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교체를 위한 다섯가지 전략들
① 심리전·홍보전·공공외교를 강화하라
② 재래식 또는 비대칭적 군사위협을 막아낼 수 있는 대비태세를 확립하라
③ 북한의 대안적 정치세력이 체제변화와 안정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하라
④ 우방국·국제기구와 절대적으로 협력하라
⑤ 국론을 통일하라
⊙ 미국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안정화’ 작전의 경험을 북한에 활용해야
⊙ 오바마 행정부의 강압전략,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지 못해
⊙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 “북한 체제 전복을 목표로 한 대북 포용전략 펼쳐야”
⊙ 북한 내부에 대한민국의 민주화·산업근대화를 동경하는 세력 만들어야
朴榮濬
⊙ 1963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 서울대대학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일본 도쿄대 국제정치학
박사.
⊙ 육군사관학교 교관, 국방군사연구소(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역임.
⊙ 現 아사히신문 객원칼럼니스트,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 국제정치학전공 조교수, 하버드대 방문교수.
⊙ 저서:<제3의 일본>.
① 심리전·홍보전·공공외교를 강화하라
② 재래식 또는 비대칭적 군사위협을 막아낼 수 있는 대비태세를 확립하라
③ 북한의 대안적 정치세력이 체제변화와 안정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하라
④ 우방국·국제기구와 절대적으로 협력하라
⑤ 국론을 통일하라
⊙ 미국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안정화’ 작전의 경험을 북한에 활용해야
⊙ 오바마 행정부의 강압전략,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지 못해
⊙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 “북한 체제 전복을 목표로 한 대북 포용전략 펼쳐야”
⊙ 북한 내부에 대한민국의 민주화·산업근대화를 동경하는 세력 만들어야
朴榮濬
⊙ 1963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 서울대대학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일본 도쿄대 국제정치학
박사.
⊙ 육군사관학교 교관, 국방군사연구소(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역임.
⊙ 現 아사히신문 객원칼럼니스트,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 국제정치학전공 조교수, 하버드대 방문교수.
⊙ 저서:<제3의 일본>.

-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시사잡지 〈환구인물(環球人物)〉 2010년 10월 16일자는 ‘김정은, 조선의 신비한 후계자’라는 제목으로 김정은의 등극 과정 등을 8개면에 걸쳐 소개했다.
3대에 걸친 부자(父子) 세습, 특히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20대 후반의 아들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작업이 공산주의 국가라고 하더라도 대내외적으로 용이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을 북한 지도층은 북방한계선(NLL)과 서해 5개 도서(島嶼) 등 우리 측의 취약한 지역에 대한 국지전적 공격을 가함으로써, 새로운 지도자의 공적(功績)을 쌓고, 정통성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북한은 향후에도 개량된 탄도미사일에 탑재한 핵탄두나 우라늄 농축 방식에 의한 제3차 핵실험 등을 감행해 대한민국을 압박하고, 새로운 지도자의 정통성을 강화하려는 군사행위를 시도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떠한 대북(對北) 전략을 추구해야 하는가. 우리의 국가적 목표는 분명하다. 우리는 그간 대한민국 지역에서 이룩한 평화와 번영을 굳건히 지키면서, 비민주적 정치체제와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줄여 주고, 나아가 동아시아 공동의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폐기시켜야 한다.
이러한 국가적 목표는 세습정권의 정통성 강화를 위해서라면 국지전적 도발도 불사하는 북한의 행태와 정면에서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북한의 도발적 행태에 대비하면서, 대한민국의 중장기적인 국가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대북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짜야 할 것인가.
