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로 하여금 DJ를 지지토록 유도하며…』
●『레이니 대사에게 압력을 행사토록 하여…』
●『레이니 대사에게 압력을 행사토록 하여…』
李會昌 흠집내기
지난 97년 金大中(김대중) 대통령의 1.6% 차 大選 승리는, 金대통령 참모들의 치밀하게 계산된 선거 전략의 승리임이 드러났다.
金대통령의 처조카이자 97년 大選 당시 「8인 자문단」의 일원으로 활동한 李英作(이영작)씨(미국 통계학자)가 95년 8월부터 작성한 「97년 대선 전략」보고서에 따르면 金대통령 측은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最新(최신) 선거전략을 구사, 自中之亂(자중지란)에 빠진 여당을 시종일관 제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에 가까운 기법도 동원됐고, 「영남 고립시키기」와 「미국에 읍소하기」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 「승리」 앞에는 「道德性(도덕성)」이나 「체면」은 사치스러운 것이었다.
DJ측은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李會昌(이회창) 후보에 대해선 「Negative(부정적 이미지심기)」 전략과 「Raise Fears(불안감 심기)」 전략 등 「昌(창) 죽이기」로 일관했다. 미국 선거에서도 네가티브 전략은 있지만, 여론의 많은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처럼 선거본부의 내부 계획 보고서가 직접 공개되는 일은 거의 없다. 또 이처럼 특정지역을 비난, 고립시킨다거나 외국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은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李會昌(이회창) 죽이기」 보고서는 선거 1년 전인 96년 11월부터 ▲李會昌의 집권시 정치보복 불안감 심기 ▲李會昌과 신한국당의 분열유도 전략 등을 수립했다.
李會昌씨가 경선에서 여당의 후보로 선출되기 8개월 전인 1996년 11월30일의 보고서는 「현재의 초점은 李會昌」이라고 규정하고 「盧心(노심)에 힘입어 대통령이 된 사람은 盧씨를 감옥에 보냈는데, 대쪽이 金心(김심)에 힘입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지 눈에 보인다고 공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보고서는 또 「李會昌을 통해 당(신한국당) 내분을 유도하고, 李會昌을 수렁에 빠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997년 1월1일 보고서는 96년 말 신한국당의 노동법 날치기 사건과 관련, 「날치기 통과가 박정희 쿠데타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계속 李會昌 흠집내기를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만약 李會昌이 그같은 공격을 피하려고 당과 일정한 거리를 취하게 되면, 당 내분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李씨는 또 1997년 3월13일에는 「李會昌 연구의 필요성」이란 보고서를 작성, ▲노동법 날치기 참여 ▲아들 병역 시비 ▲집권시 정치보복을 할 사람 등 여섯 가지 공격 포인트를 제시하고, 「무능한」 金泳三(김영삼) 대통령의 후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자는 「同人化(동인화)」전략을 건의했다.
6월20일에는 『李會昌 대세론을 꺾기 위해 李會昌이 「준비 안 된」 대권주자임을 집중 공격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며, 7월 16일 보고서는 『대표적으로 국민을 괴롭히는 악법을 골라 李會昌이 법대로가 아니라 「악법의 수호자」임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7월23일의 보고서에선 영남지역 선거전략과 관련, 李會昌에 대해 불안감을 심어 기권을 유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어 8월13일 보고서는 李會昌 총재의 인기가 급락하자 『여권성향 부동표의 회귀를 막기위해 李會昌에 대한 네가티브 캠페인과 불안감 심기 전략을 계속하고, 경선 과정의 불공정 시비나 탈세문제는 이슈형성이 안 되니 아들 병역문제만 말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李仁濟 살리기
李英作씨는 1997년 9월27일 「李仁濟(이인제)를 견제해서는 안 된다」는 보고서에서 『李仁濟를 공격하면 키워주는 꼴만 된다』면서 『李仁濟는 (신한국당이 李仁濟를 공격하도록 하는) 「以李制李(이이제이)」 전략을 펴면서 간접적으로 견제해야지, 우리가 직접 공격의 대상자가 되어선 안 된다』고 건의했다. 李씨의 이런 주장은 철저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그는 李후보의 지지도는 22~28% 이고, 金대통령은 29~35% 이므로 李仁濟를 공격하면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이는 李仁濟의 지지도를 30% 정도로 보고 겁먹은 당의 입장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11월17일 보고서도 『李仁濟를 일체 무시하고, 李仁濟에 대한 네가티브 캠페인은 금물이다』면서 『李會昌에 대해선 지지율을 낮추기 위해 신랄한 비판에 입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李씨의 보고서는 처음엔 영남권 유권자들에 대해 「기권유도」 작전과 「TK-PK 분리」 작전으로 나오다가 11월 하순 들어 이 지역에서 DJ의 인기가 오르지 않자 「영남 고립시키기」와 「대구-경북 때리기」작전으로 바꾼다.
