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원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법의 이름으로 입법·행정부 장악… 국가 변란 진행 중이 아닌가 싶어”

  •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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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연의 ‘수요집회’, 윤석열의 ‘방어권 권고’ 기억에 남아”
⊙ “인권위원이 아니라 인권위 사무처가 결정 주도하는 기형적 구조”
⊙ “사무처, 인권위원이 관여하려고 하면 직권 남용이라 반발”
⊙ “우파는 적이라고 생각하는 좌파의 인식이 인권위에도 반영”
⊙ “인권이 한쪽 이념으로만 쏠리면 인권 포퓰리즘 된다”
⊙ “‘윤 어게인’ 아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인권도 보장받아야”
⊙ “이재명 정부, 법의 지배 벗어난 최상위 권력 집단 만들고 있어”

金龍元
경남고·서울대 법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수료, 美 미시간대 대학원 석사 / 서울·부산·수원지검 검사, 법무법인 천지 대표변호사, 한국노총 부산시 지역본부 고문변호사,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세종미래포럼 초대 상임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형제복지원사건특별위원장,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역임. 現 법무법인 동진 변호사
사진=월간조선
“법률 용어는 제한된 글자 수에 깊은 의미를 담아야 하기에 어렵습니다. 그러나 법(法) 자체는 인간의 활동과 규율에 관한 것으로 굉장히 쉬운 겁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서는 당연한 상식을 지키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인권위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김용원(金龍元) 변호사의 표정은 진지했다.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 2월에 인권위 상임위원에서 퇴임한 그는 내내 여론의 중심에 있었다. 김 변호사의 퇴임 날에는 그의 보수 성향을 문제 삼은 인권위 노조의 항의 시위와 김 변호사의 지지자들이 서로 몸을 밀치며 물리적 충돌을 벌였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퇴임식에서 김 변호사는 “인권위에서는 좌파적 시각만이 유일한 정당성을 부여받고 있다. 인권(人權)을 좌파가 독점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4일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무법인 동진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초기에 인권위 좌파들과 마찰 전혀 없어”
 
김용원 국가인원위 상임위원이 2월 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퇴임식 때 지지자와 반대 세력이 뒤엉켜 난리가 났더군요.
 
  “일부 거친 표현은 인정하지만 제가 했다는 발언은 3년 동안 몇 번에 불과합니다. 인권위 노조와 사무처는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며 끝없이 거짓 주장을 하고, ‘인권위원 자격이 없다’ ‘사퇴하라’며 회의 진행을 방해하고 저를 모욕했습니다. 그런 상황을 참아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 ‘인권위에서 상식을 지키기 어려웠다’고 했는데 그런 곳인 줄 몰랐습니까.
 
  “전혀 몰랐습니다. 저는 좌파, 우파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거나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우파는 기존의 사회 시스템이 가진 장점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좋은 것은 지켜가며 신중을 기하자는 사람들이고, 좌파는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권리, 분배적 정의를 강조하는 사람들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산에서 변호사 생활을 할 때 이주노동자 지원 단체에 수시로 후원금을 보내고 무료 변론을 했습니다. 한국노총 부산시 지역본부 고문변호사로도 활동했고요. 윤석열 전(前) 대통령의 추천으로 인권위 상임위원이 됐는데, 인권위 사람들은 저를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 처음부터 인권위와 마찰이 있지는 않았다는 거군요.
 
  “전혀 없었습니다. 당시 송두환 인권위 위원장, 박진 인권위 사무처장 등과 단둘이 식사도 하고 인권위에 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습니다. 인권위에서 좌파적 시각만이 정당성을 부여받고 있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알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좌파적 시각이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좌파와 우파의 시각 모두를 존중해야 하며, 인권위는 인권위원들이 주도적으로 사안을 결정하고 사무처는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는 결정에 어느 순간부터 반(反)인권 성향을 갖고 있다고 매도하고, ‘극우(極右)’ 프레임 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인권위원, 대법·헌재보다 훨씬 정치적”
 
  인권위는 DJ 정부 시절이던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설립됐다. 대통령의 업무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중앙행정기관이다. 인권위 위원은 위원장(장관급)을 포함해 총 11명으로, 이 중 3명은 상임위원(차관급)이고 7명은 비상임위원이다. 11명은 대통령 지명 4명, 국회 선출 4명, 대법원장 지명 3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의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사무처를 두고 있고, 사무처에는 운영지원과, 인권상담조정센터, 정책 교육국, 침해조사국, 차별시정국 및 군 인권보호국 등에 2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권위는 이원적 구조입니다. 인권위원과 사무처죠. 법이 정하는 것은 명료합니다. 모든 결정은 인권위원이 하고, 사무처는 인권위원 결정을 도와주며 집행하는 기관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사무처가 인권위를 주도합니다.”
 
