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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화평 전 의원의 ‘들쥐 망국論’

들쥐 무리들이 民主와 共和를 갉아먹고…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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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란한 가면을 쓴 권력자들이 쏟아내는 사카린처럼 달콤한 약속에 속고…”
⊙ “민주도, 공화도, 정의도, 공정도 자취를 감춰버린 국회야말로 들쥐 공화국의 무대”
⊙ “야당을 향해 ‘중도로 가야 한다’고 외치는 얼치기 지식인들”

許和平
1937년생. 육사 졸업(1961년) / 국군보안사령부 사령관 비서실장, 청와대 정무수석, 미국 헤리티지재단 수석연구원, 제 14·15대 국회의원 역임. 現 미래한국재단 이사장 / 저서 《나의 생각 나의 답변》 《우리 시대 모순과 상식》 《사상의 빈곤》 《경제민주화를 비판하다》 《가장 근원적인 것에 대하여》 등 다수
  
허화평 전 의원이 쓴 《고독하지만》(새로운사람들 刊).
  허화평(許和平) 전 의원이 시적(詩的)인 제목의 책을 펴냈다. 《고독하지만》(새로운사람들 刊).
 
  책 표지에 적힌 문장에 눈길이 갔다.
 
  〈들쥐들이 갉아먹고 있는 대한민국, 전체주의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한 자유민주주의 사상가의 사자후(獅子吼).〉
 
  인용문에 나오는 ‘자유민주주의 사상가’는 바로 저자를 일컫는 듯하다. 그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전체주의로 치닫는 들쥐 공화국’으로 규정한다.
 
  “들쥐 무리들이 민주(民主)와 공화(共和)를 갉아먹고, 자유시장경제를 갉아먹고, 법치를 갉아먹고, 안보를 갉아먹고, 양심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전체주의의 길로 치닫고 있는 나라가 되었어요. 주사파를 등에 업고 있는 국정 최고 책임자가 구체적 설명도 없이, 더욱이 국민의 동의조차 구하지 않고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갈 것이다’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말합니다. 매우 위험하고 급진적인 표현입니다.”
 
  “자유주의 길을 버리고 국민 삶의 방식을 ‘혁명’으로 이끌겠다는 발상”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제1야당에 대한 시각도 부정적이다.
 
  “거대 여당의 실책에 기대어 가까스로 명맥을 유지해가고 있는 기생(寄生) 정당인 국민의힘이 새로운 변화를 촉발해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순진한 환상입니다.”
 
 
  난동에 가까운 무례함과 횡포에 속수무책…
 
  허화평 전 의원은 믿지 못할 야당 대신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주권자인 국민”에게 희망을 건다. 그러나 아직은 이 희망이 비관에 가깝다.
 
  “요란한 가면을 쓴 권력자들이 쏟아내는 사카린처럼 달콤한 약속에 (대다수 국민이) 속아 넘어가고, 저들이 내미는 매끄러운 유혹의 손길에 농락당하고 있어요.
 
  또 저들을 둘러싼 추종자들의 난동에 가까운 무례함과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 있어요.”
 

  그는 국민을 향해 “분노할 줄도 절규할 줄도 모르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국민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다.
 
  “한 사람의 분노가 만인의 분노가 되고, 한 사람의 절규가 만인의 절규가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이 책을 썼다.
 
  〈분노는 잘못된 제도, 잘못된 법률, 잘못된 규정, 잘못된 관행, 고질적 악습과 풍토와 같은 근원적 모순에 대한 것으로 연결되어야만 한다. 분노할 때 절규하게 되고 절규가 행동으로 변할 때 새로운 변화가 이뤄진다.〉(9쪽)
 
  책 전체를 관통하는 그의 시대 인식은 절망적이고 비극적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들쥐 공화국’ ‘들쥐 떼가 휩쓸고 간 들판’이라는 의심을 떨쳐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마리의 들쥐는 인간이나 동물을 통째로 집어삼킬 수 없지만, 떼를 이루면 뼈까지 갉아 먹어 치울 수 있는 괴력을 발휘하는 존재다. 인간사회에서 권력을 둘러싼 채 국정을 요리하고 사회를 주도하는 집단은 언제라도 들쥐 떼보다 훨씬 위험하고 강력한 집단으로 변모할 수 있는 존재임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29쪽)
 
개인과 국가, 그리고 민주공화국
  “개인을 위해 국가가 존재한다”

 
  허화평 전 의원은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국가 주도론에 반대한다. 그의 주장이다.
 