李會昌 후보가 영남권에서 인기가 높을 때인 97년 7월23일 보고서는 『李會昌에 대한 네가티브 캠페인으로 「내가 찍으려는 후보가 되면 큰일나겠구나」 하는 불안감을 심어 유권자를 압박, 기권하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1997년 8월27일의 「TK 대책 보고서」는 『나라가 망하는 한이 있어도 김대중을 찍을 수 없는 것이 TK 정서라고 한다』고 주장, 『이런 문제는 심리학자들과 상의하여 심리구조를 연구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李仁濟 후보가 부상한 11월1일 보고서는 『TK는 실리지향적, 권력지향적인 반면 PK는 정치적이고 개혁과 같은 정치적 쟁점에 민감하다』고 진단하고 『李仁濟로 하여금 TK와 PK 중 한 군데서만 지지를 받는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또 『李仁濟의 당선은 김영삼 정권의 연장으로 TK에게는 최악의 선택임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 李仁濟와 TK의 접근을 방해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11월22일 보고서는 『우리의 TK- PK 작전(분리작전)은 위협받고 있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면서 『투표율 낮추기를 시도하면서 수도권에서 동정론을 유발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영남권에 대해 「네 번이나 저를 버리지 말라」고 호소한 후 그래도 영남권이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수도권에서 「TK-PK가 해도 너무 한다」는 감정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이미 수도권에서는 「영남패권론」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있으며, 이를 득표로 연결시키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득표라는 점에서 대구-경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으며, 대구-경북을 세게 쳐야 할 것』이라면서 『「03 마스코트를 두들겨 팬 대구-경북은 92년에 누구에게 표를 던졌습니까. 대구-경북은 2002년에는 李會昌 마스코트를 두들겨 팰 것입니까」라고, 영남인들의 「양심」에 호소하라』고 주장했다.
보수화 전략
1997년 6월10일 보고서는 『한총련을 용납해서는 곤란하며, 한총련 특히 용공좌익에 대해서 꾸준하게 강경노선의 입장을 취하셔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노선을 유지하셔야 한다』고 DJ에게 건의했다.
이 보고서는 또 『재야는 총재님께 鷄肋(계륵)과 같은 존재이며, 먹자니 목에 걸리고 버리자니 아까운 형상』이라고 진단하고 『(재야를)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7년 8월13일 보고서는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92년 金泳三(김영삼)의 대선 자금 조사를 원하지만, 우리가 이를 적극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건의했다. 보고서는 『우리가 김영삼의 92년의 대선 자금을 주장하는 것은 김대중의 92년 대선 자금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물론 우리는 비밀 대선 자금이 없지만, 유권자들은 김영삼 하면 김대중을 떠올리기 때문에 김대중의 대선 자금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보고했다.
◈이회창 연구의 필요성(1997년 3월13일)
공격 포인트:아들을 군대에 안 보낸 사람이…
총재님께!
1. 최형우 의원이 뇌졸중으로 쓰러짐으로써 한국의 정국은 큰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내심으로 崔의원이 신한국당의 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崔의원이 쓰러지고 나니 선거상황이 다소 혼동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 李會昌 의원이 신한국당의 실력자로 등장하였고 신한국당의 대권 후보가 될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 일단 부산-경남에는 총재님의 기회가 좋아졌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崔의원의 낙마로 부산-경남은 무주공산이 되었습니다. 총재님은 지난번 14대 大選 때 부산-경남에서 金泳三 다음으로 2등을 하였습니다. 부산-경남의 유권자를 공략할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3. 대구-경북에서 李會昌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지상태(perception)를 조사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수도권에서도 이회창의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 李會昌의 여론상 약점을 조사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李會昌에게 결정적 약점이 있습니다. 이회창에 대한 공격포인트는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거수기는 반드시 거수기 노릇을 시킨다.
▲아들을 군대에 안 보낸 사람이 군의 총수가 될 수 있겠는가?
▲항상 양지만 쫓아 다닌 사람
▲全·盧·金 모두 자질검증이 없었다. 李會昌도 마찬가지이다.
▲李會昌은 반드시 정치보복을 할 것이다.
▲李會昌은 악법을 수호한 정치인, 金大中은 악법과 싸운 지도자
그러나 李會昌의 최대 약점은 역시 金泳三의 「후계자」란 점일 것입니다. 무능한 金泳三 정권의 후계자란 말입니다. 따라서 李會昌·金泳三의 同人化(동인화) 전략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 유권자들이 李會昌의 어떤 점에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인가를 연구하여, 지금부터 李會昌을 부정적으로 규정(define)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4. 우선 세 가지 예비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첫째, 李會昌의 어록 수집입니다. 둘째, 李會昌의 연설을 녹취하는 것입니다. 셋째, 李會昌의 공적기록의 연구입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李會昌에 대한 「상대후보 연구」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李會昌에 대한 총재님의 『상대편의 약점을 부각시키는 강점』(mirror opposite strength)을 하루 속히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1997년 3월13일, 이영작 올림.
◈김대중 총재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 (1997년 10월 6일)
『미국 언론인들을 동원하여…』
미국 언론의 변화
미국 일은 모두 잘 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총재님에 대한 교포들의 지지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과 정부도 완전히 총재님 편으로 돌아섰습니다.