  2001년에 처음 출범할 때부터 사무처 직원이 200여 명이나 되는, 외국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대한 조직이었습니다. 이들은 정규 공무원 출신 이외에도 인권 단체, 인권 활동가로 활동하다가 특채로 채용된 사람 등으로 채용 경로가 아주 다양했습니다.”
 

  ― 인권위 인권위원들의 구성도 정치적이지 않습니까.
 
  “대법원, 헌법재판소보다 훨씬 정치적이죠. 대통령, 대법원장, 국회의 몫이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지명하다 보니, 사실상 집권 여당의 색깔이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좌파가 우파를 보는 시각입니다. DJ 정권 이전까지 우파 정권이 지배하다 보니 좌파들에게는 ‘우파는 우리의 적’ ‘우리는 우파에 의한 피해자’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물론 우파의 책임도 있습니다. 50년 넘게 국가를 운영하면서 좌파를 불법(不法)으로 탄압하고 용공(容共) 조작을 한 예가 있었습니다. 좌파들에게 우파는 사회를 함께 구성하는 공존 세력이 아니었고, 인권위에도 이런 인식이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인권 장사치”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 제6차 본회의(2025년 2월 14일)에서 김용원 상임위원 등 국가인권위원회의 헌정부정, 내란선전 행위와 관련한 감사원에 대한 감사요구안(위원회안)이 재석 163인, 찬성 160인, 기권 3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출범부터 이념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 셈이네요.
 
  “좌파 정부 때마다 인권위 사무처의 좌파 색깔이 강해졌습니다. 인권위가 연간 400억원가량의 국가 예산을 배정받다 보니 주변에 좌파 성향을 가진 단체가 늘 있었고, 인권위는 이들의 주장을 채택하면서 국가의 인권 표준인 양 제시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우파인 이명박 정권이 들어섰지만, 이들 세력은 여전히 변화가 없었고, 초기에 터전을 공고히 잡은 사무처가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고 인권위원들은 거수기 노릇을 했습니다. 우파 성향의 인권위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가인권기구(NHRI) 등 인권을 논하는 곳은 좌파 성향을 띤다고 하는데요.
 
  “성향 자체가 좌파일 수는 없습니다. 인권위법이 정한 대로 인권위원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말입니다. 줄곧 우파, 좌파 한 곳만 정권을 잡는 것이 아니니까, 성향이 다른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그에 걸맞은 인권위원들이 들어가니 우파와 좌파가 균형을 이룹니다.”
 
  ― 인권위원들이야 임기직이니 교체가 가능하지만, 사무처 직원들은 그렇지 못하니 바뀔 수가 없다는 소리군요.
 
  “네. 그런데 인권이 한쪽 이념으로만 쏠리면 인권 포퓰리즘의 대상이 되고, 국민에게 인권팔이를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제가 ‘인권 장사치’라는 표현을 써서 좌파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는데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인권을 팔아서 직업을 유지하고 정부 보조금, 후원금을 받고, 사회적 명성을 얻은 대부분의 사람은 인권 장사를 하는 것 아닙니까? 더구나 국가 인권위는 인권 단체들의 대표 단체가 아니고, 대리인은 더더욱 아닙니다. 인권위원들이 진지하게 논의해서 인권 표준을 만들고, 이것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인권 표준이라고 제시하는 국가 기관입니다. 인권 단체와 무조건 궤를 같이한다면 그런 곳을 국가 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인권은 어떤 개인, 단체에나 똑같이 존재”
 
‘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2020년 6월 2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자신들의 몸을 소녀상과 묶고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권위는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전원위원회, 주요 정책을 심의, 의결하는 상임위원회와 개별사건을 심의, 의결하는 소위원회 6개(침해구제 제1위원회, 침해구제 제2위원회, 차별시정 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 등)로 구성되어 있다.
 
