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인터뷰

방송 패널 섭외 0순위 김경진 전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 권력 가지고 헌법을 군홧발로 짓밟듯 해”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대선 후보들의 해설사들은 흥분할 필요 전혀 없어
⊙ ‘변호사’ 동기가 사주는 술 먹고 검사 생활에 회의감
⊙ 尹, 공은 나누고 책임은 혼자 지는 게 최대 장점… 단점은 말씀 좀 많다는 지적 있더라
⊙ 李, 유연성이 장점이란 주장… 형수한테 전화 걸어 다짜고짜 욕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 文 정부 검찰개혁 검사들 혼 빼놔
⊙ 전라도 출신이 윤석열 돕는 이유?… ‘조국 사태’가 결정적
⊙ 과학에 관심 많은 김경진, 법조인 출신 과학 분야 공직자 탄생할 수도
  《월간조선》 3월호 발행일(2월 17일)을 기준으로 2022년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 후보를 대변하는 방송 패널들의 논리 싸움도 훨씬 더 치열해졌다.
 
  방송을 시청하다 보면 ‘무논리’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고, 자신의 진영 후보의 논리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패널들이 있다. 그런 패널들을 보면 “얼굴에 철판을 깔아도 유분수지 도대체 어떻게 저런 발상이 가능할까”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편 가르는 증오와 선동의 정치가 난무한 패널 판에도 소수지만 객관적·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시청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김경진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인상을 찡그리지도, 소리를 지르지도 않지만 날카롭고 밀도 있는 그의 발언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아 보인다. 그가 지상파, 종합편성채널(종편), 라디오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비호감’ 패널을 방송사에서 부를 리는 만무한 까닭이다.
 

  김 전 의원의 같은 대학 과(고려대 법학) 친구는 이렇게 평가했다.
 
  “방송 패널로 자주 출연해 명쾌한 진단과 해법을 간결하게 제시해온 경진이는 일반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다. 장관이든, 실세 검사든 그의 날카로운 질문 앞에는 주눅이 들었다.”
 
  바깥에서 간접적으로만 느꼈던 김 전 의원의 내공을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객관적 사실 전달이 가장 중요
 
2016년 12월 26일 오후 당시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현장 청문회’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방송할 때 보면 흥분을 안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하는 역할이 지금은 대선 후보들의 해설사잖아요. 객관적 사실만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흥분할 필요가 없죠.”
 
  ― 그래도 무작정 상대 후보를 헐뜯는 패널을 보면 답답할 때도 있지 않습니까.
 
  “저희(패널들)가 대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까요. 자극적인 말들로 상대를 몰아붙인다고 해서 민심이 돌아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는 민주당 쪽 패널들하고도 친합니다. 막 심각하게 말을 주고받다가도 저녁에 소주 한잔씩 하곤 하죠.”
 
  ―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게 해준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도 질문은 날카로웠지만, 다수 국회의원처럼 목소리를 높이진 않더군요.
 
  “국민에게 확 와닿게 질문하는 게 중요하죠. 국민께 구체적 사실관계를 잘 설명하고, 거기에 대한 평가와 인과관계의 가능성이 매우 큼을 설득력 있게 전달만 하면 되죠.”
 
  김 전 의원은 의원 신분이었던 2016년 말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5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은 검찰 압수수색을 어떻게 알았쓰까(을까)?” “(박근혜)대통령이 알려줬쓰까(을까)?”라는 질문을 해 유명세를 탔다.
 
  그는 청문회 당시 “최순실은 모른다”고 잡아떼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상대로 추궁하며 국민들의 답답한 속을 대신 풀어줬다. ‘쓰까(을까의 전라도 사투리)요정’이란 별명도 그때 얻었다.
 
  ― 만약 지난해 말 ‘이재명 청문회’처럼 치러진 ‘경기도 국정감사’에 나섰다면 우병우 전 수석 때처럼 이재명 후보를 당황케 할 질문을 했을 것 같습니다.
 
