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구영 사장, 지난 대선 때는 김용현과 함께 윤석열 캠프 활동
⊙ K-방산 흥행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15%, 현대로템 390% 오를 때 KAI는 39%↑
⊙ 尹 대선 캠프 출신 비전문가를 경영관리본부장에 임명… 수백억 환차손
⊙ 대통령실, KAI 실적 두고 질책하자 일주일 뒤 KAI는 비상경영 선포
⊙ 고등훈련기 美 수출 불가능한데도 尹과 訪美 동행하고자 “수출 가능” 주장
⊙ K-방산 흥행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15%, 현대로템 390% 오를 때 KAI는 39%↑
⊙ 尹 대선 캠프 출신 비전문가를 경영관리본부장에 임명… 수백억 환차손
⊙ 대통령실, KAI 실적 두고 질책하자 일주일 뒤 KAI는 비상경영 선포
⊙ 고등훈련기 美 수출 불가능한데도 尹과 訪美 동행하고자 “수출 가능” 주장

- FA-50이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군
KAI는 국내 유일 항공 부문 방산 기업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IMF) 수습 과정에서 삼성·현대·대우의 항공 계열사가 통폐합돼 1999년 10월 출범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최대 주주(전체 지분 중 26.41%)며 2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9.05%)이다. 사장 임명에 정부 의견이 반영돼 ‘반(半) 공기업’이라고 표현한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사장’이 내려온다. 강 사장을 포함해 KAI 수장(首長)은 모두 8명이었는데, 이 중 내부 출신은 한 명(5대 하성용)이었다. KAI 사장은 급여와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해 연봉이 8억~10억원 수준이다. 연간 5개월 치 월급을 퇴직금으로 적립받는다.
![]() |
| (오른쪽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강구영 KAI 사장. 이 둘은 합참에서 함께 근무했다. 사진=SBS |
취임 직후 KF-21 총괄 개발자 해고
![]() |
| 2022년 9월 16일 30억 달러 규모의 FA-50 전투기 48기에 대한 수출이행계약을 체결한 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강구영 KAI 사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
당시 KAI에선 “신임 사장이 공군 출신과 윤석열 대선 캠프 인사를 데려오기 위해 기술·재무 전문가를 이유 없이 해고하고 전문 직종과는 무관한 부서에 임명했다”는 말이 나왔다. 빈 임원 자리에는 예비역 공군 준장 출신 박모씨, 국정원 출신 황모씨를 고문으로 영입했는데 이 둘은 3개월 만에 상무를 거쳐 전무가 됐다. 이 두 사람 모두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이다.
강 사장은 2022년 9월 16일 취임 열흘 만에 폴란드에 FA-50 경공격기 48대(30억 달러)를 판매하는 계약을 맺어 주목을 받았다.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방력 강화가 필요했던 폴란드는 한국이 개발한 FA-50 경공격기 48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12대는 FA-50GF를 우선 도입하되 36대는 FA-50PL(폴란드형, GF 대비 무장·레이더 성능 강화)을 들여오기로 했다(추후 GF도 PL 수준으로 개량).
FA-50GF는 한국 공군에 납품할 훈련기인 ‘TA-50 Block2’를 폴란드 수출형으로 개량한 기종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방위력 증강이 시급했던 폴란드는 전력(戰力) 공백을 메우고자 조기 납품이 가능한 FA-50을 도입하기로 했고, 이에 ‘공백을 메운다’는 뜻인 ‘갭 필러(Gap Filler·GF)’가 붙었다.
