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는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부터 서양인들을 위한 메뉴 개발사업을 주도하면서 일본음식의 세계화를 추진했다.
1981년에는 농림수산성 산하에 외식산업종합연구센터를 설립했다.
2005년에는 수출촉진전국협의회를 구성하면서 2010년까지 일식 애호가를 12억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 韓食과 와인과의 접목 시도해야
⊙ 음식의 세계화는 그 나라 문화를 수출하는 것
⊙ 죽, 사찰음식 등 유망
서홍진 前 삼성에버랜드 골프문화사업부 식음팀장
⊙ 1957년 전북 전주 출생.
⊙ 서울YMCA호텔전문학교 수료.
⊙ 서울 신라호텔 F&B(식음) 매니저, 서울르네상스호텔 F&B매니저,
삼성에버랜드 리조트 식음팀 차장, 同 골프문화사업부 식음팀장,
삼성인력개발원 국제테이블매너·에티켓 강사 역임. 現 ㈜Raei 수석컨설턴트.
1981년에는 농림수산성 산하에 외식산업종합연구센터를 설립했다.
2005년에는 수출촉진전국협의회를 구성하면서 2010년까지 일식 애호가를 12억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 韓食과 와인과의 접목 시도해야
⊙ 음식의 세계화는 그 나라 문화를 수출하는 것
⊙ 죽, 사찰음식 등 유망
서홍진 前 삼성에버랜드 골프문화사업부 식음팀장
⊙ 1957년 전북 전주 출생.
⊙ 서울YMCA호텔전문학교 수료.
⊙ 서울 신라호텔 F&B(식음) 매니저, 서울르네상스호텔 F&B매니저,
삼성에버랜드 리조트 식음팀 차장, 同 골프문화사업부 식음팀장,
삼성인력개발원 국제테이블매너·에티켓 강사 역임. 現 ㈜Raei 수석컨설턴트.
‘Korean food: Just waiting to be discovered(한국음식: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며)’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다른 아시아 음식에 비해 덜 알려진 한국음식에 대해 여러 면에 걸쳐 소개했다.
이 기사가 나간 그날, 평소 한국 교민들로 붐비던 뉴욕 맨해튼 32번가 한인타운 내 몇몇 한식당 앞에는 미국인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한국음식과 문화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그 기회는 어이없이 날아갔다. 영어를 하지 못하는 식당 종업원들은 주문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식당마다 음식에 대한 영문 표기가 달랐고, 그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주지도 못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불안해하다가 그냥 자리를 뜬 미국인들도 많았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9년, 뉴욕의 맨해튼 32번가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최근 몇 년 사이 한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한식당 손님의 70% 정도가 현지 미국인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문을 여는 한식당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미국인들 중 많은 사람이 한국음식을 처음 접한 곳은 한국식당이 아니라 일본식당이다. 10여 년 전 미국 내 한국식당 가운데는 일본음식을 함께 파는 집들이 많았다. 한국식당마다 스시바를 설치하고 미국 손님을 맞았다. 매출 향상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일본식당에서 한국음식을 취급하고 있다. 한술 더 떠 아예 한국음식을 가지고 성업 중인 일본식당도 적지 않다.
일본계 한식점들의 성공비결
이런 음식점에 가 보면 분명히 한국음식을 파는 음식점인데 종업원들은 미국인이나 일본인들이고 한국인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식당인데도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주방이 공개되어 있는 것이 한국인에게는 낯설게 느껴진다.
항상 미국인 손님들로 붐비는 이런 음식점의 1인당 객단가(매출액을 고객 수로 나눠서 산출한 것)는 40~50달러에 달한다.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의 객단가는 15~20달러에 불과하다.
무엇이 다른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래의 여섯 가지 정도로 분석된다. 첫째 메뉴의 계획, 둘째 요리 식자재별 원가, 셋째 근무자들의 영어 등 언어 구사능력, 넷째 메뉴판의 표기법, 다섯째 조리법의 계량화, 여섯째 관리 경영.
이런 음식점에서는 철저하게 고객의 수요에 따라 메뉴계획을 짠다. 미국인들이 즐기는 갈비구이를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 한식당에서는 갈비 두 대를 20~24달러 정도의 비싼 가격에 내놓는다. 하지만 일본계 한식당들은 갈비살 4~5점을 주고 6~7달러를 받는다. 메뉴도 부위별로 다양하다.
언뜻 보기엔 한식당의 객단가가 높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일본계 한식당에서는 가격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데다가 양이 많지 않아 부담 없이 이것저것 주문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객단가가 계속 올라가게 되어 있다. 결국 그들은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에서 내놓은 40~50달러짜리 모둠 메뉴인 ‘암소 한 마리’와 비슷한 돈을 내고 가지만 만족도는 훨씬 높다.
