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민주당의 李相洙 원내총무가 4월7일, 이달 말까지 당론화 작업을 거쳐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 상반기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회장께서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보안법 개정을 반대해오셨는데, 이러한 여당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李相洙 의원 지역구의 재향군인회장이 李의원 지구당 사무실에 찾아가 항의를 한 적도 있고 그런데, 또 그런 움직임이 있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죠』
―국보법과 관련되는 얘긴데, 회장께서는 올해 초 대통령에게 사신을 내신 적이 있으시지요.
『허허, 그걸 어떻게 알아요』
―그 내용에 대해 몇 가지 여쭈어볼 말씀이 있습니다. 그 편지를 보면 「본인은 많은 회원과 단체임원들이 보안법을 유지하기 위한 시위행동을 요구받고 있으나, 이들을 설득, 이해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요시에는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방편으로 약간의 정부나 여당의 입장에 反하는 행동이 있더라도 널리 容赦와 이해 있으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라고 쓰셨습니다.
국가보안법 개정에 반대하신다면 향군회장으로서 당당하게 「우리는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는 데 반대하니, 시위 등 각종 방법을 동원해 반대운동을 펼치겠다」고 하면 되지, 이처럼 자칫 오해를 받을지도 모를 표현까지 써야 하느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잘 몰라서 그러는데. 우리 향군 산하에는 10개 기업체가 있어요. 우선 서울시 지하철 청소나 정부청사 청소용역, 고속도로 휴게소, 그런 것도 전부 정부에서 허가해서 주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정부나 정부산하 단체, 산하기업에서 하는 사업에는 우리가 수의계약으로 따낼 수 있는 근거가 있어요. 우리가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면 아마 아무 일도 못할 겁니다.
이렇듯 정부에서 지원받는 것이 많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알려두는 것이 좋다고 봐서 그렇게 한 거지, 뭐가 무서워서…, 정부와 재향군인회가 맞서 가지고서는 서로가 손해고. 그러기 때문에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한 것은 말이지, 앞으로 입장을 고려해 달라는 뜻이지, 내 개인이 뭐 무서워서 그런 거 아니오』
―회장께서 국가보안법 개정을 반대하신다면 「많은 회원과 단체 임원들이 보안법 유지를 위한 시위행동을 요구받고 있으나 이들을 설득, 이해시키는 데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어디 있느냐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부의 뜻에 반해서 데모하더라도 이해하라는 게 뭐가 나빠요』
―그런 뜻이 아니고요. 「국가보안법 반대를 하기 위해 나서려는 것을 내가 막고 있다」는 내용 말입니다.
『그런 것은 내가 쓴 적이 없다고. 그런 것 쓴 적 없어. 내가 단지, 정부의 뜻에 반해가지고 대규모 시위를 하더라도 이해해달라고밖에 한 적 없어요. (편지에) 뭐라고 했어요? 다시 한번 말해 보세요』
―「많은 회원과 단체 임원들이 보안법 유지를 위한 시위행동을 요구받고 있으나 이들을 설득, 이해시키는 데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얘기는 한 적이 없고, 내가 「나도 굉장히 압력을 받고 있다. 내가 선거에서 된 회장 아니냐 말야. 회원들이 (국가보안법 개정에) 반대해서 데모하려고 하는데 내가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다음에 정부의 입장에 반해서 행동하더라도 이해하라」 그렇게 얘기했다구요』
―회장께서는 편지에 「보안법 개정 문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추진할 것을 간곡히 건의드립니다」라고 쓰셨는데요. 회장께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는 이유로 「보안법 개정 문제가 경제문제,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사문제, 야당의 장외투쟁과 함께 겹쳐 버리면 여기에 보수진영과 운동권, 진보세력 간의 갈등이 국민적 갈등으로 확산, 정부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에」라고 들고 계십니다.
