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은 한국사회에서 단순한 교육복지의 개념을 넘어서고 있다. 무상급식의 뒤에서 이익을 챙기고, 학교는 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으며, 이들을 비호하는 세력이 거대한 連帶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 ‘공짜’란 생각 때문인지 학생들은 쉽게 음식물 버리는 데 익숙
⊙ 親환경 농산물 권장 사용비율 60~70%에서 50%로 낮춰
⊙ 무상급식, 지방선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정치적 외연 지녀
⊙ ‘공짜’란 생각 때문인지 학생들은 쉽게 음식물 버리는 데 익숙
⊙ 親환경 농산물 권장 사용비율 60~70%에서 50%로 낮춰
⊙ 무상급식, 지방선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정치적 외연 지녀

- 2012년 3월 5일 서울 S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부터 중3 학생들까지 무상급식이 확대된다.
지난 2010년 야당과 진보세력의 지방선거 공약이었던 무상급식은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유권자의 표심(票心)을 쓸어담는 부대자루였다. 무상급식 시행 3년을 거치며 아이들은 얼마나 급식에 만족해할까.
무상급식의 교육공식은 간단하다. 학교가 영양 많은 음식을 무상으로 제공하면 학생의 출석률이 오르고 성적도 오를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또 학부모들이 도시락 싸는 가사(家事)노동에서 해방되고 경제적 부담까지 덜 수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반값등록금과 함께 복지논쟁의 첫 리트머스가 됐던 무상급식이 어떤 교육적 효과를 가져왔을까.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한 객관적 분석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어째서 그럴까.
음식물 쓰레기는 줄지 않고 있고, 교사들은 “급식거부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무상급식 이후의 현상인지는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무상급식 예산을 무리하게 짜면서 학교시설이나 환경개선, 기자재를 구매 못해 학생에게는 학습권 침해의 부메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무상급식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던 세력들의 정치적 외연이 과거보다 더욱 넓어졌다. 학교급식에 관여하며 이권에 개입한 정황도 포착되고, 조리종사원을 포함한 학교 비정규직의 세력화로 전국 각지에서 학교급식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거대한 전국조직을 이루며 오는 6월 지방선거의 분위기를 좌우할지 모른다.
무상급식은 한국사회에서 단순한 교육복지의 개념을 넘어서고 있다. 무상급식 뒤에서 이익을 챙기고, 학교는 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으며, 이들을 비호하는 세력이 거대한 연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학생들, 너무 쉽게 음식물을 버린다
![]() |
| 2013년 10월 3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 국민연대’와 ‘친환경 무상급식과 안전한 먹거리 서울연대’ 주최로 방사능 안전과 안전한 먹거리 권리를 위한 서명 캠페인이 열렸다. |
섭취하는 음식과 버리는 음식이 얼마인지 안다면 급식량을 조절할 수 있지만, 당장 급식량을 줄이면 산지농가나 영농·유통업자들에게 출하량 감소라는 직접적인 피해가 될 수 있어 섣불리 꺼낼 수도 없다. 취재 중 만난 서울지역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의 솔직한 고백이다.
“사실, 적정량 배식을 위해 한 끼 분량과 학급별 소요량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아요. ‘잔반 안 남기기’ 교육도 중요하지만, 업무가 산적한 교사에게 그런 부담을 지우기가 쉬운 일이 아니에요. 대책은 있지만, 무대책에 가깝죠.”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무상급식이 시행된 2011년 초등학교의 연간 잔반 발생량은 7664t이다. 중학교는 6259t, 고등학교는 1만2315t, 특수학교는 164t이다. 한 끼 식사할 때마다 1인당 초등학생은 70.2g, 중학생은 117.2g, 고등학생은 134.7g, 특수학교 학생은 74.6g의 음식물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평균 97.4g. 처리비용은 연간 32억5889만원(초등 11억5057만원, 중등 7억6600만원, 고등 12억1048만원)이 든다.
그러나 2012년이나 2013년에는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이 기자에게 전한 비공식 자료를 보면 2012년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음식물 처리비용은 12억503만8000원, 중학교는 9억8120만9000원이었다.
2011년과 2012년을 단순 비교할 때, 음식물을 더 많이 버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서울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재학생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초등 53만5948명→50만2000명, 중등 33만219명→31만5241명).
급식에서 일어나는 음식물 손실과 낭비에 대해 정확한 통계가 없고 잔반관리 역시 학교마다 부침이 심하다. 서울 B 초등학교 한 영양교사의 말이다.
