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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관련 북한 선전선동부 작성 문건

코로나19 감염자 없다면서 코로나19 환자 격리구역 운용은 자인

글 :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jgws8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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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막기 위한 투쟁은 심각한 수령 保衛戰”
⊙ “보안일군들이 적들의 책동 막는 대신 별 도깨비 짓을 다 해”
⊙ 北 보안원들 주민에게서 뇌물받는 행위 점점 늘어나
⊙ 北,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 감염자 격리구역 만들어놨다
⊙ 인민의 인권 존중하라고 지시하기도
2020년 8월 13일 북한 평양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승객들이 트롤리 버스를 타기 전 차장으로부터 손 소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은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은 남한이 코로나19를 일부러 북한에 퍼뜨리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적대 세력들이 코로나19가 묻은 화폐를 북한 내부로 들여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월간조선》은 최근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2020년 4월 당시 인민보안성에 보낸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선전선동부는 북한의 사상교양을 담당하고 있다. 자료는 10쪽 분량이다. 이 자료에는 해당 문서를 받고 최대한 빨리 보안원 전원이 회람(回覽)하도록 하라고 적혀 있다.
 

  북한은 “지금 세계적으로 신형 코로나 비루스(코로나19-기자주)가 급속히 전파되면서 수만명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만 현재까지 단 한명의 감염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선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렇게 주장했다.
 
  “전 세계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위대성을 높이 칭송하면서 우리를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오직 적들만이 이것을 배 아파 한다”며 “우리나라를 비방 중상하다 못해 신형 코로나 비루스를 우리 내부에 전파시키려고 비열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거꾸로 對北전단 효과를 입증하는 셈
 
  자료는 또 “얼마 전 괴뢰들이 코로나19 감염자들에게서 나오는 병원성 오물을 우리나라 돈에 묻혀서 비닐통 같은데 넣어 동해·서해로 들여보냈다. 천추에 용납 못 할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감행했다”며 “이 하나의 사실을 놓고도 우리는 적들의 무분별한 코로나19를 전파, 침투 책동이 기정사실로 되었다는 것을 똑똑히 알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비닐통에 화폐를 보낸다고 하는 것은 남한의 일부 탈북단체들이 보내는 것이다. 해당 탈북단체들은 2L짜리 생수병에 쌀과 USB, 달러를 넣어 보낸다. 물론 가끔 북한 화폐를 보내는 단체도 있다. 식량난으로 고생하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보내는 것이다. 이 단체들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쌀 보내기 활동을 해왔다.
 
  2017년 9월부터 지금까지 생수병에 쌀과 USB를 넣어 북한에 보낸 정광일 노체인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이 이처럼 대북전단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접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죠. 우리는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USB에 외부 소식이나, 김정남(김정은 이복형)이 왜 암살됐는지를 다룬 영상도 넣어서 보냅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인권과 관련한 것인데요, 북한 주민들도 인권이 무엇인지 알게 하기 위해서 보냅니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북한 당국은 인권이라든지 김정은의 만행을 주민들이 보기를 원하지 않죠. 그러니까 코로나19를 넣었다는 거짓말까지 하죠. 우리가 왜 가족들이 사는 곳에 바이러스를 보내겠습니까. 북한의 이런 주장은 우리가 보내는 쌀과 USB 등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방증이죠. 일부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보내는 전단이 북한까지 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 이번 《월간조선》 기사로 증명이 되겠네요.”
 
  실제 신의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작년부터 삐라 때문에 당국에서 엄청 난리 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남한에서 보내는 비닐통과 삐라를 줍지 말라고 엄청 통제하고 있다”며 “만약 이를 어길 시 현장에서 쏴 죽이라는 방침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결국은 김정은 보위를 위한 코로나19 방역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북한이 병적으로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모습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는 국민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자료에도 비슷한 내용이 등장한다. 해당 내용을 살펴보자.
 
  〈무엇보다 코로나19를 미리 막기 위한 투쟁이 수령보위전이라는 견해와 관점을 다시금 심장 깊이 쪼아 박아야 한다. 오늘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투쟁은 단순히 전염병 전파를 막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우리 국가 최고지도부를 해치려는 적들의 책동을 짓부수기 위한 심각한 수령보위전이다.〉
 
  이어지는 내용이다.
 