  “검사 시절 수사를 하면 ‘거짓말의 경연장’에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사 때도 이런데, 국정감사장은 오죽하겠습니까. 당연히 거짓말을 하죠. 따라서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반복적으로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상대방의 답변을 공식적으로 기록의 형태로 받아놓는 게 중요합니다. 나중에 언론 등에서 검증을 해보면 답변이 ‘거짓’임이 드러나게 되죠.”
 
  ― 답변이 ‘거짓’임을 증명할 수 있는 밑밥을 최대한 깔아놓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죠. 시간이 흐르면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앞선 질문에 대한 답, 즉 경기도 국감장에서 야당 국회의원이라면,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초안이 7시간 만에 삭제된 것을 집중적으로 물었을 것 같습니다. 대장동 사업의 결재체계의 핵심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그의 최측근인 정진상 정책실장(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이지 않습니까. 이 문제는 과거 성남시의회에서도 제기했었더군요. 당시 시의회의 지적을 그대로 전달하기만 했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민간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이익을 몰아주지 못하도록 하는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의 삭제 문제는 대장동 사건 배임 혐의의 핵심 내용이다.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측은 민간 사업자들에게 수천억원의 이익을 안겨준 대장동 사업 구조에 대해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현 민주당 대선 후보)이 안정적 사업을 위해 지시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사 생활 재미없어진 이유
 
  김 전 의원은 검사 출신이다. 대학원에 적을 두고 사법고시를 준비한 지 2년여 만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생 시절 판사를 지망할 수 있는 높은 성적이 나왔지만, 검사의 길을 택했다.
 
  “판사는 답답한 직업 같아서 검사를 지망했습니다. 검사가 좀 낫지 않겠나 싶었죠.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헤치면서 정의를 구현하는 검사 생활이 보람되긴 했지만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 검사 생활이 왜 재미가 없었나요.
 
  “계기가 있었습니다. 검사 2년 차인가 3년 차 때 사무관 한 명을 잡았습니다. 돈 5000만원 정도를 수수했다는 첩보가 있어 조사해보니 맞더군요. 구속하려고 영장을 청구했죠. 영장이 떨어졌는데, 솔직히 검사라도 사람이니까 미안하거든요. 그래서 구치소 보내기 전에 전화도 쓰라고 하고 위로의 이야기도 했는데, 갑자기 이 양반 정신이 회까닥했는지 막 저에게 소리치더라고요.”
 
  ― 뭐라고 쳤습니까.
 
  “‘아니, 검사들은 말이야, 불구속 도장 하나 찍고 5000만원씩 서슴없이 받아 드신다고 들었는데 내가 5000만원 먹은 게 무슨 큰 잘못이라고 나를 구속까지 하느냐’고 했습니다. 삶의 자초(自初)가 잘못된 사람이었죠. 어쨌든 이런 저주에 가까운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꿀꿀하지 않습니까. 그 사무관 구치소로 보내고 검사실 직원들이랑 소주 한잔하러 갔죠. 그때 제 동기 변호사가 동석했는데요, 술값을 내더군요. 그 순간 구속된 사무관이 저에게 소리쳤던 말이 생각나며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김 전 의원이 말을 이었다.
 
  “돈 액수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내 동기 변호사가 술값을 계산한 것은 그 친구가 제가 조사하는 사건을 수임했을 때 잘 봐달라는 의미도 포함됐을 수 있잖아요. 이 일이 있고 한 한 달 동안은 철학적, 사변적으로 직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세상의 일이 하나의 분명한 원칙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 너무 가혹하게 검사 생활하지 말자. 범죄인의 말이라도 그 입장에서 생각하고 들어보자 이런 생각을 하면서 검사 생활을 하게 됐죠.”
 
  ― 사람이 너무 좋은 것 아닙니까.
 
  “검사는 범죄에 대해서는 대단히 날이 서 있어야 하고, 악에 대해서는 가혹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일 이후 ‘너무 가혹하게 검사 생활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검사로서는 약간 바람 빠진 풍선처럼 된 것이죠. 그때부터 검사 생활에 대한 흥미가 사라지더군요.”
 