“먹기 싫은 반찬이 나오면 식판째 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그리고 아이들은 학교 매점으로 달려갑니다. 매점이 몇 년 사이 부쩍 잘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요. 무상급식 전에는 급식을 재촉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으나 지금은 교내방송을 통해 빨리 급식을 먹으라고 재촉하고 있어요. 학생들은 급식 메뉴를 개선하면 잔반량이 줄 것이라고 말하지만, 버리는 행위를 나무라기란 쉽지 않아요.”
| 학교급식의 잔반량 지난 2011년 7월 충남지역 3개 중학교 남녀 1~3학년 학생 225명에 대한 5점 척도조사(점수가 낮을수록 잔반량이 많다)에서 학교급식 잔반량이 가장 많은 음식은 채소류로 2.84점이었다. 국·찌개류(3.06), 김치류(3.52), 생선류(3.69), 밥(4.43), 고기류(4.48) 순이었다. ‘싫은 음식이 나와도 음식물을 남기지 않도록 노력하느냐’는 질문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2.8%였다. 또 ‘잔반 줄이기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5.3%가 ‘없다’, 44.7%는 ‘있다’고 답했다. 남녀 학생 모두 잔반 줄이기에 대한 교육경험이 없다는 의견이 더 높았다. (배재은, <충남 일부 지역 중학생의 학교급식 잔반 감량에 대한 인식 및 태도조사> 참조) |
“공짜의 한계를 무상급식이 보여줘”
‘공짜 밥’이란 생각 때문인지, 일부 학생들이 잔반으로 식판을 어지럽히거나 심지어 수저를 훼손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작년 초 서울지역 A 중학교의 경우 조리원들이 구부려 놓은 수저를 펴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화가 난 교감 선생이 교내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일어나면 수저를 집에서 가져오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무상급식 이전에는 볼 수 없는 현상이었다. 기자와 만난 이 학교 교사의 말이다.
“어떤 복지관에서 수강료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출석률이 너무 낮았다고 합니다. 빠지는 횟수가 잦아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웠다고 해요. 그래서 다음 회차부터 1만원을 수강료로 받았더니 출석률이 급상승했다고 합니다.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본전 심리가 작용한 것이죠. 공짜의 한계를 무상급식이 보여주고 있어요.”
이 교사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사람은 호의를 받으면 어떤 식으로든지 호의를 되갚으려 합니다. 그런데 호의의 주체가 불분명하면 고마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과거엔 아무리 도시락 반찬이 형편없어도 어머니가 싸 준 도시락을 다 먹었어요. 지금은 급식 메뉴를 보고, 맛있는 메뉴가 나올 때만 먹어요. 학교급식의 절반은 국가가 내고, 절반은 학부모가 낸다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급식률이 올라갈 겁니다.”
학교급식이 위탁에서 직영으로 바뀐 것도 잔반 증가에 일조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위탁급식의 경우 식자재의 질이나 맛이 떨어지면 학교 측에서 위탁업체에 개선을 요구하고 업체를 바꿀 수도 있었다. 기자와 만난 서울 C고교 재단이사장의 말이다.
“직영이 되면서 급식의 모든 책임을 교장이나 영양교사가 지게 됩니다. 학생들이 급식을 먹지 않아 잔반량이 많아져도 책임추궁이 어려워요. 그래서 요즘 영양교사들은 직영전환 후 일하기 편해졌다는 얘기도 들려요.”

무늬만 親환경?
서울 공립초등학생에게 쓰이는 1인당 급식단가는 2880원. 여기서 관리·인건비(300원)를 빼면 순수한 식재료비는 2580원이다.(식재료비에 우유 값이 포함돼 있다.) 반면 중학생의 무상급식 단가는 3840원. 식재료비는 초등학생과 별 차이가 없는 2740원이고, 관리·인건비가 1100원이나 된다. 초등생과 중학생의 식재료비 차이가 크지 않다.
질은 어떨까. 지난해부터 친환경 식품가격이 20% 이상 올라가 식단 짜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한다. 친환경 농산물 가격이 비싼 데다 육류가 빠지면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급증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고육책으로 친환경 농산물 권장 사용비율을 올 3월부터 초등학교는 70%에서 50%, 중학교는 60%에서 50%로 낮추기로 방침을 세웠다. 시교육청 체육건강청소년과 관계자는 “지나친 친환경 농산물 권장 사용비율로 계절별 친환경 농산물 수급이 어렵고 정해진 단가 범위 내 예산으로 다양한 식단구성이 어려워 완화했다”고 말했다.
