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世逸 서울大 국제대학원(법경제학) 교수
1948년 서울 출생. 서울大 법대 졸업. 美 코넬大 경제학 박사(노동경제·법경제 전공). KDI 수석연구원, 서울大 법대 교수,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 한나라당 17代 국회의원. 現 한국법경제학회 회장, 서울大 국제대학원 교수. 저서 「법경제학」, 「대한민국 선진화 전략」 등.
1948년 서울 출생. 서울大 법대 졸업. 美 코넬大 경제학 박사(노동경제·법경제 전공). KDI 수석연구원, 서울大 법대 교수,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 한나라당 17代 국회의원. 現 한국법경제학회 회장, 서울大 국제대학원 교수. 저서 「법경제학」, 「대한민국 선진화 전략」 등.
최근 우리 사회에는 중소기업의 퇴출, 중산층의 몰락, 실업의 증대와 빈곤의 확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소득분배의 악화, 즉 양극화의 문제로 보느냐, 아니면 경기하락과 성장추락의 문제로 보느냐, 하는 것은 국정운영 세력의 경제철학과 역사관과 관련이 있다.
어떤 식으로 문제를 보느냐에 따라 문제의 해결방식도 크게 달라진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를 소득분배의 악화, 즉 양극화의 문제로 파악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문제파악이고 문제설정이다.
첫째, 우리나라의 소득분배는 세계적으로 보아 결코 나쁜 편이 아니다. 소득분배는 비교적 양호하다. 2005년 UN 통계를 보면 114개국 중에서 26번째로 양호하다. 미국·영국·프랑스·캐나다·스위스 등이 우리보다 소득분배가 나쁘다. 중국과 인도는 말할 것도 없다. 인구의 25%가 절대빈곤의 상태에 빠져 있고, 소득분배가 우리보다 훨씬 나쁜 인도의 재무부 장관은 금년의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성장이야말로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해독제』라고 보고했다.
그는 『빈곤·실업과의 싸움을 위해서는 경제성장, 세금인하 그리고 투자증대 등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인도의 집권세력이 그러한 올바른 경제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근 인도의 성장은 눈부시다. 작년에 8.1%의 성장률을 달성했고, 금년에는 10%의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득 再분배와 「사회적 일자리」 창출![]() |
| 포퓰리즘이 만성화된 中南美 국가들은 좀처럼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볼리비아 노동자·농민들의 反정부 시위. |
빈곤의 문제를 양극화라는 시각에서 보면 당연 「平等主義的(평등주의적)인 해결책」이 나온다. 앞서가는 기업이나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어서 뒤에 있는 사람들을 지원한다는 답이 나온다. 이러한 평등주의적인 방식은 결과적으로 경제를 더욱 후퇴시키고, 그 결과 소득분배를 더욱 악화시킨다.
20세기 사회주의의 역사가 이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20세기 南美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의 포퓰리즘은 경제를 살리는 데 주력하는 대신 再분배만을 강조했다. 정치적으로 대중의 인기는 얻었지만, 경제를 더욱 침체시켜 결과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었다.
南美의 포퓰리즘 정권들은 「동반 성장」이라는 말을 내세웠지만 그들의 정책은 反기업적이었고 평등주의적이었다. 결국 국가의 실패를 가져왔다.
또한 양극화 시각에서 실업의 문제를 보면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업을 줄이려는 「國家主義的(국가주의적) 해결」을 도모하게 된다. 盧武鉉 정부는 바로 이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주요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간경제의 활성화보다 公共부분의 일자리 창출로 실업의 문제를 해결하려다 엄청난 재정적자와 경제침체로 결국 두 손을 든 것이 20세기 유럽 복지국가의 실패 경험이다.
셋째,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는 소득분배의 악화가 아니라 경제 성장 부진과 성장잠재력 추락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新빈곤층의 증대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빈곤의 증대와 분배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부진과 성장의 추락이었다.
최근 수년간 新빈곤층이 늘어나고 소득분배가 악화된 것은 부자와 중산층이 세금을 덜 내서가 아니라 경제성장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新빈곤층은 과연 누구인가? 舊빈곤층이 산업화 시대의 산물이라면, 新빈곤층은 세계화 시대의 산물이다. 과학과 정보기술의 혁신, 경영환경의 변화 등으로 산업이나 기업에 요구되는 「구조조정의 속도」가 빨라지는 데 반해, 그에 적응하는 「국가제도나 정책」의 변화속도가 늦어서 新빈곤층이 발생하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의 정책 실패가 만들어 내는 것이 新빈곤층이다.
정부의 산업정책·기업정책·교육정책 등이 빠르게 세계 변화를 수용하고 적극 대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新빈곤층은 줄어들지만, 반대로 정부정책의 대응이 더디거나 혹은 우리나라처럼 변화에 역행하는 정책을 쓰면 新빈곤층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왜 경제성장률이 추락하고 新빈곤층이 증대하고 있는가? 그 이유를 밝히고 이를 바로잡는 것이 바로 現 정부가 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그래야 新빈곤층이 줄고 소득분배가 개선될 수 있다.
자유주의적 정책은 적고, 평등주의적 정책은 과다해現 정부에는 일관성 있는 경제발전 전략이 없다. 자유와 경쟁, 글로벌 스탠더드와 개방 등을 중시하는 「자유주의적 정책」은 적고 분배와 균형, 反기업과 反시장의 「평등주의적 정책」이 과다하다. 現 정부는 경제성장률 7%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금 성장률은 4%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東北亞 중심」, 「정부혁신」 등 그럴듯한 구호는 많았지만 불쑥불쑥 나오는 평등주의적 개혁정책으로 기업의 투자욕구와 사업의지를 죽였다.
