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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설 15주년 맞은 니어재단 정덕구 이사장

“근현대사에 대한 異見을 합치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없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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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적 풍요에도 ‘헬 조선’ 단어 나오는 사회의 근간 들여다볼 때
⊙ 누적된 ‘한국 문제군’이 경제 회복 탄성 떨어뜨려
⊙ “윤석열 정부, 재정건전성을 위한 부채 관리에 만전 기하고 투자 중심의 확대 재정 유의해야”

정덕구
1948년생. 배재고·고려대 상학과 졸업, 美 위스콘신대 경영대학원 석사 / 재무부 경제협력국장·국제금융국장, 재정경제원 대외경제국장·기획관리실장·제2차관보·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서울대 국제금융연구센터 소장, 중국 베이징대 초빙교수, 중국 인민대 재정금융대학원 교수, 중국사회과학원(CASS) 정책고문, 제17대 국회의원, 국제회계기준재단(IFRS) 이사 역임. 現 니어재단 이사장
  “우리나라가 어쩌다가 두 나라로 분열됐는지 근본 원인을 찾고 싶었습니다. 근현대사를 보는 시각이 달라서였습니다. 처음에 순수하게 역사를 해석했던 역사학자나 논객들이 근현대사의 뿌리에 해당하는 요소를 놓고 대립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번영과 풍요를 누리고 있음에도 이 문제에 대한 이견(異見)을 합치지 못해 사실상 두 나라로 갈라진 겁니다.”
 
  니어재단 창설 15주년을 맞아 대규모의 세미나를 개최한 이유에 대해 정덕구 이사장이 말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외환위기 때 IMF 협상 수석 대표를 맡았고, 김대중 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 이사장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권유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들어갔다. 그러나 중간에 돌연 사임하고 니어재단(NEAR·North-East Asia Research Foundation)을 만들었다. 순수·민간·독립 싱크탱크로서 러시아·중국·북한 등 동북아 국가에 대해 연구해온 이 재단은 지난 6월 30일 ‘한국의 근현대사와 미래’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15명의 원로와 8명의 현직 교수가 토론에 참여했다.
 
 
  新한국병 근원 풀어야 할 때
 
  “우리는 아직도 근현대사의 해석을 놓고 대립하고 이것이 이념 정치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동시대를 살아온 증인들의 가슴속에 남다른 감회와 회한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 모든 요소를 녹여내 농축시켜 이를 바탕으로 미래 한국의 길을 포장하는 예지가 필요합니다.
 
  그동안의 논의는 논쟁과 투쟁으로 이어지고 결국 아무런 협의와 동의 없이 그대로 방치됐습니다. 겉으로는 풍요한 우리나라의 속이 썩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니얼 퍼거슨 미(美) 스탠퍼드대 교수처럼 우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줄고, 유발 하라리 같은 부정론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모두가 동의하는 근현대사의 성취, 반성, 회한을 딛고 전개돼야 하기에 대형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쳐 세계 국가들에 각종 위기론이 있죠.
 
  “한국이 단순히 경제 위기만 겪는다면 충분히 해결 능력이 있는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제에 사회문제가 결합하는 순간 다수의 국민이 연관돼 정치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이 경우 문제 해결이 어렵습니다.
 
  우리는 민족 수난기, 6·25전쟁과 빈곤의 시대, 민족 중흥기,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를 겪으며 근현대사의 대혼란기를 살아왔습니다. 역사의 큰 파도를 넘을 때마다 위기가 있었지만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등 국가 지도자들의 역량으로 잘 헤쳐왔습니다. 오늘날처럼 싸움이 치졸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전(前) 대통령 이후 5년의 대통령제 단임 정치가 분열의 정치로 정착되면서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집권 4년 차가 되면 어김없이 레임덕이 찾아와 정치적 혼란에 휩싸였고, 4년 차에 왔던 레임덕이 3년 차에, 이제는 2년 차에 찾아옵니다. 결국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리더십이 흔들리고,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패거리 문화만 남아 난제(難題)를 해결하는 능력이 상실됐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이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모두 그랬다고 보는군요.
 