 
  文 정부의 검찰개혁 검사들 혼 완전히 빼버려
 
김경진 전 의원은 전라도 출신인 자신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돕게 된 결정적 이유는 ‘조국 사태’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뉴시스
  ― 문재인 정부 들어서고 검찰의 전형적인 부실 수사에 이은 봐주기 처분이 도를 넘은 것 아닙니까.
 
  “문재인 정권이 검찰개혁을 한다면서 검사들의 혼을 완전히 빼버렸습니다.”
 
  ― 이 정권은 자신들의 편이 아니면 대놓고 인사 불이익을 주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가령 검사가 저처럼 전라도, 고려대 출신이면 부장검사는 경상도의 다른 대학 출신이 옵니다. 여러 가지 크로스 체크가 가능한 인사를 하지요. 그리고 우리 때는 검사들이 부장, 차장검사까지는 들이받았어요. 막무가내로 수사를 시키고 그러지도 않았고요. 들이받는다고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 방향성 충성심을 가진 사람들로 요직을 채웠죠.”
 
  문재인 정부 들어 친정부 성향 검사들은 대거 승진했다. 그들은 편향성 시비가 있을 만한 논란을 다수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한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들의 재수사 요구를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막았다는 의혹은 계속 증폭되는 상황이다.
 
  박은정 성남지청장은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 재직 당시 추미애 전 법무장관 지시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를 주도한 인물로, 검찰 내 대표적인 친정권 인사로 분류된다. 징계 추진 과정에서 ‘위법 압수수색’ 논란을 빚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했지만, 작년 7월 ‘검사장 승진 0순위’로 꼽히는 성남지청장으로 영전했다.
 
 
  환경미화원, 집회참가시민 등 변호
 
  김 전 의원은 1995년 인천지방검찰청을 시작으로 13년간 검사 생활을 하다가 광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끝으로 옷을 벗었다. 그는 검사 시절 형사부·공안부·경제범죄조사부 등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했다.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 생활을 했다. 환경미화원, 집회참가시민 등의 이익을 위한 변호를 맡았다. 군사정권 고문 피해자들을 돕기도 했다. 자연스레 ‘인권변호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2002년 ‘노풍’을 일으키며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다. 극적인 결과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뭔가 좀 짜릿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짜릿함이랄까요.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보고 저도 정치 한번 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죠.”
 
  김 전 의원은 2007년 말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통령 후보 캠프에 법률 특별보좌관으로 합류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문국현 후보와 특별한 인연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후회되는 것은 있고요. 큰 당에 있어야 기회가 더 있고,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도 적절한 역할을 주겠다는 제의도 있었는데…. 정치 경험이 일천하다 보니까 그때만 해도 제대로 된 판단을 못 했던 것 같습니다.”
 
  2008년 18대 총선 때 광주 북구 갑 지역에 처음 출마했다. 4.06%밖에 득표하지 못했다. 무소속의 한계였다.
 
  19대 때는 달랐다. 무소속임에도 29.11%를 얻어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과시했다.
 
  “당시 민주당 공천을 받아보려 했었습니다. 체육관 경선으로 후보를 뽑았는데, 신청서를 써낸 사람들이 경선 선거인이 됐었죠. 저를 지지해줄 사람들 한 1만 분이 신청서를 집어넣었는데, 당시 현역 의원이 깜짝 놀란 거죠. 공천 결과는 당내 역학관계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서류 면접에서 탈락했죠. 그래서 무소속 출마를 했습니다. 정말 많은 분이 표를 주셨죠.”
 
 
  윤석열과의 인연
 
  김 전 의원은 세 번째 도전(20대 총선) 만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 소속임에도 광주 지역 최고 득표율(70.80%)을 기록했다. 김 전 의원은 모범적으로 의정 활동을 했다. 그사이 국민의당은 유승민 전 의원이 이끈 바른정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분열됐다. 통합을 반대한 의원들은 ‘민주평화당(민평당)’을 창당했다. 김 전 의원도 국민의당에서 나와 민평당에 몸을 담았다. 민평당은 정동영 전 의원이 이끌었는데, 이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또다시 탈당했다.
 
