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포커스

경찰에 넘어간 대공수사권

지난해 대공수사관 특진·채용 전무

글 :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jgws89@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대공수사 사실상 공백 상태
⊙ “北 대남공작 기관에 고속도로 깔아주는 격”
2023년 12월 31일이면 국정원에서 해오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완전히 이관된다. 사진=조선DB
  지금까지 대공수사는 국가정보원(국정원)에서 해왔다. 이러한 대공수사권이 2023년 12월 31일이면 경찰로 완전히 넘어간다. 2020년 12월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국정원법 개정안’ 때문이다. 해당 개정안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게 골자다. 국정원이 과거 간첩 조작 사건을 비롯한 인권유린 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국정원의 대공수사 기능을 폐지하고 대공수사권을 경찰 산하에 안보수사처를 신설해 이관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대공수사권을 넘겨받기 위해 국가수사본부 산하 ‘안보수사국’을 만들었다. 경찰은 대공수사권 인수에 대비해 3년간 안보수사 관련 외국어 전문가와 국제 안보·방첩·대테러 등 분야별 안보 전문가 총 65명을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경찰청은 대공수사 등을 담당하는 안보부서에서 오래 일한 경찰관에게 진급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이는 수사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한 수사관들을 안보부서로 영입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찰청은 2021년 10월 2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안보수사관 자격관리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대공수사권 인수를 위해 노력하는 듯 보이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들린다.
 
 
  안보수사국 특진·채용 ‘대공수사’ 관련 인사 없어
 
경찰청 전경. 사진=조선DB
  정부·여당은 국정원이 대공수사를 해오면서 간첩 조작, 인권 침해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고 주장하지만 그동안 경찰도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다. 과거 경찰도 사건 조작, 인권 침해 등과 같은 문제들을 일으킨 바 있다.
 
  경찰은 대공수사권을 가져오기 위해 안보수사국 신설 이외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대공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공수사에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이다. 전직 국정원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훌륭한 대공수사요원 한 명을 양성하려면 적어도 20년이 걸린다. 이유는 우리가 상대하는 간첩들의 속성을 파악하기 위해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공수사에서 20년을 근무해야 그 분야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다. 국정원 대공수사 요원들은 그 일을 대부분 20년 넘게 한 베테랑들이다. 그런데 준비도 되지 않은 경찰에 대공수사권을 넘기면 대한민국 안보는 어떻게 되겠나.”
 
  경찰은 이러한 인재 공백을 없애기 위해 분야별 안보 전문가를 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과는 달리 경찰의 대공수사 전문가 선발 실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안보 전문가들을 선발하기 위해 ‘2021년 하반기 경찰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을 실시했다. 채용 분야 및 인원은 16개 분야 총 526명이다.
 
  이 가운데 안보수사 분야는 10명(국가안보 4명, 방첩·대테러 3명, 경제안보 3명)이다. 여기에 안보수사 분야 응시 자격 어디에도 북한 관련 전공자는 포함하지 않았다.
 
  A 경장은 “대공수사에 초점을 맞춰 인재 선발을 한다고 해놓고 정작 관련 전공자들과 전문가들을 선발하지 않았다”며 “필요한 인재들은 선발하지 않으면서 국정원이 잘하는 방첩·대테러, 경제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왜 선발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B 경사는 “당시 선발 과정에서 북한학 전공자들과 전문가들도 해당 응시 요건에 명시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의견을 제시했지만 무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윗선(청와대) 눈치 본다고 제일 필요한 북한 전문가들을 배제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실제 당시 경력경쟁채용에 북한 전문가들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1년 11월 17일 진행한 안보수사국 특별승진 심사에서도 대공수사와 관련 없는 인물들을 특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특진은 대공수사를 위해 전문가를 키운다는 명목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내부자는 말했다.
 