이런 일은 예년에 없는 일입니다. 과거에는 선거일에 임박해서야 한국의 선거상황을 보도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사적인 입장이야 어찌되었든 과거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미국은 한국의 안정과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1981년 레이건이 全斗煥을 초청하고 총재님을 救命(구명)한 것도 全斗煥을 지지했기 때문이 아니라 남한의 안정과 안보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누구와도 손잡고 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한 변화입니다. 사실상 총재님을 지지한 것으로 보아도 될 것입니다.
지난 7월 제가 국무성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데 과연 그렇게 되겠느냐』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여론조사가 총재님에게 유리하게 돌아선 8월 중순에도 그들은 『정부 여당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상황을 다시 반전시킬 것』으로 보았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그런데 9월 初 다시 국무성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이미 생각이 변해 있었습니다. 그때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 김대중의 당선이 위협받을 것이냐』고 질문해 왔습니다. 그때 저는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①총재님 자신, 가족 또는 측근의 금전적 추문(financial scandal)과 ②휴전선에서 남북한 총격사태가 터지면, 총재님의 당선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강삼재의 비자금 폭로로 우려했던 첫번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몇 가지 대책들
만약 우리가 우려하는 일들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하여 미국내에서 할 일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당이 부정선거 또는 근거없이 야당탄압을 획책할 경우, 우리는 미국내에서는 다음과 같이 대처할 것입니다.
가. 미국의 보수 언론 또는 칼럼니스트를 동원하여 경고의 글을 쓰게 한다.
나. 조디 파월(Jody Powelll)에게 사태를 설명하여 카터 전 대통령으로 하여금 金大中 총재를 직접 간접으로 지지하게 한다.
다. 제인 매티유(Jene Mattews), 조지 오글(George Ogel), 파리스 하비(Pharis Harvey) 목사 등에게 호소하여 레이니 주한미국 대사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한국에서 야당 탄압 또는 부정선거가 일어나고 있다고 알리고, 이에 대해 인터뷰하게 한다.
저는 일전에 미국 고위관리를 만나 이런 주장을 펼쳤습니다.
『한국에는 金大中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네 가지 세력이 있다. 김영삼 정부, 북한, 한국군부, 그리고 안기부다. 金泳三 정부는 현재 돌아가는 상황으로 보아서 적극 반대할 것 같지는 않다. 만일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金大中 자신이 극복할 문제다. 왜냐하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관리는 사견임을 전제하면서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한국군부, 북한, 안기부는 지난 10년간 여러 가지 변화를 겪으면서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 왔다. 전두환에서 노태우, 노태우에서 김영삼, 그리고 이제 金泳三에서 누구로 변하든간에 그들은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김대중 총재가 집권하더라도 그들은 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 이유로 김대중에 대해 적극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같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
총체적 위기와 김대중의 위기관리 능력
▲ <표>위기관리능력과 지지율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총재님 건강입니다. 저를 만나는 사람마다 총재님 건강이 어떠냐고 묻습니다. 최근 총재님의 목소리를 테이프로 들었는데, 너무 피곤하게 들렸습니다. 일정을 줄이시고 많이 쉬어야 할 것입니다. 黨에서도 하루에 한 프로그램 이상은 하지 마시고 일찍 들어가 쉴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이 후보의 에너지와 시간입니다. 에너지와 시간을 아끼시고 반드시 필요한 일에만 쓰십시오. 지극히 중요한 일 외에는 모두 총재님의 대리인을 보내셔야 할 것입니다. 비서진들은 『총재님이 너무 바쁘셔서 약속을 하기 어렵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趙世衡(조세형) 대행, 李鍾贊(이종찬) 기획단장, 韓光玉(한광옥) 부총재, 朴智元(박지원) 특보 등 그런 분들이 일의 경중과 특성에 따라 총재님을 대행하면 될 것입니다.
총재님의 메시지가 실종되고 있습니다. 총재님의 전략이 실종되고 있습니다. 총재님은 계속 脫(탈)정치하셔야 합니다. 김현철 문제 또는 YS에 대해 olive branch, 즉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은 잘 하시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YS가 총재님을 적극 방해하지 않으리라고 보시면 안 될 것입니다. 유권자들에게 총재님의 관대한 모습을 보인다는 차원 이상의 화해는 취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메시지는 현재 우리나라가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과 총재님의 위기관리능력이 될 것입니다.
지역감정을 극복하고 국민을 단결시킬 수 있는 이슈는 하나뿐입니다. 그것은 「외환(外患)」과 「외환(外患)으로 인한 두려움」입니다. 「불안감을 일으키고 희망을 제공하는 전략」 (Raise fears and offer hope)이 주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미국의 수퍼 301조와 최근의 경제위기를 예로 들면서, 외환의 위기를 상기시키고 이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도자는 총재님뿐이라는 주장을 하십시오.
