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7주년 여의도순복음교회 李永勳 담임목사

“교회 예산 1%를 매년 통일기금으로 적립”

  • 글 : 김성동 월간조선 기자  ksdhan@chosun.com
  • 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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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적 가치가 근저에 흐르고 있는 한국에서 동성애 문제는 단지 종교적인 측면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동성애는 우리 사회의 윤리를 무너뜨리는 것이며, 우리 자녀들의 생명과 가정을 파괴시킵니다

⊙ 궁극적으로 한기총과 NCCK는 통합해야 하고 그 일에 나서고 싶다
⊙ 복지 정책은 선별적 복지 정책으로 가야
⊙ 세월호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화했다는 비판에 동감
⊙ 조용기 목사는 영적인 멘토이자 스승이시며, 아버지와 같은 분
⊙ 나눔에 앞장서는 것은 교회가 부여받은 시대적 소명

이영훈
⊙ 59세. 연세대 신학과 졸업. 미국 템플대 종교철학 박사.
⊙ 미국 워싱턴순복음교회·일본 순복음도쿄교회·미국 LA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국제신학연구원 원장,
    한세대 교수, 미국 베데스다대학교 총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등 역임.
    現 한국기독교총연합회(CCK) 대표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 겸 위임목사·사단법인 굿피플
    이사장.
⊙ 저서: 《성령과 교회》 《영적 성장의 길》 《감사의 기적》 등 다수.
언제나 ‘세계 최대 교회’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그 세계 최대 교회를 만드는 주춧돌을 놓고 일구어냈던 조용기(趙鏞基) 목사가 담임목사 자리에서 물러난 지도 7년이 넘었다. 조 목사가 담임목사 자리에서 물러날 때 기독교계에서는 당시 77만명에 가까운 신자가 다니던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성장을 멈추거나 퇴보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만큼 ‘조용기 목사’의 그늘이 컸던 탓이다.
 
  조 목사가 물러난 지 7년이 지난 2015년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교인 수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현재 등록 신자 수는 53만명이다. 단순 수치만으로 비교해 보면 24만명이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기독교계의 예상대로 성장을 멈추고 퇴보의 길을 걸은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 목사가 담임목사에서 물러난 지 2년째인 2010년 1월 20개의 제자 교회격인 지교회(支敎會)가 모(母)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로부터 독립했다. 이 20개 지교회에 속한 신자 수만 33만명이었다. 2010년의 여의도순복음교회 신자 수는 이들 33만명이 빠져나감으로써 45만명이 됐다. 2010년 45만명이었던 신자가 2015년에는 53만명으로 증가한 것이다. 조 목사가 재직하던 시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가 이영훈(李永勳) 담임목사다. 조용기 목사가 담임목사에서 물러난 지 7년이 넘었다는 것은 이 목사가 담임목사에 취임한 지 7년이 넘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 목사의 담임목사 취임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나눔이다. 교회 예산의 3분의 1을 나눔 등 사회 구조 활동에 쓰고 있다. 개인 구원 못지않게 사회 구원을 강조하는 이런 그의 목회 활동 때문에 그는 일부 교계 인사들로부터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교회도 시대에 맞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자신의 성향을 “진보적 보수”라고 자평한다.
 
  그는 세월호 유족들을 돕는 일에 발 벗고 나서기도 하고 올해부터는 통일에 대비해 교회 예산의 1%를 통일기금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런 활발한 사회 구원 활동 등을 그는 “교회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하지만 한편에서는 사시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이들을 만들기도 한다.
 
  이 목사가 주변의 이런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투명함’이다. 그는 교회의 모든 예산 사용 내용을 신자라면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하고 있다. 그 투명함이 그가 담임목사에 취임했을 때 “몇 달이나 가나 두고 보자”던 주변의 부정적 시선을 거두어들이게 한 것이다.
 
  이 목사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아직 교회 내부에 “조용기 목사와 나를 이간질하려는 사람들이 있다”지만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그 정도의 ‘이간질’은 무시해도 될 만큼 당회장으로서 흔들림 없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이끌고 있다.
 
 
  공사 멈춘 평양 조용기 심장병원
 
지난 4월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여성가족부와 4대 종단이 참여한 ‘작은 결혼, 가족 행복 만들기’ 공동 협력 선언문 발표 행사. 왼쪽부터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 대한불교조계종 지원 포교원장,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대표회장,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이 목사는 이를 바탕으로 교회연합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진보적 교회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지난해 9월부터는 보수적 성향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을 맡고 있다. ‘진보적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하는 대로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7일 오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이영훈 목사를 만났다.
 