  〈존엄 높은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려는 비열한 야망이 골수에 꽉 들어찬 놈들이 악성종양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를 우리 내부에 침투시키려고 별의별 수단과 방법을 다하고 있는 흉심은 우리 국가 최고지도부의 안전에 위협을 조성하자는 데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전문가는 “북한이 광적으로 코로나19를 막으려고 하는 것은 주민통제 목적도 있지만 다른 의도가 숨어 있다”며 “주민들을 위해서 철저한 방역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을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김정은이 코로나19에 걸리면 그때는 답이 없다. 최고의 의료진이 동원되겠지만 만에 하나 잘못되면 북한은 끝이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마스크와 백신을 주겠다고 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독재를 연장해주겠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은주 통일연구원 부연구원은 “북한은 주민 중심이 아니라 김정은이 중심이다. 모든 것은 김정은을 위해 존재한다”며 “코로나19 방역도 김정은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자료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번 우리나라에 코로나19가 들어오지 않은 것을 놓고 제일 배 아파하며 별의별 못된 짓을 다 해대는 괴뢰들과 적들이 앞으로 어떤 비열한 반인륜적인 음모를 꾸밀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 일부 인민 보안원들 속에서 분계연선과 국경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원인 모를 죽은 조류, 짐승들이 자주 발견되고 적지물자들이 떨어지는 등 전례 없던 이상한 현상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무사태평하게 지내고 있다. 이것은 우리를 해치려고 바이러스까지 도용하는 적들 앞에서 조는 것이나 같은 자멸 행위이다.〉
 
  자료에는 “일부 인민보안일군들이 최대로 각성해 적들의 비열한 코로나19 전파 침투책동을 물거품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진행할 대신 극도로 안일 해이 되어 별의별 도깨비 짓을 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안원들에 대한 비판
 
인민보안성 심문관에게 조사를 받고 있는 북한 여성의 모습이다. 사진=탈북만화가 최성국
  그러면서 일부 보안원들의 잘못된 행동을 예로 들었다. 해당 내용을 살펴보자.
 
  〈▲어느 한 분주소장(파출소장)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게 사업해야 할 국가비상방역기간에 술과 음식을 들고 온 같은 분주소 인민보안원의 안해(부인)를 원칙적으로 교양할 대신 분주소 인민보안원들과 마주 앉아 술판, 먹자판을 벌였다.
 
  ▲군 인민보안부의 보안원은 방역실태를 알아본다고 하면서 어느 한 사업소에 내려가 제기된 결함을 지적하다가 관리원이 제기되지(문제 되지) 않게 해달라고 주는 담배와 돈을 받는 너절한 행동을 했다.
 
  ▲또 다른 곳에선 비상방역기간에 토요 정규생활을 비롯한 집체모임을 조직하지 말데 대한 당의 방침과 어긋나게 많은 일군을 모아놓고 협의회를 진행해 토요일에는 당 생활 총화 이후 수백명의 인원을 동원해 꾸리기 작업을 바탕 조직하는 청도깨비짓을 했다.〉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미 당에선 국가적인 비상방역체계에 배치되는 행동을 하는 현상들을 당적으로, 법적으로, 군법으로 엄격히 다스리도록 함으로써 이러한 행위들에 경종을 울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최근 인민보안기관에서 나타난 이러한 행동들은 명백히 당과 국가의 안전에 위험을 조성하고, 우리나라의 강용한 위상을 떨어뜨리며 우리 인민들의 생명을 해치려는 적들을 도와주는 반국가적 행위, 이적행위로밖에 달리 볼 수 없다.〉
 
  북한 사회도 나름대로 조직체계가 있다. 북한의 사회안전성은 우리의 경찰청 격이다. 남한 국정원 격인 보위성에 비하면 힘이 약하지만, 북한 사회에선 나름 권력을 가지는 조직이다. 북한의 모든 조직은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관리한다. 잘못이 있을 때 역시 조직지도부에서 비판한다. 하지만 이 자료는 이례적으로 선전선동부가 사회안전성을 혼내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다.
 