또 일본식 한식당에서는 와인·사케·맥주 등 각종 술을 곁들여 식사를 할 수밖에 없도록 메뉴를 구성해 놓았다. 이들은 한국식당과 달리 반찬을 무료로 주지 않기 때문에 작은 食前(식전)요리 하나라도 더 주문하게 된다.
반찬과 관련된 재미 있는 일화가 있다. 맨해튼 다운타운에 문을 연 한 고급 한식당에서 다른 한식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반찬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이 식당을 찾은 대부분의 미국 손님이 반찬을 주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결국 이 식당에서는 반찬을 무료로 내놓기로 했다. 기존 한식당들의 관례와 손님들의 요구에 손을 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일본계 한식당에서는 지금까지 반찬을 무료로 주지 않는다. 일부 손님들의 불만이 있었겠지만 그들은 묵묵히 그들의 전략대로 나갔고, 결국 성공했다.
한식당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들
일본계 한식당에 근무하는 종업원들은 대부분 미국인 아니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일본인들이다.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시간당 임금을 지불하는 미국·일본식당과 달리 주급제로 일을 한다. 대부분 이민 1세대인 한식당 주인들은 영어구사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국인 직원들을 채용하는 것을 꺼린다. 이들은 근로조건이 까다로운 외국인들을 채용하기보다는 그런 부담이 적은 한국 유학생들이나 교포들을 채용한다.
주인이 영어를 못하면 영어 구사력이 뛰어난 지배인을 두고 그를 통해 미국인 직원을 채용,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당 임금을 지불하면 회사나 직원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대부분의 한식당들은 매니저 시스템을 채용하면서도 실제로는 주인이 영업장에 나와 일을 한다. 매니저는 각종 식자재류 주문, 예약 접수, 집기 수리 등 한정적 역할에 그친다. 주인이 영업장에 있어야 장사가 잘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한두 곳의 소규모 식당은 운영할 수 있어도, 다른 지역으로 지점을 내거나 대형 체인점으로 키우지는 못한다.
한국음식의 영문 표기가 통일되어 있지 않은 것도 장애요인이다. 일본계 한식당에서는 김치는 Kimuchi, 갈비는 karubi로 표기방식이 통일돼 있다. 하지만 한식당의 표기방식은 Kimchi, Kimchee, Gimchy 등 제각각이다.
식품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식품들의 표기도 마찬가지다. 찹쌀가루·조청 등의 표기를 보면 너무나 제각각이어서 같은 식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한국 정부 산하기관에서 표준 표기를 만들어 미국 내 각 식당에 배포하기는 했다. 그러나 미국식당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를 사용하는 데다가, 발음표기는 한국어에 맞춘다고 너무 어렵게 되어 있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요리법의 계량화 시급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요리사들이다. 미국에서 한국 요리사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인건비가 비싸고, 요리사와 식당 주인 간에 갈등이 생기곤 한다. 일본계 식당은 다르다. 우선 일본계 한국식당에서는 나이가 지긋한 요리사가 보이지 않는다. 요리방식이 다 계량화되어 누구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꼭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요리사를 채용할 수 있어 고정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식당을 운영할 수 있다. 지금 뉴욕의 많은 1급 한식 요리사들은 미국 특급호텔의 요리사보다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의 경우, 주인들이 직접 식당을 경영하다 보니 전문적인 관리경영이 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매니저 시스템의 식당은 그달의 인건비, 식재료 등에 들어갈 비용을 미리 산출한 후 매출계획을 세워 목표로 한 이익을 달성한다. 하지만 대부분 한국식당은 매출을 올리고 거기서 인건비, 식재료를 빼고 남는 돈을 이익으로 가져간다.
언뜻 비슷한 이야기 같지만 미리 목표이익을 설정하고 원가관리, 직원관리 등을 하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대부분의 한식당들은 후자에 해당되며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에는 앞에서 말한 일본계 식당처럼 운영해서 성공을 거둔 한식당들이 나오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전 세계인들이 모여 생활하는 미국 뉴욕 맨해튼은 여러 나라의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어느 나라 음식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 이는 곧 그 나라에 대한 관심의 증대, 더 나아가 國格(국격)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 한식 세계화를 위한 실전 전략 ■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영어 메뉴판 바로잡기
![]() |
| 韓食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엉터리 영문으로 표기된 메뉴판을 바로잡아야 한다. |
또 다른 레스토랑에서는 녹두전을 ‘그린 그램 팬케이크(Green gram pancake)’라고 표기했다. ‘그린 그램’은 녹두의 또 다른 표현이긴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단어다.