친환경 농산물이란 합성 농약, 화학비료 및 항생·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농산물을 말하는데, ‘친환경’의 기준이 모호하다.
올 3월부터 급식에서 친환경 농산물 사용이 줄게 되자, 농민단체들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작년 11월 22일 전국 친환경농민연합회는 서울시교육청을 찾아가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친환경 식재료 비율을 50%로 낮춰 식단을 짠다는 것은 결국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입 저질 식재료에 화학첨가물이 범벅된 인스턴트 가공식품 비율을 높이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친환경 식재료 권장 사용비율 완화는 급식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학교에서 대부분 요청한 것입니다. 친환경 식재료 사용비율을 완화한다고 기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용하던 친환경 식재료를 과도하게 줄이지는 않을 겁니다.”
2010년 무상급식 논란 당시 좌파와 진보진영에서는 무상급식을 넘어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었다. 친환경이라는 말에 중산층의 표심(票心)이 움직였다. 그러나 무상급식 시행 3년을 넘어서면서 이 말도 공수표가 되고 있다. 빠듯한 예산에 조금이라도 싼 대체식품을 구하다가, 전체 급식량까지 줄여야 할 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2013년 10월 현재 서울시내 초등학교의 92%(중학교 36.2%, 고교 19.8%) 가까이가 서울시 산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내의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식재료를 구입한다. 그런데 ‘친환경’이란 명칭에 어울리지 않게 거래 농산물의 68.3%만 친환경 농산물이다(2012년도 기준). 나머지 31%는 일반 농산물이다.
서울시의회 최명복(崔命福) 교육의원은 “‘친환경 무상급식’은 실제로는 저농약일 뿐 순수한 의미의 친환경 농산물이 아니다”며 “‘친환경’이란 말을 무상급식에 붙여 무상급식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식으로 시민을 기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 친환경 농산물 얼마나 사용할까 2012년 7월 대구·경북지역 초·중·고교에 근무하는 영양교사 35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조사대상 전체의 94.8%가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학교급식에서 차지하는 친환경 농산물 구입비율은 높지 않다. ‘전체 농산물 식품비의 10% 이하’가 183명(62.9%)으로 가장 많았다. ‘식품비의 10~20%’ 96명(33.0%), ‘식품비의 21~30%’ 7명(2.4%), ‘식품비의 31~40%’ 5명(1.7%) 순이었다. (박근홍, <대구·경북지역 학교 영양사의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인식 및 사용실태> 참조) 많은 학교에서 친환경 농수산물을 식재료로 이용하고는 있다지만, 서울을 제외하면 그 비율이 낮은 편이다. 또 반드시 친환경이 좋다는 근거도 없다. 가격이 비싼 데다, 식재료가 진짜 유기농인지, 무농약 혹은 저농약인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기자와 만난 양호교사는 “친환경 농산물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일반 농산물을 깨끗하게 씻고 소독한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사실, ‘안전한’ 식재료와 ‘친환경’ 식재료는 서로 무관한 개념이다. 농약을 안 친 친환경 식재료가 미생물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어 위험할 수도 있다. 벌레 먹은 과일을 무농약이라고 즐겨 먹을 수야 없지 않은가. |
무상급식과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시민단체
![]() |
| 2012년 3월 5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곽노현 당시 교육감,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기념 배식봉사를 하고 있다. |
서울시의회 최명복 교육의원의 조사로는 ‘깐 감자’의 경우 친환경센터의 가격은 4810원이었으나 강동구에서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을 구매한 명일초와 상일초의 구매가격은 각각 3100원과 2500원이었다. ‘깐마늘’도 센터는 1만3910원에 구매했으나 명일초는 1만500원, 상일초는 9000원에 샀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존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하던 학교의 경우 식재료 기초가격을 산출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은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지불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최명복 교육의원은 “이렇게 비싸게 사 주느라 3년간 더 들어간 수백억 원이 농민에게 돌아간 것이 아니라 중간 유통을 맡은 산지 공급업체나 이들을 비호하는 시민단체로 흘러 들어간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무상급식을 주장해 온 진보진영의 먹이사슬이 되었고, 시행 3년이 지난 지금, 정치세력을 곳곳에 깔아 놓은 것밖에 안 된다. 이 사실을 학부모는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친환경유통센터는 산지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유통단계가 7~9단계로 늘어났고, 특히 4개의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독점적으로 공급된 친환경 농산물의 규모는 826억원(전체 물량의 59%)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런 식재료의 공급체계는 사실상 ‘기획자문위원회’의 주도하에 이뤄졌어요. 이 자문위에 ‘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라는 시민단체와 관련된 인사들이 일부 참여했어요. 풀뿌리시민연대는 자문위 배옥병 위원장이 상임대표인 (사)학교급식 전국네트워크가 중심역할을 했지요. 심지어 ‘2013년 급식협력업체 선정평가위원’ 전원(20명)을 학교급식 네트워크에 추천권을 위임하기도 했어요”
기획자문위는 법과 규정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업체 선정에 개입했고, 공무원들이 반발하자 작년 5월 해체됐다. 최 의원의 계속된 이야기다.