  전원위원회는 상임위원(4명)과 비상임위원(7명)이 중요한 안건을 다수결로 심의, 의결하는데 의결 정족수는 재적 과반 출석, 출석 과반 찬성이다. 상임위원회는 법령이나 정책 등에 대한 권고 또는 의견 표명 안을 준비하는데, 위원 총 4명 중 3명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소위원회는 총 4명으로 3명 이상이 찬성해야 인용(認容)된다.
 
  김용원 변호사가 인권위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은, 그리고 인권위 좌파들과 대립을 하게 된 것은 취임한 지 6개월 지났을 때다.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의 수요집회 사건’이 계기다.
 
  정의연은 2022년 1월 13일, 서울 종로구의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매주 수요일에 정기 시위를 하는데, 이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꽹과리를 치며 집회를 방해해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긴급구제 신청 및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2023년 8월 1일에 진정사건을 기각했다. 표결에 참여한 김용원 변호사, 김종민(원명 스님, 봉은사 주지) 위원은 기각(棄却), 김수정(민변 출신 변호사) 위원은 인용 의견을 표시해 최종 기각이 결정됐다. 당시 소위원회 위원은 총 3명이었다.
 
  “인권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황당했던 사건입니다. 정의연의 주장대로라면 자신들의 수요집회는 정의롭고 정당하기 때문에 경찰로부터 특별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인권은 어떤 개인, 단체에나 똑같이 존재하는데 왜 정의연에 대해서만 특별 대우를 해줘야 합니까? 정의연 활동을 반대하는 집회 주최자에게는 인권이 없습니까? 서로 대립하는 두 단체에 대해 한쪽은 우대하고 한쪽은 냉대하는 것은 헌법 위반입니다. 특히 상대방의 행동을 사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긴박한 위험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정의연의 집회에 대해 반대 단체가 범죄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인권위법에 따라서 2명은 기각, 1명은 인용 의견이기에 해당 진정에 대한 기각을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황당한 일이 벌어지더군요.”
 
 
  “인권위, 정의연에 패소했는데도 항소 안 해”
 
  ― 어떤 일인데요.
 
  “인권위 사무처가 ‘위원 3명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음에도 기각 결정을 했다. 법적 근거가 없다’며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법에 3명의 소위원회 위원이 전원 찬성해야 인용된다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전원 찬성을 하지 않아서 기각했는데, 느닷없이 3명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는데 왜 이런 조처를 했느냐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 후속 조치가 있었나 보군요.
 
  “정의연은 2024년 7월에 서울행정법원에 인권위를 상대로 기각 결정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정의연이 원고, 인권위가 피고죠. 그렇다면 당시 정의연의 진정을 기각했던 소위원장인 제가 당연히 피고로서 재판을 주도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송두환 위원장은 저를 배제한 채 소송을 진행했고, 어영부영 재판이 진행돼 정의연 승소로 1심 판결이 났습니다. 1심에서 인권위가 패소한 건데 그럼 다음 순서가 뭡니까?”
 
  ― 인권위가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해야겠지요.
 
  “안 했습니다. 인권위가 패소했는데 그게 정당한 판결이었다고 인정한다는 뜻인가요? 항소를 포기한 것은 위원장의 직권 남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위는 국가 인권 감독기관 아냐”
 
  김용원 변호사는 ‘화물연대 파업’ 때에도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는 2022년 12월, 안전운임제 연장 법안은 악법(惡法)이라며 파업을 시작했다. 파업이 길어지자 정부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4조 등을 근거로 업무개시명령권을 발동했다.
 
  정의당은 ‘업무개시 명령’ 조항을 삭제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고, 인권위 사무처는 국회에 ‘업무개시명령권’ 삭제가 필요하다는 의견 표명 안건을 상임위원회에 제출했다. 상임위원회는 이 의견표명 안건을 기각했다.
 
  “인권위는 국가 인권 감독기관이 아닙니다. 인권위에 진정이 들어오면 ‘권고’ ‘의견표명’을 할 수 있습니다. 인권위의 결정이 강제성을 갖지 않는 이유는 다른 국가 기관의 자율성을 보호하며, 국가의 인권 보호는 일차적으로 각 국가 기관에 맡긴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인권위가 국가 인권 감독기관이 된다면 대한민국은 전체주의 국가가 됩니다.”
 
