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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망각을 기다리는 봉하마을 측에게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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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 전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기록을 책을 통해 사실상 공개했다. 그는 “비극적 선택을 하기 직전 노 전 대통령은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진 형국이었다”고 했다.
 
  이후 봉하마을 쪽에서 거친 반응이 나올 법도 했지만 조용했다. 어서 망각이 사람들의 기억을 집어삼키길 바라고 있을지 모르겠다.
 

  혹시나 이인규 전 부장의 주장을 벌써 잊은 것은 아닐까. 두뇌 자극을 위해 이 전 부장의 책에 적힌 놀라운 내용을 재차 언급한다. 재판을 통해 바로잡아야 할 당시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면, 봉하마을 측이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면 된다. 다음은 ‘이인규발(發)’ 팩트들이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정상문 비서관의 부탁으로 샌프란시스코 인근 마운틴뷰 등 3개 지역 주택 10여 채의 위치, 면적, 가격 등을 조사한 리포트를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했다.〉
 
  〈박연차 회장은 “2007년 봄경 청와대 관저 만찬에서 권양숙 여사가 노 대통령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아들 노건호의 미국 주택 구입 문제를 꺼내서,(…) 10억원을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검찰조사에서 밝혔다.〉
 
  〈“2007년 6월 하순경 노 대통령이 전화로 ‘미국에 건호 집을 사줘야 하는데 100만 불만 도와주면 고맙겠다’고 부탁했다.”〉(박연차 진술)
 

  〈“대통령이 과테말라 IOC 총회 참석차 출국하기 3일 전쯤 정상문 비서관이 ‘6월 30일 출국 때 가지고 나가야 하니 6월 29일까지 보내달라’고 하여, 정산개발 정승영 사장이 급히 직원 130명을 동원해 김해 시내 은행 등에서 100만 달러를 환전해서 6월 29일 오후 청와대에 가서 정상문 비서관에게 100만 달러가 든 가방을 전달하였다.”〉(박연차 진술)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14년이 되는 날이다. 올해도 추모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과연 어떤 입장을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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