총재님은 1995년 5월 워싱턴 국제전략 문제연구소에서 연설하면서 한미 경제갈등은 일괄타결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총재님은 지난 4월 미국 상공회의소 연설을 통해 미국이 한국에 너무 부당한 요구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면 당선자로서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여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결의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1952년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바로 한국에 가서 한국전을 끝내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젠하워는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국민들은 총재님께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위기관리 능력과 지지율을 연결지어 보면 분명해 집니다. 총재님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DJT 지지율 하락과 내각제 문제(1997년 11월17일)
『金鍾泌을 홀대하면 충청도 표가 달아납니다』
총재님께!
1. 여론조사의 잘못된 분석과 경마식 여론조사로 전략이 오락가락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黨 일부에서는 DJP 연합 직후 잘못된 조사와 분석에 기초하여 金大中과 李仁濟가 오차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판별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얼마간의 지지율 하락을 DJP 연합의 실패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는 그것에 대한 반발로 인식하여 金鍾泌 총재를 뒤로 숨겨야 한다거나 DJP 공동집권을 DJ의 단독집권 개념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黨과 총재님은 이같은 문제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을 갖지 못한 채 TV 토론회에 임했으며, 총재님이 여러 곳에 유권자를 만나러 갔지만 선명하게 대처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여론조사를 올바로 해석하는 데서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먼저 11월 15~16일 사이에 실시된 여론조사의 몇 가지 결과를 보겠습니다.
2. 먼저 지지율 변화를 보면 전체적으로 4.7% 빠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육 수준별로는 중졸 이하에서는 거의 빠지지 않았는데, 고졸 이상에서는 평균 이상 빠졌습니다. 연령별로는 지지율이 낮은 계층이지만 50代 이상에서는 지지도가 증가했는데, 나머지 연령층에서는 평균 이상 하락했고 20代에서는 지지도 하락이 현저합니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지역과 직종인데, 충청도에서 무려 16.6% 빠졌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현상입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크게 빠졌는데, 여기에도 충청 출신 유권자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직종별로는 화이트 칼라 계층에서 7.4%나 빠졌습니다. 이는 블루 칼라 계층에서 전혀 빠지지 않은 것과 크게 대비됩니다. 이렇게 보면 최근의 지지율 하락은 지역적으로 충청도, 계층적으로 저학력보다 고학력, 저소득보다 고소득, 여성보다 남성이 지지율 하락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충청도 유권자의 변화가 최근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DJP 연합 이후 지지율 하락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연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첫째, 충청도에서 빠진 것은 DJ가 JP를 홀대하거나 내각책임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으로 인하여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충청도에서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이 DJ 지지율 하락률과 거의 비슷하게 증가한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충청도 유권자들은 지지를 완전히 철회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 관망상태로 돌아선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고소득, 고학력, 화이트 칼라 직장인에게서 지지율이 빠진 것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것처럼 「DJP 연합이 권력 나누어 먹기」라는 이유 또는 「DJP 연합이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데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3. 따라서 우리에게는 위의 두 가지 원인에 동시에 대처하는 메시지가 절실합니다. 즉 DJT 연합의 비전을 보여 주면서 동시에 충청인에게는 DJ가 대통령이 되어도 JP를 홀대하지 않고 반드시 내각책임제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여 주어야 할 것입니다. 위의 여론 조사 결과는 어떤 경우에는 JP를 뒤로 숨겨야 한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충청인들은 金鍾泌, 李仁濟, 李會昌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JP를 우대하면 충청표는 우리에게 올 것입니다. 따라서 내각제 약속도 더 강하게 말해야 합니다. 이같은 판단은 여론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4. 조사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DJ가 내각제 약속을 지킬 것이냐에 대해 27.7%가 추측을 유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 지킬 것이다」라는 유권자는 우리의 표밭이 아닙니다. 충청도 유권자 중에는 「지킬 것이다」고 응답한 유권자와 「안 지킬 것이다」는 유권자의 비율이 유난히 낮고, 모르겠다는 유권자의 비율이 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안 지킬 것이다」는 유권자의 DJ 지지율도 모든 지역 중에서 가장 낮습니다.
이렇게 보면, 충청도 유권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판단을 유보한 채 총재님이 JP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인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李仁濟를 「젊고 강력한 후보」로 본 유권자들 중에서 DJ 지지율이 李會昌의 지지율을 앞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李會昌 표는 우리에게 넘어올 가능성이 없지만, 李仁濟 표는 우리와 친화력이 있다는 증거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우리의 여론조사는 언론기관의 다른 여론조사와는 다릅니다. 그 이유는 우리 설문지에 가상 질문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상질문을 통해 DJT 연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상기시키면서 지지율을 계산한 것이므로 他 여론조사에 비하여 DJ 지지율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이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5. 우리의 전략적 방침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이인제에 대해서는 일체 무시하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李仁濟에 대한 네가티브 캠페인은 금물입니다. ②우리는 李會昌의 지지율을 낮추는 네가티브 캠페인에 주력해야 합니다. 따라서 李會昌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에 입을 맞추어야 합니다. ③우리 당과 총재님은 꾸준히 DJP 연합의 포지티브 메시지와 비전을 보여주면서 틀림없이 내각책임제 약속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보여야 합니다.