  ― 인권위의 권고 및 의견표명이 강제성은 없지만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큰데요.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가령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를 보죠. 국가정보기관이나 경찰, 검찰에서 장기간 내사를 진행하고 입건하는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 하면, 인권위가 권고나 의견표명을 합니다. 강제성은 없지만, 정부 기관이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고 이를 빌미로 법률 개정 논의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인권위가 국가 기관의 자율성을 침탈하는 기관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합니다. 경찰의 공권력 행사도 그렇습니다. 경찰이 현행범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물리력을 행사하고, 미란다 원칙 적용 문제 등에 대해서 인권위가 과도한 개입을 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경찰이 피의자에게 쇠고랑을 채울 때 앞으로 채웠느냐, 뒤로 채웠느냐는 진정이 매우 많습니다.”
 
 
  “수갑 채운 손에 수건 덮어주는 것이 인권인가”
 
  ―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건가요?
 
  “신체의 자유가 어차피 박탈됐는데 그게 중요합니까? 그건 경찰이 판단해야 할 몫입니다. 체포된 사람의 영상이 노출되면 인격권 침해인가요? 체포는 반사회적인 범법(犯法)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쇠고랑을 채웠는데 수건을 덮어주자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경찰이 범법자에게 쇠고랑을 채우는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이 있었는데, 그것을 사후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적절했느냐고 묻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 일로 경찰관에게 징계, 경고, 주의처분을 해서 나중에 경찰관이 소극적으로 업무에 임해 일반 국민이 피해를 본다면, 이거야말로 인권 침해 아닙니까.”
 
  ―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있다고 하죠.
 
  “프로세스가 잘못됐습니다. 범죄자들이나 그의 대리인이 내는 진정을 기반으로 사무처가 조사합니다. 사무처의 조사에 대해 인권위원들이 관여하지 않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습니다. 인권위원이 관여하려고 하면 사무처가 부당한 간섭이라고, 인권위원들의 직권 남용이라고 반발을 합니다. 한 번은 이충상 위원이 ‘조사관의 조사 업무가 잘못됐다’고 했다가 사무처가 현직 위원인 그를 진정 사건의 피진정인으로 고발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인권위 사무처 조사관은 국가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상임위원들이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사람들인데, 그럼 상임위원들은 사무처가 어떻게 일을 처리하든지 그냥 웃고 있어야 합니까? 제가 아마 그랬다면 저는 역대 가장 훌륭한 상임위원이 됐을는지 모릅니다.”
 
  ― 인권위 사무처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군요.
 
  “사무처 직원들은 공무원이라 정당한 이유 없이 파면이나 해임을 할 수 없습니다. 사무처 구성을 바꾸는 일은 장기간에 걸쳐 의지를 가지고 해야 하는데 극렬한 저항에 시달릴 겁니다. 사무처 직원이 퇴임식에서 난동을 피운 것, 또 일명 ‘윤석열 방어권 안건’ 회의를 할 때 직원 50여 명이 물리적으로 저지한 것도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입니다. 저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 문을 열어 달라’는 말만 한 시간 동안 반복했습니다. 경찰은 인권위 사무처 직원들의 이런 범법 행위에 제대로 된 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 당사자로서 조사를 촉구하거나 소송을 할 수 있었을 텐데요.
 
  “저로 인해 사무처 직원이 징계를 받으면 그것이 훈장이 되는 세상입니다. 현병철 위원장(이명박 전 대통령 지명) 시절에 징계를 당한 직원들은 다음에 다 승진이 됐다고 하더군요. 인권위야말로 인권을 유린하는 괴물기관입니다. 본인들이 공격을 당하면 헌법에 보장된 독립기관이라고 말하고, 우파 성향의 인권위원들에 대해 자택, 사무실 압수수색이 들어올 때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본인들은 선하고 정의롭고, 우파는 제거해야 할 대상인 내로남불의 끝판왕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방어권 권고안’을 발의한 이유
 
국가인권위원회 제2차 전원위원회가 열린 2025년 2월 1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 안건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2025년 초, 김용원 변호사를 내란 선전 및 선동, 헌정질서 부정 발언,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용원 변호사가 인권위 상임위원 자격으로 ‘윤석열 대통령 방어권 권고안’을 발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변호사는 탄핵심판 과정에서 엄격한 증거조사 보장, 형사 절차와 유사한 절차적 방어권 보장, 불구속 수사 원칙 고려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이라도 탄핵과 수사 과정에서 기본적 방어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5년 2월 10일에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이 안건은 찬성 6명, 반대 4명으로 권고안이 가결됐다.
 
