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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나 그리고 또 나 (이제홍 지음 | 바른북스 펴냄)

정신 장애를 겪는 ‘나’와 무의식 속 ‘백제 정가왕’ 이야기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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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부여 출신의 이제홍 소설가의 신작 《나 그리고 또 나》는 작가의 ‘백제 이야기’ 3탄이다. 제목만 보면 서정시집 같다. 앞서 금동대향로를 소재로 한 《지워지지 않는 나라》(2015), 백제 의자왕을 다룬 《사비로 가는 길》(2017)을 펴냈다. 저자는 “몸에 밴 백제의 향기가 늦은 나이까지 남아 백제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50대 중반의 이인범은 어느 날 길모퉁이에서 한 사내와 부닥친다. 이후 도플갱어(또 하나의 자신) 현상을 겪는다. 정신병리학에선 이런 현상을 해리성 정체성 장애로 설명한다. ‘나’ 안에 또 다른 ‘나’가 불쑥 등장하는데, 의식의 ‘나’는 이인범, 무의식의 ‘나’는 백제 의자왕의 후손으로 알려진 정가왕(楨嘉王·데이카오)이다.
 
  데이카오, 즉 정가왕은 정신과 의사 정규현과의 대화 속에서 ‘인범’의 몸을 빌려 불쑥 등장한다. 그리고 덴무 천황이 보낸 살수(殺手)와 맞선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규현은 인범의 ‘또 다른 나’인 정가왕과 대화하며 그가 겪은 비극적 죽음, 나라 잃은 백제 유민의 고통을 듣게 된다.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시간여행이 아니라 해리성 정신장애라는 매개를 통해 시공(時空)을 오간다. 애달프게 죽은 망자의 영혼과 접신한다는 이야기지만 이를 정신장애로 접근하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부여에서 열리는 ‘은산별신제’와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리는 ‘시와스마쓰리 축제’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소설을 썼다. 백제가 망한 뒤 일본으로 망명했다가 덴무 천황에 의해 두 아들(후쿠치오, 가치오)과 함께 죽은 백제 정가왕을 기리는 축제가 시와스마쓰리다. 이 축제는 1300여 년을 이어온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 가운데 하나다. 축제 마지막 날 주민들은 “사라바(さらば)! 오사라바(おさらば)!”를 외치는데 우리말 “살아봐!”와 비슷한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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