  김 전 의원도 민평당에서 나와 2020년 21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37.6%를 득표했으나 민주당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승리하기엔 2% 모자랐다.
 
  ‘야인’이 된 김 전 의원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1년 7월. 그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 합류하면서다. 김 전 의원은 “윤 후보가 준 첫 번째 미션은 ‘밖에서 우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무엇인지 모아 오라’였다”고 했다.
 
  상근 대외협력특보직을 맡아 윤 후보의 경선 승리에 한몫한 그는 현재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보특보단장을 맡아 대선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
 

  ― 검사 시절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인연이 있었나요.
 
  “제가 2004년도 광주 고검 검사를 할 때 윤 후보가 광주지검에 있었어요. 고검 검사, 지검 검사 신분으로 몇 번 본 게 다죠. 인간적인 관계는 전혀 없었습니다. ‘서로 존재 여부는 알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윤 후보와 제가 직접 인연을 맺은 것은 제가 국회의원 할 때였습니다.”
 
  ―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요.
 
  “‘타다’ 사태 기억하시죠? 타다는 ‘기존에 택시 기사가 승객을 태울지 정하던 방식과 달리 회사가 배차를 정해 직접 승객과 기사를 매칭시킨 것’을 혁신이라고 주장했지만, 저는 근본적으로 기존에 있는 플랫폼을 활용한 영업이 기술적인 혁신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존에 개발된 통신기술을 남들보다 약간 빨리 활용하는 정도에 불과한데, 기존의 운송법 체계를 파괴하고, 노동자의 몫을 빼앗아 회사가 너무 과도한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 ‘11~15인승 승합차에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이용한 ‘타다’가 기존 법질서나 교통 체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본 것이군요.
 
  “네. 혁신으로 가장한 플랫폼에 대한 규제와 질서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배달앱의 폭리 문제, 네이버나 다음 등 플랫폼들이 미용실, 꽃 배달 등 영세자영업자들의 영역에까지 들어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었고요. 서울 개인택시조합 전·현직 임직원들도 2019년 2월 유사 택시영업 혐의 등으로 ‘타다’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죠.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후보였습니다. 중앙지검이 수사를 미적거리는 것 같아 윤 후보께 전화를 몇 번 했죠.”
 
  ― 뭐라고 했습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법원칙대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처음에는 별말씀 안 하시더니 2~3번쯤 통화할 때 몇 마디 하시더군요. ‘결재자인 저도 사실 의원님과 생각이 똑같습니다. 검토해보니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사건을 담당하는 해당 부서 검사 1~2명 정도가 혁신이라고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 만큼, 최종 결과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법리상 기소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尹이 이야기한 말씀드리기 어려운 사정이란?
 
  당시 타다 측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입장인 반면, 택시 업계는 “타다가 불법적으로 택시업에 뛰어들어 운송업계의 상생을 망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택시조합이 유상으로 여객 운송업을 하기 위해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면허를 받고 등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택시 운전사의 자격, 요금 체계 등 각종 규제도 받게 된다. 하지만 타다의 경우 이 같은 규제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상 운송 면허도 받지 않아도 된다. 형식상 타다의 ‘타다 베이직’ 서비스(렌터카·기사를 함께 부르는 주력 서비스)는 여객 운송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에게 렌터카를 빌려주고 운전기사를 알선해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던 까닭이다.
 
  ― 곧장 기소됐나요.
 
  “아뇨.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갈 때까지도 기소가 안 됐습니다. 총장 발령 축하드린다는 명분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죠. 그러고 ‘왜 타다는 기소 안 하십니까’라고 여쭤봤죠. 그랬더니 담당 검사가 기소하려 했는데, 말씀드리기 어려운 여러 사정이 있어서 조금 시간을 드리기로 했다. 제가 잘 챙겨볼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믿고 기다리는데 계속 기소가 안 되는 겁니다.”
 
  ― 또 전화를 걸었나요.
 
