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 역할 확보하고 통화 주권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시도”(오태민 겸임교수)
⊙ “글로벌 경쟁 고려하면 완전한 제도 못지않게 속도 중요”(강형구 부교수)
⊙ “고령층·저소득층 금융 소외 현상 생길 수도”(강인수 교수)
⊙ “‘BTS’, 〈K팝 데몬 헌터스〉 등 문화 산업 분야로 경쟁력 확보 가능”(송민택 겸임교수)
⊙ 스테이블 코인 대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추진해 온 한은 반발
⊙ “글로벌 경쟁 고려하면 완전한 제도 못지않게 속도 중요”(강형구 부교수)
⊙ “고령층·저소득층 금융 소외 현상 생길 수도”(강인수 교수)
⊙ “‘BTS’, 〈K팝 데몬 헌터스〉 등 문화 산업 분야로 경쟁력 확보 가능”(송민택 겸임교수)
⊙ 스테이블 코인 대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추진해 온 한은 반발

- 정치권에서 핀테크 업체 등 비은행의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허용을 골자로 한 입법 논의가 활발하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5월 경제 채널 유튜버들과의 라이브 토크쇼에서 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의 21대 대선 승리로, 공약이었던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도입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국내 확산에 대응해 ‘통화(通貨) 주권’을 지키려는 방안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노동조합(한은 노조)이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신종 유사 수신업’이라 비판하고 있어, 중앙은행과의 견해차가 정책 추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치 변동성이 거의 없는 디지털 화폐다. 8월 6일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은 2500억 달러(약 347조8750억원)에 달한다. 해당 화폐는 비트코인·이더리움과 달리 가격이 급등락하지 않고, 특정 자산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다. 주로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하며, 유로·금·엔화 등으로도 발행된다. 예를 들어 1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 1개는 발행 시 동일 가치를 담보 자산으로 보유하기 때문에 가치가 안정적이다. 담보는 법정 화폐, 암호 화폐, 원자재 등 종류에 따라 다르다.
화폐 패러다임의 변화
스테이블 코인은 안정성뿐 아니라 돈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고 있어 그만큼 중요하다. 과거에는 국가만이 돈을 발행하고, 중앙은행과 상업은행 체계에서만 유통됐다. 그러나 이제 플랫폼에서 법정 화폐처럼 실시간 사용 가능한 암호 화폐가 등장했다.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 자격을 제한하고 담보 기준을 명확히 하는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3법을 추진 중이다. 논의 중인 법안에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면 정부 인가를 받은 은행이나 기업만 가능할 것 ▲발행 시 반드시 동일 금액의 달러나 미국 국채(國債)를 1대 1로 보유할 것 ▲일정 규모 이상 발행 시 미국 중앙은행(연준)의 감독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규제가 강화되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신뢰도가 높아져 세계적으로 사용이 늘고, 미국 국채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변화에 대응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에서 널리 쓰일 경우, 사실상 달러가 국내 통화처럼 사용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화폐·금융·플랫폼 재편 시발점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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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도입되면 결제(決濟)·송금 수수료가 줄어들어 효율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시간 제약 없이 24시간 거래가 가능해져 금융 접근성도 확대될 것입니다. 다만 미국의 스테이블 코인 법안조차 아직 완벽하지 않습니다. 미국에 발맞춰 법안을 준비 중인 한국 역시 제도적·기술적 여건이 덜 성숙한 측면이 있습니다.”