  ― ‘윤 어게인’을 주장한 겁니까? 좌파들은 내란 선동 동조 세력이라고 불렀는데요.
 
  “내란 선동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제가 주장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범죄자의 인권을 옹호하듯이 말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판단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갔을 때 이미 윤 대통령은 직무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권력 상실 상태였습니다. 헌법상의 인권 침해는 모든 국민에게 적용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해도 인민재판을 할 수는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투표로 선출한 국민의 대표입니다. 임명직인 재판관이 대통령직을 박탈하면, 그를 뽑은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도 무효가 되는 겁니다.”
 
 
  “尹 탄핵 인용 말라고 한 적 없어”
 
  ― 윤석열 대통령을 두둔하고자 방어권 보장을 발의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저는 헌법재판소를 향해 탄핵을 인용하지 말라는 소리를 한 적이 없습니다. 제 권한 밖의 일이고요. 다만 법에 따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집권당에서 재판을 서두르겠다며 일주일에 세 번씩 재판을 하면,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 이를 반박할 준비 시간이 충분치 않을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를 밟자는 소리인데, 이게 왜 윤석열 방어권 안건입니까?”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소셜미디어 등에 몇 차례 의견을 피력해 정치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지요?
 
  “제 글을 두고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정치적 의사 표현이나 발언을 금지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글은 ‘탄핵은 정치적인 선택권을 행사한 국민의 주권을 침해할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글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제가 부산에서 지지모임을 만들어 잠시 활동한 것이 전부입니다.”
 
 
  “채 상병 사건의 본질은 간단”
 
김용원 당시 상임위원이 2023년 8월 9일,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특검이 진행 중인 ‘채 상병 사건’은 이렇다.
 
  해병대 소속인 채 모 상병은 2023년 여름 집중호우 때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수사를 지휘한 사람은 박정훈 대령이었다. 박 대령은 ‘사단장, 여단장 등 8명에게 책임이 있다’고 국방부에 보고했다. 국방부가 대통령실에 보고했더니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이 사단장까지 책임져야 할 사안이냐”고 했고, 마침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외 출장 중이라 국방부는 해병대의 수사 결과를 민간 경찰에 제출하는 것을 미루라고 했다. 하지만 박정훈 대령은 이를 민간 경찰에 이첩했고, 이를 알게 된 국방부가 해병대의 수사 결과를 되찾아왔다.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사건의 본질은 간단합니다. 군사 경찰의 기초 조사가 민간 경찰로 이첩되면 민간 경찰이 심층 조사를 합니다. 민간 경찰이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단하면 검찰로 송치하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검토합니다. 군사 경찰의 역할은 자료 조사를 해서 주는 것뿐입니다.”
 
  ― 간단한 사건이 복잡해졌네요.
 
  “국방부가 민간 경찰에 가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자료를 회수했다는 사실을 알고, 2023년 8월 9일에 군 인권 보호관이었던 제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국방부가 수사 자료를 회수한 것은 수사 절차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으니 원래대로 경찰에 돌려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국방부가 해병대의 조사 결과를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 엄밀히 말하면 국방부를 비판하는 성명이었네요.
 
  “국방부가 수사 자료를 도로 찾아왔다는 언론 보도를 보는 순간 대형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직감했습니다. 국민적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 사실을 국방부 책임자에게 정확하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종섭 장관과 다이렉트로 통화하는 사이도 아니고 국방부에 ‘이런 일로 통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여 8월 14일에 이 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가 성명서에서 주장한 대로 ‘서류를 도로 신속하게 경찰에 제출하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했습니다.”
 
 
  박정훈 대령의 ‘긴급구제 신청’
 
  군 인권센터는 2023년 8월 14일에 박정훈 대령을 대신해 ‘제3자 긴급구제 신청’을 인권위에 한 터였다. 군 인권센터는 이 사건을 ‘수사 외압에 맞선 군인을 처벌하려는 상황’이라고 보고 인권위의 긴급구제 제도를 활용코자 한 것이다.
 
