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지법, 몇 사람이 가스라이팅해 거의 해방구화했을지도…”
⊙ “헌재, 행정권-입법권 극한 대립 상황에서 대통령이 삼권분립에 따라 어느 정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탐구했어야”
⊙ “도저히 ‘헌법 재판’이라고 할 수 없는, 민망하고 조악한 재판을 진행해 온 그 천박한 식견에 넋 잃어”
⊙ “정치적인 문제 걸려 있으면 판사가 어느 쪽 사람이냐가 중요한 판결 기준 되고 있지 않나?”
⊙ “미 대법원, 의사당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직무 수행 중 행한 행위(official acts)는 절대적 면책(absolute immune)’ 판결”
⊙ “5% 인원이 (사법부) 상층부의 30~40% 점한다고 하면 그게 법복귀족”
⊙ “윤석열, 反中·反北· 反전체주의 집단 지지 받고 있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申平
1956년생. 서울대 법학과, 同 대학원 졸업, 영남대 법학박사 / 제23회 사법시험 합격, 대구지법 판사, 경북대 법학과 교수, 경북대 법학연구원장, 한국헌법학회장, 한국교육법학회장 역임. 現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
⊙ “헌재, 행정권-입법권 극한 대립 상황에서 대통령이 삼권분립에 따라 어느 정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탐구했어야”
⊙ “도저히 ‘헌법 재판’이라고 할 수 없는, 민망하고 조악한 재판을 진행해 온 그 천박한 식견에 넋 잃어”
⊙ “정치적인 문제 걸려 있으면 판사가 어느 쪽 사람이냐가 중요한 판결 기준 되고 있지 않나?”
⊙ “미 대법원, 의사당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직무 수행 중 행한 행위(official acts)는 절대적 면책(absolute immune)’ 판결”
⊙ “5% 인원이 (사법부) 상층부의 30~40% 점한다고 하면 그게 법복귀족”
⊙ “윤석열, 反中·反北· 反전체주의 집단 지지 받고 있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申平
1956년생. 서울대 법학과, 同 대학원 졸업, 영남대 법학박사 / 제23회 사법시험 합격, 대구지법 판사, 경북대 법학과 교수, 경북대 법학연구원장, 한국헌법학회장, 한국교육법학회장 역임. 現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

- 사진=조준우
지난 1993년 《주간조선》에 ‘법관 조직의 관료화·계급화가 사법부에 큰 해악(害惡)을 끼치고 있다’는 내용의 사법부 개혁을 촉구하는 기고를 냈다가 괘씸죄로 법복을 벗었다. 이후에도 사법부 개혁을 위해 바른 소리를 냈었다.
법복을 벗은 지 30여 년이 지났음에도 그는 법관 재직 시 자신이 저지른 혹은 저질렀을지 모를 오판(誤判)과 같은 일들에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고백한다.
물론 판사 시절 잘한 일도 떠오른다. 영장판사를 하며 쌍방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칠 경우 왜 영장을 발부하는지, 혹은 기각하는지 나름의 설명을 담은 문서를 첨부했다. 또 한국의 초등학교를 졸업한 정도의 사람이 갖는 문해력(文解力)으로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쉬운 판결문을 쓰려 했다는 점도 잊을 수 없다.
12·3 비상계엄과 4·4 대통령 탄핵에 이르는 거대한 광풍이 지나갔다. 신평 변호사의 말을 빌리자면 “혹독한 겨울이 지나니 어느새 봄”이다. 대통령 탄핵 다음 날인 4월 5일 기자는 서울 마포구 《월간조선》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우리의 슬픈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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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1월 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평 변호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DB |
‘싸움꾼 버릇 버릴 수 없어 진보귀족주의/ 지독한 위선과 무능에 대들던 어느 날/ 걸출한 인물을 만나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조그만 정성을 다 바쳤고/ 그가 당선되던 날 나는 생애 처음 아싸에서 인싸가 되었다(하략)’
윤석열 정부 초기, 세상인심은 그가 한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해 준 것’에 기꺼이 만족했다. 집권 내내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칭찬도 격려도 했지만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궁지에 몰리자 가장 앞장서 반박 목소리를 냈다.
