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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포커스

빅데이터 분석 통한 大選 판세 분석

윤석열 안심 못 해… 尹-安 連帶만이 필승의 길

글 : 김형준  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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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는 혼전… 빅데이터 분석하면 언급량과 관심에서 이재명이 윤석열을 2배 이상 압도
⊙ 윤석열의 자질에 대한 우려 여전히 높아
⊙ 호남-강성 親文 중심으로 5% 정도의 ‘샤이 이재명’ 표가 숨어 있을 가능성 높아
⊙ 1997년 DJ처럼 절박함을 갖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전략을 수립해야

金亨俊
1957년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졸업, 미국 아이오와대학 계량정치학 박사 / 前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한국선거학회장·한국정치학회 부회장 역임 / 現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한국정책과학연구원(KPSI) 원장 / 저서 《젠더 폴리시스》
  대통령 선거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이번 대선(大選)은 역대급 비호감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초박빙(超薄氷) 혼전(混戰) 속에 예측 불가의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향후 최대 변수는 TV토론, 야권 후보 단일화, 오미크론 코로나 확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우여곡절 끝에 첫 4자 TV토론회(2월 3일)가 열렸다. 지상파 방송 3사 주관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李在明)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尹錫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安哲秀) 후보가 대장동 의혹, 부동산 정책,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노동 정책 등의 주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토론 시청률은 39%로 집계됐다. 2월 11일에는 두 번째 TV토론회가 열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의 약 30% 정도가 TV토론 결과를 보고 지지 후보를 변경하겠다고 할 정도로 토론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학계에는 그동안 축적된 많은 TV토론 효과에 관한 연구가 있다. 학자들은 크게 세 가지 효과를 얘기한다. TV토론을 보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더 지지하게 되는 ‘강화 효과(reinforcing effect)’, 지지했던 후보를 다른 후보로 바꾸거나 부동층(浮動層)으로 돌아서는 ‘전환 효과(transition effect)’, 그동안 지지했던 후보가 없었는데 새롭게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는 ‘유입 효과(inflow effect)’이다. 통상 이 3자의 비율은 7 대 2 대 1 정도다.
 
 
  첫 大選 토론 후 여론 변화
 
2월 3일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은 ‘이재명 후보는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졌고, 윤석열 후보는 비겼기 때문에 이긴’ 게임이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실제로 첫 TV토론 이후 에너지경제신문·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2월 4~5일) 결과, 4명 중 1명(24.7%)이 지지 후보를 바꿨다고 응답했다. 표심이 변경된 이들 중 ‘윤석열 → 이재명’(28.1%)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안철수 → 이재명은 5.7%였다. 이재명 후보 또는 안 후보에서 윤 후보로 이동했다는 응답은 총 28.6%다. 각각 이재명 → 윤석열(18.5%), 안철수 → 윤석열(10.1%)이다. 윤 후보와 이 후보에서 안 후보로 이동했다는 응답은 총 11.6%로 나타났다. 각각 윤석열 → 안철수(6.7%), 이재명 → 안철수(4.9%)다.
 
  4자 토론에서 ‘어느 후보가 토론을 가장 잘했나’에 대한 질문에 윤석열 후보는 40.4%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는 37.8%로 나왔다. 안철수 후보는 8.6%,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7.5%로 집계됐다.
 
  토론 후 ‘국가개혁, 국민통합 등 리더십을 가장 잘 발휘할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42.4%는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 이재명 후보는 40.1%로 뒤를 이었다. ‘공약을 가장 잘 실천할 후보’로도 윤석열 후보가 42%로 가장 높았다. 이재명 후보는 39%로 나타났다.
 

  반면, CBS·서던포스트 조사(2월 4~5일)에서는 ‘TV토론에서 누가 더 잘했나’라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가 29.2%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윤석열 후보 23.4%, 안철수 후보 13.8%, 심상정 후보 11.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런 조사 결과들이 주는 함의는 결국 첫 1차 토론에선 후보 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특정 후보가 큰 이득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문가의 시각에서 보면 이재명 후보가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재명, 토론에서 높은 기대치에 못 미쳐
 
  통상 선거 전문가들은 TV토론에서 ‘기대치(expectation) 게임’과 ‘결정적 순간(defining moment)’이라는 두 가지 포인트에 주목한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애초부터 TV토론에서 다른 후보를 압도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에 시작부터 불리한 게임이었다. 내용이 생각보다 부실했고, 결정적 한방도 없었다. 자신의 최대 약점인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방어에 급급했다.
 
