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M(참어머니) 보고서’ 작성은 한학자 총재에게 책임 넘기려는 교권 세력의 기획”
⊙ “1994년 통일교 개혁 시도했으나 좌절… 교권 지키려는 기득권 때문”
⊙ “통일교는 더 이상 종교단체가 아니다
⊙ “1994년 통일교 개혁 시도했으나 좌절… 교권 지키려는 기득권 때문”
⊙ “통일교는 더 이상 종교단체가 아니다

-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세계의장이 지난 2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일교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세계의장은 고(故) 문선명(2012년 타계) 전 통일교 총재와 부인인 한학자 현 통일교 총재 사이의 3남이다. 그는 장남 문효진(2008년 사망)과 차남 문흥진(1984년 사망)의 잇따른 사망 이후 후계자로 공인받았다. 하지만 문선명 총재 사후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한학자 총재를 앞세운 이른바 ‘교권(敎權) 세력’에 밀려 통일교를 떠났다. 이후 문 세계의장은 비영리 국제기구인 글로벌피스재단(GPF)을 설립했다. GPF는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22개국에 지부를 세워 한반도 통일, 세계 평화, 가정 회복을 목표로 한 국제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문 의장은 통일교가 단순한 종교 집단이 아니라 보편적인 종교 가치들을 포괄하는 초(超)종교적 가치에 기반한 ‘운동(movement)’ 조직이 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해야 할 조직이 일부 교권 세력의 종교적 권력 유지 논리에 의해 변질되면서 오늘날 통일교 사태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통일교, 종교를 벗어나 운동으로”
문현진 의장은 이번 통일교 사태의 시발점을 1994년이라고 말했다. 당시 문선명 총재는 통일교 창립 40주년을 맞아 종교 시대 종언 선언과 함께 통일교 간판을 내렸다.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인권에 기반해 하나님 주권을 실현하는 운동 조직이 돼야 한다고 봤다. 이른바 ‘노선 변경’이었다.
하지만 당시 교권을 장악한 통일교 1세대 지도자들이 종교에 기반한 권력을 내려놓길 거부해 개혁이 이뤄지지 않았다. 문 의장은 “통일교 사태는 모친(한학자)을 앞세운 교권 세력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서 “모친은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친이 남긴 족적과 향후 우리가 달성해야 할 한반도 통일의 중대성을 놓고 보면 이번 통일교 사태는 미미한(insignificant) 것”이라고 했다.
— 선친인 문선명 총재는 어떤 분입니까?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분입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렀습니다. 1960년대 말과 70년대 초에는 미국에서 공산주의의 실상을 알기 쉽게 비판하며 자유 진영이 공산주의에 맞서는 데 이바지했습니다. 레이건과 부시로 이어지는 미국 보수주의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결국 냉전 종식을 끌어내는 데 기여했습니다. 1980년에는 전직 국가수반 모임인 남북미통일연합(CAUSA) 운동을 통해 중남미 공산주의의 팽창도 저지했습니다. 많은 미국인이 선친의 활동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 통일교는 종교입니까?
“선친은 영적 카리스마에 기반해 신의 섭리(攝理)를 알리는 운동을 했습니다. 종교를 창립할 의도가 없었습니다. 통일교회(Unification Church·통일교)는 아버지를 따르던 제자들이 만든 조직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통일교 밖에서는 이를 ‘통일교’라는 종교의 틀로 인식해 왔죠. 이 때문에 외부인들은 문선명 총재를 인식할 때 혼란을 겪었습니다. 아버지는 전통적인 종교 지도자 범주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반공운동을 비롯해 한반도 통일운동, 사업 등 많은 영역에서 활동했고, 국가와 전통적인 가정의 가치를 옹호하는 운동을 벌였습니다.”
‘교회 시대 종언’ 선포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세계의장이 지난 2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일교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종교를 초월한다는 의미입니까?