  북한에서 당시 인민보안성에 근무했던 탈북민 A씨 증언에 따르면 “내가 근무할 때 선전선동부에서 우리를(사회안전부) 비판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선전선동부의 힘이 강해지면서 조직지도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선전선동부는 사상교양을 담당하기 때문에 힘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김정일이 1960~70년대 선전선동부에 있으면서 위상이 조금 올라갔다”면서 “여기에 2018년 김여정이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하면서 지금의 힘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감염자 격리구역 설치
 
  북한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확진자가 없다고 선전하고 있다. 대외 선전뿐만 아니라 내부 교양자료에서도 확진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북한 내부 교양자료들을 보면 이 모든 것이 김정은의 철저한 방역 덕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2020년 2월경부터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장소를 만들어 이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 밖에 현재도 북한 내부에 확진자가 아예 없지는 않다는 것이 여러 대북소식통의 전언이다.
 

  자료에도 선전선동부가 인민보안성에 격리장소에 대한 순찰과 감시를 강화하라는 지시 문구가 담겨 있다. 그 내용이다.
 
  〈격리장소들에 대한 순찰과 경비근무를 강화하여 격리자들이 마음대로 격리장소를 이탈하지 않게 하고 격리자들과 가족, 친척들이 접촉하지 못하게 철저히 감시통제하는 것을 비롯해 비정상적인 현상들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박 부연구원은 “북한이 선전하는 것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코로나19가 2019년 10월경부터 중국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북중 무역으로 먹고사는 북한에 감염자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확진자가 있어도 다른 병이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처음엔 그 병이 코로나19인지도 몰랐다. 감기와 비슷하게 앓다가 죽은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마을에 평안도 쪽으로 장사를 다니는 사람이 있는데 하루는 보위부에서 나와 그 사람을 다짜고짜 잡아갔다. 나중에 물어보니 가서 무슨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反인권 국가에서 인권을 외치다
 
  북한 주민들은 인권이라는 말조차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북한은 인권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이례적으로 인권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있다. 해당 문구다.
 
  〈다음으로 인민보안일군들 속에서 안일한 현상, 인권유린 행위를 비롯한 비계급적 행위들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첨예한 계급투쟁의 전 초선에서 적들의 비열한 코로나19 책동을 짓부수기 위한 투쟁을 공세적으로 벌여나가자면 인민보안일군들 속에서 나타나는 안일한 현상, 인권유린 행위를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한다.〉
 
  이어지는 내용이다.
 
  〈안일한 현상, 인권유린 행위를 비롯한 비계급적 행위들은 오늘 당과 혁명 대오의 일심단결을 좀먹고 파괴하며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투쟁에 떨쳐나선 우리 인민들의 열의에 찬물을 끼얹는 매우 유해로운 독소로 되고 있다. 우리 인민보안일군들은 인민들의 인권을 함부로 유린하면 당의 권위를 훼손시키게 되고 인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게 되며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투쟁에 인민들을 적극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없다.〉
 
  그러면서 한 지역의 교통보안원 사례를 예로 들었다. 자료에서는 “최근 어느 한 교통보안원이 인민들을 하대하고 폭행하는 반인민적 행위를 저지른 것이 그 대표적 신례이다”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탈북자는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웬만해선 인권유린이라는 말을 사상교양자료에 잘 넣지 않는다”면서 “이는 철저히 주민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이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해당 내용이 보안성에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좀 놀랐다”며 “북한에서 인권유린이 가장 심한 곳이 보위부와 안전부”라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보위부와 사회안전성은 인권유린으로 악명이 높다. 탈북민들의 증언과 영상을 통해 전해지는 북한 보위부나 사회안전부의 인권유린 상황은 입에 담기조차 어렵다. 특히 사회안전부는 주민들을 통제한다는 구실로 사람들을 마구 때리고, 강제로 돈까지 빼앗아간다.
 
  2008년 탈북한 김성희씨는 “보위부나 안전부는 총을 든 강도라고 북한 주민들이 말한다”며 “오죽하면 어르신들은 차라리 일제 순사가 더 낫다고까지 말을 한다. 이들의 만행이 얼마나 심했으면 우리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때가 지금보다 더 나았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북한 주민들은 일제강점기보다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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