『편지지 두어 장에 쓰니까…』
―그보다는 여러 매체를 통해 주장하셨듯이 「남한의 赤化(적화)를 명시한 노동당 규약이 바뀌고, 적절한 군비축소가 이루어짐으로써 전쟁의 위험이 사라지고, 남북 간 자유왕래가 가능해지는 등, 세계가 공인할 화해무드가 남북한 사이에 이루어지는, 그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고 쓰셨어야 하는 것 아니냐, 뭐 그런 얘깁니다.
『쓰려면 한이 없지, 뭐. 편지지 두어 장에 쓰니까 다 못 썼지. 내가 그랬어. 거기다도 썼지만. 지금 보안법을 개정할 시기가 아니다, 南南 갈등만 불러온다, 보안법 개정해도 득될 것이 뭐가 있느냐 말야, 그렇게 썼다고』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李哲承씨가 주도하는 민주민족회의가 金正日 방한 결사저지 궐기대회를 향군회관에서 열려고 했었죠?
『음, 그것 내가 반대했지』
―반대하셨죠? 그런데 그쪽 주장은 회장께서 「정부시책에 반대하는 행사는 허용할 수 없다」고 하셨다면서요. 민주민족회의측은 적법하게 대관료를 주고 행사장을 빌렸는데, 뒤늦게 대관료를 돌려 주며 사용불가를 통보할 수 있느냐는 얘기였습니다.
『내가 얘기를 할게요.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 말이오. 내가 오대산에서 열린 강원도 재향군인회 연수회에 가서 축사를 하고 오후 5시쯤 돌아왔어요. 마침 鄭昇和 장군이 그날 저녁에 식사나 같이 하자고 하더라고. 누구하고 하느냐고 물으니까 李哲承씨 하고 그게 또 누구여. 저, 어, 朴翊柱 장군 하고 둘이서 나오니까, 어떠냐고 그래요. 그래서 갔어요.
그때까지 재향군인회관을 李哲承씨가 쓰는 거를 몰랐었다고. 평소 잘 아니까 흉허물 없이 밥 먹으면서, 재향군인회 강당, 거기서 이제 金正日 한국방문 결사 저지대회를 한다 이거야. 그래서, 내가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러니까, 「오늘 실무자와 사인하고 70만원인가 냈다」고 하더라고. 「이상하다, 내가 없어서 그랬나」 하고 생각하며 거기서 그랬어. 「李선배, 그거 나하고 생각이 다르다」 말야.
우리나라 대통령이 나이도 더 많고, 우리 경제력이 (북한의) 20배 이상 되고 말야, 무엇보다 우리 대통령이 가지 않았냐 말야. 대통령이 갔으면 金正日이가 답방을 해야지, 우리 대한민국이 체면이 서는 것 아니냐 말이야. 李선배 하는 얘기를 들으면 金正日이 못 오게 깽판 놀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 말이야. 나는 金正日이가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이야. 와서 얘기 해야, 사과를 받더라도 받을 수 있잖냐 말이야.
그래서 대통령에게 뭐라고 썼냐 하면 말이야. 나는 李哲承씨 하고 金泳三씨 같이 대통령이 하는 것을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다 말이야. 솔직히 말해서 李哲承이나 金泳三이는 金大中 대통령이 하는 건 무조건 반대한단 말이야. 나는 아까도 말했지만, 총론 지지, 각론 반대하는 거란 말이야. 그런 얘기를 썼다고, 그런 얘기를.
다시 얘기해서 反통일세력, 극우보수, 反통일, 그 다음에 反動세력하고 다르다 말이야. 우리는 온건 보수세력으로 정부에 협조할 건 협조하고, 뒷받침할 건 뒷받침해 준다 이거야. 우리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제2의 안보역군으로서, 우리 체제에 결정적인 해가 될 때는 결사적으로 반대한다 이거야.
우리는 무조건 李哲承식으로 反통일, 극우보수가 아니라는, 그런 얘기를 썼다고, 그런 얘기를. 우리는 극우 反통일 세력이 아니라고 말이야.