1997년 11월17일, 이영작 올림. ●
金대통령의 처조카이자 97년 大選 당시 「8인 자문단」의 일원으로 활동한 李英作(이영작)씨(미국 통계학자)가 95년 8월부터 작성한 「97년 대선 전략」보고서에 따르면 金대통령 측은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最新(최신) 선거전략을 구사, 自中之亂(자중지란)에 빠진 여당을 시종일관 제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에 가까운 기법도 동원됐고, 「영남 고립시키기」와 「미국에 읍소하기」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 「승리」 앞에는 「道德性(도덕성)」이나 「체면」은 사치스러운 것이었다.
DJ측은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李會昌(이회창) 후보에 대해선 「Negative(부정적 이미지심기)」 전략과 「Raise Fears(불안감 심기)」 전략 등 「昌(창) 죽이기」로 일관했다. 미국 선거에서도 네가티브 전략은 있지만, 여론의 많은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처럼 선거본부의 내부 계획 보고서가 직접 공개되는 일은 거의 없다. 또 이처럼 특정지역을 비난, 고립시킨다거나 외국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은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李會昌(이회창) 죽이기」 보고서는 선거 1년 전인 96년 11월부터 ▲李會昌의 집권시 정치보복 불안감 심기 ▲李會昌과 신한국당의 분열유도 전략 등을 수립했다.
李會昌씨가 경선에서 여당의 후보로 선출되기 8개월 전인 1996년 11월30일의 보고서는 「현재의 초점은 李會昌」이라고 규정하고 「盧心(노심)에 힘입어 대통령이 된 사람은 盧씨를 감옥에 보냈는데, 대쪽이 金心(김심)에 힘입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지 눈에 보인다고 공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보고서는 또 「李會昌을 통해 당(신한국당) 내분을 유도하고, 李會昌을 수렁에 빠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997년 1월1일 보고서는 96년 말 신한국당의 노동법 날치기 사건과 관련, 「날치기 통과가 박정희 쿠데타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계속 李會昌 흠집내기를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만약 李會昌이 그같은 공격을 피하려고 당과 일정한 거리를 취하게 되면, 당 내분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李씨는 또 1997년 3월13일에는 「李會昌 연구의 필요성」이란 보고서를 작성, ▲노동법 날치기 참여 ▲아들 병역 시비 ▲집권시 정치보복을 할 사람 등 여섯 가지 공격 포인트를 제시하고, 「무능한」 金泳三(김영삼) 대통령의 후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자는 「同人化(동인화)」전략을 건의했다.
6월20일에는 『李會昌 대세론을 꺾기 위해 李會昌이 「준비 안 된」 대권주자임을 집중 공격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며, 7월 16일 보고서는 『대표적으로 국민을 괴롭히는 악법을 골라 李會昌이 법대로가 아니라 「악법의 수호자」임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7월23일의 보고서에선 영남지역 선거전략과 관련, 李會昌에 대해 불안감을 심어 기권을 유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어 8월13일 보고서는 李會昌 총재의 인기가 급락하자 『여권성향 부동표의 회귀를 막기위해 李會昌에 대한 네가티브 캠페인과 불안감 심기 전략을 계속하고, 경선 과정의 불공정 시비나 탈세문제는 이슈형성이 안 되니 아들 병역문제만 말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李仁濟 살리기
李英作씨는 1997년 9월27일 「李仁濟(이인제)를 견제해서는 안 된다」는 보고서에서 『李仁濟를 공격하면 키워주는 꼴만 된다』면서 『李仁濟는 (신한국당이 李仁濟를 공격하도록 하는) 「以李制李(이이제이)」 전략을 펴면서 간접적으로 견제해야지, 우리가 직접 공격의 대상자가 되어선 안 된다』고 건의했다. 李씨의 이런 주장은 철저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그는 李후보의 지지도는 22~28% 이고, 金대통령은 29~35% 이므로 李仁濟를 공격하면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이는 李仁濟의 지지도를 30% 정도로 보고 겁먹은 당의 입장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11월17일 보고서도 『李仁濟를 일체 무시하고, 李仁濟에 대한 네가티브 캠페인은 금물이다』면서 『李會昌에 대해선 지지율을 낮추기 위해 신랄한 비판에 입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李씨의 보고서는 처음엔 영남권 유권자들에 대해 「기권유도」 작전과 「TK-PK 분리」 작전으로 나오다가 11월 하순 들어 이 지역에서 DJ의 인기가 오르지 않자 「영남 고립시키기」와 「대구-경북 때리기」작전으로 바꾼다.