  민주당이 결정적 순간이라고 자평하는 일자리·성장 분야 토론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재생에너지 100%(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略字)인 ‘알이백(RE)100’을 아느냐고 물어본 것도 지나치게 생소한 용어로 큰 공감을 끌어내지 못했다. ‘RE100’이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電力)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이다.
 
  토론이 끝난 뒤 민주당 인사들은 “대선 후보가 RE100을 모른다는 것은 충격”이라고 주장했지만 서울대 학생들의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이즈백 소주는 알아도 알이백은 모른다”는 댓글이 등장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당초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대로 선방(善防)했다.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에 미국 키신저 장관은 베트콩 게릴라군은 ‘비기기만 해도 이기는 것’인 반면, 미국 연합군인 정규군은 ‘이기지 못하면 지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후보는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진 것이고, 윤 후보는 비겼기 때문에 이긴 게임이었다.
 
 
  이재명 핵심 지지층의 시각 변화
 
  D-30일을 맞아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이 실시한 조사(2월 4~5일)에서는 이재명 후보(38.1%)가 윤석열 후보(36.8%)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은 당선 가능성에서는 윤 후보가 45.0%로 이 후보(36.0%)를 9%포인트 앞섰다는 것이다. 동일 조사 기관에서 D-50일 조사 때에 이 후보(44.4%)가 윤 후보(32.9%)를 11.5%포인트 앞선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이 후보의 핵심 지지층으로 평가받는 호남·진보·40대의 시각 변화가 큰 요인이었다.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 비율이 호남에서 14.1%포인트(73.0% → 58.9%), 진보층에서 13.5%포인트(71.8% → 58.3%), 40대에서 15.5%포인트(64.7% → 49.2%) 하락했다.
 
  이런 변화는 정권 교체 여론이 서서히 강세를 보이고, 최근에 불거진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 갑질과 과잉 의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따른 지지층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지지층에서 이탈할 것인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핵심 지지층에서 오히려 당선 가능성을 낮게 봤다는 것은 이 후보 지지층의 결집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D-30일 시점에 민심 추이의 핵심은 윤석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 세력들이 결집하면서 견고한 양강(兩强)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역대 대선 막판에 ‘진보 40% 중도 20% 보수 40%’로 구축(構築)되는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
 
  이런 재편 과정에서 안철수·심상정 등 제3지대 후보들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심블리’라는 애칭을 얻은 심상정 후보는 최종적으로 6.2%를 득표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지지율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안철수 후보는 1월 중에는 지지율이 두 자릿수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하향(下向)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87년 이후 치러진 7차례 대선에서 6차례는 투표 한 달 전 여론조사 1위 후보가 당선됐다. 다시 말해, 1등과 2등이 한 달 새 역전(逆轉)된 경우는 2002년 대선에서 후보 등록 직전 정몽준(鄭夢準)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했던 노무현(盧武鉉) 후보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조사마다 1위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전이어서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누가 이번 대선에서 최후 승자가 될까?
 
 
  빅데이터는 알고 있다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방법은 크게 전통적인 여론조사 방식과 빅데이터 분석 방법이 있다. 빅데이터 분석은 세대와 성별, 지역 등에 따라 표본 추출을 하는 여론조사와는 달리 온라인에 올라온 텍스트만 분석한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거의 모든 조사기관에서 민주당 힐러리 후보가 낙승(樂勝)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선거 당일 모 언론사에서는 힐러리 후보의 당선 확률을 91%로 예상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결과는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그런데 빅데이터는 ‘트럼프 당선’을 알고 있었다. 구글 트렌드 검색률에서 트럼프가 힐러리를 시종일관 압도한 것을 토대로 내린 예측이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을 예측한 세종대 우종필 교수는 여론조사의 근본적 한계를 짚었다.
 