  “민주공화국은 개인을 위해 국가가 존재한다는 사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를 위해 개인이 존재한다는 전체주의 국가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민주공화국의 시작과 끝은 개인주의다. 시민사회에서 인간 존엄성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전제로 하는 개인주의란 개인이 삶의 주체이며 삶의 주체로서 개인은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지는 것을 절대시한다.
 
  민주공화국 체제하에서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질 수 있다거나, 책임지겠다고 해서는 안 된다. 국가란 입헌주의에 입각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법치 확립으로 사회질서와 안정을 도모하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개인으로 하여금 행복을 추구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국가 번영과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제공하고 담보하는 법적 실체다.
 
  따라서 국정 최고 책임자가 국민을 향하여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발언하는 것은 민주공화국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 된다.”
 
  “들쥐 공화국 아닌가요?”
 
  다음은 저자와의 일문일답이다.
 
  ― ‘들쥐’라는 표현이 너무 자극적, 일방적이지 않나요.
 
  “책에 이렇게 썼어요. ‘오늘날 이 땅의 권력자들, 이들 권력에 기생하는 지식인들, 권력을 등에 업은 시민단체와 이익집단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들판에서 민주공화국을, 경제를, 안보를, 심지어 국민의 영혼과 양심까지 갉아먹는 들쥐의 모습이라 해도 반박하기 어렵다’고요.
 
  들쥐들이 설쳐대고 들쥐들이 꾸려가는 공화국이라면, 이는 곧 들쥐 공화국 아닌가요?”
 
  ― 지금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뒷걸음질치고 개인의 자유·권리·정의가 사라지고 있다’고 느끼는 이가 많습니다.
 
  “현재의 좌파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적폐청산’에 매진함으로써 관용을 포기했고 일방적 독주로 검찰을 공개적으로 겁박하며 사법부를 포위하면서 법치의 무력화를 시도했어요.
 
  한마디로 민주공화국 체제를 뿌리째 갉아대는 무서운 들쥐 모습을 드러낸 셈이죠.”
 
  그의 비극적 세계관은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확인된다.
 
  〈민주도, 공화도, 정의도, 공정도 자취를 감춰버린 국회, 오직 최고 권력자 한 사람 외에 그 누구에게도 견제받거나 통제받지 않겠다는 무리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나라를 거덜 내더라도 상관하지 않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리들이 설치는 국회야말로 들쥐 공화국의 무대가 아닐까!〉(45쪽)
 
 
  자유시장경제를 갉아먹다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은 “대한민국이 전체주의의 길로 치닫고 있다”고 일갈한다.
  계속된 그의 주장이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연장선상에 있는 ‘친북 좌파정권’은 전체주의 길로 나아가는 중이고, 존재 의미조차 애매한 가짜 우파정당인 제1야당(국민의힘)은 각자도생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들쥐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어요.”
 
  ―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현 집권 세력의 인식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책에도 썼지만, 지금은 기업들의 수난시대, 영세 자영업자들의 수난시대, 시장의 수난시대이자 정치 권력자들, 관료 권력자들, 권력을 등에 업은 시민단체들의 전성시대이고 노조 전성시대, 공정거래위원회 만능시대입니다.
 
  한때 국민의 영웅으로 대접받던 대기업 총수들은 친(親)노동 반(反)기업 정부로부터, 친정부 노조로부터, 이들과 생각을 함께하는 시민단체들로부터 끊임없는 조롱과 수모를 당하며 죄인 취급을 받고 있어요.”
 
  “집권 여당은 당내에 경제민주화 위원회를 두고 갖가지 반시장적 경제관계 법률안을 생산해내는가 하면 ‘전세TF’라는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는 팀을 만들어 부동산 투기 방지라는 명목으로 개인 간의 주택거래와 전·월세를 규제하고 통제하는 기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교환과 계약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정신을 무시하는 발상일지 모른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개인의 투자 행위를 투기 범죄로 몰아가는 파시스트적 수법”이라는 게 허 전 의원의 판단이다.
 
 
  먹을 것이 있는 곳이면 들쥐 떼처럼…
 
  그의 말이다.
 
  “각종 특별세와 준조세 성격을 갖는 각종 부담금까지 합하면 국민 개인의 금전적 부담은 선진국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요. 심지어 상속세는 65% 수준이죠.
 