  “우리는 압축 성장 과정에서 전략 부문은 빠르게 성장시키고 비(非)전략 부문은 방치시킨 면이 있는데, 이것이 계속 축적·확장·농축되며 국가 사회의 이중구조를 고착화해왔습니다. 국가의 전략 부문이었던 중화학 공업, IT, 중간재 산업으로의 전환은 급속히 이뤄졌고 비약할 만한 발전을 이뤘지만, 이 과정에서 뒤처져온 국민의 정신세계는 병들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산업화, 민주화, 선진국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의 국민은 왜 행복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이 풍요로운 나라에서 세계 자살률 1위, 낙태율 1위, 존속살인 1위, 합계 출산율 꼴찌라는 사회 지표는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요? 그래서 1인당 GDP가 3만 달러가 넘는 번영을 누리면서도 ‘헬 조선’이라 부를 정도로 국민의 행복지수는 낮은 국가가 됐습니다.”
 
  ― 국민의 행복지수가 낮은 데 양극화가 일조를 했을까요.
 
  “디지털 전환 시대에 이르러 국민은 창조적 소수와 비창조적 다수로 나누어졌습니다. 미국의 IT회사처럼 다수의 창조적 소수가 비창조적 다수를 먹여 살리는 사회 체계가 구성되지 못했습니다. 교육의 실패로 대졸자 중에 창조적 소수가 될 수 있는 인재가 많지 않습니다. 양극화가 다른 국가보다 심각하게 굳어지고, 빠른 흐름을 선도하는 사람과 뒤처지는 사람으로 나뉘는 이중구조에 직면했습니다. 미래가 없으니 당연히 결혼하는 사람이 줄고 출산율이 낮아지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두 나라 현상 고착화해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제20대 대통령으로 뽑혔지만, 제19대 대통령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 때 지지율은 45%였다. 한 국가 안의 ‘두 나라’ 현상이다.
  ― 사회가 철저하게 둘로 갈라지는군요.
 
  “포퓰리스트들은 미래가 없는 사람들의 분노를 교묘하게 자극해 이용했고, 그로 인해 실패로 판명 난 사회주의 노선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정치 세력은 물론 사회 리더들이 이를 뼈저리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번 대선(大選)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선출됐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할 때 지지율 역시 45%였습니다. 한 국가 안에 두 개의 나라가 존재하는 현상입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국민은 아예 쳐다보지 않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어낸 현상입니다. 만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러한 전철을 밟는다면 우리나라의 두 나라 현상은 굳어져 회복 불가능 상태로 치닫게 될 겁니다. 이를 단절하고 전환하고 경장(更張)해야 합니다.”
 
  ― 두 나라 현상의 근간은 결국 근현대사에 대한 해석 차이라고 보는군요.
 
  “한국만이 가진 한국병, 그 고질적 병폐의 근원은 결국 역사 인식의 차이였습니다. 그 역사 속에서 민족분단, 압축고도화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와 이를 이념으로 코팅해 생존하려는 정치 세력의 작용이 상황을 악화시켰습니다. 근현대사에 대한 이견이 합쳐지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없습니다.”
 
  ― 세미나에 우파, 좌파 진영 패널들이 다양하게 참석했는데,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부터 다르더군요
 
  “어느 대통령이든 공과(功過)가 있지 않습니까. 한쪽만 바라보고 이를 통해 국민을 양분시키는 일부 정치 세력이 있습니다. 좌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적 업적을 깡그리 무시한 채 일부 자유를 억압한 부분만 부각시킵니다. 우파는 완전 재벌 편이 되고, 좌파는 무조건 노조만 편애합니다.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가 말했던 ‘한국 문제군’이 정확히 들어맞죠. 역사적 사실은 하나인데, 이를 정반대로 해석하는 것이 한국의 뿌리 깊은 병폐입니다.”
 