많은 한식당에서 순두부찌개를 ‘소프트 토후 스튜(Soft tofu stew)’라고 쓰고 있다. 순두부 찌개에 고춧가루 또는 고추장 양념이 들어갔다는 사실은 나타나 있지 않다.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서양인들)은 부드럽고 담백한 두부요리로 여기고 주문했다가 매운맛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김치는 외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으므로 별 문제 없지만, 된장찌개(Doenjang-jjigae) 같은 메뉴는 외국인들이 접하는 순간 퍽 어렵게 느껴진다. ‘소이빈 페이스트 스튜(Soybean Paste Stew)’라는 설명을 덧붙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뉴욕의 미식가들 가운데는 “한국음식은 발음하기 어려워 여러 번 들어도 기억에 잘 남지 않고, 철자도 낯설어 메뉴읽기가 퍽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한식메뉴는 음식 이름을 로마자로 표기하되, 별도의 간추린 설명을 부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인들은 파·마늘·생강·부추·젓갈 같은 재료나 양념류를 곁들여서 설명해 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식탐을 크게 느낄 정도로 재미있거나 글맛을 살린 표현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미국여행 중 뉴욕 타임스퀘어 상가에 있는 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메뉴판에서 ‘바틈리스 하우스 샐러드(Bottomless House Salad)’라는 메뉴를 본 적이 있다. 점보샐러드(Jumbo Salad) 정도가 아니라, 바닥이 안 보일 정도로 깊고 커다란 그릇에 담은 샐러드라는 의미다. 건강식과 양을 중시하는 미국인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재미있는 표현이었다.
한식을 세계화하려면 발음하기 쉬운 이름으로 영어 메뉴를 표준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발간한 <외국인을 위한 한국음식 안내>가 비교적 호평을 받았지만, 재외공관이나 국내 유관기관에 주로 배포해서 시내 식당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다.
[2] 위생과 청결
서양인들이 국내 대중식당을 이용하면서 가장 놀라는 것이 냅킨이다. 지금은 식탁용 종이냅킨을 내놓는 곳이 많지만, 두루마리 화장지를 내놓는 곳도 적지 않다. 서양인들은 두루마리 화장지는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식탁 위에 올려놓는 것 자체를 매우 비위생적이고 몰상식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찌개류 등을 먹을 때 큰 냄비에 내와서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먹던 수저로 여러 사람이 국물을 떠먹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는 놀라움 그 자체로 받아들여진다. 당연히 국자와 함께 1인용 그릇이 제공되어야 한다.
요리사 등 음식점 종업원들에게 철저한 위생교육을 시키는 것이 한식 세계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3] 요리법의 표준화
최근 슬로 푸드 붐이 일면서 한식이 많은 외국인 사이에서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한식의 세계화로는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요리법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기야 요즘 젊은 주부들 가운데도 김치나 된장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람이나 지방에 따라 만드는 방식에 차이가 있어 표준화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소갈비찜이나 꼬리찜을 만들려다 갈비탕이나 꼬리곰탕이 되었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간혹 듣는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복잡한 조리법은 단순화시키고 약간량, 적당량, 큰술, 작은술 등의 모호한 표현들을 온스, 그램, 센티미터, 분, 초와 같은 세계 공용의 계량단위로 속히 바꿔야 한다.
[4] 주인보다는 손님의 입장에서
![]() |
| 미국 뉴욕에 있는 한식당 우래옥을 찾은 외국인 손님들이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있다. |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킨 일본의 스시가 별 노력 없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한 식품 전문가는 이렇게 말한다.
“스시 붐이라고 하지만 미국인이 먹는 스시는 압도적으로 마끼(김을 이용해 밥, 야채, 게살 등을 만 것으로 캘리포니아롤이 대표적)가 많다. 금액으로는 대략 80%가 마끼다. 니기리 스시(밥 위에 생선을 얹은 정통 스시)를 먹는 미국인은 극소수다. 현지화의 산물인 캘리포니아롤이 아니었다면 스시 붐은 없었을 것이다.”
서양인들은 아무래도 깔깔한 김이나 김을 이용한 음식에 손이 덜 가게 마련이다. 캘리포니아롤은 서양인들의 이러한 성향을 고려해 누드김밥처럼 김을 밥 안으로 밀어넣어 만든 것이다.
김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인들이 말하는 ‘기무치’는 어떻게 보면 김치를 일본인의 입맛과 기후특성에 알맞게 변화시킨 현지화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김치도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현지인들의 기호나 식생활 등에 부합하도록 과감하게 변신해야 한다.
우리 음식이라고 해서 우리 방식만 고집해서는 한국 음식의 세계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주인이 아닌 손님 입장에서 생각해야 세계화가 가능하다.