李會昌 후보가 영남권에서 인기가 높을 때인 97년 7월23일 보고서는 『李會昌에 대한 네가티브 캠페인으로 「내가 찍으려는 후보가 되면 큰일나겠구나」 하는 불안감을 심어 유권자를 압박, 기권하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1997년 8월27일의 「TK 대책 보고서」는 『나라가 망하는 한이 있어도 김대중을 찍을 수 없는 것이 TK 정서라고 한다』고 주장, 『이런 문제는 심리학자들과 상의하여 심리구조를 연구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李仁濟 후보가 부상한 11월1일 보고서는 『TK는 실리지향적, 권력지향적인 반면 PK는 정치적이고 개혁과 같은 정치적 쟁점에 민감하다』고 진단하고 『李仁濟로 하여금 TK와 PK 중 한 군데서만 지지를 받는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또 『李仁濟의 당선은 김영삼 정권의 연장으로 TK에게는 최악의 선택임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 李仁濟와 TK의 접근을 방해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11월22일 보고서는 『우리의 TK- PK 작전(분리작전)은 위협받고 있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면서 『투표율 낮추기를 시도하면서 수도권에서 동정론을 유발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영남권에 대해 「네 번이나 저를 버리지 말라」고 호소한 후 그래도 영남권이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수도권에서 「TK-PK가 해도 너무 한다」는 감정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이미 수도권에서는 「영남패권론」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있으며, 이를 득표로 연결시키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득표라는 점에서 대구-경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으며, 대구-경북을 세게 쳐야 할 것』이라면서 『「03 마스코트를 두들겨 팬 대구-경북은 92년에 누구에게 표를 던졌습니까. 대구-경북은 2002년에는 李會昌 마스코트를 두들겨 팰 것입니까」라고, 영남인들의 「양심」에 호소하라』고 주장했다.
보수화 전략
1997년 6월10일 보고서는 『한총련을 용납해서는 곤란하며, 한총련 특히 용공좌익에 대해서 꾸준하게 강경노선의 입장을 취하셔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노선을 유지하셔야 한다』고 DJ에게 건의했다.
이 보고서는 또 『재야는 총재님께 鷄肋(계륵)과 같은 존재이며, 먹자니 목에 걸리고 버리자니 아까운 형상』이라고 진단하고 『(재야를)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7년 8월13일 보고서는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92년 金泳三(김영삼)의 대선 자금 조사를 원하지만, 우리가 이를 적극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건의했다. 보고서는 『우리가 김영삼의 92년의 대선 자금을 주장하는 것은 김대중의 92년 대선 자금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물론 우리는 비밀 대선 자금이 없지만, 유권자들은 김영삼 하면 김대중을 떠올리기 때문에 김대중의 대선 자금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보고했다.
◈이회창 연구의 필요성(1997년 3월13일)
공격 포인트:아들을 군대에 안 보낸 사람이…
총재님께!
1. 최형우 의원이 뇌졸중으로 쓰러짐으로써 한국의 정국은 큰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내심으로 崔의원이 신한국당의 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崔의원이 쓰러지고 나니 선거상황이 다소 혼동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 李會昌 의원이 신한국당의 실력자로 등장하였고 신한국당의 대권 후보가 될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 일단 부산-경남에는 총재님의 기회가 좋아졌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崔의원의 낙마로 부산-경남은 무주공산이 되었습니다. 총재님은 지난번 14대 大選 때 부산-경남에서 金泳三 다음으로 2등을 하였습니다. 부산-경남의 유권자를 공략할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3. 대구-경북에서 李會昌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지상태(perception)를 조사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수도권에서도 이회창의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 李會昌의 여론상 약점을 조사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李會昌에게 결정적 약점이 있습니다. 이회창에 대한 공격포인트는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거수기는 반드시 거수기 노릇을 시킨다.
▲아들을 군대에 안 보낸 사람이 군의 총수가 될 수 있겠는가?
▲항상 양지만 쫓아 다닌 사람
▲全·盧·金 모두 자질검증이 없었다. 李會昌도 마찬가지이다.
▲李會昌은 반드시 정치보복을 할 것이다.
▲李會昌은 악법을 수호한 정치인, 金大中은 악법과 싸운 지도자
그러나 李會昌의 최대 약점은 역시 金泳三의 「후계자」란 점일 것입니다. 무능한 金泳三 정권의 후계자란 말입니다. 따라서 李會昌·金泳三의 同人化(동인화) 전략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 유권자들이 李會昌의 어떤 점에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인가를 연구하여, 지금부터 李會昌을 부정적으로 규정(define)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4. 우선 세 가지 예비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첫째, 李會昌의 어록 수집입니다. 둘째, 李會昌의 연설을 녹취하는 것입니다. 셋째, 李會昌의 공적기록의 연구입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李會昌에 대한 「상대후보 연구」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李會昌에 대한 총재님의 『상대편의 약점을 부각시키는 강점』(mirror opposite strength)을 하루 속히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1997년 3월13일, 이영작 올림.
◈김대중 총재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 (1997년 10월 6일)
『미국 언론인들을 동원하여…』
미국 언론의 변화
미국 일은 모두 잘 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총재님에 대한 교포들의 지지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과 정부도 완전히 총재님 편으로 돌아섰습니다.