“선친의 메시지는 보편적이었습니다. 자기 종교만의 교리를 주장하는 일반적인 종교 지도자들과는 달랐죠. 종교마다 표현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아버님은 보편적인 의미의 하나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에 모든 종교가 수용하는 근본적인 보편적 진리에 집중했는데, 이는 ‘초종교(Interfaith)’적 성격을 띠고 있었습니다.”
— 사람들은 여전히 통일교를 종교라고 인식합니다.
“아버지는 통일교 창립 40주년(1994년)을 맞아 ‘교회 시대의 종언’을 선포했습니다. 교회를 상징하는 모든 표지와 상징을 내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는 종교인들이 종교라는 틀에서 벗어나 보편적 가치 위에서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One Family Under God)’이라는 구호를 만들었습니다.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을 강조한 운동은 2008년 정점에 도달했으나 이후 발생한 (통일교 내부) 분열로 그 기반이 파괴됐습니다.”
— 왜 통일교는 분열했습니까?
“선친과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기존 교권 세력 간의 가치관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문현진 의장은 1998년부터 자신이 시도한 통일교 개혁이 2008년 최고조에 달했으나 기존 교권 세력의 반발도 극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2012년 문선명 총재의 타계로 결국 통일교를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초기 통일교회 지도층은 미국 최고 부촌(富村)의 대저택에서 생활했습니다. 이들의 자녀는 명문 고등학교와 아이비리그에 진학했습니다. 선친은 카리스마와 영적 권위를 바탕으로 교회를 이끌었지만, 법적 권한과 실질적인 통제권은 중간지도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있었습니다. 외부에서는 문 총재 가족이 혜택받았다고 오해했지만, 실제 권한 구조는 달랐습니다.
선친도 이 문제를 인식했습니다. 교회(종교) 울타리를 넘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평화여성연합, 세계평화청년연합 등과 같은 운동 조직을 만들어 종교의 틀을 넘어서는 변화를 추진했지만, 교권을 지키려는 통일교 지도자들은 이를 원치 않았습니다.”
문 의장은 자신을 공격한 두 동생(4남 문국진, 7남 문형진)도 기존 교권 세력에 이용당한 뒤 통일교에서 나가야만 했다고 밝혔다. 이후 교권 세력은 모친 한학자 여사를 총재로 세워 교권 장악을 공고화했다고 지적했다.
“TM 보고서, 어머니가 개입하지 않았다는 증거”
그는 “어머니는 고등학교도 나오지 않으신 분”이라며 치밀하거나 정교한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즉 어머니는 교권 세력이 꼭두각시로 세운 존재라는 뜻이었다.
“통일교에는 책임감은 없고 야망만 넘쳐 나는 이들만 남아 있습니다. 모두 자격 미달입니다. ‘왕자의 난’ 당시 통일교에서 역량이 있는 인물은 모두 나와 함께 통일교를 떠났습니다.”
문 의장은 “TM 보고서는 어머니가 개입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TM 보고서는 선친이나 후계자인 제가 운동을 이끌 당시에는 없던 겁니다. 선친과 저는 직접 일을 했기 때문에 그런 보고서 자체가 필요 없었습니다. 이 보고서가 말하는 것은 ‘어머니가 통일교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즉 교권 세력이 보고서라는 형식을 통해 마치 어머니가 한 일인 것처럼 꾸며 자신들은 법적 책임에서 빠져나가려는 목적으로 만든 기록입니다. 어머니는 이와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겁니다.”
문 의장은 “어머니가 남편(문선명 총재)과 아들의 믿음을 저버렸을 수는 있어도, 어머니의 판단과 행동이 한국 실정법을 위반했으리라고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는 피해자”라고 했다. 이어 “80을 넘긴 어머니가 빨리 석방되길 바란다”고 했다.
“교권 세력, 통일교 재산 수억 달러 탕진”
2025년 9월 22일 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감된 어머니를 면회했습니까?