“센터 자문위는 공사 직제규정이나 운영규칙의 근거 없이 구성·운영됐고 센터의 업무를 자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심의·결정·통제·점검하는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했더군요.”
현재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지난 10월부터 진행 중이다.
배옥병씨는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이기도 했고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범한 ‘무상급식연대’의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한 일도 있다. 2011년 10월 배씨는 무상급식 정책에 관한 지지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배씨가 장기간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선거의 공정과 평온을 해쳤으며 선관위가 무상급식연대의 활동이 선거법 저촉 소지가 있으니 법을 지키면서 활동하도록 여러 번 촉구했음에도 법 위반을 계속했다”고 밝혔었다. 배씨는 오세훈(吳世勳) 서울시장 시절,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배씨의 남편(송병춘)이 박원순(朴元淳) 시장 밑에서 서울시 감사관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가 입수한 ‘서울농수산식품공사 내부 감사자료’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센터의 업무상 자문 필요에 따라 회의가 개최되지 않고 기획자문위원회 요구에 의해 주로 회의 개최됨(회의 종료 후 차기 회의 일정 결정).
또 부의한 안건 외에도 의견을 제시한 후 차기 회의에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미실행 시 추궁까지 하는 등 권한범위를 벗어난 파행 운영.…>
송병춘(宋炳春) 감사관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시절,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관으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학교급식 현장의 冬鬪
무상급식은 정치적 외연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 전종민(全鍾旻) 의원은 “복잡한 유통구조에다 자치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다. 언제든지 선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정치적 외연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다 영양사, 조리종사원, 행정사무, 지킴이 돌봄 등 학교기능이 다양화하면서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다. 이들은 학교 내 다양한 직역(職域) 간 갈등구조를 점증시키고 정규직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한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학교가 비정규직의 투쟁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의 파업에 학생들이 점심을 걸러야 할 판이다. 현재 학교급식 비정규직의 동투(冬鬪)는 부산과 대구·울산·인천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
작년 11월 29일 부산지역 학교 비정규직들의 하루 파업으로 시내 60여 개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경고 파업’ 이후 무기한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요구는 ‘비정규직 직종의 교육감 직접 고용과 현원 유지’다. 급식조리원 등이 대거 소속된 학비노조(학교비정규직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되면 일선 학교의 급식 대란이 현실화할지 모른다.
대구도 작년 12월 6일 하루 총파업을 벌여 초등학교 3곳과 중학교 3곳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이날 파업에는 초·중·고 60개교의 급식 관련 종사자 50여 명을 포함, 학교 비정규직 150여 명이 참가했다. 결국 학생들은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이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김밥 또는 빵·우유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파업 참가자 200여 명은 이날 대구시교육청으로 몰려가 호봉제 실시, 상여금 지급, 명절 휴가비 인상 등을 요구했다.
울산 역시 작년 11월 29일 파업으로 시내 21개 초·중·고교에서 급식 제공이 중단됐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모두 34개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예상됐으나 8개 학교는 파업참가 조합원 수가 적어 정상 급식이 가능했고, 4개 학교는 기말고사로 급식 자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한 이들은 호봉제 도입, 정액급식비·명절휴가비·상여금·맞춤형 복지비 지급, 고용안정 보장,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인정, 교원·공무원과 같은 근무시간 인정 등을 요구했다.
인천 역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다. 작년 11월 29일 인천시교육청 앞으로 달려가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의 호봉제를 수용하지 않으면 1월 13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의 호봉제와 고용 주체를 학교장에서 교육감으로 전환해 줄 것 등을 시교육청에 요구해 왔다.