  —2008년 5월 담임목사 취임 후 7년이 지났습니다. 취임 전과 비교해서 순복음교회에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저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지난 50여 년간 이룩해 놓은 것들을 잘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마음으로 교회를 섬겨왔습니다. 큰 방향성에 있어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강조점에 있어서는 다소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예수님을 닮은 ‘작은 예수’로서 살아야 한다는 것과 교회가 사회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순복음교회는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사랑과 섬김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가르쳐왔고 실제로 실행에 옮겨왔지만, 이제는 그것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 요소라는 사실을 보다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눔과 섬김은 기독교인과 교회가 마땅히 행해야 할 근본적인 사명입니다. 이제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 같은 방향으로 꾸준히 사역을 펼쳐나가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2014년부터 교회 예산 전체의 3분의 1을 구제와 선교에 사용하고 있으며 모든 예산을 공개해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순복음교회가 이것만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천해 온 목회 방침이 있었을 텐데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성령 운동을 하는 교회입니다. 십자가 중심의 절대 긍정의 메시지를 선포하여 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꿈과 희망을 전하는 교회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목회를 하면서 모든 성도가 성령 충만을 받아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성화된 모습을 드러내는 것, 그리고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공동체적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성숙한 교회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7년 동안 교회를 이끌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대형 교회 후임자로서 교회 설립자인 원로목사님(조용기 목사)을 잘 모시고 사역하고자 하는데 없는 말을 만들어 사이를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전해들을 때마다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이간질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난해 10월 경기 안산 단원구 보성시장을 찾은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신도들. 이날 신도들 1200명이 단체로 장 보기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인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취임 후 나눔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과를 거둔 부분은 어떤 분야이고 아쉬운 부분은 어떤 분야인지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13년 3월 말 부활절을 맞아 매년 교회 예산의 3분의 1을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구제 및 선교 사업에 쓰겠다고 대내외에 천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1년 예산을 공개했으며, 이때부터 약 1000억원의 1년 예산 가운데 330억원 이상을 계속해서 구제와 선교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오고 있습니다. 매달 제직회에 월간 재정보고를 하고, 매년 당회에서 예산결산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 감사도 받고 있습니다. 교회의 모든 재산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와 여의도순복음연합의 기본 재산으로 등록해 놓았습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평양에 건설 중인 ‘평양 조용기심장전문병원’ 건립이 중단된 일입니다. 하루속히 공사가 재개되어 완공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중단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2007년 12월 4일에 ‘평양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을 착공했습니다. 총 공사비 200억원을 들여 평양시 대동강 구역 동문 2동에 건립 중인 평양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은 연면적 2만여m2에 260개 병상을 수용하는 규모의 병원입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노동력과 모래를 제외한 모든 물자를 제공하고, 건축 공사는 북한 대표 건설 회사인 평양건설이 맡아 진행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이 병원은 북한의 심장병 환자들을 치료하는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할 뿐 아니라 기독교 정신으로 남북통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일환입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8층 건물 골조 공사를 끝내고 현재까지 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공사를 재개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사실 작년에 통일부에서 기자재 반출 허가가 나서 건축을 재개할 줄 알았는데 북쪽에서 더 이상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통보가 왔습니다. 최근에 받은 마지막 통보는 인민복지를 위한 건물로 그 건물의 용도를 바꾸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포기하는 겁니까.
 
  “지금도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것이 완공만 할 수 있다면 북한 사회에 남한 교회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병원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기총 대표회장을 맡은 이유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예배를 보는 모습.
  —한동안 조용기 목사님과 그 가족 문제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잘 해결됐는지요. 또 그런 문제를 겪으면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조용기 목사님 문제는 이제 잘 마무리돼 안정돼 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도자는 언제나 모든 면에 있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평소에 주변 관리를 잘 해야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됐습니다.”
 
  —조용기 목사는 지금도 자주 뵙는지요. 자주 뵙는다면 선배 목사로서 어떤 충고를 합니까.
 