“아니요. 법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가 많아 복잡한 사안입니다. 어머니가 저를 먼저 보자고 하지 않는 이상은 만나기 어렵습니다. 수감 중인 어머니를 돕고 싶다고 이미 통일교 측에 밝혔지만, 이들은 답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교 교권 세력들에게 가장 큰 위협은 바로 저와 GPF입니다. 이들이 가장 원치 않는 것은 저와 어머니가 다시 만나는 겁니다.”
문 의장에 따르면, 교권 세력은 문 의장을 상대로 약 30건에 이르는 송사를 벌였다. 문 의장은 송사에서 자신의 무고함이 밝혀졌다고 했다.
“과거 통일교가 저를 공격했을 때 제가 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교권 세력이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을 방패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교권 세력은 통일교 재산 수억 달러를 탕진했습니다. 이를 추적하면 지금 통일교 사태의 진범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권 세력은 모든 책임을 한학자 총재에게 전가하며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저는 이들을 범죄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2025년 12월 2일 이재명 대통령은 종교의 정치 개입 사례를 지적하며 위법 종교단체 해산과 재산 몰수를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문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 정부가 통일교에 대한 종교단체 해산 조치를 해야 합니다. 통일교는 더 이상 종교단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통일교 해산을 추진한다면 모든 방식으로 협조하겠습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든 재산을 가져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통일부, 존재하면 안 되는 조직”
문현진 세계의장은 2024년 10월 북한 김정은이 밝힌 ‘적대적 두 국가론’과 이에 동조하는 모양새인 통일부를 비판한다.
“김정은 정권은 과거 어느 때보다 취약합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두 국가론을 꺼냈고, 통일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서방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두 국가론’에 대응할 역량이 있는지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를 심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문 의장은 “통일부는 처음부터 존재하면 안 되는 조직”이라면서 “정치와 연계되면 일관된 통일 정책을 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는 이념적으로 분열해 정권마다 남북관계가 달라집니다. 독립적인 비정부 통일 자문기구가 필요합니다. 좌우 이념이 아닌 통일 비전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김정은 만남을 찬성하지 않습니다.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아도취적인 인물이라 이런 데 관심이 많습니다. 김정은이 트럼프를 만난다면 그 이유는 북한 정권이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이란 사태를 주시하고 있죠. 김정은이 트럼프를 만나더라도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정 김정은을 만나겠다면 저를 데려가십시오(제가 김정은을 설득하겠습니다).”
— 남북통일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합니까?
“시민이 주도하는 풀뿌리 통일운동이 필요합니다. 모든 위대한 변화는 아래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초·중학교에서부터 의무적으로 ‘코리안드림(Korean Dream)’이라는 가치를 교육해야 합니다.”
“통일은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과정”
남북통일의 비전을 알리기 위해 GPF가 2025년 8월 개최한 2025 코리안드림 한강대축제. 사진=뉴시스“코리안드림은 홍익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국가 비전을 뜻합니다. 젊은 층은 통일 비용부터 걱정하지만, 이는 독일 통일 과정의 비용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반도 통일에 들어간다는 천문학적 비용은 근거가 없습니다. 오히려 통일된 한반도는 세계가 주목하는 투자처가 되고, 한국 청년이 겪는 어려움도 자연스럽게 완화됩니다.
코리안드림에는 한국 경제·사회 구조의 근본적 문제인 재벌 체제 개혁도 포함돼 있습니다. 통일은 내수 시장 확보의 길이기도 합니다.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2500만 명이 새로 합류하기 때문입니다. 통일은 단순히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흡수하는 과정이 아니라,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과정입니다.
능력과 자질 있는 청년들에게 통일은 황금기이자 미래를 바꿀 기회입니다. 한국 청년의 미래를 완전히 바꿀 잠재력이 있는 사안임에도, 젊은 세대가 관심을 두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코리안드림을 비전으로 통일을 실현하면, 한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경제 규모로는 세계 5위 수준이며, 남반구 국가, 식민지 경험 국가, 냉전과 분단을 겪은 국가들에 교훈과 공감을 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