― 어제 헌법재판소가 결국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이런 일화가 생각납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 젊은 정치인 링컨이 어느 유세장으로 향하다 마차가 진흙탕에 빠져버렸어요. 마차를 끌어내기 위해 온몸이 엉망이 됐죠. 마음은 얼마나 다급했겠습니까. 그때 링컨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인생을 살아오며 많은 일이 예상과 다르게 되어가는 것을 봐 왔다’고요.
오늘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윤 전 대통령 내외분이 처한 가혹한 상황이 떠올라 기도하는 마음이었어요.”
―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문을 읽어보셨나요.
“결정문 요지를 읽었고 또 방송을 통해 일부 들었지요. 이번 탄핵 판결에서 가장 큰 흠결은 헌법재판소가 헌법 재판을 안 했다는 겁니다.”
그는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이렇게 쏟아냈다.
“무엇보다도 말이죠, 가장 큰 쟁점은 행정권과 입법권이 극한적인 길항(拮抗) 관계에 놓이면서 크게 대립했죠. 행정권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삼권분립에 따라 어느 정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느냐, 이것을 탐구해야 하는데 헌재는 이런 진지한 노력을 전혀 안 했죠. 어떤 면에서 우리의 슬픈 한계입니다.”
“지엽적·세부적 사항에만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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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월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미 의회에 난입하는 모습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지엽적이고 세부적인 사항에만 집착해 중요한 형사소송법, 헌법재판소법의 법 규정마저 내팽개쳤던 겁니다. 도저히 ‘헌법 재판’이라고 할 수 없는, 민망하고 조악한 재판을 진행해 온 그 천박한 식견에 넋을 잃습니다.”
신평 변호사가 인터뷰에 앞서 기자에게 보낸 글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일부 재판관의 이념적 편향성이나 특정 정당과의 유착 현상은 수시로 노골화되었다. 이것이 외부로 드러나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뻔뻔스러움이 너무나 놀랍기만 하다. 헌법재판소의 위상은 차마 얼굴을 들 수 없는 참혹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미국 대선에서 패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 있었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을 향해 “의사당을 점령해 표결 결과를 막아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5명이 사망하고 174명의 경찰관이 부상당했다. 작년 7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 사건을 판결하며 ‘대통령이 직무 수행 중 행한 행위(official acts)는 절대적 면책(absolute immune) 사안’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두고두고 상당히 문제로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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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선고되고 있다. 사진=조선DB |
“이런 정도의 깔짝깔짝 대는, 적어도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파면하는 재판에서 근본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어디까지 미치고, 또 이 권한을 어떻게 초과했으며, 여기에 대해 어떤 법적 평가를 내릴 수 있느냐에 대해 다뤄야 하는데 핵심 뼈대가 완전히 무너져버린 것이죠.”
대신 헌재는 12월 3일 ‘계엄의 밤’ 두 시간 남짓 사이에 일어난 일만을 집중적으로 따져 들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계엄 전후의 사정 전체를 염두에 두고 계엄의 의미를 정의했어야 옳았다.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하듯) ‘경고성 계엄’이라고 볼 수 있는 많은 요소가 그 전후에 깔려 있었다”는 것이었다. 헌재는 그러나 이런 점을 완전히 배척하고 말았다.
― 법리적 판단이 없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헌법적 판단이 있어야 하는데 그 판단이 없었던 겁니다.”
― (헌재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고 보시나요.
“꼭 정치적인 판단이라기보다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실체적·절차적 요건이나 적법성, 또 어떤 사실을 인정할 것이냐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어요. 또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이나 곽종근(전 특전사령관)의 진술이 자꾸 바뀌고 있잖아요? 이게(진술이) 오염됐을 뚜렷한 징표가 나오고 있는데 다 무시해 버렸죠. 그리고 (탄핵) 바탕이 된 형사소송법 312조(에 따라), 검찰 조서는 당사자가 동의해야 증거 능력이 인정되는데 그 조항마저 무시해 버렸죠. 이것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상당히 문제로 남을 겁니다.”
― 헌재는 단심이지 않습니까? 재심을 할 수도 없고….
“앞으로 이 판결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가 많이 나올 겁니다. 이번 탄핵 심판 과정에서 헌재가 너무나 지리멸렬하고, 무책임하고, 불법·탈법한 일들을 많이 했어요.”