그런데 내가 李哲承씨를 만나보니까, 그 사람은 원래 정치인 아니오. 우리 재향군인회 같은 온건보수세력을 자기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거야. 재향군인회를 자기 산하로 들어오라는 거거든. 재향군인회를 지휘하고, 재향군인회를 산하단체처럼 취급하려고 한다고. 650만 재향군인회를 어떻게, 자유 저 무슨 회가 몇명이나 된다고 말야, 그 밑에 어떻게 들어가』
―대통령께서도 金正日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있으면 金正日과 대화할 때 입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야 뭐, 대통령이 판단하는 거고. 근데 나는 저 우리 전체 재향군인회의 통일된 의사를 대변하는 거니까. 우리 모여서 회의를 했다고.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국민들 여론조사도 해보면 말이지, 「金正日이 와야 한다」가 85%에요. (약간 흥분하기 시작하며) 나는 말이지 金正日이가 와야 한다고 생각해. 인민무력부장, 이런 놈 와서 국방부 장관과 회담해 봐야 아무 소용 없다고.
지금 내가 설명하는 것 잘 들어보시라고. 중요한 건 군사적 긴장완화가 돼야 하는 것이거든. 무슨 경제인들, 무슨 교예단 와서 춤추고 노래하고, 우리 소원은 통일 아무리 노래해 봐야 소용 없어. 군사적 긴장완화가 없으면 평화가 안 돼. 아무리 많이 왔다갔다 해 봐야, 저 이산가족들 백번 왔다갔다 해 봐야 도움이 안 된다고요.
그 인민무력부장이라는 사람이 서열이 말이지, 8위여, 8위. 북한서열이 말이야, 1번이 金正日이고, 2번이 김영남, 3번이 조명록이야. 총참모장이 4윈가 5윈가 그래. 인민무력부장이 조명록 밑이고, 총참모장보다 아래라고. 그러니까 金正日이만이 군사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근데 金正日이가 안 오면 말이지, 조명록이라도 와야 돼, 조명록이. 金正日이가 와서 대통령과 군사적 긴장완화 합의를 해야 해요.
(상당히 흥분한 목소리로)李哲承이는 사과하고 오라고 하는데 그건 오지 말라는 거나 마찬가지야. 북한에 이을설 원수라고 있어. 북한군 창군멤버들이 이을설이를 통해 金正日이에게 압력을 많이 가한대. 한국에 가지 말라는 거야. 우리 보수세력들이 남북회담에 삐딱한 것처럼 거기서도 金正日이 신사고하고 문호개방하면 나라가 망하지 않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지. 그런데 사과하고 오라고 하면 좋다 잘됐다 할 거라 이거지. 진짜 안 와요.
어쨌든 金正日이 와서 이 나라를 55년 동안 지배해온 대결구도를 화해협력 시대로 바꿔나가야 돼. 이번에 오면 담판해서 무슨 사인을 받든지, 저 무슨 대외적으로 발표해서 꼼짝 못하게 얽어맬 필요가 있다고. 그래야 평화가 유지된다고요』
李相薰 재향군인회장(68)은 충북 청원 출신으로, 육사 11기로 임관했다. 全斗煥, 盧泰愚 前 대통령과 동기생이나 하나회에 들지 않고 맞선 인물로 알려져 있다. 韓美1군단에서 정보참모를 맡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군단 작전참모, 군사령부 작전작모 육본 작전참모부장 등 줄곧 각급부대의 작전참모를 지낸 작전통으로 꼽혔다. 사단장, 군단장, 합참본부장을 거쳐 1986년 육군대장으로 승진, 韓美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냈다.
예편 후, 1986~88년 비상기획위원회위원장(장관급), 1988~90년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지냈다. 문민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 재임시의 율곡비리 사건수사 때 구속됐다가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나기도 했다.