미국의 진보성향 오피니언 리더들, ‘포용정책’ 선호
필자는 2010년 1월 이후 하버드대 방문교수로 미국 보스턴에 체류하면서 미국의 한반도 정책 결정자들과 만나 이들이 북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려고 하는가를 관찰할 기회를 가졌다. 그들은 북한의 핵개발 이후 크게 보아 ‘외교와 대화’를 주요 수단으로 하는 ‘포용(engagement)정책’, ‘경제적 혹은 무력제재’를 수단으로 하는 ‘강압정책’, 나아가 ‘전면전’을 불사한 ‘정권교체(regime change) 전략’ 등 세 가지 전략유형을 구사하고 있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정치인들은 ‘포용정책’을 선호한다. 2010년 8월, 북한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나 1990년대 초반 주한 미 대사를 역임한 도널드 그레그 씨는 천안함 폭침(爆沈)사건에도 불구, 각각 8월과 9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주장했다. 조엘 위트(Joel Wit)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이나 레온 시걸(Leon Sigal) 미 사회과학연구협의회 연구위원 등도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전략적 인내정책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며 “대북 외교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들이 주장하는 대북 포용정책, 즉 대화와 교류 증진을 통해 북한체제의 개혁개방을 도모해 간다는 전략을 우리가 채택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햇볕정책,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평화번영정책, 그리고 이명박(李明博) 정부의 그랜드바겐(grand bargain) 정책 등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지속적 남북 대화와 협력제공이 북한의 체제와 정책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키고, 한반도 냉전체제를 해체시킬 수 있다는 전제에 입각한 것들이었다. 그것이 경제난과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민생(民生) 문제 해결과 핵 폐기에도 유용한 길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햇볕정책이 본격적으로 개시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북한의 현실을 직시하면 과연 최초 단계에서 상정했던 정책적 목표가 어느 정도까지 실현되었는가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간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6·15 및 10·4 공동선언이 그 결과물로 나왔지만, 북한은 두 차례의 핵실험을 거침없이 해댔고, 지금은 우라늄 농축 방식으로 핵을 보유하려 하면서, 우리의 안전보장과 동아시아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대북 경제적 지원과 교류가 진행됐지만, 북한 주민들이 직접적 혜택을 보고 있다는 증거를 우리는 갖고 있지 못하다. 폐쇄적인 경제체제하에서 여전히 북한 주민들은 기아와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스티븐 해거드(Stephen Haggard) 교수와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마커스 놀랜(Marcus Noland) 선임연구원(<김정일 이후의 한반도> 저자)은 최근 극동문제 전문학술지 <아시안서베이(Asian Survey)>에 공동 발표한 논문을 통해 ‘포용정책’의 허구성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들은 “북한 지도부는 근본적 경제개혁을 위한 조치들보다는 정권 핵심부의 이익과 안위에 직결되는 사업들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김정일 정권이 지속되는 한 미국과 한국의 포용정책의 근본적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美, 이라크 경험을 북한문제 해결에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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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후계자 김정은이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장을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이 2010년 11월 4일자로 보도했다. |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강압전략은 몇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의 유일한 맹방(盟邦)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은 대북 강압전략 참가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여전히 북한에 에너지와 경제지원을 하고 있다. 강압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의 협조를 기대하기가 곤란한 상황이다.
또 하나는 오바마 행정부가 강압전략을 시행하면서 지금껏 북한 내에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자력갱생(自力更生) 전략에 익숙한 북한 집권층은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주민들이 고통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을 외부에 전가하면서 더 한층의 정권 공고화를 위해 주민통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트머스대학 제니퍼 린드(Jennifer Lind) 교수와 다니엘 바이만(Daniel Byman) 교수는 “강압전략의 초점을 해외자산 동결이나 사치품 반입의 금수(禁輸) 등 북한 핵심 엘리트층의 손실에 직결되도록 재구성해야 한다”면서 “대북 전면전을 불사한 북한 정권 붕괴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제니퍼 린드 교수는 2010년 11월 터프스대 ‘플레처스쿨(Fletcher School)’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북한 정권 붕괴의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과 미국이 북한 내부의 안정화 작전, 대량살상무기 제거, 국경통제, 북한군의 무장해제 등 필요한 과제들을 상정해야 한다”면서 “각 과제에 필요한 병력 편성과 훈련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9·11 사건 이후 대테러 전쟁의 일환으로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면서 직면한 이질적 체제붕괴와 안정화 작전, 그리고 새로운 국가수립 지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문제의 해결에도 이러한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시나리오와 문제제기는 우리 정부와 군이 유의해야 할 중요한 점을 시사하고 있다. 린드 교수 등이 상정한 ‘대북 전면전 전략’이 궁극적으로 대한민국과 동맹국의 승리로 귀결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감수해야 할 비용이 적지 않아 우리의 대북 전략으로 채택하기에는 부담스런 측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북한 주민들의 ‘주체적 의사’에 의한 정권교체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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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리처드 하스 전 미 국무성 정책기획국장, 마커스 놀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