  “네(웃음). 후보가 ‘의원님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다음 달 중에는 반드시 기소될 겁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기소가 되더군요.”
 
  2020년 2월 11일 검찰은 이재웅 쏘카 대표에 대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타다는 불법 콜택시에 불과하고 렌터카(자동차 대여 사업)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여야는 2020년 3월 6일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타다 베이직’은 2020년 4월 10일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8년 10월 8일 출범 이후 550일 만이었다. 타다는 간편 송금 등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전격 인수됐다.
 
 
  “후보님, 저 좀 데려다 써주세요”
 
김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권력 가지고 헌법을 군홧발로 짓밟듯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3일 청와대 본관에서 2022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어떻게 경선 과정서부터 윤 후보를 돕게 된 것입니까.
 
  “제가 후보님께 다양한 채널로 ‘저 좀 데려다 써주세요’라고 말씀을 드렸죠. 후보님이 써주셨고, 함께하게 됐지요.”
 
  ― 윤 후보가 세상의 쓴소리를 잘 전달해달라고 했는데요.
 
  “아주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후보께 적절한 방식으로 의견을 드리고 있습니다.”
 
  ― 쓴소리는 잘 듣는 편입니까.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를 새긴 채 방송 토론회에 나와 논란이 일었을 때 좀 심하게 말씀드렸어요. 지지자들 입장에서 씩씩하고 멋있는 윤석열을 원하는데, 손바닥 왕자 보면 신경질이 날 것 아니겠느냐고요. 후보가 사람이 좋아요. 잘못된 점은 듣고 고치려 하죠.”
 
  ― 지역 주민(광주 북구)들이 윤 후보를 돕는 걸 탐탁지 않아 할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도 범(汎)민주당 진영을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결정적인 게 ‘조국 사태’죠. 물론 반대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검찰이 사건을 조작해서 조국 가족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식으로….”
 
  ― 조국 사태뿐만 아니라 진보 성향 사람들이 탈진보 할 명분은 많지 않나요.
 
  “제가 국회의원 하면서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의 공사 중단에 대해 ‘원자력의 일반적·잠재적 위험성을 이유로 사업 중단이 가능하게 하려면 법적 근거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 공약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공사를 중단하는 것은 법질서 파기, 헌법 파괴’라고 성토했습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탄핵 소추 사유가 될 수 있을 정도라고 당시 이낙연 총리께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도 그렇고요. 이 정부는 권력을 가지고 헌법을 군홧발로 짓밟듯 하고 있죠.”
 
 
  여권의 정권 연장, 헌법 근간 깨질 것
 
윤 후보의 최대 장점은 공은 나누고 책임은 혼자 지는 것이고, 이 후보의 장점은 유연성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사진=조선DB
  ― 그래도 현실적으로 고향에서 차기 총선은 어렵겠네요.
 
  “지역에서 다음번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문제와 상관없이 이 세력을 그냥 둬서는 헌법의 근간이 깨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권 교체만이 답이죠.”
 
  ― 가까이서 본 윤석열 후보의 장점은 뭡니까.
 
  “씩씩하죠. 좋은 일에 숟가락 얹고, 나쁜 일에는 싹 빠지는 분들이 많잖아요. 윤 후보는 공은 나눠주고, 책임은 혼자 지는 스타일입니다. 이런 인물이 지도자가 돼야 국가를 잘 운영하지 않겠습니까.”
 
  ― 단점은 뭡니까.
 
  “많이 보완됐지만, 말씀이 좀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지도자가 말을 많이 하면 실제 말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말을 못 하게 될 경우가 생기죠. 저는 미리 ‘워딩’ 문제로 혼난 게 잘됐다고 봅니다. 지금 정제된 언어로 말씀하시는 것도 다 이런 예방주사를 맞았기 때문 아닐까요.”
 
  ― 윤 후보의 장단점을 여쭸으니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도 묻고 싶습니다.
 
