질의 문제가 아닌 내부적 여건 때문에 현재는 하부댐까지 연어가 올라오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양양연어사업소를 찾았다. 사업소의 업무는 양양 남대천에 소상하는 연어 포획, 인공수정, 연어치어 방류, 국내 최대 연어 축제(매년 9~10월) 시행 등이었다. 사업소는 지난 3월 28일 남대천에서 치어 방류 행사를 가졌다.
 
  이곳에서 만난 관계자는 양수댐 건설로 인한 남대천 오염 여부에 대해 “영향이 하나도 없는 건 아니다”면서도 “방류한 치어(연어새끼)가 대양(大洋)을 거쳐 연어가 되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남대천이 깨끗하게 보전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양수댐 건설로 인해 남대천이 오염, 연어 수가 많이 감소할 것이라는 국책사업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허구란 이야기였다.
 
  실제 양양연어사업소의 ‘연어포획 및 방류실적’ 자료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양수댐 본공사가 착공된 1996년부터 준공된 2006년까지 연어 포획량을 살펴보면 일정치가 않았다. 1998년 같은 경우에는 2만7721마리가 잡혔지만 2000년에는 3782마리밖에 포획되지 않았다. 수질이 연어감소의 원인이었다면 1996년부터 지속적으로 포획된 연어의 수가 감소했어야 맞다. 하지만 1996년(1만5337마리)나 10년이 지난 2006년(1만8660마리)이나 포획량에는 별 차이가 없다.
 
 
  양수댐 건설로 연어 떼죽임당할 것이란 주장은 거짓
 
남대천에 방류한 어린 치어.
  이와 관련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박기열 연구위원은 “수질이 아니라 하천 수온, 가뭄 등에 따라 연어 포획량은 큰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강원도립대, 상·하부댐 및 주변하천수질환경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취재 도중 90년대 앞장서 발전소 건설을 극렬하게 반대했던 남대천보존회의 이태희(李台熙) 회장을 마주하게 됐다. 그의 생각은 어떨까.
 
  이 회장의 첫마디는 예상외로 “양수댐 건설로 인한 남대천의 수질악화는 없다”였다. 일종의 고해성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을 양양토박이라고 소개한 그는 말을 이었다.
 
  “발전소가 들어오면 이쪽에 핵폐기장이 함께 들어설 것이라고 서울에 있는 환경단체가 이야기를 흘렸어요. 우리가 촌(村)사람이다 보니 최신 정보에 어둡지 않습니까. 발전소 건설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핵폐기장이 들어오면 누가 양양을 천혜의 관광지라고 생각하고 방문하겠습니까. 그래서 발전소 건설을 결사반대한 것이죠. 이 과정에서 발전소가 건설되면 남대천이 오염된다는 논리를 내세웠어요. 그런데 건설되고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결론적으로 서울에서 활동하는 환경단체들에 휘말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온 것이네요.
 
  “맞습니다. 처음,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우이령 보전회에서 우리를 많이 도와줬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하더라고요. 솔직히 그쪽은 서울에 있는데 우리 실정을 우리보다 잘 알겠습니까? 과거 양양 오색지역이 집중호우로 인해 큰 피해를 본 적이 있었어요. 수해복구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들이 현장을 방문, 일은 도와주지 않고 ‘왜 시멘트를 사용하느냐. 왜 나무가 아닌 철제를 사용하느냐’며 트집만 잡는 거예요. 그때 제가 이야기했습니다. 왜 남의 동네에 와서 방해만 하느냐 다시는 오지 말라고요.”
 
  ―그렇다면 양수댐 건설이 남대천 수질 오염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군요.
 
  “네. 양양 양수댐의 원리가 전력 소비가 적은 때의 여유 전력으로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린 뒤 전력수요가 많을 때 저장된 물을 낙하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이러면 물이 움직이기 때문에 수질이 썩을 위험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연어가 양수발전소 하부댐(후천, 양양 남대천 지류)까지 올라왔다고 하던데요. 현재 소상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수질 오염 때문이 아니고 바다에서 하부댐까지 하천보가 약 20여 개가 있기 때문에 소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1급수가 맞나요. 양수발전소 측에서는 1급수라고 하던데요.
 
  “1급수 맞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1급수는 아니지요.”
 
 
  80여 개의 야영장과 펜션 때문에 남대천 오염
 
  ―댐 건설이 수질악화 이유가 아니라고 했는데 다른 이유가 있나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이곳에 펜션을 짓게 허가를 내줬어요. 지역균형 발전의 일환이었죠. 도민들 먹고살라고 허가를 내줬는데 이곳 주민들이 돈이 있나요? 펜션 주인들은 대부분 서울 사람입니다. 지금 현재 양수댐 상부로 야영장과 펜션이 80여 개가 있는데 여기서 오·폐수가 많이 나옵니다. 정화조를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단속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 회장과 이야기를 끝내고 하부댐에서 비포장길을 따라 50여 분을 달려 도달한 상부댐은 그림보다 아름다웠다. 댐 양옆으로는 풍력발전기 2기가 미풍을 맞아 돌고 있었다. 호수 주변의 정자, 산책로, 호수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지역 주민이지만,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황모씨는 “점봉산은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보존돼 생태계 보고”라며 “댐이 들어섰어도 이 진동계곡을 비롯한 골짜기에는 맑은 계곡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희귀 담수어류인 열목어가 떼지어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황씨는 “본래 우리 민족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섬김의 대상으로 여겨왔다”면서 “자연을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으로 객체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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