학교 비정규직 종사자 수는 영양사와 조리사를 포함, 돌봄 강사, 특수보조원, 교육복지사 등 전국 37만명으로 추정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학교급식 중단을 담보로 부쩍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미 학교에서 무시하지 못할 세력으로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전종민 의원은 “공립학교의 경우 교사들은 5년마다 학교를 이동하지만 이들은 학교에 장기 근무하면서 교내 내부의 부조리한 측면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며 “이들이 정규직화하면 학교의 주인이 될지 모른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법안을 만든 상태다. 18대 국회에서 안민석(安敏錫) 의원이 학교 비정규직 지위 보장을 담은 초중등교육법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상정되지 못했다. 그러자 유기홍(柳基洪) 의원이 2012년 10월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안’을 만들었다. 이 법안에는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에서 상시·지속적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인 ‘교육공무직’으로 채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상급식과 낙인이론
무상급식론자들은, 무상급식이 헌법이 규정한 의무교육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무상급식이 학생 간 낙인(烙印)효과나 차별의 내면화, 왕따 같은 비교육적 문제를 없앤다고 말한다. 사실, 낙인효과란 범죄이론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일탈행동은 행위자의 내적 특성이 아니라 주위로부터 낙인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교도소, 소년원, 정신병원, 복지갱생시설 등이 일탈을 영속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담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급식비를 낼 수 있느냐와 없느냐가 학생들에게 수치심을 조장해 학교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과 낙인이론은 상관관계가 낮다고 주장한다. 강원대 윤리교육과 신중섭(申重燮) 교수는 논문 <무상급식의 정치철학적 함의>를 통해 “가난한 학생들이 가난한 학생이라는 사실이 친구나 교사에게 알려지지 않는가. 감춘다고 가난이 사라지는가”고 반문한다.
그는 “가난이 낙인인가. 낙인의 대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눈칫밥을 먹어 가난을 내면화하여 가난해진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설득력이 약하다. 내가 가난하다는 사실을 남이 안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가. 가난한 학생의 가난이 그 학생의 책임이 아니라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사람은 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프랑스는 무상교육을 따르면서도 급식비는 부모 소득과 연계해 등급별로 내게 한다. 유치원부터 부모는 소득증명을 해야 한다. 급식비를 자치단체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눈칫밥을 먹을 이유도 없다. 이 방식을 따르면, 소득과 조세를 투명하게 만들고 소득재분배도 실행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파독 광부로 독일에 가 교수가 된 한국교원대 권이종(權彛鍾) 명예교수는 “무상급식이 아닌 유상급식일 경우, 또는 과거처럼 도시락을 가져올 경우 학생들의 계층 간 위화감이 생기고 영양수준도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물론 과거 도시락 문화의 장점도 있어요. 각자 싸 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면 정서적인 교류도 깊어지고 어머니가 만든 음식에 감사하는 마음도 갖게 됩니다. 검증된 바는 없으나 어머니가 만든 음식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정서발달에 긍정적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어요.”
먹거리 민주주의 시대 오면…
무상급식 운동을 주도하던 이들이 학교 현장에서 급식에 관여하고 이득과 이권을 챙기며 심지어 정치세력화하는 행태가 드러난 경우는 빙산의 일각이다. 이들은 서민과 대중에 영합하며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풀뿌리 운동이나 작은 공동체 운동의 형태로 세력을 넓혀 왔다. ‘생활 진보’의 형태로 밑바닥에서부터 연대와 결집을 키워 온 것이다. 이들은 언제든지 선거를 앞두고 ‘진보 대연합’의 거대 세력으로 기존 정치세력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학교급식 관련 시민단체 인사는 “각개약진의 운동 흐름이 정당정치를 경시하거나 정당과의 소통을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치형태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사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별안간 튀어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이 아니었다. 2000년 초부터 기초 시·군·구 단위, 광역시·도별 ‘급식조례 제정 운동본부’가 구성됐고, 곧이어 이를 전국 단위의 학교급식법 개정과 조례 제정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결성이 이어졌다. 급식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시민단체 ‘학교급식 전국 네트워크’가 만들어진 것도 2002년이다.
이들의 운동이 탄력을 받은 것은 지난 2006년 CJ가 위탁 운영하던 학교에서 식중독 사고가 나면서다. 이를 계기로 CJ는 아예 학교급식에서 손을 뗐고, 급식법이 개정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전국 16개 모든 광역시·도에 학교급식 조례가 제정됐으며, 그 힘이 무상급식으로 이어졌다. 학교급식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이다.
“‘먹거리 민주주의’ ‘먹거리 복지’는 점점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산지와 영농법인, 농협, 유통업체, 영양사와 조리사, 지자체와 학교 등 연결고리가 아주 길어요. 무상급식을 시행한 지 3년이 됐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멉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