2022년 11월 24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경남 사천 KAI 본사를 찾았다. FA-50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대당 얼마냐’고 묻자 강 사장은 카메라 앞에서 “(원래는 대당) 500억인데, 저희가 (이보다) 더 높게 팔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KAI 내부에선 “해선 안 될 말을 했다. 폴란드가 얼마나 불쾌하겠는가”라는 비판이 나왔다. 무기 계약에서 총액은 공개하더라도 세부 조건, 특히 단가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폴란드, FA-50 후속 지원 문제로 항의
![]() |
| 2024년 6월 20일 폴란드를 방문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파베우 베이다 폴란드 국방차관과 민스크 마조비에츠키 기지를 방문해 FA-50 운용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방부 |
폴란드 측은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국 방산(防産) 기업이 가진 역량을 신뢰하며 FA-50 문제도 원활하게 해결되리라 믿었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과는 달리 상황은 악화됐다.
2024년 6월 20일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은 FA-50GF를 운용하는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에 공군기지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폴란드 국방부는 KAI의 후속 지원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는 항의했다. 이에 신 장관은 “내년(2025년) 1월까지는 부품 수급이 원활하게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2024년 9월 일부 언론은 “FA-50GF 12대 중 11대가 가동 중단”이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방위사업청은 10월 3일 “폴란드로 수출된 FA-50 중 6대의 정비가 일부 지연되었으나, 이는 장비 불량 등 품질 문제가 아닌 통관 절차로 인한 일부 부품 수급의 지연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 방산 전문가들은 “GF보다 더 큰 문제는 PL인데, 방사청이 마치 부품 수급의 문제인 양 교묘하게 KAI를 변호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KAI는 가동률 하락과 관련해 “부품 통관이 지연돼 벌어진 일이다. 12대 중 11대는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KAI의 후속 지원 미흡 문제는 왜 발생했을까. KAI 출신 H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수출 사업은 수출 조직 내 계약팀이 계약을 성사시키면 이후 사업관리팀이 사업 이행을 맡아 진행하고, 최종적으로는 후속지원팀이 후속 지원 업무를 맡는다. 그런데 강 사장은 이러한 유기적인 조직 체계를 몰랐다. 이에 부임 직후 수출 조직을 총괄하는 이모 상무를 해고하고는 조직을 해체해 버렸다.”
폴란드가 원하는 무장 장착 못 해
폴란드 입장에서 후속 지원 미흡으로 인한 가동률 저하보다 더 심각한 문제도 있었다. FA-50PL에 폴란드가 원하는 무장(미사일 장착)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2024년 9월 12일 폴란드 국방부는 이전 정부에서 체결한 FA-50 구매 계약 절차에 대한 감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폴란드 PAP통신 등에 따르면 톰치크 국방부 차관은 의회에 출석해 “구매 결정이 며칠 만에 몹시 빨리 이뤄졌고, 무장 등이 폴란드군이 사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전투기 계약의 다른 문제로 적절한 인증이 부족해 전투기들이 몇 달 동안 비행이 정지됐다”며 “폴란드와 폴란드군의 이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기에 감사실에 철저한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비행기의 무장은 더 이상 생산하지도 않는다. 세계 최초의 전투 불능 전투기”라고 했다.
“국산 레이더 개발 고집해 9개월 허비”
![]() |
| 2022년 3월 3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경남 창원 마산역 광장에서 유세 당시 강구영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 영남본부장(현 KAI 사장)이 피켓을 들고 유세를 하는 모습. 사진=파이낸셜뉴스 |
앞서 폴란드의 FA-50GF 가동률 저조의 배경은 KAI의 후속 지원이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KAI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FA-50PL은 한국·폴란드·미국이 서로 얽힌, KAI의 능력과 의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였다.
2022년 9월 폴란드와 수출 계약을 맺은 KAI는 2025년 하반기부터 PL 버전을 납품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KAI는 계약 체결 이후 9개월 동안 FA-50PL에 장착할 레이더에 국산 레이더를 장착할지 외국산 완성품을 도입할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당시 KAI에서 기술자 출신은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국내 기술 기반 레이더 개발’을, 경영자 출신은 ‘검증된 해외 제품 장착’을 주장했다. 기술 파트와 경영 파트 책임자들의 생각이 달랐다.