  “투표하는 미국 유권자가 1억2000만~1억3000만 명 정도라고 했을 때 1000명 내외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유권자의 0.00001%를 조사하는 것이다. 이런 표본오차가 결국 선거 결과를 잘못 예측하게끔 한다.”
 

  그는 “빅데이터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이어 “하루에도 수십만 명의 유권자가 스스로도 모르는 새 자신의 표심을 빅데이터에 쏟아내고 있다”면서 “여론조사보다 빅데이터가 유권자의 속마음을 정확히 파악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미국 여론조사가 틀린 것은 아니다. 전체 득표수에서 힐러리는 트럼프보다 200만 표 이상을 더 얻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미국만의 독특한 선거인단 제도로 인해 힐러리는 다수표(多數票)를 얻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뒤진 탓에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17년 대선서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선거 예측이 시도되었다. 필자는 빅데이터 전문 기관 타파크로스(Tapacross)와 JDP 빅데이터 연구소와 함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문재인(文在寅) 후보의 당선을 예측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줄곧 3위를 달리던 자유한국당 홍준표(洪準杓)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제치고 약 25%의 득표로 2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도 예측했다. 심지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후보 사퇴 결정을 사전(事前)에 빅데이터 흐름을 통해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초박빙의 상황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은 여론조사와 함께 선거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타파크로스는 작년 10월 초부터 올해 1월 초(2021년 10월 1일~2022년 1월 5일)까지 매스미디어,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커뮤니티에 나타난 약 800만 건의 자료를 통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에 대해 분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작년 12월 초부터 분석했다. 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된 의미 있는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온라인 관심도는 이재명 〉 윤석열
 
  첫째, 분석 기간 내 전체 온라인 관심도는 이재명 후보 69%, 윤석열 후보 31%로 이재명 후보가 2배 이상 높았다. 이재명 후보의 전체 호감도는 31%였고, 윤석열 후보는 30%였다.(〈그림 1〉 참조).
 
  둘째,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 운영과 관련해 신지예 대표 영입과 사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결별과 선대위 해산 등이 논의된 12월 말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대체할 통합 보수 진영 후보로 거론되면서 온라인 관심도가 그전에 비해 약 3.1%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가 두 자릿수로 수직 상승했다.
 
  셋째, 여야(與野) 양당 대선 후보 온라인 채널별 관심도를 보면, 호불호 표현 의사가 용이한 트위터 담론이 과반을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트위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86%, 윤석열 후보는 72%였다. 그런데 다양한 논란에 각 세력 내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는 커뮤니티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재명 후보는 6%인 반면 윤석열 후보의 경우 그 비중이 12%로 비교적 많았다.
 
  넷째, 후보 개인과 연관된 상위 감성어를 기준으로 후보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이재명 후보의 경우 개인의 업무수행 능력에 관한 다수의 긍정 감성어가 상위에 포진되며 긍정적인 인물 이미지를 견인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의 경우 강하고 혁신적인 리더십을 기대하는 긍정 감성어가 두드러지며 긍정적 이미지 구현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윤 후보는 후보 개인의 자질 부족 논란과 리더십 부재로 인한 동정적 이미지가 더해져 다소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재명과 윤석열의 이미지
 
  이재명 후보의 주요 이슈 발생 기간 이미지 변화를 분석해보면, ‘유능한 업무적 자질’이 42%로 가장 많이 나왔다. 그다음으로 ‘직무 책임과 신뢰성’(26%), ‘개인 자질 우려’(12%), ‘개인 인성 우려’(6%) 순으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한편, 윤 후보의 경우, ‘개인 자질 우려’가 34%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강하고 새로운 리더 이미지’(29%)가 뒤를 이었다.(〈그림 3〉 참조).
 
  이상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향후 대선 전망과 관련 몇 가지 함의를 잡아낼 수 있다. 무엇보다 언급량과 관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잠재력이다.
 