 
  박정희의 過는 功을 위해 불가피한 일
 
2015년 7월 17일, 서울 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50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분향하고 있다.
  ― 박정희 대통령을 언급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민족중흥의 혼을 세우려 했지만, 인간의 본성을 다소 억압한 것은 사실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위인인 것은 분명합니다. 목재에 대패질을 하면 대팻밥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대패질을 했기에 우리가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 과실을 후대에서 충분히 누리면서 떨어진 대팻밥만 바라볼 수는 없습니다. 좌파들은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면서까지 무리하게 13% 성장하지 말고 8%만 성장하면 되지 않았느냐’는 식(式)으로 주장합니다. 하지만 박정희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그들이 말하는 8% 성장이 아닌 0% 성장에 머물렀을지 모릅니다. 박정희의 과(過)는 공(功)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습니다.”
 
  ―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시대는 국가 건립(Nation Bui lding이라고 표현했다)이 소명이었습니다. 일부에서 이승만이 국내 사정, 국민 수준을 몰랐다고 하는데 그럴 수 있습니다.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평생 외국 생활을 하며 독립운동하다가 70대에 들어온 분이 어떻게 국내 사정에 박식할 수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그 엄중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부 수립 대통령으로서 역할만큼은 훌륭하게 해냈다고 봅니다. 역사의 귀결점은 균형 감각을 회복하는 것인데 역사가 중에는 너무 한쪽에 치우친 분들도 많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이후의 대통령들은 정치 세력에 많이 휘둘렸다고 했지요?
 
  “박근혜, 이명박 대통령은 그 나름 분투를 했지만 한국이 안고 있던 국가 사회의 이중구조를 간과하며 사실상 박정희 시대로 회귀하려 한다는 비판 속에 좌파 세력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정 이념에 대한 극단적 편향성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폐쇄적 민족주위에 따른 대외 정책으로 국정 혼란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때 제대로 못 하면 대한민국 미래 없어
 
  ― 재단 10주년에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지금 근현대사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습니까.
 
  “대한민국의 1960~1970년대가 추격기, 1980년대가 추월기였다면 외환위기 이후 20년은 정체기였습니다. 정체 기간에 ‘두 나라 현상’이 싹트기 시작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 심화했습니다. 다른 국가들처럼 빠르게 침체기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제조업 기반이 탄탄하고, 국민의 생존 본능이 강해서였습니다. 분수령에 머문 것이죠.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퍼펙트 스톰’ 얘기를 꺼냈습니다. 이번에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면 대한민국 정체기를 넘어 추락기, 침체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 퍼펙트스톰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재앙 얘기 아닙니까.
 
  “아닙니다. 지구와 인간의 불화가 막바지에 왔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한 각국의 재정 파탄, 식량 문제, 생존 자원의 파괴, 기후 문제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구촌 사회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정체기에 머물렀던 우리나라는 특유의 한국문제군이 너무 커져서 침체기로 떨어질 위기입니다. 탄성 능력이 떨어져 리바운드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인구 문제로 인해 경제는 축소 불균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일시적 경기 순환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침체, 수축 사회로 접어들 수 있습니다.”
 
  ― 일본형 장기 불황에 대한 얘기들이 많죠.
 
  “한국 경제는 분명히 과거에 탄성력(Resilience라고 표현했다)이 있었는데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간 누적된 한국문제군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국민의 욕구는 더욱 분출됐습니다. 포퓰리스트적 정치에 의해 이재명 의원 같은 사람이 ‘돈 뿌리는 정치’를 표방하니까 일반 대중은 국가에 돈이 많다고 착각합니다. 국가, 사회가 국민의 욕구 자제적 생활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욕구 확장적 환경을 만든 겁니다. 그렇다 보니 국민이 불행해지고 ‘아이를 낳아서 뭐하나. 우리끼리 즐겁게 살면 그뿐이다’라는 욜로족(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뿐)이 나온 겁니다.”
 
