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이제부터 위험하면 뻐끔거려 (이적온 지음 | 시인의일요일 펴냄)

스물다섯 살 젊은 시인이 보여 주는 솔직한 감각

  • 글 :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yamko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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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물다섯 살의 시인 이적온이 첫 시집 《이제부터 위험하면 뻐끔거려》를 펴냈다. 또래 청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다소 낯설고 거칠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혼란과 불안, 관계 속에서 느끼는 어색함 같은 감정들이 날것의 언어로 드러난다.
 
  이 시집은 기존 시의 문법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운 표현을 구사한다. 소위 말하는 ‘MZ세대’의 통통 튀는 시선이 녹아들어 있다. ‘플래시(flash)’와 ‘플레시(flesh)’를 결합한 ‘Fla(e)sh’ ‘Fle(a)sh’ 같은 언어 유희는 순간의 감각과 생각을 그대로 밀어넣는 젊은 시인의 개성을 보여 준다.
 
  이제부터 위험하면 뻐끔거려
  저기 위험 떼—가 쓸려 나가는데요
  그건 잉어고 멍청아
 
  - ‘삼중추돌’ 중에서

 
  시집에서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삼중추돌’이다. 서울 잠수교에서 벌어진 사고를 소재로 ‘적기’ ‘질주’ 같은 단어들이 반복되며 혼란스러운 상황을 그린다. 질서가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풍경이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이제부터 위험하면 뻐끔거려’라는 문장을 마주한 순간, 안도감과 동시에 ‘위험’이라는 역설적인 단어가 읽는 독자로 하여금 불안감을 연상시킨다. 두 사람의 대화로 이뤄진 시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헛도는 대화에서 요즘 세대의 소통 방식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적온의 시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 하기보다 지금의 감각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꺼내 놓는다. 다소 거칠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20대가 바라보는 세계의 낯선 결이 살아 있다. 젊은 시인이 보여 주는 솔직한 감각이 인상적인 첫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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