  〈그림 4〉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구글 트렌드에서 나타난 관심도 변화 흐름이다. 힐러리 후보는 단 한 번도 트럼프 후보를 검색률로 이긴 적이 없다. 이는 그만큼 유권자들이 힐러리에게 관심이 없다는 표현이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도는 힐러리에 비해 훨씬 많았지만 결국 트럼프가 승리했다.
 
  타파크로스뿐만 아니라 다른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이재명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림 5〉는 뉴스·커뮤니티·블로그 등 온라인 텍스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심 동향을 추적해 분석한 JTBC·빅데이터랩의 후보 관심도 추이 분석이다. 이재명 후보 관심 지수가 다소 높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이런 추세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샤이 이재명’이라는 복병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자주 언급되고 관심을 끈 것은 ‘샤이 트럼프’의 존재 여부였다. ‘샤이 트럼프(Shy Trump)’란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 의사를 숨기다가 대선에선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사람을 지칭했다. 당시 여론조사는 이런 ‘샤이 트럼프’를 잡아내지 못했지만 빅데이터는 찾아냈다. ‘샤이 트럼프’는 특히 저소득·저학력 백인층에 많이 숨어 있었다.
 
  지난 2017년 한국 대선에서도 ‘샤이 홍준표’ 존재 여부가 쟁점이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1위와 2위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였지만, 대선에서 ‘샤이 홍준표’에 힘입어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21.4%)를 제치고 2위(24.0%)를 차지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잡히지 않았던 숨어 있던 ‘샤이 보수층’이 선거 막판에 홍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현시점에서 약 5% 정도의 ‘샤이 이재명’ 표가 숨어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는 현재 호남 민심, 문재인 지지층의 표심을 보면 알 수 있다.
 
  설 연휴 전에 KBS·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조사(1월 27~29일)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도는 33.2%였고, 윤석열 후보 지지는 37.8%였다. 그런데 호남에서 이 후보 지지는 55.7%였다. 설 연휴 이후 《국민일보》· KSOI가 실시한 조사(2월 3~4일)에서는 이 후보 35.1%, 윤 후보 37.2%였다. 그런데 호남에서 이 후보 지지는 54.5%에 불과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5자 대결구도 속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호남에서 62%,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8.1%를 득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가 호남에서 2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리얼미터·뉴시스 조사(3~4일)에서 윤 후보는 호남 지역에서 18.1%, 《국민일보》·KSOI 조사에서는 19.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호남에서 마(魔)의 득표율로 여겨지는 ‘10% 중반의 벽’을 깰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07년 대선에서 531만 표 차이로 승리한 이명박 후보는 호남에서 10% 미만의 득표를 했다(광주 8.6%, 전남 9.2%, 전북 9.0%). 2012년 대선에서 과반 득표(51.6%)에 성공한 박근혜 후보는 호남에서 겨우 10%(광주 7.8%, 전남 10%, 전북 13.2%) 정도 득표했다. 그만큼 호남은 국민의힘에는 난공불락(難攻不落)이다.
 
  일각에서는 지금 호남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해 지지율이 과거에 비해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은 ‘김종인 비대위’ 때부터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추진한 호남 끌어안기가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올수록 결집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대선 당일에는 결국 이재명 후보에게 호남표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더 상식적이다. 현재 이 후보는 호남에서 약 60%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역대 대선에서 나타난 추이를 분석해보면 선거 막판에 이 지역에서 최소 80% 정도를 득표할 수 있다.
 
 
  親文, 결국 이재명 지지할 것
 
  한편,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도는 약 40% 초반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에도 못 미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층에서도 약 70% 정도밖에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KBS·한국리서치 조사(1월 25~27일)에서 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는 43.7%로 이 후보 지지(33.2%)보다 10.5%포인트 많았다. 이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의 68.1%만이 이 후보를 지지했다. 한국갤럽 조사(1월 25~27일)에서도 비슷했다. 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는 42%로 이 후보 지지(35%)보다 7%포인트 많았다. 문 대통령 긍정 평가층의 70%만이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강성(强性) 친문 지지층이 문재인 정부와 전략적으로 차별화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에게 아직 마음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들은 막판에 ‘정권 교체를 막아 퇴임하는 문재인을 지키기 위해’ 결국 이재명을 찍을 수밖에 없다.
 
