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고니의 힘찬 飛上

  • 글·사진 : 이종렬 조선일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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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鍾烈
⊙ 49세. 청주대 졸업. 대전일보 기자, 세계일보 사진부 차장.
⊙ 한국사진기자협회 학술편집 부회장 역임, 한국내셔널지오그래피 사진공모전 심사위원,
    한국생태관광협회 사진공모전 심사위원.
⊙ 저서: 《아름다운 우리새》(2005), 《새》(2009), 《두루미 천년 학을 꿈꾸다》(2010).
하얀색의 커다란 몸통과 긴 목을 가진 고니와 같이 우리나라를 찾는 오리과(科)의 새들은 겨울철새들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날개 길이만도 2.5m에 이르는 큰고니가 날아오르는 모습은 화려하면서도 위풍당당하다.
 
  고니는 우리 고전에는 물론 서양의 신화에도 등장할 만큼 아름다운 새로 이름나 있다. 고구려의 개국신화에는 주몽의 아버지인 해모수(解慕漱)가 다섯 마리의 용이 끄는 마차(오룡거·五龍車)를 타고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올 때 그를 따르는 백 명의 여인이 흰 고니를 타고 내려왔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고니를 신선이 타고 다니는 학과 견줄 만큼 신비롭고 상서롭게 여겼다. 고니라는 이름은 까치나 두루미처럼 새의 울음소리에서 온 의성어로 “곤곤” 또는 “곡곡” 운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흔히 알려진 백조(白鳥)라는 이름은 고니의 일본식 표기이다. 중국에선 천아(天鵝)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자로 고니 곡(鵠)자를 쓰는데 ‘해마다 같은 시기에 찾아와 울음으로 알리는 새’라는 뜻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나라를 찾아 천수만과 낙동강 하구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큰고니를 카메라에 담았다.⊙
 
땅에서는 짧은 다리로 뒤뚱거리며 걷지만 호수나 바다에서 만나는 백색의 고니는 어떤 새도 따라올 수 없는 기품이 있다.

몸길이가 1.4m 넘는 큰고니가 비행을 위해 물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 같다.

부산의 낙동강 하구 을숙도 갯벌에서 큰 고니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 고니가 즐겨 먹는 세모고랭이와 같이 식물성 먹이가 풍부한 낙동강 하구는 고니들에겐 최고의 휴양지다.

고니들이 머리를 하늘로 치켜들고 날개를 퍼떡이며 큰소리로 우는 것은 자신의 몸집이나 힘을 상대에게 과시할 때 하는 행위다.

겨울은 새에게 가장 큰 시련의 시기이다. 추위 때문에 이들이 생활하는 습지가 얼어 버리면 먹잇감은 사라지고 휴식처는 천적으로부터 노출되면서 겨우내 생명의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큰고니는 오늘도 이 시련의 겨울을 함께 보내고 따듯한 봄날이 오길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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