당시 상황을 두고 KAI 관계자는 “최고책임자인 강 사장이 국내 기술 개발과 해외 제품 도입 중 하나를 선택해 일을 신속하게 추진했어야 함에도 전문성이 부족해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시간만 낭비했다”며 “결단이 늦어지는 바람에 지금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FA-50PL 장착 레이더는 美 수출 통제품”
![]() |
| 전투기의 눈에 해당하는 RTX사의 팬텀 스트라이크. 기체 앞부분에 설치돼 있다. 사진=RTX |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FA-50PL에는 외국산 레이더를 탑재하겠다고 빨리 결정했어야 합니다. 한국산 레이더를 개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그게 언제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그런데 KAI가 외국산 레이더를 FA-50PL에 달고 싶다고 해도 마음대로 장착할 수도 없습니다. 미국이 레이더 수출을 승인해야 하기 때문이죠. FA-50에 장착하는 핵심 장비·부품 중 일부는 미국이 원천 기술을 갖고 있어 수출 통제(EL) 대상으로 미 당국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레이더를 항공기에 장착한 후 레이더와 항전 장비, 무장 등 기체가 유기적으로 통합돼 문제없이 그 성능을 발휘하는지 검증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체계 통합’이라고 하는데, 항공기 개발의 일부죠. 여기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곤 합니다.
레이더를 선택하는 데 9개월 늦었다고 납기도 단순히 9개월 늦는다고 봐선 안 됩니다. 9개월+알파의 시간이 더 필요하고 개발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인도가 늦어지면 폴란드에 지체 보상금도 물어줘야 하죠. 수익성이 악화됩니다.”
외국산 레이더 수출 업체는 시간이 갈수록 KAI에는 불리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적기에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결과 레이더는 더 비싸게 들여오고 개발 일정은 일정대로 지연될 수 있다.
KAI는 9개월을 허비한 끝에 2023년 5월 미국 RTX(구 레이시온)의 팬텀 스트라이크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에이사) 레이더를 PL에 장착하기로 했다. KAI는 지난 5월에야 시제기에 팬텀 스트라이크를 장착해 첫 시험 비행을 마쳤고 한창 PL 버전을 개발 중이다. 2022년 9월 KAI는 폴란드와 계약 당시 2025년 11월부터 PL을 납품하기로 계약했으나 11월에야 FA-50PL 첫 비행이 예정돼 있다. 첫 비행 이후 PL 1호기를 인도하는 데까지는 2년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방산 전문가들은 “납기 지연이 예상된다. 지체 보상금을 물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폴란드가 FA-50을 비싸게 산 이유
레이더뿐만 아니라 미사일 장착 문제도 있다. 강구영 사장은 2022년 11월 KAI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폴란드에 원래 가격보다 비싸게 팔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폴란드가 FA-50을 구매하면 방위사업청과 KAI가 미국산 미사일인 AIM-9X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사거리 35km), AIM-120 ‘암람(AMRAAM)’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사거리 120km)을 장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까지 포함한 취지로 해석한다.
현재 사이드와인더는 FA-50PL에 장착하는 데 합의했으나 암람은 장착 가능 여부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결과 발표 2025년 말 예정). 당초 KAI는 암람을 PL에 통합하는 과정에 3~4년가량 소요되리라 예측했다. 이 때문에 FA-50 48대 수출 계약 과정에서도 ‘암람 장착 보장’이 아닌 ‘사업 타당성 검토 후 암람 통합 추가 계약’으로 합의했다.
폴란드로선 FA-50PL을 도입해도 고성능 무기(미사일)를 장착할 수 없다면 그 역할이 제한된다. 이에 폴란드는 PL에 암람 미사일을 장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종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폴란드가 ‘비싸게’ FA-50 계약을 체결한 배경 중 하나다.