  경찰 출신의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도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의원은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대공수사는 해외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찰은 국정원과 달리 해외 정보가 없기 때문에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대공수사 요원들 경찰로 차출될까 걱정”
 
  지난 1월 20일 국정원은 대공수사권을 차질 없이 이관하기 위해 경찰과 군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안보범죄정보협의회’를 만들어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국정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안보범죄정보 업무규정’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안보범죄정보 업무규정에는 국정원, 경찰, 군, 해경,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이 참여하는 안보범죄정보협의회를 통해 국정원이 대공수사권 이관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공유 업무, 직원 교육·파견 등 관련 정책들을 심의하고 의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국정원이 본격적으로 경찰에 대공수사권을 인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대선 전 대공수사 이관에 필요한 요건들을 미리 만들어놓고자 하는 박지원 원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국정원 관계자는 “과거에도 국정원 대공수사국 주관으로 1년에 2번 군과 경찰 등이 참여하는 ‘안보여권검토회의’를 진행했다”면서 “이 밖에도 필요하면 1년에 4번 정도를 만나 정보공유와 해결방안 마련 등 다양한 협의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괜히 해오던 것을 언론에 공개하면서까지 대공수사권 이관에 대해 마치 국정원이 노력하는 것처럼 대통령에게 뭔가 보여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후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금 대공수사국 직원들이 의욕을 잃었다고 말한다. 조금 있으면 국정원 대공수사가 폐지되는 마당에 뭔 힘이 나겠느냐. 현재 대공수사 인원도 대폭 줄여 일할 사람도 거의 없다. 즉 대한민국 대공수사는 과거보다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직원이 줄어든 국정원도 과거보다 제대로 못 하고 있고, 그렇다고 경찰이 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상 대공수사 공백 상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면 이런 상태의 대한민국을 누가 좋아할까? 북한 대남공작부서들과 김정은밖에 없다. 또 그나마 남아 있는 직원들도 일을 거의 안 하고 있다. 지금 열심히 하다 보면 나중에 차출되어 경찰로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누가 국정원 직원으로 일하다 경찰관으로 일하겠다고 하겠나.”
 
  박지원 원장은 2020년 12월 김창룡 경찰청장과 만나 “3년 뒤 대공수사권이 이관될 때까지 경찰이 사수(射手)가 되고 국정원은 조수(助手)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은 “일부에서는 3년 후 수사권 이관이 다시 유예되거나 또는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하지만 경찰과 철저히 공조·협의해서 대공수사권이 완전하고 차질 없이 이관되도록 하겠다. 오늘부터 완벽히 준비해서 대공수사권 이관을 되돌릴 수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 소속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공수사 기법 전수, 이관 등 관련 절차가 제대로 이뤄질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대공수사 기법 전수를 위해선 국정원 시설, 장비, 전문 인력이 온전히 옮겨져야 하는데 국정원은 오히려 애초 입법 과정에서는 ‘원치 않는 직원은 한 명도 경찰로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국정원 안팎의 우려를 불식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원활한 이관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려는 말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3년 유예 기간이라도 국정원이 대공시스템을 더는 허물지 말고 실제로 간첩을 제대로 잡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가안보 경찰에 맡기는 나라 그 어디에도 없다”
 
2013년 9월 23일 당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서울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로 열린 ‘국정원 해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전국시국기도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북한은 휴전선, 해상, 수중을 통해 간첩을 침투시켰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대부분 제3국을 통해 우회 침투 방식 위주로 전환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원 1차장을 지낸 염돈재 전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은 “지금 북한 간첩들은 대부분 3국을 통해 남파된다”고 말했다. 염 전 원장의 이어지는 말이다.
 
