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법원장을 향한 겁박, ‘사법 농단 2.0’인가

  •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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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겁박(劫迫)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6·3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대법원이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에 대한 보복에 가깝다. 정부조직법을 바꿔 검찰청도 없애 버릴 기세다. 이재명 대통령을 수사한 검사들은 이미 한직(閑職)으로 밀려났다.
 

  전전 정권에서도 사법부 흔들기, 대법원장 흔들기가 거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인 2017년 작성된 ‘사법행정권 남용 문건’이 공개되면서 곤혹을 치렀다. 사법 농단, 재판 거래 의혹으로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100여 명의 전현직 판사가 수사를 받았다. 사법부를 향한 어마어마한 공세였다. 검찰은 그중 법관 14명을 기소하며 혐의 47개를 씌웠다. 그러나 2024년 1월 양 전 대법원장은 47개 혐의 전체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관 14명 중 11명이 무죄였고 3명은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다. 떠들썩했던 사법 농단 사건은 그렇게 용두사미로 끝이 났다. 2심을 남겨 두고 있지만 달라질 게 없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에도 ‘코드 인사’ 탓에 사퇴 압력이 거셌다.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대법원장 혹은 법원행정처 쪽의 이념 내지 정치적 성향 등을 기준으로 법관들을 중용(重用)하거나 우대하면서 ‘사법부의 좌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뜨거웠다. 그러자 전직 대법관 5명, 전직 헌법재판관 1명 등 변호사 200여 명이 당시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법계 원로들이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한 경우는 유례가 없었다.
 

  정권이 바뀌자 또다시 조희대 대법원장을 쫓아내려 혈안이 되고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은 “법원이 사법 세탁소”라고 연일 공세다.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이같은 사법부 죽이기는 없었다. 범죄 혐의가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란 걸 국민이 모를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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