이런 일은 예년에 없는 일입니다. 과거에는 선거일에 임박해서야 한국의 선거상황을 보도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사적인 입장이야 어찌되었든 과거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미국은 한국의 안정과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1981년 레이건이 全斗煥을 초청하고 총재님을 救命(구명)한 것도 全斗煥을 지지했기 때문이 아니라 남한의 안정과 안보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누구와도 손잡고 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한 변화입니다. 사실상 총재님을 지지한 것으로 보아도 될 것입니다.
지난 7월 제가 국무성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데 과연 그렇게 되겠느냐』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여론조사가 총재님에게 유리하게 돌아선 8월 중순에도 그들은 『정부 여당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상황을 다시 반전시킬 것』으로 보았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그런데 9월 初 다시 국무성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이미 생각이 변해 있었습니다. 그때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 김대중의 당선이 위협받을 것이냐』고 질문해 왔습니다. 그때 저는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①총재님 자신, 가족 또는 측근의 금전적 추문(financial scandal)과 ②휴전선에서 남북한 총격사태가 터지면, 총재님의 당선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강삼재의 비자금 폭로로 우려했던 첫번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몇 가지 대책들
만약 우리가 우려하는 일들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하여 미국내에서 할 일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당이 부정선거 또는 근거없이 야당탄압을 획책할 경우, 우리는 미국내에서는 다음과 같이 대처할 것입니다.
가. 미국의 보수 언론 또는 칼럼니스트를 동원하여 경고의 글을 쓰게 한다.
나. 조디 파월(Jody Powelll)에게 사태를 설명하여 카터 전 대통령으로 하여금 金大中 총재를 직접 간접으로 지지하게 한다.
다. 제인 매티유(Jene Mattews), 조지 오글(George Ogel), 파리스 하비(Pharis Harvey) 목사 등에게 호소하여 레이니 주한미국 대사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한국에서 야당 탄압 또는 부정선거가 일어나고 있다고 알리고, 이에 대해 인터뷰하게 한다.
저는 일전에 미국 고위관리를 만나 이런 주장을 펼쳤습니다.
『한국에는 金大中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네 가지 세력이 있다. 김영삼 정부, 북한, 한국군부, 그리고 안기부다. 金泳三 정부는 현재 돌아가는 상황으로 보아서 적극 반대할 것 같지는 않다. 만일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金大中 자신이 극복할 문제다. 왜냐하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관리는 사견임을 전제하면서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한국군부, 북한, 안기부는 지난 10년간 여러 가지 변화를 겪으면서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 왔다. 전두환에서 노태우, 노태우에서 김영삼, 그리고 이제 金泳三에서 누구로 변하든간에 그들은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김대중 총재가 집권하더라도 그들은 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 이유로 김대중에 대해 적극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같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
총체적 위기와 김대중의 위기관리 능력
▲ <표>위기관리능력과 지지율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총재님 건강입니다. 저를 만나는 사람마다 총재님 건강이 어떠냐고 묻습니다. 최근 총재님의 목소리를 테이프로 들었는데, 너무 피곤하게 들렸습니다. 일정을 줄이시고 많이 쉬어야 할 것입니다. 黨에서도 하루에 한 프로그램 이상은 하지 마시고 일찍 들어가 쉴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이 후보의 에너지와 시간입니다. 에너지와 시간을 아끼시고 반드시 필요한 일에만 쓰십시오. 지극히 중요한 일 외에는 모두 총재님의 대리인을 보내셔야 할 것입니다. 비서진들은 『총재님이 너무 바쁘셔서 약속을 하기 어렵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趙世衡(조세형) 대행, 李鍾贊(이종찬) 기획단장, 韓光玉(한광옥) 부총재, 朴智元(박지원) 특보 등 그런 분들이 일의 경중과 특성에 따라 총재님을 대행하면 될 것입니다.
총재님의 메시지가 실종되고 있습니다. 총재님의 전략이 실종되고 있습니다. 총재님은 계속 脫(탈)정치하셔야 합니다. 김현철 문제 또는 YS에 대해 olive branch, 즉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은 잘 하시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YS가 총재님을 적극 방해하지 않으리라고 보시면 안 될 것입니다. 유권자들에게 총재님의 관대한 모습을 보인다는 차원 이상의 화해는 취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메시지는 현재 우리나라가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과 총재님의 위기관리능력이 될 것입니다.
지역감정을 극복하고 국민을 단결시킬 수 있는 이슈는 하나뿐입니다. 그것은 「외환(外患)」과 「외환(外患)으로 인한 두려움」입니다. 「불안감을 일으키고 희망을 제공하는 전략」 (Raise fears and offer hope)이 주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미국의 수퍼 301조와 최근의 경제위기를 예로 들면서, 외환의 위기를 상기시키고 이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도자는 총재님뿐이라는 주장을 하십시오.