―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도입될 시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익명성을 악용한 불법 거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민간 기업이 준(準) 화폐를 발행하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중앙은행과의 조율이 쉽지 않게 될 겁니다. 중앙은행이 통화 정책을 시행할 때 새로운 제약이 생길 수 있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정보 격차가 커져 금융 소외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과 저소득층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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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맞습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분명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장단을 충분히 검토한 후 접근해야 합니다. 미국이 제도화를 서두르는 만큼, 한국에 미칠 파급력도 상당할 것입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은 화폐, 금융, 플랫폼 주권이 크게 재편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제도화는 통화 정책 및 외환시장 안정성에 대한 도전을 수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이 널리 사용될 경우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이 실효성을 잃을 수 있으며, 통화 공급의 비공식화, 즉 그림자 금융화가 우려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대규모 자금이 국외로 유출되거나, 외환 시장에서 환율 급등락과 같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제도 설계 초기 단계부터 국경 간 이동을 감시할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거래 한도 설정, 역외 발행 토큰에 대한 등록 및 제한 등의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국내 원화 생태계 키우는 것 선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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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민택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한국 내 원화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선행돼야 합니다. 동시에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많은 전문가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어디에 사용할 것이냐’고 우려하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K-팝 아이돌, 대표적으로 방탄소년단(BTS)이나 넷플릭스 콘텐츠 〈K팝 데몬 헌터스〉 등 한류 콘텐츠와 게임 등 문화 산업 분야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시작한다면, 한류의 글로벌 영향력을 발판 삼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 뛰어넘기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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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민 한양대 비트코인화폐철학과 대학원 겸임교수. |
― 말씀하신 내용대로라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법안은 달러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볼 수 있겠습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이 의도가 현실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최근 미국의 지니어스 법 제정으로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졌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공고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압도적인 유동성과 국제적 지위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발행사 참여를 독려하고 시장을 활성화할 실질적인 인센티브, 그리고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균형 있게 제시되지 않는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오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디지털 금융 시대에 원화의 역할을 확보하고 통화 주권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시도”라면서도 “달러의 확고한 지위를 고려할 때, 당분간은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부터의 방어’라는 제한적 범위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와 결합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한국보다 앞서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에 착수하면서, 한국도 관련 법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여야 의원 네 명이 스테이블 코인 전용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지만, 자기자본요건(5억~50억원), 준비금 운용 방식, 이자 지급 허용 여부가 법안마다 달라 혼선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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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경영학과 부교수. |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경영학과 부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들은 원화 등 법정통화 가치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하기 위한 종합적 규율 체계를 갖췄다”며 “발행부터 유통, 준비자산 관리, 이용자 보호, 긴급 조치까지 포괄적으로 규정해 제도적 기반을 탄탄히 했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나온 법안들은) 금융위원회 인가제 도입, 충분한 자기자본 및 전산 역량 요건, 100% 현금·국채 등 안전자산 준비금 의무를 부과하고,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을 금지하여 사실상 예금화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아울러 발행사 파산 시 준비금을 이용자 환급에 우선 사용하도록 하고 한국은행·기획재정부도 통화 정책 및 외환 안정 차원의 개입 권한을 갖도록 해, 투자자 보호와 금융 안정 장치를 두루 갖춘 실효성 있는 제도 기반이라고 평가됩니다.”