  “조용기 목사님은 저에게 영적인 멘토이자 스승이시며, 아버지와 같은 분이십니다. 조 목사님은 저에게 성령 충만의 신앙과 절대 긍정의 신앙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그 신앙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목회를 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도 성령 충만의 역사와 절대 긍정의 믿음입니다. 저는 조용기 목사님을 자주 찾아뵙고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조 목사님은 만날 때마다 저에게 많은 격려를 해주십니다. 주로 목회를 잘하라는 격려의 말씀입니다.”
 
  —조 목사는 주 몇 회 설교를 하는지요.
 
  “조용기 목사님은 매주 주일 4부 대예배(오후 1시)에서 설교를 하고 계십니다. 이 예배는 독립된 20개 제자교회를 비롯해 전국에 위성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한기총 대표회장에 취임했는데, 보수적인 한기총과 목사님의 성향이 맞지 않아 보인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저는 4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제 신앙은 보수적이고 복음적인 전통을 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교제의 폭이 넓다 보니 그러한 지적을 받는가 봅니다.”
 
  —한기총 개혁을 위해 대표회장직을 맡은 겁니까.
 
  “제가 한기총 대표회장 자리를 맡게 된 근본적인 동기는 오직 사분오열(四分五裂)된 한국 교회의 개혁 그리고 연합과 일치, 영적 지도력 회복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지금처럼 기독교가 분열되고 진보와 보수 간의 균형이 깨진 상태로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건강한 기독교가 될 수 없습니다.”
 
  —목사님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한기총은 WCC에 가입한 적도 없고 NCCK는 현재 행정보류 상태며 천주교와 추진한다는 신앙직제위원회도 기하성은 합의한 바가 없다”고 했는데 이런 말씀을 하게 된 동기는요.
 
  “최근 저의 한기총 대표회장직에 가처분 신청을 한 사람이 몇몇 있습니다. 그 내용 가운데 WCC를 탈퇴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주장이기에 바로잡기 위함입니다. 제가 속한 기하성 교단은 WCC에 가입한 적이 없습니다. 기하성은 WCC에 가입된 교단이 아니며, 이미 2013년에 ‘WCC 부산 총회에 바라는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종교다원주의의 거부, 종교 통합 및 종교혼합주의 경계, 공산주의 인정 불가 등의 입장을 확실히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NCCK와의 관계 역시 기하성은 행정 보류 처분을 내렸던 바 있으며, 신앙직제위원회에 대해서도 NCCK와 합의한 바가 없습니다. 이와 같이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 사실을 밝힌 것뿐입니다.”
 
  —한기총 내부에서 이 목사를 흔드는 세력이 있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보는지요.
 
  “한기총 개혁과 한기총과 NCCK의 연합, 그리고 이단 재검증 등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진 소수의 분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저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양보할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한국교회봉사단과 한국교회희망연대가 한국교회희망봉사단으로 통합할 때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국교회봉사단보다 한국교회희망연대의 규모가 컸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왜 합치려고 하십니까’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하나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통합을 이루어냈습니다. 한국 교회가 서로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연합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한기총의 분열을 어떻게 봉합, 나아가서는 통합할 생각인지요.
 
  “한기총의 모든 임원과 힘을 모아 한기총의 문제점들을 해결한 후 한기총으로부터 분리되어 나간 모든 교단과 다시 합하여 한국 교회 보수주의 및 복음주의 교단 전체가 하나 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 지붕 두 체제의 교회 연합체 필요
 
여의도순복음교회 전경.
  —NCCK 회장도 역임하셨는데요, 한기총 회장의 역할과 NCCK 회장 역할 중 도드라진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게 있습니까.
 
  “오늘날 한국 교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 2011년 NCCK 회장을 맡았던 가장 큰 동기는 성령 운동을 하는 기하성교단(여의도순복음)이 진보적 성향이 강한 NCCK 안으로 들어가 새로운 성령의 바람을 일으키고 NCCK를 변화시키려 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1996년 NCCK 가입을 적극 지지하셨던 조용기 목사님의 뜻이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2014년 9월 한국 교회 80% 이상의 보수 복음주의 교단을 대표하는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한국 교회에 만연한 교권주의와 물량주의의 폐해를 뿌리 뽑고 영적 대각성 운동을 일으켜 한국 교회의 일치운동과 영적 지도력을 회복하고자 함이었습니다. 저의 노선은 보수 복음주의 전통에 서 있습니다. 저는 한국 교회의 현안과 사회 문제 및 남북통일을 위해 보수와 진보를 넘어 한국 교회가 하나가 돼 힘을 합해야 한다고 봅니다. NCCK와 한기총은 각기 한국 교회의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교회 연합체입니다.”
 
