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트리니 리서치가 2월 23일 발표한 보고서
"모든 면에서 AI는 기대치를 뛰어넘었고, 시장은 AI 그 자체였다. 문제는 경제적 만병통치(economic panacea)가 아니라 오히려 경제적 팬데믹(pandemic)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화폐 유통 속도(velocity of money)는 정체되었다. 당시 GDP의 70%를 차지하는 인간 중심의 소비자 경제는 시들었다. 참고로 기계는 소비재를 전혀 구입하지 않는다.
AI 역량은 향상되었고, 기업은 더 적은 노동력으로 운영되었으며, 화이트칼라 해고는 증가했다. 해고된 노동자는 지출을 줄였다. 마진 압박으로 기업은 AI에 더 많이 투자했고, AI 역량은 다시 향상되었다"
2월 23일 AI 분석업체 시트리니 리서치가 '2028 글로벌 인텔리전스 위기(The 2028 Global Intelligence Crisis)'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현재가 2028년 6월이라는 가정 아래 경제가 어떻게 변했는지 예측한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X(옛 트위터)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그 결과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1% 이상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1.6%, S&P500지수는 1.04%, 나스닥지수는 1.13% 떨어졌다.
특히 IBM, 도어대시 같은 회사는 각각 13.15%, 6.6%로 크게 하락했다.
보고서를 공개한다. 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citriniresearch.com/p/2028gic
2028 글로벌 인텔리전스 위기
서문
만약 우리가 AI에 대해 계속해서 낙관적이었던 판단이 옳다면... 그런데 그게 사실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면? 이 글은 예측이 아니다. 하나의 시나리오다. 공포를 자극하는 ‘비관적인 폭락 음모론’도 아니고, AI 종말론적 팬픽도 아니다. 이 글의 유일한 목적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덜 탐구된 시나리오 하나를 모델링하는 데 있다. 이 질문을 알랍 샤(Alap Shah)가 던졌고, 우리는 함께 답을 브레인스토밍했다.
이 글을 읽고 난 뒤, AI가 경제를 점점 더 기묘한 방향으로 몰아갈 때 나타날 수 있는 좌측 꼬리 위험(left-tail risk)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준비된 상태가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은 2028년 6월에 CitriniResearch가 매크로 메모를 작성했다는 가정 아래, 글로벌 인텔리전스 위기(Global Intelligence Crisis)의 전개 과정과 그 여파를 기록한 것이다.
2026년 2월 22일 → 2028년 6월 30일
오늘 아침 발표된 실업률은 10.2%였다. 예상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 숫자 하나로 시장은 2% 하락했고, S&P500은 2026년 10월 고점 대비 누적 낙폭 38%에 도달했다.
트레이더들은 이제 무감각해졌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이런 수치는 서킷브레이커를 촉발했을 것이다.
단 2년.
“통제 가능하다”, “특정 섹터의 문제다”라는 말에서, 우리 모두가 자라온 경제와는 전혀 닮지 않은 경제로 변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이번 분기 매크로 메모는 그 과정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다. 위기 이전 경제에 대한 사후 분석(post-mortem)이다.
2026년 10월까지, S&P500은 8000선에 접근했고 나스닥은 3만을 돌파했다. 인간 노동의 ‘쓸모없음(human obsolescence)’으로 인한 첫 번째 해고 물결은 2026년 초 시작됐고, 해고가 늘 그렇듯 정확히 의도된 효과를 냈다.
마진은 확대됐고,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주가는 상승했다. 사상 최고 수준의 기업 이익은 다시 AI 연산(compute)에 투입됐다.
표면적인 수치는 여전히 훌륭했다. 명목 GDP는 연율 기준 중·고 한 자릿수 성장을 반복했다.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실제 시간당 산출(real output per hour)은 1950년대 이후 본 적 없는 속도로 상승했다. 잠도 자지 않고, 병가도 없으며, 건강보험도 필요 없는 AI 에이전트들이 그 원동력이었다.
연산 자산을 소유한 이들의 부는 폭증했다. 반면 실질 임금 상승률은 붕괴했다. 행정부가 기록적인 생산성을 자랑하는 동안,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기고 더 낮은 임금의 역할로 밀려났다.