“실효성 있는 이용자 보호 장치 마련해야”
― 일각에서는 발행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히 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맞습니다. 글로벌 경쟁을 고려하면 완전한 제도 못지않게 속도가 중요합니다. 스테이블 코인 경쟁은 단순한 금융이 아니라 생태계 경쟁이며, 누가 먼저 임계점을 넘어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규제 샌드박스 등 우리나라의 제도적 장치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 최근 자기자본 요건을 50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논의 초기에는 50억원으로 검토했다가 5억원으로 완화해 혁신 기업도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다시 상향하면 금융기관 등 자본력이 풍부한 소수만 발행에 참여하게 돼 시장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신생 핀테크의 진입과 혁신 경쟁이 위축될 우려가 있습니다. 안정성과 산업 발전의 균형을 위해 자기자본 요건은 지나치게 높지 않게 설정하고, 대신 준비자산 규제와 내부 통제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도 “자기자본 요건은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기자본을 높이든 낮추든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취지를 살리면서 위험성도 고려하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50억원 이상으로 규정하면 대기업 위주로만 발행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높아질 겁니다. 스타트업이나 지역 기반, 혁신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면 자기자본이 부족하더라도 사업계획 등 다른 요소를 철저히 검증해 허용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오태민 한양대 대학원 겸임교수도 “속도를 내는 것은 중요하지만, 실효성이 있는 이용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도 이자 지급 금지 규정이 있지만 실효성이 없습니다. 과거 미국의 ‘레귤레이션 Q’처럼 이자 경쟁을 막으려는 규제는 오히려 MMF와 유로달러 같은 새로운 금융상품을 낳았습니다. 금융은 규제를 피해 진화하며, 크립토(Crypto)는 특히 예측 불가합니다. 크립토는 발행자 없이 프로그램으로 특정 행동(코인 보관, 콘텐츠 시청 등)에 따라 이자를 지급할 수 있어 기존 규제로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치인과 관료들은 규제를 논하기 전에 크립토부터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한은 노조, “스테이블 코인은 신종 유사수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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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7월 22일 열린 토론회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에 대해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은행은 비은행권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무분별하게 발행되면 금융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시중 유동성이 확대돼 통화 정책의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7월 28일 한국은행 노동조합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두고 “신종 유사수신업”이라고 직격했다.
강영대 한은 노조위원장은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가상동전이 스스로 안전자산이라고 주장하며, 이자 제공 없이 사람들의 돈을 모으려 한다”며 “불법 외화 유출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해외 송금 편의를 미끼로 자금을 무이자로 조달해 예금 이자를 벌어보려는 속내”라고 혹평했다.
이에 대해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유사수신’으로 보는 시각은 일정한 우려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제도 설계와 규제 체계를 정비하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스테이블 코인이 민간이 발행하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점에서, 제도적 통제가 없다면 일부 유사수신에 해당할 수 있는 위험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최근 발의된 법안들은 이러한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의 핵심 기능은 ‘결제와 교환 수단’에 있으며, 이는 수익 보장을 전제로 한 유사수신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다만 발행 주체의 건전성과 준비자산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하며, 자금 유동성 위기나 상환 지연 사태를 막기 위해 철저한 감독과 상시 감시 체계가 필수입니다.”
―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유사수신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유사수신으로 볼지는 제도 설계의 정교함과 규제 집행의 실효성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논의 중인 법안은 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금융 당국과 한국은행이 긴밀히 협력해 감독 역량을 뒷받침한다면,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유사수신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CBDC vs 원화 스테이블 코인
한국은행의 반발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 한국은행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대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종이 화폐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다. 특정 자산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CBDC는 담보 자산 없이 중앙은행이 발행과 유통을 전담하므로 실물 원화와 동일한 가치를 지니며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디지털 화폐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 한강’도 병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통제가 용이한 CBDC보다 도입 시점이 성큼 다가온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강형구 한양대 부교수는 “과거 테라 사태처럼 고정 수익을 약정하는 경우 은행 예금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온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입법안은 발행업자에 대한 금융 당국 인가제 도입, 모든 스테이블 코인에 100% 준비자산 및 1대 1 환급 의무 부과, 이자 지급 금지 등을 명문화해 기존 유사수신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해소됐나요.
“은행처럼 예금을 받아 운용하는 구조가 아니라, 언제든 현금으로 교환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한정하고 엄격한 공시·검사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 스테이블 코인은 더 이상 불법 유사수신이 아니라 합법적이고 투명한 금융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투자나 예금이 아니라, 돈을 지불하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념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행 과정에서 인가받지 않은 불법 발행이나 준비금 미비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하는 것입니다. 이렇게만 한다면 스테이블 코인은 건전한 혁신 금융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감시 체계 갖춰야”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 과정에서 한국은행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민간이 발행·유통하는 ‘디지털 화폐 또는 디지털 지급 수단’으로, 그 확산 정도에 따라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과 외환 시장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수 있다”며 “스테이블 코인은 실질적으로 통화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기존 중앙은행의 통제 범위에서 벗어나 운영된다는 점에서 통화 정책의 유효성을 약화할 잠재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중앙 컨트롤이 필요하다는 말인가요.