  또 2009년부터 최근 10년 동안 기업이 낸 준조세는 매년 4~11%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9년, 기업의 당기 순익은 50조나 감소했으나 준조세는 67조5900억원으로 법인세 72조1700억원의 93.7%에 달하고 있죠. 이에 더하여 사회연대기금법, 협력이익공유제 같은 준조세법이 기다리고 있어요.”
 

  〈먹을 것이 있는 곳이면 그대로 두지 않는 들쥐 떼처럼 정치인들, 특히 좌파정권은 온갖 구실을 만들어내면서 가진 자의 호주머니와 기업의 금고를 털어내고 싶어 한다. 정부가 방만하고 낭비적 국정을 운영하면서 마음먹은 대로 증세하는 것은 가진 자들의 호주머니를 짜내는 것이므로 전체 근로자의 40% 이상 되는 면세 대상자들은 정치적으로 아무런 부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하 생략)〉(53~54쪽)
 
  집권 세력 폭거에 야당은 속수무책이다. “거세당한 노새와 같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색깔을 말하지 않기로 한 순간 자유주의 가치와 원칙에 바탕을 두는 우파정당이기를 포기한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자유대한민국 체제를 굳건하게 지켜내고 자유주의 가치를 실현해주리라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국민의힘은 거세당한 노새와 같은 존재가 되었어요.”
 
 
  이념과 사상을 버린 ‘호모 얼간이엔스’
 
  ― 기본소득제와 경제민주화 같은 진보적 의제는 야당 역시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종인 전(前) 비대위 위원장은 ‘배고픈 사람이 빵집 앞을 지나다가 김이 나는 빵을 먹고 싶은데도 돈이 없어 먹을 수 없다면 그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겠나’라면서 자유 우파라는 것이 쓸모없다고 했지요.
 
  어처구니없는 말장난이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 가운데 가장 황당한 것은 국민을 향해 ‘색깔을 거론하지 말고 평화만을 말하라’는 주사파들과 국민의힘을 향해 ‘중도로 가야 한다’고 외치는 얼치기 지식인들의 주장입니다.
 
  정당정치에서 이념과 사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전혀 모르는, ‘투항하라’는 권고에 가까운 주장이죠. 이들을 두고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를 본뜬 ‘호모 얼간이엔스’라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호모 얼간이엔스’는 20세기 미국의 언론인 헨리 멩켄(H.L.Mencken)이 기독교 근본주의자(fundamentalist)들을 풍자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다.
 
  초강대국 미국은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후보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그러나 가장 노련한 조 바이든을 선출했다.
 
  반면 2022년 정권 교체를 다짐하고 있는 한국의 제1야당은 30대 청년을 당 대표로 선출해 ‘꼰대정당’ 모습에서 벗어난 것처럼 ‘허세’를 부렸다. 허 전 의원의 주장이다.
 
 
  “추락 다음에 상승이 도래하리라는 믿음으로”
 
  “이런 엇갈린 선택을 통해 정치 선진국과 정치 후진국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어요. 한국 정치사회가 인간의 성숙함과 현명함을 얼마나 소홀하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의미하고 있죠.
 
  세상이 어려울수록, 사회가 혼란할수록 요구되는 것이 인간의 성숙함과 지혜입니다.”
 
  그는 “썩은 늪과 같은 사회, 감격도 환희도 사치스럽고 비장함도 처절함도 허망한 나라의 신세를 벗어나려면 반드시 지혜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때가 되면 변화의 바람, 혁명의 바람이 불어닥친다는 믿음을 지닐 때만 지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인간사를 주사위로 결정할 수는 없어요.”
 
  〈비록 지금은 증오의 시대이자 잔인한 시대이며, 어둠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이며, 독선의 시대이자 불신의 시대이며, 낙망과 좌절의 시대이자 추락하는 시대이지만, 어둠 다음에 밝음이, 어리석음 다음에 현명함이, 불신 다음에 믿음이, 낙망 다음에 희망이, 좌절 다음에 성취가, 추락 다음에 상승이 도래하리라는 믿음을 포기할 수 없다.
 
  우리의 마음과 영혼 속 깊은 곳에서 응축되어가고 있는 변화를 향한 마그마(magma)가 대폭발을 일으키고 폭풍을 동반하면서 땅 위의 오물들을 휩쓸고 갈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을 지닐 때, 높이 솟아올라 축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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