  “현재는 90% 이상이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로 들어온다. 국정원의 간첩 검거는 국내외 정보를 통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먼저 해외에 파견된 휴민트(인적 정보)를 통해 정보를 입수한다. 이어 국내 공항에 파견된 외사방첩관들이 확인 절차를 거쳐 국정원 대공수사국에 정보를 넘긴다. 국정원은 간첩을 이용해 북한 관련 다양한 정보를 입수하기도 한다. 먼저 간첩을 잡으면 국정원 대공수사국에서 수사가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정보가 입수되면 해외 휴민트들이 포섭한 북한 공작원들을 이용해 정보를 확인한다. 특히 국정원 대공수사국에선 북한 내부에 있는 휴민트들에게도 정보를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과연 경찰이 국정원과 같은 시스템이 있을까? 현재는 없다. 물론 구축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걸 구축하는 데 몇십 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과 경찰이 상호 협력을 강화하면서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 상태에서 수사권을 이관하면 대공수사 역량이 현저히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다.
 
  유성옥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진단과 대안 원장은 “경찰은 대공수사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경찰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시스템으로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어렵다”면서 “국정원이 가지고 있는 대공수사 정보, 공작기법, 신문기법 등에 비해 경찰은 전문화와 정예화에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공수사는 국정원·경찰·군 안보지원사령부의 3각 공조 체계로 이뤄지고 있다. 국정원은 해외에서 얻은 각종 정보를 단서로 광범위한 수사를 펼친다. 경찰은 국가보안법 7조(고무찬양) 관련 범죄를 수사하거나 국정원이 넘기는 사건을 맡는다. 국정원이 경찰에 넘기는 사건은 주로 형량이 낮은 사건이다. 안보사는 북한이 군 내부의 공작원을 포섭하는 ‘적군 와해공작’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둔다.
 
  염 전 원장은 “국가안보를 경찰에 맡기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해외 업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매우 제한적이다. 현재 경찰은 인터폴을 매개로 각국의 경찰과 치안 정보와 범죄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또 경찰관이 영사로 파견돼 교민을 보호하기도 한다.
 
  A 경장은 이에 대해 “정말 대한민국의 대공수사를 없애겠다는 의도가 아니면 미국의 CIA와 FBI의 형태로 바꾸겠다는 것인데 우리 경찰은 아직 FBI만큼의 능력이 없다”면서 “능력도 없는 경찰에게 대공수사권을 넘기라고 하는 것은 북한 대남공작 기관에 고속도로를 깔아주는 격이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국정원장을 지낸 김만복 전 원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론적으로 아주 잘못된 개혁이며,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다”며 “국정원의 해외 정보 수집 기능을 상실시키는 방향의 개혁”이라고 비판했다.
 
 
  “北 원하는 국정원 해체… 간첩 천국 만들려는 것”
 
  대공수사권 논란은 문재인 정부가 권력기관 개혁을 천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물론 과거에도 국정원 개혁과 대공수사 폐지에 대한 목소리는 있었지만, 본격 논란이 된 것은 이때부터다.
 
  2018년 1월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정원·검찰·경찰의 3대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조 수석이 발표한 개혁 방안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 산하 ‘안보수사처’(가칭)로 넘긴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후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2020년 11월 30일 통과됐다. 개정안의 골자는 ①국가정보원의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 ②대공수사권을 없애고 국내보안정보, 대공, 대정부전복 개념 삭제 ③국내 정보 수집 범위 대폭 축소 ④국회 정보위원회와 감사원의 통제 강화 ⑤외부인 정보 감찰관 임명 등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한다고만 명시되어 있다.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긴다는 내용은 없다. 해당 법률안대로라면 대한민국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고 사후 조치는 없다. 즉 대한민국의 대공수사는 사라지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 국정원 관계자는 “만약 법대로 된다면 북한 또는 공산주의에 대응하는 우리의 무기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전쟁터에서 무기도 없이 싸우면 어떻게 되겠나 무조건 패배한다. 지금 우리는 패배의 길로 가는 중이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1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liface    (2022-03-06) 찬성 : 5   반대 : 0
잘못된 정책은 반드시 원 위치 시켜야됩니다. 과거의 잘못은 벌하면 되는 것인데 초가집을 태우면 일은 어디서 합니까? 경찰? 정말 이게 된다고 생각합니까? 국제적인 일은?

202302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북스토어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