  종합하면, 빅데이터 분석 결과, ▲이재명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윤석열 후보보다 2배 이상 많고 ▲윤석열 후보에 대한 ‘개인 자질 우려’가 상당히 높으며 ▲‘샤이 이재명’이 존재하는 상황은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세력에게는 큰 위험 신호라 할 수 있다.
 
 
  윤석열-안철수 連帶論
 
2월 3일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서 악수를 나누는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두 사람은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런 분석과 전망이 던지는 함의는 야권이 진정 5년 만에 정권을 확실히 교체하려면 후보 단일화를 통한 연대(連帶)가 최상의 방안이라는 것이다.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가 승부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2월 13~14일 이틀간 공식 후보자 등록을 한 후 15일부터 3주간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국민의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초박빙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며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를 향해 “각자 후보 등록을 한 다음에 단일화를 하려면 더 어려워진다”며 “국민을 안심시키는 쉬운 단일화로 가자”고 밝혔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일단 “선대본부가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론한 적이 없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 바도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 후보는 2월 6일 당 일부 의원에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이끌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단일화 문제는 일단 나에게 맡겨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월 13일 안철수 후보는 유튜브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는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 발표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자”고 했다. 그는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양당이 합의한 방식과 문안이 있다”며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당이 합의했던 기존 방식을 존중하면 윤 후보님 말씀대로 짧은 시간 안에 매듭지을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 명령’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자강론’ 대 ‘연대론’이 충돌하고, 국민의당에서는 완주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현시점에서 홍영림 《조선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의 통찰력을 깊이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1987년과 2017년 등 역대 대선에선 후보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결국 불발된 쪽이 필패(必敗)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 측은 여전히 야권 연대에 손사래를 치며 ‘독자 승리’를 외치고 있다. 야권이 연대만 하면 이긴다는 건 착각이지만, 연대를 안 해도 이긴다는 건 더 큰 착각이다.”
 
  《조선일보》·칸타코리아 조사(2월 4~5일) 결과,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43.6%였다. 윤 후보 지지층(70%)과 안 후보 지지층(58%)에서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만약 야권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엔 윤 후보와 안 후보 중에서 누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도 이 후보를 12~20%포인트가량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일 경우, 대선 후보 3자 대결에서는 윤 후보 42.4%, 이 후보 30.3%, 심 후보 4.0%였다. 안 후보가 나설 경우에도 안 후보 45.6%, 이 후보 25.7%, 심 후보 2.7%였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2월 4~5일) 조사에서도 ‘정권 교체를 원한다’는 응답자의 65.7%는 단일화에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다시 말해 후보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다. 단일화를 통해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외면하고 단일화 실패로 질 수도 있는 선거로 가는 것은 하책(下策)이다.
 
 
  ‘이회창 때문에 졌다’
 
1997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김대중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압도하는 1위 주자였지만, 지지율 2.9%에 불과했던 김종필 후보와 연대해 승리했다. 사진=조선DB
  지난 1997년 대선과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패배했다. 이인제가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해 보수 표를 잠식하고,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해서 패배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이는 결과론적 해석에 불과하다. 이인제와 정몽준 때문에 진 것이 아니라 이회창 때문에 진 것이 더 정확한 해석이다. 이회창 후보가 이인제 탈당을 막지 못했고, 정몽준 후보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DJ) 후보는 11월 3일(D-46일),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공동정부를 매개로 한 DJP 연대에 합의했다. 주목할 것은 DJP 연대 직전 DJ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지만 100% 정권 교체를 위해 연대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당시 DJP 연대 일주일 전 《한겨레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10월 27일)에 따르면, 김대중 34.3%, 이회창 10.6%, 이인제 21.9%, 조순 4.7%, 김종필 2.9%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단일화는 2위와 3위가 하는 것이다”라고 폄훼하고 있다. 이는 단견(短見)이며 필패(必敗)로 가는 길이다. 선거에서 승리하는 공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야당이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하려면 1997년 DJ처럼 절박함을 갖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단언컨대, 뭉치면 이기고 흩어지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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