  —한기총과 NCCK의 통합에 나설 생각은 없습니까.
 
  “사실 근본적인 방향은 그렇습니다. 지금도 부활절 행사라든가 재난구호 활동을 벌일 때는 한기총과 NCCK가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한국 교회가 궁극적으로는 하나가 되고 한 울타리 안에서 두 체제로 공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한 지붕 안에 두 체제로 가는 한국기독교연합체가 필요하다는 뜻이죠. 그런 여러 가지 시도를 지금 진행하고 있습니다.”
 
  —WCC(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에 대해 교계 보수 인사들 가운데는 좌경 단체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WCC는 하나의 교단이나 교파가 아니라 UN처럼 기독교단 협의체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WCC 회원 교단 중 소수의 회원이 종교다원주의, 동성애 지지 등의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이 같은 주장들이 한 번도 전체회의에서 채택된 적이 없으나 그들로 인해 WCC가 종교다원주의, 동성애 지지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냉전시대 공산권 국가들의 교단이 가입해 용공주의라는 비난을 받아온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용공주의 논란은 구시대적인 것입니다. 6·25전쟁 시 우리를 침략했던 중국이 이제는 우리와 수교한 이래 외교적 동반자로서 모든 면에서 교류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NCCK의 공과를 평가한다면?
 
  “그동안 한국 교회는 개인 구원이 우선이냐, 사회 구원이 우선이냐의 문제를 놓고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목소리를 달리했습니다. NCCK는 한국 교회의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교회 연합체입니다. NCCK는 보수 교단들이 개인 구원을 강조하여 상대적으로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적극적 관심을 보이지 못할 때 사회적 약자와 사회적 돌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왔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NCCK는 70~80년대 독재정권에 항거하고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서 공로가 있고 사회선교, 통일운동, 인권운동 등에 힘써 왔습니다. 아쉬움이라고 하면 아직도 그 과거의 환상 속에 빠져 있는 분들이 있다는 거죠.”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속해 있는 교단인 기하성 통합 문제가 너무 오랜 시간을 끄는 것 같습니다. 통합 저해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통합헌법도 만들었고 선언도 했기 때문에 통합이 거의 다 이루어졌지만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하나 남아 있습니다. 현재 서대문 측에 250억원 가까운 부채가 있어 이 문제 해결 시까지 잠정적으로 통합이 보류된 상태입니다.”
 
  —세계 최대 최고 교회를 이끄는데 혹시 대형 교회가 숙명적으로 안고 갈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요.
 
  “어느 집단, 어느 단체든지 다양한 사람이 모이게 되어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의견이 있고 갈등도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궁극적으로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와 한몸을 이루어야 합니다. 대형 교회도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형 교회는 특별히 받은바 축복을 더 많이 나누어야 한다는 책임 의식을 지니고 이를 실천해야 하고, 사회에 대한 예언자적 사명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실천을 해오고 있습니까.
 
  “우리 교회는 이미 2010년에 20여 개 지교회들을 독립시켰습니다. 이들 교회는 서울 전역과 근교에 독립교회로 제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구제와 선교는 교회의 중요한 사역입니다. 오늘날에는 영혼 구원과 사회 구원을 따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의 기본 사명이 영혼 구원과 그리스도의 사랑 실천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비판받는 이유는 사랑의 실천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나눔과 섬김을 통해 사회의 소외된 사람을 보살피는 사랑의 실천에 더욱 힘써야 합니다.”
 
 
  교회는 통일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지난 6월 2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수요예배에서 6·25에 참전한 소속 신도들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목사님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왜 이런 평가가 나온다고 보는지요.
 
  “우리 사회에는 건강한 보수도 필요하고 건강한 진보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균형이 잡혀서 사회가 통합되고 발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수가 전통을 지나치게 지키려 하면 너무 폐쇄적이 될 수 있습니다. 흑백 논리로 나가다 보면 분열이 생기고 대화가 막히게 됩니다. 반면에 진보는 개방성과 다양성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지만 지나치면 급진적 좌파 성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균형이 필요합니다. 개혁이 필요할 때는 진보적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전통을 지켜야 할 때는 보수적인 성향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 두 가지가 다 공존해야 합니다.
 