  ― 인구 문제도 정치권의 근현대사에 대한 이견에서 비롯됐다고 보시는군요.
 
  “기본을 잃었습니다. 경제, 사회, 정치, 윤리 할 것 없이 사회 전반의 기본이 무너졌습니다. 기본을 잃으면 회복이 힘듭니다. 한국이 기본을 상실한 것은 정치가 균형자 역할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일본보다 긍정적인 ‘한국인의 다이내믹스’
 
인구 문제가 향후 가장 심각한 대한민국 문제가 될 수 있다. 2019년 7월 30일, 서울 동대문구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이 절반 이상 비어 있다.
  정덕구 이사장은 엄밀히 말해 ‘경제 전문가’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무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고 외환위기 때 IMF 협상 수석 대표로 국난(國難) 극복에 일익을 담당한 이다. 그는 오늘의 경제 문제는 정치권과 맞물려 “경제 그 자체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 다수의 비창조적 사람들의 분노를 이용해 나라를 갈라놓은 사람들은 좌파 아닙니까.
 
  “앞서 말했듯이 비창조적 다수에 대한 정치의 실패입니다. 정치권에서의 표(票)는 다수가 결정하니까, 극단적 세력이 그들을 부추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자민당이 30년 동안 재정을 퍼부으며 국민의 욕구를 부추기다가 미래 확장성이 없는 나라로 전락한 것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 일본을 두고 ‘잃어버린 30년’이라고 하는데, 결국 우리는 그 길로 가는 겁니까.
 
  “일본은 경기 침체기에 들어갔는데 우리가 아직 정체기인 이유는 국민의 다이내믹스가 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구조적인 한국 문제가 산재할 뿐, 한국의 다이내믹스는 일본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일본이 고린내 나는 참외가 됐다면, 한국은 아직 농익은 참외로 가는 길목이라고나 할까요. 일본보다는 다소의 여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습할 기회가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한국 국민이 일본보다 빚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는 겁니다. 한국 경제가 축소 불균형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 현재의 경제 상황이 대한민국 대붕괴의 서막이 될 수 있을까요.
 
  “뇌관을 잘못 건드리면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위기의 요인은 항상 존재합니다. 지금 그것이 먹구름 모이듯 커지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항상 뇌관이 존재합니다.
 
  지금은 그 뇌관이 과다 부채에 있습니다. 그것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현재는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정책의 중심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가계 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투자 중심으로 확대 재정을 펼치는 것은 유의해야 합니다. 국가 및 개인의 빚을 통제하지 못하면 흑자 도산 케이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계 경제 위기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거시경제 안정에 주력해야 합니다.”
 
  ―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지만, 여전히 낙관론자들이 있지요?
 
  “니얼 퍼거슨 교수처럼 미래에 한국, 미국, 독일, 터키가 4대 강국이 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국과 터키의 공통점은 국민성이 강하고, 종교가 있고, 교육열이 높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1인당 0.8명으로 떨어진 출산율이 발목을 잡을 겁니다. OECD 중 꼴찌이고, 2024년에 0.7명대로 떨어진다는 예측이 있습니다. 낮은 출산율은 대한민국이 생존하느냐, 소멸하느냐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이제라도 인구 문제를 국정의 중심에 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합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소위 복잡계의 문제입니다. 해법의 핵심은 젊은이들의 희망 인자를 회복시켜주는 것입니다.”
 
 
  “국가에 대한 부채의식 크다”
 
  ― 아이 낳기를 아무리 장려한들,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저는 출산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 젊은 세대의 관계의 미학이 깨진 것을 꼽습니다. 젊은이 중에 공동체 의식이 결여된 사람이 많습니다. 극단적인 개인주의로 가족, 국가 공동체의 필요성을 중시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가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것, 공동체가 사라지면 나의 존재도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국가가 제시하는 미래에 대한 꿈이 없으니 가족이나 국가의 부정적 요소만 봅니다. 일부 전교조 교육이 이를 부추겼고요.
 