2000년 4월, 張泰玩(장태완) 前 회장이 민주당 전국구 의원으로 진출함에 따라 공석이 된 재향군인회장 선거에 출마,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제29대 재향군인회장에 선출됐다.●
李哲承의 반론
『우리가 진짜 진보세력. 金正日은 피고발인』
李相薰 회장이 인터뷰에서 「反통일 극우 보수세력」으로 비판한 李哲承(자유민주민족회의 의장)씨에게 전화를 걸어 李회장의 주장을 들려 주고 반론을 들었다.
─李相薰 회장은 자신이 李哲承씨 같은 反통일, 극우 보수세력과는 다르다고 말하던데요.
『세계의 자유민주세력이 싸워서 70년 공산독재가 무너지고 냉전체제가 해체됐음은 自明한 사실입니다. 다만 세계에서 단 하나, 북한만 남아 있어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나 파월 국무장관도 말했듯이 북한은 지구 유일의 전제 공산독재체제 아닙니까? 우리는 지구 유일의 냉전체제가 존속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반공 우익 보수세력으로서 진짜 혁신세력이요, 진보세력임을 자부하고 있습니다』
─李相薰 회장은 金正日이 남쪽에 와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 성우회장 鄭昇和 장군도 자신의 의견에 동조했다고 했고요. 그래서 향군회관에서 金正日 방한 저지 결의대회를 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었다고 하던데요.
『鄭昇和 장군, 朴翊柱 장군, 그리고 재향군인회 몇몇 부회장이 있는 자리에서 분명히 내가 말했어요. 6·25 때 수십만의 국군이 죽었다, 그런데 강화조약이나, 평화조약이 없고, 범죄사실 시인, 사과, 배상 등 아무런 戰後(전후)처리 없이 적의 수괴가 오는 것을 찬성할 수 있느냐, 더구나 적과 싸운 군인단체의 長이 그럴 수는 없다고요. 金正日이가 온다고 하면 가장 먼저 「노」해야 할 단체는 바로 예비병력인 재향군인회다, 그랬어요. 그런데 당신네들이 반대운동을 못한다고 하니까, 우리가 대신 나서서 하겠다, 鄭昇和 장군은 李相薰씨가 아니라, 내 의견에 동조했습니다. 재향군인회의 몇몇 부회장들도 共鳴(공명)했어요. 그랬는데, 예고도 없이 「회관 사용을 못한다」 하는 통보가 온 겁니다』
─李회장의 말은 金正日이 와야 사과도 받고 그럴 것 아니냐, 오기 전에 사과하라는 것은 오지 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던데요.
『나에게도 그렇게 말합디다. 자기가 나서서 사과를 요구하겠다고도 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그가 오면 대대적 환영잔치가 벌어지는데 그런 말을 할 틈이 있겠습니까? 물샐 틈 없는 경호를 받을 텐데 누가 나서서 그에게 사과하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그가 오면 우리의 반공의식이 흐려지고, 군인들도 정신무장이 해이해질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구멍이 뚫릴 위험이 커요』
─한국의 대통령이 갔는데, 金正日이 오지 않으면 국가의 체면이 손상된다고 하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가 그랬어요. 金正日이 오는 것을 선린 우방국의 원수가 답례방문하는 것으로 생각하느냐고요. 피해자가 가는 것과 가해자가 오는 것은 다릅니다. 한국의 대통령이 한국의 영토인 북한에는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역사 정리가 안돼 있습니다. 아웅산 사건,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등 金正日에게 당한 피해자와 그 가족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金正日은 그들에게 고소고발이 된 상태예요. 어떻게 사과나 보상 없이 이곳에 올 수 있단 말입니까』
─李相薰 회장 말로는 李哲承씨가 정치적으로 재향군인회를 이용하려고, 향군을 자기 조직의 산하로 들어오라고 했다던요.
『그런 말 한 적 없습니다. 향군 산하에는 수십 개의 단체가 있습니다. 우리 조직에는 우리의 의견에 동조해서 그 산하단체 7~8개가 자진 참여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향군을 우리 조직 산하에 들어오라고 한 적은 결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