  “긴급구제 안건은 통상 상임위원회에서 다룹니다. 8월 17일에 예정된 정기 상임위원회에서 박정훈 대령에 대한 안건을 논의할 줄 알았는데 송두환 위원장은 돌연 8월 18일에 임시 상임위원회를 열어 이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날은 제가 미리 휴가를 예고해 놓았던 날이었습니다. 노로바이러스로 장염에 걸려서 금토일을 쉬려고 계획 중이었거든요.”
 
  ― 8월 17일에 정기 상임위원회가 있는데 굳이 임시 상임위원회를 다음 날 열 필요가 있었나요?
 
  “저는 송두환 위원장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고자 날짜를 바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8월 17일 정기 상임위원회에 남규선 위원(민주당 추천)은 불참할 예정이었으니, 송 위원장으로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한 표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반면 8월 18일에 저는 휴가, 이충상 위원은 소년원 방문 조사가 예정돼 있어서 회의 불참이 예상됐거든요. 저와 이충상 위원이 불참한 채로 8월 18일 오전 9시에 상임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송두환 위원장은 오후 1시까지 장광설을 늘어놓으며 회의 개최 무산을 선언하지 않았습니다.”
 
  ― 일부러 그랬다고 보십니까.
 
  “당연합니다. 두 사람이 빠졌으니 위원장이 회의를 시작해 ‘불성립’을 선언하면 끝입니다. 그런데 긴급구제 사안이라 위원 전원 참석을 기다린다며 시간을 지연시켰습니다. 오후 1시가 넘으니 제가 ‘꾀병으로 회의에 일부러 불참했다’는 식(式)의 기사가 나오더군요. 인권위에서 중요 안건을 다룰 때는 여지없이 좌파 언론이 찾아옵니다. 언쟁이 붙어서 심한 말이 오가면, 좌파 언론은 그 코멘트만을 따서 ‘막말 프레임’을 씌웁니다. 어떤 상황에서 그런 말이 오갔는지,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는 전혀 따지지 않습니다. 다 큰 어른이 꾀병을 부렸다니, 제가 아직도 그때 복용했던 약봉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 뒤 송두환 위원장은 박정훈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를 상임위원회에서 처리하지 않고, 김용원 변호사가 위원장으로 있는 군 인권보호위원회로 떠넘겼다. 군 인권보호위원회는 2023년 8월 29일, 박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를 기각했다. 이 기각에는 김용원 변호사, 김종민 위원, 원민경 위원(민주당 지명) 등 위원 3인이 모두 찬성했다. 원민경 스스로 기각에 찬성한 것이다.
 
 
  “좌파, 서슴없이 거짓말한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025년 12월 1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22차 전원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양평 공무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 검토하는 직권조사 결과 보고서를 의결했다. 사진=뉴시스

  김용원 변호사가 문득 “‘막말’과 ‘거짓말’ 중에 무엇이 심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인권위원으로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그는 “좌파들은 서슴없이 거짓말을 한다”며 한 얘기를 시작했다. 현재 이 사건은 원고 김용원, 피고 송두환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A 사건은 소위원회 소관이어서 김용원 변호사와 B 위원, C 위원이 한함께 심의했다. 김 변호사와 B 위원은 의견이 같았고, C 위원은 의견이 달랐기에 사건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세 위원은 사전에 의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해당 사건을 전원위원회로 보내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C 위원이 이 합의를 어겼다는 것이다.
 
  김용원 변호사가 전원위원회에 불참한 어느 날, 송두환 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C 위원이 기각하자면 김용원 위원이 인용하자고 하고, C 위원이 의견을 바꿔서 인용하자고 하면 김용원 위원이 기각하자고 하는 방식으로 소위원회를 운영하였다”고 비난했다.
 
  “저는 그날 군 인권 강의가 있어 조금 늦게 전원위원회에 참석기로 했는데 위원장이 제가 참석하기 전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디다. 그럼 제가 C 위원과 둘이서 말장난을 했다는 소리입니까? C 위원의 의견에 사사건건 반대하려고 상대방이 기각 의견을 내면 인용을, 상대방이 인용을 말하면 기각을 주장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C 위원이 ‘그런 적이 있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하더군요. 하도 황당해서 제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이냐. 자기를 희생하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좌파들의 거짓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 소위원회에 녹취록이 없나요?
 