소비 경제에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경제 논객들은 “유령 GDP(Ghost GDP)”라는 표현을 퍼뜨렸다. 국가 계정에는 잡히지만, 실제 경제 안에서는 전혀 순환하지 않는 산출을 뜻했다.
모든 면에서 AI는 기대를 뛰어넘고 있었다. 시장은 AI였다. 문제는 단 하나였다. 경제는 AI가 아니었다.
돈의 속도가 멈췄을 때
애초부터 분명했어야 했다. 노스다코타의 단일 GPU 클러스터 하나가 맨해튼 미드타운의 화이트칼라 1만 명이 만들어내던 산출을 대신한다는 건, 경제적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경제적 팬데믹에 가깝다는 사실을 말이다. 통화의 유통 속도는 정체됐다. 당시 GDP의 70%를 차지하던 인간 중심 소비 경제는 시들어갔다. 우리가 기계가 재량 소비재에 얼마를 쓰는지만 물어봤어도 더 빨리 깨달았을지 모른다.
(힌트: 0달러다.)
AI 능력은 개선되고, 기업은 인력을 덜 필요로 하며, 화이트칼라 해고는 늘고, 실직자들은 소비를 줄이고, 마진 압박은 기업들로 하여금 더 많은 AI 투자를 하게 만들고, AI는 더 좋아진다…
자연스러운 제동장치가 없는 부정적 피드백 루프였다. 인간 지능 대체의 소용돌이였다.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소득 창출 능력이 구조적으로 훼손되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 소득은 13조 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기반이었다. 대출 심사자들은 이제 “우량(prime) 모기지가 정말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연간 반복 매출이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 사모펀드(PE) 기반 소프트웨어 딜들이 시장에 과도하게 누적돼 있었다. 그러나 2027년 중반, AI로 인한 첫 번째 디폴트 물결은 이 가정을 정면으로 무너뜨렸다. 문제는 충격이 소프트웨어 산업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7년 말에 이르자, 중개(intermediation)를 핵심으로 삼아온 거의 모든 비즈니스 모델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인간의 비효율과 불완전성, 즉 ‘마찰’을 수익원으로 삼아온 기업들은 급속히 붕괴했다. 결국 시스템 전체는 화이트칼라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하나의 전제에 기대어 형성된, 연쇄적이고 상호 연동된 베팅들의 연쇄 구조였던 셈이다. 2027년 11월의 폭락은 이미 작동 중이던 모든 부정적 루프를 가속시켰을 뿐이다.
어떻게 시작됐는가
2025년 말, 에이전틱 코딩 도구들은 계단식 도약(step-function jump)을 이뤘다.
클로드 코드(Claude Code)나 코덱스(Codex)와 함께 일하는 유능한 개발자라면, 중견 SaaS 제품의 핵심 기능을 몇 주 만에 복제할 수 있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연간 50만 달러짜리 계약을 검토하는 CIO가 “이걸 그냥 우리가 직접 만들면 안 되나?”라고 묻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
인텔리전스 프리미엄의 되돌림
근대 경제사에서 인간의 지능은 언제나 가장 희소한 투입요소였다. 자본은 비교적 풍부했고, 자연자원은 대체 가능했으며, 기술의 진보 속도는 인간이 적응할 수 있을 만큼 느렸다. 대규모로 복제할 수 없었던 것은 오직 인간의 지능뿐이었다.
지금 우리는 그 프리미엄이 되감기는 국면에 들어서 있다. 기계 지능은 이미 광범위한 영역에서 인간 지능의 실질적인 대체재가 되었고, 그 성능은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수십 년에 걸쳐 희소한 인간 지능을 전제로 설계돼 온 금융 시스템은 이제 그 전제 자체가 재평가되는 과정에 놓여 있다. 이 재평가는 불가피하게 고통스럽고 혼란스럽게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재평가가 곧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은 지금 2028년 6월의 이 글을 읽고 있지 않다. 2026년 2월에 읽고 있다.
S&P는 사상 최고치 근처에 있고, 부정적 피드백 루프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이 시나리오 중 일부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계 지능의 가속은 멈추지 않을 것이며,
인간 지능의 프리미엄은 줄어들 것이다. 투자자로서, 우리는 아직 포트폴리오가 어떤 가정 위에 세워져 있는지 점검할 시간이 있다. 사회로서도, 아직 선제적으로 대응할 시간이 있다.
카나리아는 아직 살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