― 그럼에도 8 대 0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헌재재판관들, 임명받고 나서부터 헌법 공부”
― 윤 전 대통령이 임명한 헌법재판관들도 탄핵 결정에 동의했는데 이건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물론 헌법재판관들은 국민적 분열을 막기 위해 8 대 0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겠습니다마는 글쎄요… 뭐, 그건 그 사람들의 생각인데 우리가 전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헌법재판관들 하면 헌법을 굉장히 잘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나요?”
―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실제 재판관들은 헌재 임명을 받고 나서부터 비로소 헌법 공부를 한다거나, 그냥 사건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한도에서 헌법을 살펴보는 정도고, 헌법 식견이 너무나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어쨌거나 탄핵 심판 과정에서 헌법 전문가들이나 참고인을 불러 이야기를 들어본다거나 아니면 의견서를 제출하게 한다든지, 그런 것을 반드시 했어야 했는데 이것도 완전히 블랭크였습니다.”
그는 기자에게 건넨 〈헌법 재판을 하지 않은 헌법재판소〉라는 글에서 이런 견해를 드러냈다.
〈헌법재판관이 되어야 비로소 헌법에 관한 관심을 갖는 현행 제도에서 재판관들은 세계로 헌법적 시야를 돌리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한 점이 이번 결정에서 여실히 시현되었다. 그들에게 이와 같은 심오한 분석과 고찰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음 개헌의 시기에 헌법재판소를 존치시킨다고 하더라도, 그 구성원 수의 1/2 내지 1/3은 오랫동안 헌법학을 연구해 온 학자 출신이 재판관으로 들어가게 개정해야 한다고 본다.〉
― 8 대 0 전원일치 판결을 내리며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중 최장의 평의 기록을 세웠는데 왜 그런 겁니까.
헌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122일, 소추의결서 접수로부터 111일, 변론을 종결한 지 38일 만에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추측하기로는 사실 인정 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니까 난항을 겪었던 게 아닐까 추측하는데, 어쩌면 계속 비밀로 남을지 모르죠.”
“그 판사가 어느 쪽 사람이냐”
기자가 아는 신평 변호사는 평생을 ‘세상에 자리 잡은 기성질서의 부조리’와 대척점에 서왔다. 법관직을 박탈당한 뒤 로스쿨에 몸담게 됐지만, ‘로스쿨의 허위와 모순, 불공정에 눈을 떠’ 로스쿨을 감싸던 기득권 세력과 싸움을 벌였다.
그런데 또다시 사법부 내 ‘법복(法服)귀족’과 싸울 태세다. 그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운동권과 시민운동, 노조운동 주역 및 동조자들이 제도권으로 유입돼 점차 기득권자로 변해갔다며 이들을 ‘진보귀족’이라 명명했다.
진보귀족의 하위개념으로 사법부 내 우리법연구회 혹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방법원 판사, 대통령 탄핵에 관여한 헌재 판사들을 ‘법복귀족’이라 불렀다.
그에게 법복귀족이란 ‘사법의 독립’이라는 허구적 명분에 따라 자신들의 장악 범위를 넓혀갔던 이들까지 통칭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김명수 전 대법원장 체제하에서 진보법관들의 숫자가 대량으로 불어났고, 그들이 바로 탄핵 정국에서 막강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어쩌면 법복귀족은 서부지법이라는 한 법원을 거의 ‘해방구’화시켰는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헌재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볼 수 있지요.