  “있습니다. 그날 회의는 총 230분이었는데 213분 이후에는 녹음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C 위원은 녹음되지 않은 17분 사이 저와 그런 언쟁이 오갔다고 주장합니다. 앞의 213분 내용을 들어보면 뒤에 그런 얘기가 오갔을 리가 없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봅니다.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양평군 공무원 사망은 ‘가혹 행위 치사 사건’이라고 판단”
 
  김용원 변호사는 ‘정희철 양평군 단월면장’의 사망 사건을 세간에 널리 알린 사람이기도 하다. ‘양평군 공무원 사망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2025년 10월에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장이던 공무원 정희철씨가 김건희 특검 수사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여부가 논란이 된 사건이다.
 
  정희철씨의 유족은 특검 수사 과정의 인권 침해 의혹을 제기했다.
 
  “정희철씨의 사망 사건을 접하고 ‘가혹 행위 치사 사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전기 고문만 고문이 아닙니다. 한 사람을 앉혀놓고, 건장한 사람 여럿이 둘러앉아 10시간 이상 괴롭히는 것은 고문이 아닙니까? 고인은 특검 조사를 받고 돌아온 날부터 유서를 쓰고 죽음을 준비한 사람입니다.
 
  제가 인권위에 이 문제를 들고 나왔을 때 윤석열 방어권 안건 때문에 곤경에 처해 있던 한석훈, 강정애, 이한별 위원뿐만 아니라 김용직 위원까지 동조해서 직권조사 의결이 이뤄졌습니다. 조사단장은 다른 사람이 맡았는데 정희철씨 유족은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핵심 포인트는 유서 확보였는데, 인권위가 조사한다고 하니까 유족들이 바로 유서를 건넸습니다. 유서상에는 가혹 행위가 적나라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양평군 담당 여직원은 특검에 가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을 진술했습니다. 결국 저는 정희철씨의 사망 사건에서 특검의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관련 수사관들에 대한 고발을 주장했습니다. 재임 기간에 했던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이쯤 되면 궁금해지네요. 인권위의 인권위원은 차관급 고위 공직자인데 어떤 자세로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까.
 
  “국가 인권위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이고 국민 개개인을 포함, 개인이 가지는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사명을 가진 기관입니다. 인권위는 인권에 관한 철학을 가지고 인권 침해 여부, 구제 방안을 논의하고,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인권 증진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우리의 인권관만이 정답’이라는 사고방식으로는 올바른 인권 표준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인권관의 다양성, 인권 기준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철학을 존중하는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 사퇴할 생각은 안 하셨지요?
 
  “한 번도 사퇴할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사퇴하면 굴복이니까요.”
 
 
  “국가 변란 진행 중”
 
  김용원 변호사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국가 변란이 진행 중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80년 된 헌정 체제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국가 변란이 진행 중이 아닌가 싶습니다. 법의 이름으로 입법, 행정부를 장악하고, 권력 분립이라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사법부의 조직 구성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며 인원을 2배로 늘리고, 판검사에게는 법 왜곡죄라는 것을 씌우겠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를 만든 것 이상으로 국가 헌정 체제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 공수처에 대해서도 반대하셨지요?
 
  “공수처는 기막힌 기관이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신분에 따른 차별이 있으면 안 됩니다. 그런데 어떤 국민은 범죄를 지르면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고, 그렇지 않은 신분을 가진 국민은 경찰이나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다는 얘기 아닙니까? 신분에 따라 조사를 받는 것은 대체 어느 나라에서 시행하는 법인지 묻고 싶습니다. 근본적인 발상은 검찰 불신에서 나왔는데 오히려 공수처가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한술 더 떠서, 법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최상위 슈퍼파워 권력 집단을 만들고 있습니다. 입법, 사법, 행정의 지배를 받지 않는 초권력 집단입니다. 중국, 러시아, 북한이 그런 국가 아닙니까? 설령 살인을 해도 법망을 피해 가는 그런 집단 말입니다. 그런 것을 추구하고, 그런 국가 체제를 정립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섬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제 공무원의 신분을 벗고 다시 변호사로 돌아왔네요.
 
  “세상은 좌파와 우파가 공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 적으로 간주하고 제거해야 할 악이라고 여기는 것이 불행의 시작입니다.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세력의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여태 인권 문제를 다뤘기 때문에 이제는 변호사로 돌아가서 국민이 인권이 보장된 국가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제 역량을 다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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