“맞습니다. 우선 통화 정책 측면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대량 유통될 경우 기준금리 등 전통적인 정책 수단을 통한 유동성 조절 기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금리 정책의 실물경제 파급력은 유통 화폐의 구조와 비중에 좌우되는데, 민간 발행 디지털 화폐가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 기준금리의 전달 경로가 왜곡되거나 둔화할 수 있습니다.
외환 시장에도 부담이 큽니다.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국외 자본 이동은 기존 외환 규제와 자본 유출입 통제 체계를 우회할 수 있어 환율 변동성을 확대하고 시장 불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외환보유액과 환율 간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대규모 국외 유출은 국가의 대외 지급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정책 초기부터 스테이블 코인의 총량, 거래 흐름, 환금 요청 규모, 역외 이전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감시 체계를 갖추고, 필요시 외환관리법 및 통화신용 정책과 연계한 거래 제한 조치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 한국은행이 컨트롤타워가 된다면 CBDC와의 관계 정립도 필요하겠네요.
“그렇습니다. 향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 여부와 기능 설계 단계에서 민간 스테이블 코인과의 정책적 관계를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공공성과 민간 혁신의 균형 속에서 전체 통화 시스템이 조화롭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요컨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금융 혁신이자 통화 주권에 직결되는 제도입니다. 중앙은행의 선제적 대응과 실질적 개입은 통화 정책의 유효성 확보와 외환 시장 안정이라는 국가 경제의 핵심 축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TF 꾸리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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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6일 서울 성동구 앤더슨씨에서 열린 토스 앱 10주년 간담회 당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토스의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토스 |
카카오그룹 역시 정신아 카카오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TF를 가동했다. 은행·결제·플랫폼을 모두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발행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카카오게임즈·카카오페이증권 등 계열사 합류 방안도 논의 중이다.
네이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두나무는 업비트 결제망을 네이버페이와 연동해 스테이블 코인 기반 간편결제 모델을 구상하고 있으며, 네이버파이낸셜은 5000만 명에 달하는 자체 페이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결제·멤버십 통합 전략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시중은행과 카드사들도 내부 TF를 꾸려 스테이블 코인 커스터디·정산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조속히 단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본격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창설이 예정돼 있으며, 정책 컨트롤타워로는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거론된다. 전 금융위 부위원장 출신인 김 실장은 민간 연구소 재직 시절부터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온 인물로, 입법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아직 많은 국민에게 낯선 개념”이라며 “기재부, 금융위, 한국은행 등 핵심 부처뿐 아니라 민간 기술 전문가와 과기부 등도 참여해 해킹 방지 등 보안 기술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 보호가 최우선이며,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꼭 필요하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단순한 기술 기반의 새로운 결제 수단을 넘어, 대한민국 금융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디지털 통화 주권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이제 ‘혁신과 규제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이분법적인 논쟁은 넘어서야 할 때입니다. 중요한 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제도 설계를 통해 혁신을 안전하게 실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결국 신뢰의 기술입니다. 발행 주체가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자산이 투명하게 관리되며, 이용자 보호 장치가 튼튼하지 않으면 그저 투기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이 큽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비기축통화국에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외화 기반 코인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지급과 결제 생태계를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정책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또 제도화 과정에서는 국제 기준도 반영해야 하지만, 우리 경제와 외환 규제 상황에 맞는 독자적인 기준도 꼭 마련해야 합니다.
결국 스테이블 코인을 어떻게 설계하고 관리하느냐가 대한민국 금융 주권, 디지털 산업 경쟁력, 그리고 국민의 경제적 신뢰를 좌우하게 될 겁니다. 지금이 바로 단기적 시장 논리를 넘어서서 중장기적인 시야로 제도와 기술, 소비자 보호의 균형을 맞추고, 안정성과 혁신이 함께 공존하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꼭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