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채무액 5억원 이하의 채무자가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이자 및 연체이자는 감면, 원금도 금융회사에서 손실처리한 채권에 대해 최대 50%까지 감면. 이렇게 조정된 채무금액을 채무자 사정에 따라 최장 8년까지 이자 없이 매월 분할 상환
홍성표
⊙ 1953년 충남 청양 출생.
⊙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졸업. 대전대 대학원 법학박사.
⊙ 서울보증보험 전무. SG신용정보 대표이사 역임.
홍성표
⊙ 1953년 충남 청양 출생.
⊙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졸업. 대전대 대학원 법학박사.
⊙ 서울보증보험 전무. SG신용정보 대표이사 역임.

- 신용회복위원회 명동상담소에서 연체자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그도 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에 나섰다. 초기에 수익을 올렸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손해를 보기 시작했다. 원금이 바닥나자 그는 다시 일확천금의 꿈을 통해 원금을 되찾겠다는 오기로 은행 대출을 받았다.
그렇게 3년. 그에게는 은행 대출금 및 3개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총 5000만원의 빚이 남았다.
불행은 끝나지 않았다. 빚을 갚기 위해 생판 모르는 분야인 자판기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또다시 빚만 떠안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이번에는 대출 보증 문제가 발생했다. 사업을 하는 친형의 대출 보증을 서주었는데, 형의 사업이 부도가 난 것이다. 그의 빚은 1억원에 육박해 가고 있었다.
아내와 맞벌이를 하며 힘겹게 빚을 갚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홀어머니의 치매가 심해져 보증금 500만원에 월 80만원 하는 요양원에 보내야 했다. 동시에 장모님이 직장암에 걸렸다. 수술비도 그의 몫이었다.
결국 그가 손을 벌린 곳은 사채시장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채를 갚기 위해 사채를 빌려 쓰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그는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됐다.
빚 독촉에 시달리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휴대폰이 고장 나도 새로 구입할 수가 없고 카드도 만들 수 없었다. 절박한 상황에서 그가 문을 두드린 곳은 신용회복위원회다. 그는 신용회복위원회를 만난 후의 소감을 신용회복위원회가 공모한 수기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이미 파산위기였던 저에게, 하루에도 몇 차례 채권추심 전화를 받던 저에게 신용회복위원회가 눈에 들어왔고, 여러 번 상담을 하다 드디어 신용회복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채를 제외하곤 여러 기관의 빚이 하나로 되어 저렴한 이자와(이젠 이자도 감면되었지만요) 매월 72만원의 원금을 지불하면 되었으니까요.
거의 열 군데가 되는 채권기관에서 빚 독촉과 전화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둠의 터널에 있었던 나의 빚, 인생을 포함한 재정 상담을 해준 신용회복위원회가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채무불이행자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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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표 |
신용회복위원회는 이런 금융 소외자들을 돕기 위해 탄생한 기구다. 2002년 10월 출범한 후 최근까지 A씨와 유사한 처지에 있는 300만명 이상의 금융 소외자를 상담했고, 이 가운데 82만명의 신용회복을 도왔다. 신용회복위원회 洪星杓(홍성표) 위원장을 만나 현안을 들어봤다.
―요즘 신용회복위원회의 문을 두드리는 서민들의 숫자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상담은 전년 대비 60% 늘었고, 상담 신청 접수도 40%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금융채무 불이행자 수가 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채무 불이행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금융 소외자가 늘어나는 게 아니고 줄고 있나요?
“정부에서 각종 서민생활 대책을 내놓으니까 줄어들고 있는 거죠. 인생을 포기하다시피 했던 채무불이행자들이 신용회복위원회 등을 알고 그 제도를 활용해서 신용불량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신용회복위원회는 경제위기에 대한 체감도가 가장 높을 것 같습니다.
“우리를 찾는 분들은 생활의 마지노선에 있는 저소득층 분들입니다. 그분들은 실직이라든가, 건강상의 문제로 긴급자금이 필요해도 방법이 없는 분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는 결정적인 타격을 받게 되죠.”
―신용회복위원회는 어떤 구제 대책을 갖고 있습니까.
“채무상담과 채무조정, 소액금융 대출 지원, 취업안내, 신용관리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채무조정 업무는 2002년 10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개인 워크아웃 제도와 지난 4월 13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프리 워크아웃 제도가 있어요.”
홍 위원장의 설명에 의하면 개인 워크아웃 제도는 금융회사에 빚을 갚지 못해 연체기간이 90일 이상 된 사람들, 프리 워크아웃 제도는 연체기간이 30일 초과 90일 미만인 단기 채무자를 대상으로 채무를 조정해 주는 제도라고 한다.
