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의 극한 대립, 계엄, 탄핵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파국적 정치 상황을 두고 “조선 시대 당쟁(黨爭)을 방불케 한다”는 탄식이 나오곤 한다. 하지만 의외로 조선 시대 당쟁의 실상과 본질에 대해서는 잘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김효원과 심의겸의 사적(私的) 다툼이 당쟁으로 비화했다거나, 동인, 서인, 남인, 북인, 노론, 소론, 청남, 탁남, 대북, 소북 하는 식으로 골치 아플 정도의 당파 분열이 계속 이어졌다는 것 정도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을 완독하여 조선 500년의 실상을 살핀 배경 위에 《논어》 《주역》을 공부하면서 깨우친 공자(孔子)의 정치사상을 바탕으로 당쟁사를 다시 들여다본다. 저자가 생각하는 공자 정치사상의 요체는 ‘강명(剛明)한 군주론’이다. 하지만 조선 중기 이후 주자성리학이 뿌리를 내리면서 군약신강(君弱臣强)을 바람직한 정치 모델로 생각하는 사림(士林)들이 득세했고, 급진사림과 온건사림들이 이합집산(離合集散)을 거듭하면서 발생한 것이 당쟁이라는 것이다. 이 결과는 ‘야만과 퇴행’이었다. 이 때문에 저자는 서두에서 책의 1/5 이상을 할애해 가며 당쟁의 근원이 되는 주희(주자)와 성리학을 성토한 후, 이러한 관점에서 선조에서 정조에 이르는 당쟁사를 서술해 나간다.
저자는 “깊이 있고 유연한 사고(思考)가 결핍된 사회에서는 교조(敎條)가 판을 치게 마련이고, 철저하고 독립적인 사고가 결핍된 사회에서는 얄팍한 교리(敎理)에서 비롯된 선동이 쉽게 힘을 발휘한다”면서 “지금의 우리는 이 점에서 당쟁을 일삼던 조선 시대 사대부들과 다르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저자는 2023~2024년 《월간조선》에 연재했던 〈역사를 통해 지금을 읽는 ‘신(新)당의통략’〉을 바탕으로 이 책을 펴냈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을 완독하여 조선 500년의 실상을 살핀 배경 위에 《논어》 《주역》을 공부하면서 깨우친 공자(孔子)의 정치사상을 바탕으로 당쟁사를 다시 들여다본다. 저자가 생각하는 공자 정치사상의 요체는 ‘강명(剛明)한 군주론’이다. 하지만 조선 중기 이후 주자성리학이 뿌리를 내리면서 군약신강(君弱臣强)을 바람직한 정치 모델로 생각하는 사림(士林)들이 득세했고, 급진사림과 온건사림들이 이합집산(離合集散)을 거듭하면서 발생한 것이 당쟁이라는 것이다. 이 결과는 ‘야만과 퇴행’이었다. 이 때문에 저자는 서두에서 책의 1/5 이상을 할애해 가며 당쟁의 근원이 되는 주희(주자)와 성리학을 성토한 후, 이러한 관점에서 선조에서 정조에 이르는 당쟁사를 서술해 나간다.
저자는 “깊이 있고 유연한 사고(思考)가 결핍된 사회에서는 교조(敎條)가 판을 치게 마련이고, 철저하고 독립적인 사고가 결핍된 사회에서는 얄팍한 교리(敎理)에서 비롯된 선동이 쉽게 힘을 발휘한다”면서 “지금의 우리는 이 점에서 당쟁을 일삼던 조선 시대 사대부들과 다르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저자는 2023~2024년 《월간조선》에 연재했던 〈역사를 통해 지금을 읽는 ‘신(新)당의통략’〉을 바탕으로 이 책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