이러한 목표를 달성해야 할 우리의 능력과 자산(資産)은 충분한가? 우리는 빈곤과 정치적 혼란의 와중에 있던 우리 사회를 지난 60여 년간 산업화와 민주화를 통해 현재의 국가로 만든 경험이 있다. 개방된 외교와 자유시장 경제를 발전시키면서, 미국과의 양자동맹 관계도 공고히 했고, 다양한 국제관계를 통해 맺은 우방국들과의 협력관계도 구축했다. 이러한 경험과 능력은 우리의 국가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국가전략적 목표와 우리의 능력을 고려할 때 우리가 수행할 수 있는 대북전략은 북한 주민들의 ‘주체적 의사’에 의한 정권교체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 주민, 혹은 대안적(代案的) 정치세력에 의해 기존의 세습적·억압적 정치체제가 붕괴되고, 자신들의 의지와 능력에 의해 내부적으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대외적으로 대한민국과 주변국들과의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적 정치체제가 북한 지역에 건설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전략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아들 부시 정부 시기에 미 국무성 정책기획국장을 지낸 리처드 하스(Richard Haass)는 “미국이 적대국들을 상대로 취했던 전략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일본에 적용했던 정권교체(regime change), 냉전시기 소련에 적용했던 정권의 점진적 변화(regime evolution)가 그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취해야 할 것은 정권교체 전략이 아니라,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과의 외교적 협력,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한 정보의 유입 등에 주력하면서 북한 체제를 점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최근 미국 저널에 발표한 글을 통해, “전복(subversion)”을 목표로 한 대북 전략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 인터넷이나 DVD 등을 유입시키고, 다양한 양자 또는 다자간 접촉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사고(思考)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교체의 원동력이 바로 이것이라는 것이다. 햇볕정책의 이름하에 행해졌던 이전의 ‘포용정책’이 한반도 내 냉전체제 해체를 목표로 하는 전략이었다면, 새로운 전략은 북한의 억압적 권력체제의 해체에 초점을 맞춘 전략인 것이다.
이같은 대안적 정치세력에 의한 북한 정권교체 전략이 실현될 경우, 단순한 강압전략이나 전면전 전략 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작지 않다. 북한 주민과 정치세력의 주체적인 의사에 의해 정치변혁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이나 주변국에 큰 불안과 비용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대안적 정치세력이 개혁개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경제난이 점차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롭게 등장하는 북한 정치세력은 경제발전과 민생안정을 위해 대외관계의 안정을 바랄 것이다. 따라서 주변국이 우려하는 핵 폐기를 상응하는 조건에 따라 자발적으로 응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위험부담은 줄고, 따르는 이익은 절대적으로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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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7월 신의주 압록강에서 중국배를 탄 북한 주민들. 북한 군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
대북 ‘전복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손을 놓고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되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다. 대안적 정치세력에 의한 정권교체 전략이 실현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차원에서 철저하게 준비하고, 시나리오 구현을 주도해 가야 한다.
첫째,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군부, 정치세력, 테크노크라트, 외교관, 학생과 지식인, 일반 주민들에 대한 접촉과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 홍보전(propaganda war),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고립된 외교와 기아선상에 빠져 있는 경제현실을 알리고, 모든 책임이 북한의 김정일 정권에 있음을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주체사상에 따르면, 인민들이 주체가 되는 사회를 건설해야 하는데, 북한의 현실이 과연 그러한가 하는 점을 부각시킨다. 우리가 경제적 빈곤과 정치적 억압을 극복하고 현재의 평화와 번영에 이르게 된 내력을 전파시킨다. 이를 통해 북한 엘리트 층과 주민들의 세계관을 바꾸고, 점차 대안적 정치세력이 형성되도록 도와야 한다.
북한의 각종 정당과 단체, 외교관, 학생 및 지식인, 일반 대중, 군부 등과 광범위한 접촉을 유지하면서 대북 홍보전과 공공외교를 실시한다. 북한 김정일 정권의 직접적인 이득에 연결되지 않는 사회문화 교류, 학술교류, 외교접촉, 정당간 교류, 나아가 경제교류도 대북 전복전(subversive war)의 매개수단으로 삼는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개성공단 사업 등이 이러한 전략수행에 활용될 수 있다면 유지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김정일 정권의 공고화 과정에서 배제된 북한의 잠재적 정치세력과의 전략적 접촉을 유지한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정보를 유입시키기 위해 라디오, 인터넷, 휴대전화, DVD 등의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김정일 정권이 우리의 전략적 수행에 반발해 도발할 경우, 재래식 또는 비대칭적 군사위협을 막아낼 수 있는 안보상의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서해 NLL 지역은 물론, 휴전선 지역, 동해안 지역에서 있을 수 있는 모든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만일 도발이 있을 경우 우리 군은 가용한 모든 전력과 수단을 동원해 철저하게 응징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 정보당국과 군·경찰은 통일부 등과 밀접한 협력체제를 갖춰 나가면서, 새로 등장하게 될 북한 대안적 정치세력이 치안유지를 목표로 협력을 요청할 경우, 북한의 안정화 작업을 지원할 태세를 준비한다.