문제는 이 사안이 폴란드·미국·한국 세 나라가 얽혀 있다는 점이다. KAI, 즉 한국이 아무리 폴란드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어도 미국이 거부하면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 이에 KAI는 계약 당시 암람 미사일 장착은 보장하지 않았고 향후 타당성 조사를 거쳐 장착 여부를 결정해 추가 계약하는 데 합의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2024년 10월 15일 국정감사에서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KAI의 폴란드 수출 건에 대해 지적하자 이렇게 답했다. “(폴란드가 미국제 장비를) 사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한국)가 옆에서 사 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나중에 그것이 확보되면 (체계) 통합을 KAI에서 하게 돼 있다.”
KAI, 폴란드와 수정 계약 추진
방산 전문가 B씨는 이렇게 말했다.
“당초 미국 정부는 FA-50PL에 미국산 레이더를 탑재하는 조건으로 미국산 공대공미사일 AIM-9X와 AIM-120의 체계 통합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제안을 충족하기 위해 팬텀 스트라이크 레이더를 장착하고 레이더와 미사일의 체계 통합은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 맡기로 했죠. 그러나 강 사장이 의사 결정을 미루면서 KAI와 RTX의 관계가 악화됐어요. 결국 RTX와 록히드마틴 양사에서 제시하는 레이더와 통합 비용도 두 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미국으로선 미국산 미사일을 미국산 레이더를 쓰는 전투기에 달아주고 싶지 않겠어요?”
항공기에 장착한 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선 전투기의 눈에 해당하는 레이더가 우선 작동해야 한다. 레이더 정보를 바탕으로 미사일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체계 통합이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체를 미국으로 가져가 시험비행을 추가로 거쳐야 해 개발에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대해 KAI에서 기술 분야 상무를 지낸 D씨는 “미사일의 타격 능력은 레이더가 결정한다. 폴란드가 원하는 무기는 암람 미사일이다. 암람 미사일을 장착하려면 미국산 레이더가 필요하다. 뻔한 답이 있는데도 국산 레이더냐, 외산 레이더냐를 두고 시간만 보내다가 더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16일 SBS는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KAI와 폴란드 간에 공급 개시 시점을 1년 반 이상 늦추는 수정 계약을 맺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납기를 맞추지 못한 건 폴란드 요구대로 군용 GPS, 레이더, 미사일, 임무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미국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미국의 수출 허가(EL)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SBS는 “미국이 수출을 승인하더라도 미국제 핵심 장비들을 FA-50의 다른 장비와 연동시키는 체계 통합 작업이 까다롭다. 체계 통합에 성공하면 FA-50을 미국으로 가져가 각종 시험도 통과해야 하는데, 그 기간도 최소 반년”이라고 했다.
기자는 지난 6월 13일 KAI에 “레이더 선정 지연으로 FA-50PL을 예정대로 폴란드에 납품하는 게 어렵지 않으냐”고 물었다. 이에 KAI는 “납품 지연이 확인되거나 확정된 건 없다. 납기를 최대한 맞추려고 지금 (노력)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이를 논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환율 관리 못 해 환차손만 수백억
![]() |
| 2023년 6월 7일 FA-50GF 출고식이 열렸다. 사진=한국항공우주(KAI) |
CFO 출신인 김모 상무는 환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부하직원 J씨를 통해 강구영 사장과 강 사장의 측근인 박모 전무에게 환율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알렸다. 김모 상무는 환율 전문가에게 자문했고 씨티은행에선 회사가 보유한 달러 중 절반은 현물 매도하고 나머지 절반은 목표환율(1320원)에 달러를 먼저 매도하고 향후 환율이 하락하면 낮아진 달러를 매수하는 ‘헤지 기법(Hedge Solution)’을 제안했다.
1320원(12월 1일)이었던 환율은 월말 1263원이 됐다. 환율 하락으로 인해 달러 선수금에 대한 외환 손실(외환 평가손실)은 약 600억원(1조3200억원 -1조2600억원)가량 됐다. 2023년에는 환율 하락이 심해졌다. 2023년 2월 3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219원 수준이었다. 결국 KAI는 달러당 1245~1265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선수금 달러를 대부분 매도해 버렸다.