염치도 없이 대통령 파면을 서두르며 마음대로 재판의 안건을 농락하고, 소송지휘권을 남용하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지 않습니까. 그들이 가진 어둡고 불길한 실체를 깨달으며,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이번 계엄과 탄핵,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겪으며 사법부 내에 어떤 이념의 실체들이 조금 명징(明徵)해졌다고 할까요? 그렇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건 좀 큰 문제죠. 재판할 때 담당 판사가 조금이라도 정치적인 문제에 걸려 있으면 그 판사가 어느 쪽 사람이냐가 중요한 판결 기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 여야 거국내각 구성 이뤄질 뻔도 “작년 총선 직후, 저쪽(민주당)에서 경제와 보건복지 장관 요구” 신평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렸다. 정치적 훈수를 곧잘 건네기도 했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사이라 추론할 수 있다. 그는 거국(擧國)내각이 구성될 뻔한 사연을 처음 공개했다. “작년 22대 총선이 끝나고 이런 일이 있었어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분신 같은 사람이 저한테 거국내각 구성의 뜻을 용산 대통령실에 전해달라고…. 처음 하는 말입니다만, 당시 대통령실에서도 긍정적으로 반응했어요. 저쪽(민주당)에서 경제 파트와 보건복지 등 2개 장관을 요구했지요. 용산 반응도 ‘좋다. 그 이상 줄 수도 있다’였죠. 저는 이후 잘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실제로 영수회담이 성사됐었죠. 그런데 나를 배제시켜 버리고 함성득 교수와 민주당 쪽에선 임혁백 교수가 나와 만났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었어요. 저는 이 전 대표의 직접적인 뜻을 전한 이를 통해 접근했는데 난데없이 함 교수를 내세워가지고…. 그때 대화가 잘 성사됐더라면 거국내각이 구성되고, 지금처럼 극단적인 탄핵도 없었겠죠.” |
“5%가 상층부의 30~40% 점한다면…”

― 판사들의 이념 성향이 판결 기준이 된다니….
“재판 중에 제일 최악의 재판은 무엇이냐? 재판하기 전에 그 재판의 결과를 알 수 있는 재판이 최악의 재판입니다.”
― 드라마도 마찬가지입니다. 결론이 뻔하면….
“그런데 지금은 이런 시대가 도래해 버렸다는 게 너무나 무서운 현실이죠.”
― 이럼에도 판사들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법관의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까? 이걸 믿을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 어쩌면 좋겠습니까.
“우선 조희대 대법원장이 우리법연구회를 해체하라고 지시를 했어야죠. 대법원장이 돼가지고 그냥 멀뚱멀뚱… 아니, 당연히 대법원장이 법조 선배로서, 또 법원 장래를 위해 (해체를) 실행했어야죠.”
―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가 죄다 법복귀족인 건가요?
“여하튼 간에 (사법부 내에서) 한 5%인 그들이, 지금 보십시오, 헌재를 거의 이끌어가죠. 대법원에도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해 상당히 포진해 있습니다.”
― 이게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에 다 인사를 했던….
“그렇죠. 하여튼 (그때) 인사를 그렇게 해가지고 이렇게 쭉 진행돼 왔는데, 5% 인원이 이제 (사법부) 상층부의 30~40%를 점한다고 하면 이게 하나의 법복귀족이라 볼 수 있잖습니까.”
“정계선 재판관, 서울서부지법원장 출신”
― 왜 하필 서울서부지법이 유독 문제일까요.
“추측하기에는, 이건 틀림없이, 나도 판사를 한 사람으로서 좀 알지요. 몇 사람의 개성이 아주 뚜렷한 사람이, 또 이념적으로 편향된 사람이 전체 법관들을, 어떤 면에서는 심리적 컨트롤을 (하거나), 가스라이팅을 해가지고 지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추측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헌법재판관) 정계선이하고 마은혁이가 그 역할을 했겠구나… 그래서 전반적으로 (서부지법을) 확 이끌어가 하나의 해방구가 돼버린 거죠.”
정계선 헌법재판관은 서울서부지법원장 출신이다. 마은혁 헌법재판관도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순형 부장판사, 헌정 사상 최초로 영장실질심사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까지 모두 서부지법 소속이다.
“이들이 법원 전체의 좌편향된 강한 이념적 분위기를 만들어 다른 판사들을 심리적으로 컨트롤하고 있는 게 아닌가 추측할 수 있어요.”
― 과거에도 법원 전체가 이렇게 집단적으로 의심을 받은 적이 있었나요.
“70년이 훌쩍 넘는 한국 사법사(司法史)에 법원 전체가 거의 좌측으로 경도(傾倒)된 예는 지금의 서부지법 외에는 달리 없었을 겁니다.”
현재 서울서부지법은 신평 변호사를 고발한 상태다. 그가 대통령을 구속하는 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를 비판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쓰면서 ‘차 판사가 탄핵집회에 자주 참석했다’는 내용을 언급했었다. 하지만 즉시 글 일부를 수정하고 사과를 했다고 한다.