손님 입장에서 한식의 세계화를 생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인적 서비스다. 한식 부문 종사자들의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친절한 복무 자세, 유창한 외국어 능력 등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5] 와인과 한식의 접목
구미에서는 식사와 음료를 떼서 생각하지 않는다. 식사와 음료는 서로 어우러져야 상승효과가 난다. 특히 와인은 ‘식탁의 꽃’으로 여겨진다. 요리의 나라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는 와인을 常飮(상음)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식과 와인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한식당 킴코흐트, 프랑스 파리의 한식당 우정과 권스다이닝 등은 뚝배기 불고기, 생선 매운탕, 돌솥비빔밥, 갈비찜, 홍어회 무침 등을 적절한 와인으로 매칭해서 호평을 받고 있다.
낙지볶음처럼 매운 한국음식에 화이트와인인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이나 레드와인인 피노누아(Pinot Noir)·메를로(Merlot)를 곁들이면, 향기를 북돋워주고 강한 맛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제법이다. 리슬링(Riesling)의 단맛과 곁들여 열기를 식혀주거나 맛이 강한 와인으로 매운 맛을 제압하는 것도 좋다.
맵고 잘 숙성된 김치의 신맛을 살리는 데는 비오니에(Viognier), 샤도네이(Chardonnay) 계열의 포도주보다는 酸度(산도)가 높은 소비뇽 블랑, 메를로가 적합하다.
갈비찜처럼 장시간 조리한 음식은 덜 숙성된 진판델(Zinfandel)이 제격이다. 이는 과일향이 잃어버린 재료의 맛을 찾아내주기 때문이다. 잡채와 생선에는 피노누아가 알맞다.
짠 음식에는 우리가 쓴맛으로 인식하는 타닌이 강한 와인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이 짜면 짤수록 알코올과 타닌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대체로 한식에는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린다. 특히 장맛비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에는 차갑게 보관된 산도 높은 소비뇽 블랑이 한식의 맛을 돋우어준다.
89세로 세상을 떠난 閔寬植(민관식) 전 국회부의장은 호텔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을 한 후 호텔 바에서 보졸레 누보로 유명한 보졸레社(사)의 보졸레 빌라쥐와 한식 나물무침으로 저녁식사를 대신했다고 한다.
이를 참고해서 한국음식을 세계시장에 내놓을 때 한식에 맞는 적절한 와인을 소개해 줄 수 있는 와인소믈리에를 등장시킨다면, 한식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6] 음식세계화는 문화수출이다
일본정부는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부터 서양인들을 위한 메뉴 개발사업을 주도하면서 일본음식의 세계화를 추진했다. 1981년에는 농림수산성 산하에 외식산업종합연구센터를 설립했다. 2005년에는 수출촉진전국협의회를 구성하면서 2010년까지 일식 애호가를 12억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그렇다고 일본음식점에서 스시만 파는 것은 아니다. 일본음식뿐 아니라 일본문화를 파는 것이다. 일본음식점들은 ‘작은 일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서든 일본음식점에 가면 실내장식, 꽃꽂이, 도자기, 기모노, 예절, 음악, 위생과 청결 등 일본문화의 眞髓(진수)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는 우연히 나온 것이 결코 아니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일본 특유의 근성으로 창조해 낸 공들인 합작품이다.
일본정부와 기업들은 외식산업의 발전에 필요한 기획, 조사연구, 전문인력 양성, 세계시장 조사, 메뉴 개발, 식자재 유통, 물류시스템 개발 등을 적극 지원해 주고 있다.
일본 식문화를 이끌고 나갈 요리사들도 정책적으로 키우고 있다. 스타급 요리사들을 내세워 세상의 이목을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을 보면서 일본의 젊은이들은 세계적인 요리사를 꿈꾼다. 이렇게 해서 일본음식을 세계에 전파할 戰士(전사)들이 대를 이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일본 같은 경제강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태국에서는 정부는 물론 왕실까지 나서서 음식문화를 외국에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7] 해외에서 보는 한식의 장점과 유망한 한식들
한식의 기본이 되는 쌀밥과 국, 조림, 구이 등은 야채를 많이 섭취할 수 있고 영양의 균형이 잘 맞는 건강식이다. 이를 응용한 다양한 음식들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죽도 세계화 가능성이 높은 음식이다. 식재료와 조리방법이 단순하고 먹기에 간편할 뿐 아니라, 전분농도가 낮고 수분함량이 높아 완전 조리 후에도 품질의 저하속도가 느리다. 소비자가 직접 간 맞추기를 할 수 있어 다양한 기호에 맞추기도 쉽다. 숟가락을 사용해서 먹기 때문에 수프 문화에 익숙한 서양인들에게 다가가기도 용이하다.
사찰음식도 세계화가 유망한 음식 가운데 하나다. 고기와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홍거)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조미료만을 사용하여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기 때문에 웰빙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잘 맞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