환차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강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환율은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고 “환율은 관리할 수 없는 것이지 회사 경영진이 환율 관리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강 사장의 측근이자 이인자인 박모 전무(경영관리본부장)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로 예비역 공군 준장이다. 군 시절 특기는 인사였다.
FA-50GF 12대를 판 선수금을 환차손으로 날린 셈
![]() |
| FA-50GF. 사진=한국항공우주(KAI) |
환차손으로 인한 KAI의 FA-50GF 순이익(마진)은 얼마나 될까. 통상 무기는 판매 대금의 4~5%를 마진으로 본다. 폴란드의 사례를 놓고 계산하면 FA-50GF 12대를 팔아 KAI가 받은 돈은 약 9억9000만 달러(한화 약 1조3250억원)이므로 대당(패키지 포함) 약 1100억원이다. 여기에 대당 마진을 약 4.5%로 계산하면 49억5000만원이 나온다. 12대를 팔았으므로 이에 대한 총 마진은 594억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KAI는 환차손으로 FA-50GF 12대를 판 선수금을 환차손으로 날린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KAI가 폴란드와 맺은 계약은 마진이 높은 편이라 손해를 보진 않았다.
KAI는 2010년경 A350 윙리브(Wing Rib) 생산을 위해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2019년 9월부터 스마트플랫폼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강구영 사장은 취임 이후, ‘해당 사업 자금 일부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대선 자금으로 유용됐다’는 이유를 들어 대규모 내부 감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KAI의 전문 인력에 대한 해고와 업무 정지가 이어졌고, 사업은 중단됐다. 이에 따라 회사 자산이 낭비되고 주주 이익이 훼손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선 자금 유용에 대한 실체는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다.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홀대한 결과”
지난 4월 15일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강 사장을 명예훼손, 업무방해, 위증교사,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KAI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KAI는 지난해 국내 방산 4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부진했다. 매출은 3조6337억원, 영업이익은 240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9%, 2.8% 감소했다.
강구영 사장 취임 시점인 2022년 9월 1일을 기준으로 한국 대표 방산 기업 네 곳의 주가는 ▲KAI 6만100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만9850원 ▲현대로템 2만9850원 ▲LIG넥스원 10만3000원이었다. 2025년 5월 30일 기준 이들 기업의 주가는 ▲KAI 8만3700원(2022년 9월 1일 대비 39.3% 상승) ▲한화에어로스페이스 81만1000원(915%) ▲현대로템 14만6400원(390%) ▲LIG넥스원 42만9000원(316%)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나갈 때면 강 사장도 방산 수출을 이유로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6차례 이상 동행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미국 순방 당시에는 사실상 수주가 불가능한 미국 고등훈련기 도입 사업(Advanced Pilot Training Program·APT)을 거론하며 대통령에게 수출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처음부터 보잉사를 위해 시작한 사업으로 KAI가 낄 틈이 없었다.
전직 KAI 임원과 방산 전문가들은 폴란드에 FA-50PL 36대를 적기에 납품할 수 있을지를 가장 걱정했다. 납기 준수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온 K-방산의 신뢰도가 이번 사례로 인해 국제 시장에서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홀대하고 자기 사람만을 우대한 결과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월간조선》은 강구영 사장과 측근에게 전화연락을 했지만 통화할 수 없어 부득이 문자 메시지로 몇 가지 질문을 강 사장 측에 전했다.
폴란드 FA-50 수출 건과 관련한 체계 통합 절차 지연과 FA-50 개발 지연으로 인한 지체 보상금 지급, 환차손으로 인한 수익 감소, 민주당 박선원 의원의 고발 등에 대한 강 사장 입장을 물었다. 6월 14일 현재 강 사장 측에서는 어떠한 답변도 없었다. 차후라도 강 사장 측이 입장을 밝히면 《월간조선》에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