“거기서 행해진 일들을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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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의 구속 소식에 반발해 서울서부지법에 집단 난입한 사태가 벌어진 다음 날인 1월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관계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
“엄청난 숫자지요. 탄핵 정국에서 언론의 지형이 왜곡됐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당일인 지난 1월 19일 새벽, 화가 난 군중이 서부지법에 쳐들어가 집기나 기물을 부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젊고 전도유망한 젊은 청년 90여 명’을 모조리 구속, 재판에 넘긴 것을 두고 그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 관할 이송 신청을 했는데 다 기각해 버리고, 조금이라도 (혐의가) 걸리면 전부 구속시켜가지고, 90 몇 명인가 구속시키고, 우리 사법부 사상 이렇게 많은 젊은이를 한꺼번에 구속시킨 예가 있습니까? 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폭력적인 투쟁을 하던 시절에도 이렇게 많은 젊은이를 한꺼번에 구속시킨 이런 예는 없습니다.”
― 서부지법처럼 법원을 상대로 그렇게 한 사례도 없었죠.
“그러나 어떤 공공 기물을 파손한 점에서는 비슷한 것이고, 그 정도의 면에서 보면 특별하게, 어떤 발암 물질을 이용한다거나 뭐 그런 것도 없었죠.”
― ‘한 법원 전체가 좌편향이 뻔뻔스러운 판사들로 득시글거린다’는 표현은 너무 단정적이지 않나요?
“참 심각한 거죠. 심각한 거죠. 거기서 행해진 일들을 보십시오. 서부지법 명의로 저를 고발한 것도… 거대한 해일이 밀어닥치듯이 막 그렇게 하는 거예요. 대단하죠.”
이념의 포로가 된 서부지방법원
신평 변호사는 기자에게 건넨 〈이념의 포로가 된 서부지방법원〉이란 글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서부지방법원의 판사들은 (중략) 구속영장을 거의 예외 없이 무차별적으로 발부하고, 또 이송 신청을 거절하고 엄벌에 처하려고 한다. 이런 식의 조치는 법원칙에도 어긋나고,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기초한 법의 적용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이념의 색깔이 짙게 칠해진 서부지방법원은, 어쩌면 이념의 포로가 되어 한국의 헌법이 지향하는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양쪽 당사자를 벗어난 중립적인 위치에 서서 국민의 인권보장을 기하며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법원의 숭고한 역할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듯했다.〉
― 최근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재판에서 2심 판결이 1심과 완전히 다르게 나와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판결이 달라질 수 있을까 하며 사법부 불신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건 큰 문제죠. 뭔가 그 처방이 나와야 됩니다.”
― 대법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수습책을 내놔야 되겠지요?
“내놔야죠.”
― 조기(早期) 대선으로 사법부 내에 특정 이념을 가진 이들이 목소리를 키우진 않을까요?
“그렇죠. 무섭죠. 부패한 절대 권력은 정말 무서운 겁니다.”
사법 개혁과 재판 지연
― 그렇다면 좀 포괄적인 질문입니다만, 사법 개혁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고, 법원은 어떻게 변화해야 합니까.
“우리는 ‘사법의 독립’이 마치 지고(至高)의 가치를 지니는 양 오해합니다. 강력한 사법권의 독립을 실현시키기 위한 수단은 오히려 반부패나 어떤 책임성 실현의 수단에서 멀어지게 할 위험성이 크죠. 또 이렇게 해서 법관들이 부패한다면 재판 지연의 가능성도 증대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시종 ‘사법의 독립’을 주장하며 사법 정책을 추진한 결과가 이를 보여주지 않습니까.”
― 김 전 대법원장하에서 재판 지연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판 지연과 함께 특정 진영에 기대서 판사들이 줄을 서는 것도 어떤 핵심적인 부패 현상이죠. 이 모든 것을 초래한 이는 결국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고 이러한 체제하에서 더 심해진 거죠. 많이 아쉽죠.
공정한 재판을 해야 하는데, 뭐랄까,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재판도 하기 전에 재판 결과를 알 수 있는… 정치적 색깔이 조금만 들어가도 그렇게 돼버리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습니까? 가장 불공정한 재판이죠.”
