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뒤표지에 실린 이 문구를 봤을 때 사이먼 시백 몬테피오리의 역사서 《예루살렘전기》처럼, 오늘날 인천이라고 불리는 도시의 역사를 한 사람의 전기(傳記)처럼 써 내려간 대하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읽어보니 이 책의 정체가 아리송했다. 미추홀의 역사를 열었던 비류, 개항 이후의 험난한 역사를 살아야 했던 떡장수 월례네 일가 등이 등장해서 역사의 빈 공간을 채우기는 하지만, 이런 소설적인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보다는 저자의 소설들이 대개 그렇듯이, 이 작품 역시 소설이라기보다는 천체물리학, 진화생물학, 사회학, 경제학, 국제정치학, 그리고 한국사 전반을 아우르는 아주 장대한 ‘문명사 에세이’에 가까웠다. 삼국의 탄생과 통일, 고려의 대외 교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구한말의 개항과 망국, 일제 시대, 해방, 좌우익 갈등, 건국, 6·25와 인천상륙작전, 한미동맹, 개발연대의 근대화 등을 얘기하면서,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상식’처럼 알려져 있는 역사인식들에 도전한다. 저자는 말한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문명은 인류 문명의 주변부였다. 문명의 중심부는 늘 메소포타미아의 문명과 그것을 이어받은 문명들이었다. 그런 상황은 석기시대 이래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다. 한반도는 줄곧 중국 문명의 주변부였다. 즉 문명의 주변부의 주변부였다. 그것이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를 규정한 근본적 조건이었다. 한반도의 대한민국은 그런 근본적 조건을 뛰어넘어 마침내 21세기에 통합된 인류 문명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현실에선 나올 법하지 않은 동화 같은 그 일을 찬찬히 살피는 것이 이 이야기의 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