  일부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들이 NCCK를 급진적 단체로 보고 제가 교파를 초월하여 폭넓은 교제를 갖고 있고, 또 NCCK의 회장을 지냈다고 해서 진보 성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1년 예산의 1% 정도인 10억여 원을 올해부터 통일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장차 이 기금은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지요.
 
  “남북 관계는 늘 변수가 있지만, 언젠가 통일은 올 것입니다. 그러므로 통일을 대비해야 합니다.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실천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 교파를 초월하여 한국 교회들과 협력하여 북한 돕기와 평화적 통일을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한기총 대표회장이자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전국 교회가 각자 교회별로 교회 예산의 1%씩을 따로 떼어 모아 통일 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한국의 전국 5만5000 교회가 통일을 위해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무너져버린 북한 교회를 재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방 전에 북한에는 3500여 개의 교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북한에는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두 곳이 있을 뿐입니다. 통일기금이 준비되면 향후 북한 교회를 재건하고, 학교, 병원 건립 등의 사회 복지 사업을 위해 교회가 일을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봉수교회 등 북한에 있는 교회들을 원래 의미의 진정한 교회로 본다는 말입니까.
 
  “북한은 법으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북한의 조선그리스도연맹 산하 봉수교회나 칠골교회는 진정한 의미의 교회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물론 앉아 있는 사람들 중 나이 드신 분들 중에 신앙을 가진 분들이 있다고는 봅니다. 요즘 탈북한 분들이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북한에 지하 교회가 존재하고 교회에 따라 최소 2~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하며, 20만~30만명 정도의 신자가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것은 죽음의 위협이 따르는 일이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한때 ‘동양의 예루살렘’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평양에 교회가 사라졌습니다. 한국 교회가 통일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보는지요.
 
  “독일 통일에 있어서도 교회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분단 시절에 서독은 동독에 1044억5000만 마르크라는 엄청난 재정을 지원하였습니다. 이 가운데 78%인 748억 마르크를 민간이 지원했는데, 이 민간 지원의 대부분은 서독 교회와 신도들의 헌금으로 조성된 것이었습니다. 정부 차원의 대(對)동독 지원은 1972년 시작됐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는 그보다 앞선 1950년대부터 진행되었습니다. 독일교회협의회(EKD) 산하 사회구호복지기구인 ‘디아코니’를 통해 정치범 석방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 많은 지원이 이루어졌고, 동서독 교회가 자매결연을 하여 도왔습니다. 민간 차원의 지원은 양로원, 요양원, 직업훈련소, 유치원 시설 유지 확충에 지원되었습니다. 한국과 북한의 경제력 차이는 거의 40대 1 된다고 합니다. 수시로 변하는 북한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는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저희 교회가 추진하고 있는 평양심장병원만 해도 제가 그쪽 사람들 만나 보니 남쪽 교회에서 지어주는 것이라며 무척 고마워했습니다. 정치적으로 어려움이 있어도 북한 동포를 위한 식량 지원의 문은 열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지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의 힘으로 북한 사회를 서서히 변화시키고 억압된 체제를 무너뜨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은 한국 교회가 하나가 되어 추진할 때 더 큰 열매를 맺게 되리라 봅니다.”
 
 
  기독교는 편협하지 않아
 
지난 6월 26일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열린 ‘제9차 북녘복음화의 밤’ 행사.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 예산의 1%를 통일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내년부터 종교인 과세가 실시됩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온 순복음교회는 상관이 없겠지만 일부 교회에는 커다란 관심사입니다. 교회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제가 미국에서 목회할 때 보니 종교인을 포함해서 국민이 세금을 낸다는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물론 목회자도 세금을 다 냅니다. 목회자가 내는 세금은 본인이 원할 경우 면제해 주는 제도도 있는데, 이것은 은퇴 후 받는 연금을 포기할 때 가능합니다. 5만5000 한국 교회 중 80%가 자립이 어렵기 때문에 납세 대상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종교인 과세가 오히려 어려운 교회를 도와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큰 교회는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법으로 강제성을 띠기보다는 교회가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 견해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종교인 납세를 하게 되면 은퇴 후 연금으로 돌려줍니다. 이처럼 세금 낸 후에 연금 혜택으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역시 순복음교회에는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지만 일부 대형 교회 목회자의 교회 세습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요.
 