― 그래도 12·3 비상계엄 당시 김명수 전 대법원장과 권순일 전 대법관을 체포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글쎄요.”
― 탄핵 결정문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 그 결정문은 과연 증거를 어디서 가져다 썼느냐….”
― ‘수사기관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고 했어요.
“그래, 그것은 형사소송법 312조에 의거해 증거로 쓰면 안 되는 것인데 증거로 썼거든요. 앞으로 (역사적) 평가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얼마나 많습니까. 어떤 다중의 협업에 의한, 진실 추구 노력이 앞으로 상당히 작용할 것으로 봅니다마는, 내내 밝혀지지 않은 채로 미궁의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리는 일도 많겠죠.”
“윤 전 대통령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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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평 변호사는 36년 전 한국 사법부의 1호 일본 파견법관으로 선정되어 최고재판소 근무 외에 히토쓰바시(一橋)대학의 객원연구원으로 있었다. 지난 2월 30일 히토쓰바시대를 다시 찾기 위해 주오(中央)선 전철을 탔다. 사진=신평 |
“이번 탄핵 과정을 거치며 윤 전 대통령은 아주 협소한 정치적인 기반을 갖는 지위에서 벗어나 확고한 정치 지도자로 부상했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따르던 ‘박사모’는 대통령 탄핵 이후 흐지부지됐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번에는 다릅니다.”
― 어떻게 다른가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것이지만 윤 전 대통령은 반중(反中), 반북(反北), 반(反)전체주의를 표방하고 있어 하나의 이념화된 큰 집단이 형성돼 있는 것이지요. 이 집단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은 결코 이대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번 조기 대선에서도 윤 전 대통령이 찍는 사람이 아니면 (후보가) 되지 못할 겁니다.”
―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자기를 사지(死地)에서 구해준 그 강력한 지지층, 그 성원을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죠. 그 사람들과 같이 마음을 합해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가야겠다는 생각이 분출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정치는 하나의 현실입니다. 저는 반드시 그렇게 할 것으로 봅니다. 김 기자는 누가 후보로 선출될 것 같나요?”
― 잘 모르겠지만 지금 후보로서는 다 약한 것 아닌가요.
“약하죠.”
―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통한 범(汎)여권 단일화는 어떻게 보세요?
“한덕수 대행 카드는 좋죠. 그 양반이 난세를 이끌만한 소신과 배포가 있을까요?”
― 그분에게 권력 의지가 있을까요?
“그렇죠. 평생을 관료로 살아온 분인데. 어쨌든 국민의힘이 당 안팎에서 후보 단일화 과정으로 한덕수 대행을 뽑을 수가 있겠고, 정계 개편이 되어서 좀 더 선명한 색깔을 가진 보수 우파 정당이 생겨난 뒤 거기서 (한 대행을) 밀 수도 있고 그렇겠죠.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이준석 의원이 설 땅은 없을 것 같아요.”
― 범여권 차원에서 논의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이준석 의원이 범여권입니까? 기본적으로 탄핵에 찬성했던 쪽의 세력은 아마….”
― 외연(外延) 확장은 어렵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보수의 희망은 2030 세대”
― 현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로는 대선을 치르기에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두 분(권영세, 권성동) 지도력이 너무 약하죠. 또 도덕적 기반도 두 분이 그리 튼튼하지 못하고, 이런 상태에서 대선을 치를 수가 있겠습니까. 지도부를 교체하거나 비대위원장을 새로 모셔야 되겠죠.”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보수 진영은 어떤 후보를 택할까. 윤 전 대통령은 보수 후보 선출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보낼까. 이럴 경우 파괴력이 있을까. 무엇보다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자가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낼 수 있을까.
아무리 둘러봐도 국민의힘 내부는 탄핵 찬반 세력만이 존재할 뿐 보수를 어떻게 혁신하겠다는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신평 변호사의 말이다.
“보수의 희망은 2030 세대에게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국민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희망을 심어줘야 합니다. 이번 탄핵 과정에서 2030 세대들의 보수 지지 열기는 좀 확인된 것 같습니다.
5%의 법칙이란 말이 있어요. 그 사람들이 똘똘 뭉치면 사회 변혁을 이끌 수 있습니다. 친중은 안 된다, 전체주의는 안 된다, 자유주의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