現 정부는 국민들의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투자증가율을 보면 단적으로 나타난다. 1990년대 전반의 투자증가율은 10%였다. 1990년대 후반은 IMF 외환위기 등으로 투자증가율이 낮아져 5%였다. 그러나 지난 3년간은 더욱 낮아져 0.3%에 불과하다. 미래가 불안하다는 이야기이다.
시대 역행적인 교육정책둘째, 現 정부의 교육정책은 시대 역행적이다. 선택과 경쟁, 자율과 책임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평준화라는 「덫」에 걸려 있고, 官治(관치)교육이라는 舊시대적 유물이 교육혁신을 막고 있다. 그러니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는 서울大도 세계 100大 우수대학 순위에서 93위에 머무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現 정부는 대학까지 평준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교육개혁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다. 어느 나라가 교육개혁을 더 잘 하느냐가 그 나라 미래의 성패를 결정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1세기가 요구하는 「교육의 자유화 개혁」은 하지 않고, 「교육의 평준화 개혁」만 고집하고 있다. 그 결과는 人的(인적) 경쟁력 부진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몰락, 대졸자 실업과 新빈곤층의 양산이다.
셋째,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은 낭비와 비효율 위에 서 있다. 우선 복지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분권적이지 않고 중앙집권적이다. 국민의 혈세로 만든 복지財源(재원)이 필요한 곳에 가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가는 도중에 낭비도 심하다. 현장의 요구나 변화가 고려되지 않는 탁상 복지행정이 많다.
또한 복지정책이 교육훈련 정책과 직업알선 등의 노동시장 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지 못하다. 그래서 비효율이 심하다. 과거 20세기 유럽의 복지국가가 실패한 중앙집권적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돈만 부족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선 복지재정을 아무리 늘려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복지개선은 어렵다.
국가정책이 이런데 어떻게 경제가 발전하고 경기가 회복되며 실업과 新빈곤층이 줄어들겠는가? 그래서 지난 수년간 東아시아 여러 나라들은 대부분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데 우리나라만 성장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금년 들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東아시아 10개국 중에 8위를 차지 했다. 일본과 싱가포르를 빼놓고 중국·홍콩·대만·베트남·태국·말레시아 등의 다른 나라들보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성장부진의 원인은 해외에서가 아니라 국내에서 찾아야 하고, 그에 대해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할 세력은 집권세력이다.
그런데 집권세력은 적반하장 격으로 자신들에게 책임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이들은 오늘의 분배악화의 원인을 「朴正熙 시대의 고도 압축성장」 때문이라고도 하고 혹은 「IMF 외환위기」 때문이라고도 하며, 지난 정권들의 잘못으로 그 책임을 돌리고 있다.
朴正熙 시대에는 고도성장과 더불어 빈곤도 줄고, 소득분배도 크게 개선됐다. IMF 외환위기의 경우도 위기 직후에는 성장과 분배가 일시적으로 악화되었으나, 곧 반등해 회복하기 시작했다. 現 정부 들어 성장과 분배 모두 급속히 악화되어 오고 있다. 따라서 두 가지 책임회피가 모두 역사적 사실에 맞지 않는 주장이다.
적극적·공격적 포퓰리즘![]() |
| 印度는 그동안의 사회주의적 경제정책에서 벗어나 외자유치와 경제발전을 통한 貧富격차 해소에 나서고 있다. LG전자 印度 현지공장의 모습. |
포퓰리즘은 일부 정파가 자신들의 부분이익을 위해, 대중의 일시적 인기에 영합해, 국가의 이익(전체 이익)을 희생시키는 정치 내지 정책을 의미한다. 現 집권세력의 포퓰리즘은 이제 소극적 인기영합의 단계를 벗어나서 적극적으로 대중인기를 조작하고 공격적으로 대중정서를 선동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사이버 여론몰이, 마녀 사냥, 기존 官治(관치) 언론 등 可用(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집권당의 국회의원들까지 선전·선동에 앞장 세우고 있다.
최근 집권여당의 黨 지도부가 소속위원 143명 전원에게 「실업계 고교에서 일일교사로 강의하라」고 지시했다.
집권여당의 원내총무가 실업계 고교에 가서 『부자 부모를 만난 학생들은 비싼 과외로 공부를 해서 좋은 학교에 가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기회도 많고, 부자 부모를 못 만난 아이들은 비싼 과외를 못 하여 좋은 학교에 못 가고 계속 못살게 되는 현상이 양극화다』라고 강의했다고 한다.
그는 『잘사는 사람은 계속 자기들끼리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사회는 잘못된 것이고 결국은 망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現 정부의 정책 혼선盧武鉉 정권의 대표적인 포퓰리즘은 수도 이전이었다.
『수도인구의 과잉집중을 막기 위하여 인구 50만 명의 新행정도시를 만들겠다』고 한 정부가 8·31 부동산대책에서는 『서울지역에 120만 명이 더 살 수 있는 새 아파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의 혼선이다.
盧武鉉 정권은 이번에는 정치적 지지를 동원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정책 포퓰리즘」으로 양극화를 선택한 것 같다. 따라서 이들에게 양극화는 「경제 이슈」가 아니라 「정치 이슈」이다. 다가오는 선거의 계절에 대비해 국민을 「20대 80」으로 나누어 대립하게 만들면서, 「80」의 정치적 지지를 얻으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선동수단을 찾고 있다. 문제의 해결이 목적이 아니라, 문제의 이용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포퓰리즘이라는 「類似 민주화」가 더욱 기승을 부리면 선동정치·폭민정치가 되고, 국민의 분열과 갈등은 격화되어 자유민주주의는 실패하게 된다. 세계화와 시장경제의 실패가 뒤를 따를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진입에 실패하고 영원히 정치적·경제적 후진국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