  “대형 교회의 세습 문제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교회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세워지는 일입니다. 교회가 다음 세대로 넘어갈 때 담임목사를 잘못 세우면 분열되고 교회가 지리멸렬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적합한 인물이 아닌데 가족이라고 밀어 넣는 경우 교회가 어려워지면 참으로 큰 문제입니다. 반대로 가족이라 할지라도 모든 이가 찬성하는 정말 적합한 인물이고 또 그분으로 인해 교회가 더 발전된다면 굳이 세습이라는 굴레를 내세워 훌륭한 영적 지도자가 세워지는 길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즉 세습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적임자냐 아니냐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부적격자가 와서 교회를 어렵게 하는 것보다 아들이라도 적임자이고 교인들이 전적으로 동의한다면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 시기에서 우리 한국 교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영적 지도력의 회복입니다. 말씀과 성령으로 새롭게 되어 도덕성과 윤리성을 회복하여 영적 지도력을 복원해야 합니다. 교단과 교파, 교회와 교회, 또한 교회 내적인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종식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기뻐하시는 본연의 하나 되는 모습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 사회가 여러 이유로 분열이 심화되어 있다는 것은 심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념, 계층, 지역, 노사 등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여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내야 하는 것도 오늘 한국 교회에 주어진 책임입니다. 교권주의, 물량주의를 지양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섬기는 사역에 앞장서야 합니다. 보수와 진보를 넘어 성령 안에서 연합해서 선교 한국과 통일 한국의 막중한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가톨릭은 타 종교를 관대하게 바라보는데 개신교는 타 종교에 대해서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사회 일반의 시각입니다.
 
  “기독교가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사실 기독교는 관대함을 중요한 미덕으로 삼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핵심가치를 희석시키는 자세를 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부 교회들이 보여준 것과 같은 과도한 전도활동이 기독교를 편협하게 보이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모든 사람에게 결코 편협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사랑은 특정 종교를 향한 사랑이 아닌, 전 인류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이 좀 더 노력하여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눔을 받는 마음도 중요
 
지난 6월 28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퀴어 축제(성소수자)에 대한 ‘동성애조장 중단 촉구 한국교회 교단연합예배’. 이 자리에서 이영훈 목사는 “동성애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죄”라고 말했다.
  질문은 교회 문제를 떠나 사회 문제로 바뀌었다.
 
  —가진 자의 나눔을 강조하는데 그것도 중요하지만 가진 자의 나눔에 감사하는 마음도 중요한 것 아닌가요?
 
  “그렇죠. 중요한 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나누는 마음도 중요하고, 나눔을 받는 마음도 중요합니다. 나누는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나누고, 받는 사람도 나누어준 사람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도 누군가가 먼저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면 크고 작음을 떠나 마음의 여유가 있고, 물질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먼저 베풀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작은 물방울들이 모이고 모여서 마른 땅을 적시는 큰 강물이 되듯이, 메말라 갈라진 땅과 같은 현대인의 마음들도 작은 나눔에서 시작해 부드러운 옥토가 되고 거기서 더 풍성한 열매들이 나오게 된다고 봅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세월호 문제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목사님도 안산을 4차례나 다녀오는 등 깊은 관심을 표명했는데 종교 지도자로서 사회 지도자로서 해법을 제시한다면?
 
  “세월호 문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갈 조짐을 보일 즈음에 저는 우리가 먼저 행동으로 나타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말하고, 어두움 속에서 빛을 비추는 역할을 하는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해서 우리 교회 신도들과 마음을 모아서 ‘안산 희망 나누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 세월호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사회가 나서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문제의 주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기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갔으면 하는 것입니다. 특히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타협을 이루어내는 것은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치인들이 조속히 정신을 차리고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기를 촉구합니다.”
 
  —세월호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화했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그런 비판에 저도 동감합니다. 여야가 너무나도 자기들의 당리당략을 생각하고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서로를 믿지 못하는 정치 풍토도 한몫을 했다고 봅니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야당이 세월호 문제로 여당과 대통령을 공격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야당은 여당이 정권과 여당에 불리한 사실들을 은폐하려 한다고 불신하기 때문에 세월호 문제가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발 슬픔에 싸여 있는 유가족들을 생각해 주기를 바랍니다. 여야를 떠나 정권과 정당을 보지 말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의식도 예전과 달라서 세월호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화하는 것에 반감을 느끼고 있다고 봅니다.”
 