총재님은 1995년 5월 워싱턴 국제전략 문제연구소에서 연설하면서 한미 경제갈등은 일괄타결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총재님은 지난 4월 미국 상공회의소 연설을 통해 미국이 한국에 너무 부당한 요구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면 당선자로서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여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결의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1952년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바로 한국에 가서 한국전을 끝내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젠하워는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국민들은 총재님께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위기관리 능력과 지지율을 연결지어 보면 분명해 집니다. 총재님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DJT 지지율 하락과 내각제 문제(1997년 11월17일)
『金鍾泌을 홀대하면 충청도 표가 달아납니다』
총재님께!
1. 여론조사의 잘못된 분석과 경마식 여론조사로 전략이 오락가락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黨 일부에서는 DJP 연합 직후 잘못된 조사와 분석에 기초하여 金大中과 李仁濟가 오차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판별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얼마간의 지지율 하락을 DJP 연합의 실패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는 그것에 대한 반발로 인식하여 金鍾泌 총재를 뒤로 숨겨야 한다거나 DJP 공동집권을 DJ의 단독집권 개념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黨과 총재님은 이같은 문제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을 갖지 못한 채 TV 토론회에 임했으며, 총재님이 여러 곳에 유권자를 만나러 갔지만 선명하게 대처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여론조사를 올바로 해석하는 데서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먼저 11월 15~16일 사이에 실시된 여론조사의 몇 가지 결과를 보겠습니다.
2. 먼저 지지율 변화를 보면 전체적으로 4.7% 빠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육 수준별로는 중졸 이하에서는 거의 빠지지 않았는데, 고졸 이상에서는 평균 이상 빠졌습니다. 연령별로는 지지율이 낮은 계층이지만 50代 이상에서는 지지도가 증가했는데, 나머지 연령층에서는 평균 이상 하락했고 20代에서는 지지도 하락이 현저합니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지역과 직종인데, 충청도에서 무려 16.6% 빠졌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현상입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크게 빠졌는데, 여기에도 충청 출신 유권자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직종별로는 화이트 칼라 계층에서 7.4%나 빠졌습니다. 이는 블루 칼라 계층에서 전혀 빠지지 않은 것과 크게 대비됩니다. 이렇게 보면 최근의 지지율 하락은 지역적으로 충청도, 계층적으로 저학력보다 고학력, 저소득보다 고소득, 여성보다 남성이 지지율 하락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충청도 유권자의 변화가 최근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DJP 연합 이후 지지율 하락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연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첫째, 충청도에서 빠진 것은 DJ가 JP를 홀대하거나 내각책임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으로 인하여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충청도에서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이 DJ 지지율 하락률과 거의 비슷하게 증가한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충청도 유권자들은 지지를 완전히 철회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 관망상태로 돌아선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고소득, 고학력, 화이트 칼라 직장인에게서 지지율이 빠진 것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것처럼 「DJP 연합이 권력 나누어 먹기」라는 이유 또는 「DJP 연합이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데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3. 따라서 우리에게는 위의 두 가지 원인에 동시에 대처하는 메시지가 절실합니다. 즉 DJT 연합의 비전을 보여 주면서 동시에 충청인에게는 DJ가 대통령이 되어도 JP를 홀대하지 않고 반드시 내각책임제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여 주어야 할 것입니다. 위의 여론 조사 결과는 어떤 경우에는 JP를 뒤로 숨겨야 한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충청인들은 金鍾泌, 李仁濟, 李會昌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JP를 우대하면 충청표는 우리에게 올 것입니다. 따라서 내각제 약속도 더 강하게 말해야 합니다. 이같은 판단은 여론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4. 조사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DJ가 내각제 약속을 지킬 것이냐에 대해 27.7%가 추측을 유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 지킬 것이다」라는 유권자는 우리의 표밭이 아닙니다. 충청도 유권자 중에는 「지킬 것이다」고 응답한 유권자와 「안 지킬 것이다」는 유권자의 비율이 유난히 낮고, 모르겠다는 유권자의 비율이 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안 지킬 것이다」는 유권자의 DJ 지지율도 모든 지역 중에서 가장 낮습니다.
이렇게 보면, 충청도 유권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판단을 유보한 채 총재님이 JP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인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李仁濟를 「젊고 강력한 후보」로 본 유권자들 중에서 DJ 지지율이 李會昌의 지지율을 앞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李會昌 표는 우리에게 넘어올 가능성이 없지만, 李仁濟 표는 우리와 친화력이 있다는 증거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우리의 여론조사는 언론기관의 다른 여론조사와는 다릅니다. 그 이유는 우리 설문지에 가상 질문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상질문을 통해 DJT 연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상기시키면서 지지율을 계산한 것이므로 他 여론조사에 비하여 DJ 지지율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이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5. 우리의 전략적 방침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이인제에 대해서는 일체 무시하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李仁濟에 대한 네가티브 캠페인은 금물입니다. ②우리는 李會昌의 지지율을 낮추는 네가티브 캠페인에 주력해야 합니다. 따라서 李會昌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에 입을 맞추어야 합니다. ③우리 당과 총재님은 꾸준히 DJP 연합의 포지티브 메시지와 비전을 보여주면서 틀림없이 내각책임제 약속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보여야 합니다.
1997년 11월17일, 이영작 올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