개인 워크아웃 제도로 희망 되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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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관리교육을 받고 있는 개인 워크아웃 확정자들. |
―구체적으로 채무를 어떻게 조정해 줍니까.
“기존에 발생한 이자 및 연체이자는 모두 감면하고, 원금도 금융회사에서 상환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손실처리한 채권에 대해서는 최대 50%까지 감면해 줍니다. 이렇게 조정된 채무금액을 채무자의 사정에 따라 최장 8년까지 이자 없이 매월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다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총채무액이 5억원 이하의 경우만 가능합니다.”
홍 위원장은 최근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해 회생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분은 건축 관련 회사에 근무하다 사업장 경영악화로 실직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고 있지만 그 소득으로 가계생활과 금융회사의 채무를 상환하기 어려워 연체를 하게 되자 프리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총채무액은 8개 기관에 5600만원이었는데 현 소득으로는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로 확인됐습니다. 그래서 재취업을 할 때까지 일정기간 채무상환을 유예하는 변제기 유예를 통해 원금상환을 6개월 유예하도록 채무조정을 했어요.”
―서민들이 주요 대상이기 때문에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소액대출 제도에도 관심이 많다고 하더군요.
“신용회복지원 확정을 받았더라도 아직 채무를 완제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긴급자금을 대출받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 처한 분들을 위해 마련한 제도가 저희 위원회의 소액대출 제도입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을 받아 채무상환 중 갑자기 사고나 질병 같은 위험이 닥쳤을 때 사채를 쓰거나 중도에 채무상환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2006년 11월부터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드리고 있어요.”
―무담보 소액대출은 신용회복지원 확정을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습니까.
“신용회복지원을 받은 후 12개월 이상 변제계획을 이행하고 있거나, 이행을 완료한 분에게 자격이 주어집니다. 병원비, 결혼자금, 임차보증금 등 생활안정자금이나 본인 및 자녀 대학 학자금, 영세업자의 운영자금은 최대 500만원까지이고 영세업자의 시설개선자금은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겁니까.
“학자금의 경우는 2%, 기타 대출금은 연 4%로 5년 이내 상환조건으로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만2000여 명에게 350억원 정도를 대출했습니다.”
주로 생계형 채무자들이 찾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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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회복위원회 직원의 상담 장면. |
“주로 생계형 채무자들입니다. 자영업하시는 분들은 사업부진을 이유로, 개인 채무자의 경우는 실직, 임금체불, 소득감소 등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현재의 소득수준으로는 채무상환을 일시에 할 수가 없어서 채무를 분할해 상환하기를 원합니다.”
―상담하는 분들 중에는 소득이 어느 정도인 분들이 제일 많습니까.
“10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가 제일 많고 100만원 이하도 많아요. 연령대는 30대와 40대가 70%를 차지합니다. 가정에서 주 생계를 담당하시는 분들이 그분들이니까요. 경제활동을 활발히 해야 될 그런 분들이 신용 문제에 얽매여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 국가적으로도 손실이죠. 그분들이 빨리 신용을 회복해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고 봅니다.”
―한 자료를 보니까 부채규모별로는 2000만원 이내가 42.7%로 가장 많은 것으로 돼 있던데요.
“우리 위원회를 통해 금융권과 채무불이행자가 부채 조정을 받은 이후의 평균 부채규모가 2200만원 정도 됩니다. 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3000만원 정도 되는데, 보통 금융권과의 채무조정을 통해 30~40%가 감액됩니다.”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분들은 없습니까.
“악용한다는 것은 채무를 탕감받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채무를 불이행하는 건데요. 채무를 불이행했을 때 오는 피해는 금융거래가 안되고 카드도 못 만들고 취업도 안되잖아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경우는 없어요. 하지만 아무리 범죄 없는 사회를 구현하려고 해도 범죄는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주택 등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채무불이행자들도 신용회복 제도에 신청 자격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부동산이 있지만 지금 도저히 유지하기 곤란한 상황이 돼서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는 조정을 거치지 않으면 집이 없어지고 일터가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도 조정을 통해 회생이 가능하다 싶으면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를 감면받더라도 금융기관에 연체 등 신용도와 관련된 흔적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아요. 개인 워크아웃 신청 후 2개월 정도 지나 채무조정이 확정되면 그동안 신용거래정보로 등록돼 있던 금융회사의 모든 연체정보는 즉시 해제됩니다. 또 채무변제 계획에 따라 2년 이상 성실히 채무를 상환하면 전국은행연합회 신용정보공동전산망에 등재된 ‘신용회복지원 중’이란 정보도 즉시 삭제됩니다.”