  “이재명 후보 보면 공약을 질렀다가 반대 의견이 나오면 곧바로 바꾸잖아요. 유연성 또는 민심에 따른다고 주장할 수 있죠. 그런데 이것을 조금 거칠게 표현하면 자기 멋대로 하는 것 아닌가요. 과연 이 후보는 헌법 시스템을 따를까 하는 의구심이 들죠. 솔직히 형수 욕설 문제도 그렇습니다. 형수가 자신한테 전화를 먼저 했을 경우 통화하다 화가 나 욕을 할 순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먼저 형수한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욕하는 건 아니죠.”
 
 
  과학에 관심 많은 검사 출신 김경진
 
  ―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중용될 것 같은데요.
 
  “과찬입니다. 솔직히 윤 후보께서 대통령이 되고 저의 능력을 높게 평가해주셔서 공직에 임명해주시면 저 개인적으로는 바랄 나위 없죠. 제 능력이 인정 못 받는다면 어쩔 수 없고요.”
 
  ― 전공(법)을 살리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과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과학기술이 국가발전의 근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과학이요?
 
  “네. 이공계 쪽으로 끊임없이 관심이 있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천체물리학자가 되고 싶어 고등학교 때 이과로 진학했지만, 고교 2학년 시절 천체물리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접었다. 7남매 중 장남에게 거는 부모님의 기대가 컸다. 고3 학력고사를 마치고 이과에서 문과로 전환해 법대(고려대)로 진학했다.
 
  ― 어떻게 법대로 진학했습니까.
 
  “1980년대에는 대학 진학 시 동일계 가산 점수라는 게 있어서 교차 지원하는 수험생에게 상대적인 불이익이 돌아갔죠. 그런데 제가 대학 진학하는 시점에 고려대학교만 불이익이 없었습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SK하이닉스 대표 겸직)도 이과에서 문과로 옮긴 저와 같은 케이스죠. 고려대에 저희 같은 사례가 좀 있습니다.”
 
  ― 천체물리학자가 되겠다는 꿈은 왜 접은 겁니까.
 
  “대학 갈 때가 되니 천문학과를 나와서 내가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왈칵 들더군요. 갑자기 못 먹고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누군가가 천문학과 나와도 먹고사는 데 지장 없다는 말만 해줬어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을 겁니다. 근거 없는 두려움에 떨 때 아버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공무원이 돼야 한다’고요. 옛날에는 공무원이 최고였지 않습니까. 판검사는 공무원 중의 공무원이었으니까요.”
 
  ― 과학에 관한 관심 때문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군요.
 
  “원래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현 국정원장)께서 법사위로 가라고 하셨죠. 제가 안 간다고 거부했습니다.”
 
 
  법조인 출신 과학 분야 공직자 탄생할 수도
 
  ― 어쩌면 ‘법조인’ 출신의 과학 분야 공직자가 탄생할 수도 있겠네요.
 
  “하하하. 국가에 돈이 많으면, 사회복지안전망 해결 등 필요한 대부분 문제가 해결됩니다. 인간의 심오한 철학적·도덕적 문제까지는 아니지만, 분배 부족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죠. 우리가 중동처럼 석유가 펑펑 나는 나라도 아니고, 결국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원천기술은 결국 과학기술에서 나오는 것이죠. 생명, 에너지,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국가 운영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만약 과학 분야 지도자라면, 가장 중요한 업무 원칙은 무엇일까요.
 
  “국가 예산 편성 단계에서부터 과학 분야 사람들이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는 문화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지휘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자와 지휘자의 역할은 다르죠.”
 
  김 전 의원은 마지막 이야기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가령 인공지능 분야를 봅시다. 관련 기구가 여러 개 있습니다. 인공지능 분야가 발전하려면 이들 사이의 협업이 가능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지요. 제가 국회의원 하면서는 관련 사람들을 모두 불러 밥도 먹고, 술도 한잔씩 하고 친분을 다지게 했습니다. 그러고 프로젝트 회의를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협업 분위기가 생기더군요. 과학자들이 대한민국에서 우대받는다는 느낌, 기관 간 협업의 문화, 국가의 동력(예산 등)이 과학기술계로 우선 배분되는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국가지도자나 고위 공직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302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북스토어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