셋째, 대안적 정치세력에 의한 북한의 체제변화와 안정화 작업 수행을 위해 최대한 협력한다.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의 지적처럼, 이미 한국 사회로 탈출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경험과 학습을 한 탈북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통일부와 관계당국은 탈북자들의 경력과 능력을 고려해, 이들 가운데 상당수를 북한의 체제변화 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안착시킬 수 있는 테크노크라트의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을 검토한다. 이러한 준비작업을 위해 ‘하나원’, ‘통일연수원’, ‘이북5도청’ 등의 조직과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넷째, 변화된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우방국들과 국제기구와의 이해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국과 일본 등에 대해 정권교체 전략의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협력을 요청한다. 중국과 러시아 등에 대해서도 이러한 정권교체 전략만이 북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흡수통일이 아닌 북한 주민에 의한 정권교체이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로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설득한다.
6자회담을 포함한 기존의 다자간 회담 틀은 북한에 대한 공공외교의 장(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활용한다. 미·일·중·러 각국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지식인과 정책결정 그룹과의 다층적 전략대화 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섯째, 정권교체 전략을 실행함에 있어 국론통일(國論統一)은 불가결하다. 정당·언론·지식인·학생 간에 정권교체 전략이 궁극적으로 국가이익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지역질서의 안정에 절대 공헌하는 길이 될 수 있음을 토론과 설득을 통해 납득시켜야 한다. 우리 정당들은 체제변화 이후에 북한 사회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대안적 정치세력들의 모델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언론과 지식인들은 북한의 기존 주체사상과 정치체제에 길들여져온 북한 주민들이 새로운 대안적 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받게 될 사상적, 이념적 동요를 극복할 수 있고, 평화공존적인 한반도 체제에서도 공유되어야 할 사상과 가치들을 개발해 내는 작업들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민주화·산업근대화를 동경하는 세력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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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2월 3일 아프가니스탄을 깜짝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서 장병들과 손을 맞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안정화 작전 경험은 북한문제 해결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
19세기 이후 동아시아 지역에서 전개된 역사적 변화들, 이를테면 일본의 메이지유신(明治維新), 1960년대 이후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1980년대 이후 중국의 개혁개방 사례들은 그 필요성에 공감하는 자생적 정치세력과 그를 지지하는 자발적 대중이 존재하지 않는 한, 일국 내의 사회변혁이 용이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북한 내부에서도 우리가 성취한 민주화와 산업근대화를 동경하고, 그를 실현하기 위해 분투하려는 청년과 지식인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북한 내부에서 산업근대화를 실현하고 민주화를 이룩한 한국 정치지도자들과 시민지도자들의 글을 탐독(耽讀)하면서, 북한 사회에서의 동일한 변화를 꿈꾸는 테크노크라트와 대안적 정치세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의 추구가 결코 간단치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한반도 남부 지역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기 위해 흘렸던 땀과 피, 그 이상의 것이 요구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산업근대화와 민주화를 이룩했던 그 정열과 열정으로 국민 각계각층이 힘과 의지를 모은다면 안 될 법은 없을 것이다.
광저우의 메달리스트들이 ‘얼짱’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시상대에 서 있을 때, 그들과 동세대(同世代)인 우리 해병대 병사들은 쏟아지는 북한의 방사포 파편 속에서도 우리 땅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K-9 자주포를 향해 달려갔다. KF-16과 F-15K 조종사들도 북한 미그기와의 일전을 불사하면서 공대공(空對空)과 공대지(空對地) 미사일을 달고 영공을 향해 솟구쳐 올라갔다. 묵묵하게 조국 수호에 앞장섰던 젊은 병사들과 청년 장교들의 이러한 투철한 신념을 공유한다면, 터무니없는 북한의 위협을 제압하고, 북한 지역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성취시킬 비전을 구현해 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