―연체로 인해 떨어진 신용등급은 어떻게 회복할 수 있습니까.
“본인이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주 거래은행을 정해 급여나 공과금을 이체하는 등 거래실적을 높이고 지속적인 금융거래를 통해 신용관리를 성실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부업체들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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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회복위원회 콜센터. 하루 평균 1200건의 상담, 문의전화가 온다고 한다. |
“그런 사례도 종종 있습니다. 채무조정을 했는데 재산은닉 등 채무자의 모럴해저드 문제가 있다든가, 조정해 주지 않아도 충분히 회생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금융기관이 판단하면 동의를 하지 않습니다.”
―신용회복지원(개인 워크아웃 제도)은 금융회사 간 자율적인 신용회복지원 협약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몇 개의 금융사가 가입돼 있습니까.
“은행, 카드, 캐피탈, 신협, 새마을금고, 단위농협, 단위수협, 축협 등 3600여 개 금융사가 가입돼 있습니다. 그동안 신용회복지원 제도의 채무조정 대상에 대부업체 채무가 제외돼 제도의 실효성이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대부업체도 협약에 가입시키기 위해 금감원과 함께 노력을 해서 7월 13일부터 대부업권 상위 6개 업체 중 4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제도의 실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대부업체들은 왜 협약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겁니까.
“이자가 49%가 상한선이지만 실상을 보면 그 이상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일부 대부업체들은 신용회복 지원 제도가 아니더라도 자기들은 채무자들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쉽게 응하지 않는 거죠. 하지만 대부업체도 제도권에 들어와야 자신들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협약 참여업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작년 4월 위원장으로 취임하셨는데, 바깥에서 보던 신용회복위원회와 안에서 본 신용회복위원회는 어떻게 다릅니까.
“제가 서울보증보험에 있었기 때문에 채권자 입장에서 신용회복위원회를 볼 때는 그 역할을 제대로 못 봤어요. 그런데 막상 취임하고 보니까 이건 우리 서민 가정의 ‘경제 119’란 생각이 듭니다. 이 제도가 없다면 채무불이행자들은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려 인생을 포기할 수밖에 없잖아요.”
신용회복위원회 직원들이 건강해야 하는 이유
―조직의 首長(수장)으로서 신용회복 제도를 직접 운영하면서 느낀 법적 미비점은 없습니까.
“비영리기구이기 때문에 예산을 금융회사에 의존하다 보니 초등학생 신용교육 등 신용관리 교육사업 및 취업지원 등 공익사업 확대에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이것을 법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법률로 신용회복위원회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명문화해서 금융회사의 협약 가입 의무화 등 예산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현재 국회에 ‘신용회복지원에 관한 법률’이 발의돼 있는 상태입니다.”
―신용회복위원회 내에는 신용회복지원 대상자가 없습니까.
“최근에 선발한 신입사원 15명 중에 두 명이 대상입니다. 직원모집 공고를 낼 때 일부를 신용회복 지원자 대상에서 뽑겠다고 명시를 했어요.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우리 직원으로 있으면 더 열심히 일하지 않겠습니까. 어려움에 처한 분들의 심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말이죠.”
―신용회복위원회가 출발할 때 어느 나라 제도를 벤치마킹했습니까.
“출범 당시 우리나라는 IMF와 카드대란을 겪으면서 신용불량자가 400만에 가까웠습니다. 사회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그 당시 주로 미국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했어요. 미국은 이미 파산이나 신용불량 문제 처리에 50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희 위원회도 작년에 미국의 대표적 신용상담기구인 NFCC와 MOU를 체결했는데 그곳의 역사가 50년이더군요.”
―우리의 신용회복 제도를 벤치마킹하는 나라는 없습니까.
“호주에서 2006년에 왔었고,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산하 채무조정기구에서도 우리 위원회 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내방한 적이 있었습니다. 해외에서도 우리 위원회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연구사례로 주목받고 있어요. 우리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위원회 기능 중 채무조정뿐만 아니라 교육, 취업, 소액대출까지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직원들에게 백두대간을 등반하게 하고, 오는 11월에는 마라톤 대회를 연다고 들었습니다. 직원들 건강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 직원들이 건강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분들이 상담을 위해 찾아왔을 때, 그분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보여주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상담을 하는 직원들이 피곤해 보이면 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우리 직원들은 건강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늘 강조를 합니다. 마라톤 대회는 기부까지 겸하는 행사입니다. 그래서 대회 명칭을 ‘신용회복 기부 달리기 대회’로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기부금은 신용회복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해 사용할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