  —최근 미 연방법원이 5대 4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기독교 국가인 미국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는데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미국의 어느 교단에서는 교회 내 동성결혼을 사실상 수용하는 교단헌법을 승인하기도 했는데 그것을 보면 미국 사회의 기독교적인 전통이 많이 쇠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경은 동성결혼을 결코 인정하지 않습니다.”
 
  —최근 성소수자 대회인 ‘퀴어 문화 축제’가 서울에서 개최된 일도 있습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대한민국에서도 동성결혼이 허용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까.
 
  “동성애를 조장하고 우리 사회의 윤리와 배치되는 행사가 서울에서 개최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유교적 가치가 근저에 흐르고 있는 한국에서 동성애 문제는 단지 종교적인 측면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동성애는 우리 사회의 윤리를 무너뜨리는 것이며, 우리 자녀들의 생명과 가정을 파괴시킵니다. 그들이 나름대로 핑계를 대지만 결국은 동성애는 국민의 건강을 해치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저는 윤리적, 도덕적, 종교적 입장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이러한 문화가 절대로 대한민국에서 합법화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메르스 사태는 전 국민을 지나치게 공포감에 휩싸이게 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 공포에 위안이나 안심을 주지 못한 종교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거 아닌가요.
 
  “금번 메르스 사태 때 종교계가 맡은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예배와 집회가 많은 시즌에 메르스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혹시나 있을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성도들에게 유의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고, 각종 집회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예배 때마다 메르스 감염자와 의료진 그리고 그들 가족을 위하여 기도했고, 앞으로도 기도할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활동이 비록 눈에 드러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메르스 사태가 속히 종식되기를 기도하고 있고, 감당해야 할 일들이 있다면 감당해 나갈 것입니다.”
 
  —메르스 사태 때 주일 예배 참석자 수가 줄어들지는 않았습니까.
 
  “우리 교회의 경우에는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아주 연세 있는 신도들이 예배에 참석 못 하는 일은 있었지만 대부분의 신도는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 하는 사회적 논란이 있습니다. 어떤 스탠스를 취하고 계십니까.
 
  “진정한 복지는 가진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그들이 가진 부를 나누는 데 있습니다. 성경 사도행전 2장을 보면 초대교회 공동체가 그러했습니다. 따라서 없는 사람에게 혜택이 가는 선별적 복지의 길을 가야만 합니다.”
 
 
  제대로 된 여가는 없지만
 
  이 목사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몇 개 던져봤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 때 부르는 찬송가나 마음을 다잡기 위해 찾아 읽는 성경 구절은 어떤 겁니까.
 
  “제가 힘들 때 주로 부르는 찬송은 ‘찬송가 88장’입니다. 2절의 가사가 특히 마음에 와닿습니다. ‘온 세상 나를 버려도 주 예수 안 버린다’는 이 부분이 언제나 내게 감동을 줍니다. 특히 어렵고 힘든 상황 가운데 있을 때 많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제가 힘들 때 마음에 평안이 임하고 힘이 되는 성구는 신약성경 ‘로마서 8장 28절’입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이 말씀은 위대한 사도 바울의 신앙 고백이자 신앙 선언입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불러주신 성도들은 그 모든 삶의 결말이 선하고 아름답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여가 생활이라는 게 있습니까.
 
  “사실 여러 가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일만 하고 살 수는 없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 성경적인 가르침에도 맞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바쁘지만 틈나는 대로 여가를 갖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일이 여가이고 여가가 일인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여가 시간에는 주로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설교를 준비할 때라든지, 기도할 때 그리고 성도님들과 상담할 때 했던 그런 생각과 말을 글로 써서 정리합니다. 그렇게 정리를 하면 마음에 평안이 오고 또 삶의 여유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최근에 나온 신간 서적을 중심으로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아내분께서 불만이 많을 것 같습니다.
 
  “불만이야 있겠죠. 제가 늘 바쁘니까. 하지만 늘 옆에서 지지해 주죠. 아내는 그동안 목회자의 아내라는 점 때문에 여러 면으로 제한된 삶을 살아왔는데 그런 점에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듭니다.”
 
  —그런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씀 자주 합니까.
 
  “우리 한국 사람들이 잘 못 하는 말이잖아요.”
 
  —그래도 가끔은 합니까.
 
  이 목사는 쑥스러운 듯 주저하다가 “가끔은 합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날 인터뷰 시간 중 가장 밝은 표정이었다. 그가 흔들림 없이 세계 최대 교회를 이끌어나가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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