  만일 ‘내가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일정 부분 책임져준다’는 생각이 든다면 출산율이 높아지고, 국가라는 공동체에 대한 고마움도 느껴 공동체 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단을 운영하면서 지난 15년 동안 학문의 세계에 푹 빠졌다는 정 이사장과 방대한 얘기를 나눴다. 초면이 아니라 17년 전에도 만났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할 때다. 정 이사장은 국회에 입성한 지 2년 만에 국회의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 니어재단을 만들었다.
 

  ― 국회의원 4년을 채우고 싱크탱크를 만들 수도 있잖습니까.
 
  “국회의원을 해보니까 제도적 문제가 있더군요. 나쁜 일인 줄 뻔히 알면서도 동참해야 하는 상황이 있더라고(웃음). 제 경험과 확신을 버리며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 더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입니다. 굳이 이러면서까지 국회의원 하면 뭐하나 싶어서 중도에 사퇴하고 나왔죠.”
 
  ― 장관까지 지냈고, 보통 로펌 고문이나 대기업 사외이사 같은 제안이 많았을 텐데요.
 
  “없었다면 거짓말인데, 쉽게 마음을 그곳에 팔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국가 경제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IMF 가서 협상 잘해서 돈도 빌려오고 우리나라를 더 큰 위험에서 구해냈다는 이유로 오히려 더 큰 훈장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보상 심리보다 국가에 대한 부채의식이 컸습니다. 왜 우리는 그 위기를 사전에 막지 못했나 하는 자괴심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부채의식 때문에 사적 이익을 위해 생존형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마음에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평생 공인 정신을 가지고 가치형 인간으로 살기로 마음먹었고, 니어재단을 만든 것도 그 부채의식이 기반이 됐습니다.
 
  당시 우리나라가 러시아, 중국, 북한 등 동북아 국가에 대한 전략이 없는 채로 북방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중국 내면의 세계, 세계 전략, 중국식 생존 방정식을 탐구한 이유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제대로 순항하는 데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학술 재단을 만들다 보니 점점 공부 범위가 넓어졌고, 한국의 대통령제가 계속 실패하는 이유도 찾게 된 겁니다.”
 
  ― 왜 실패합니까.
 
  “능력 없는 대통령이 계속 나오니까 실패하는 겁니다. 풍요, 안정, 정체기로 가면 그 나라의 인물 생태계가 점점 가라앉고 정치적 난맥 상태가 계속되면 큰 인물이 정치권에 진입되지 않습니다. 대인의 풍모보다 소인의 아집 같은 것으로 무장된 인물에게 대통령의 너무 큰 칼을 주니 그것을 함부로 휘두르다 그 칼에 스스로 베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원집정부제를 지지하고, 현재의 대통령제는 반드시 국민적 합의를 거쳐 손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앞서서 우파와 좌파, 보수와 진보라는 바보들의 행진을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분열을 통해 생존하려는 비상식적인 정치 세력이 더는 국가를 망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습니다. 장점과 단점을 다 안고 용해시키고 농축시켜 이것으로 미래를 가는 길을 포장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살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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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잘되길    (2022-08-11) 찬성 : 0   반대 : 0
노무현 이후부터 문제라고요? 노무현 때는 괜찮고? 뭔소리...선생님 말대로 나라가 쪼개진게 문제라면 그건 노무현 때부터 시작된 것이지요. 우민들을 선동하고 우민들의 왕초 노릇 해가면서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쌓아놓은 나라의 틀을 다 망가뜨리면서 잘난척하고 결국 재앙무리 대깨문 개딸들이 생겼어요. 부채의식이 있다면 별 실속없는 세미나보다 선생님의 전 재산을 헌납하고 가난하게 사는 모범을 보이는 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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