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GA도 반발… “美-이스라엘의 합동공격은 몹시 역겹고 사악”(보수 논객 터커 칼슨)
⊙ 美 국민 59% ‘이란 공격에 반대’
⊙ 트럼프 탄핵 막기 위해 푸틴과의 밀약설 등 음모론 고개 들어
⊙ 美 국민 59% ‘이란 공격에 반대’
⊙ 트럼프 탄핵 막기 위해 푸틴과의 밀약설 등 음모론 고개 들어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후인 3월 2일 뉴욕에서는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에 거주 중인 교포 A씨는 트럼프의 이란 침공을 둘러싼 현지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올린 약 8분짜리 대국민 메시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목표는 이란 정권으로부터 다가오는 위협을 제거함으로써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란 정권은 수십 년 동안 ‘미국에 죽음을’을 외치며 우리 국민과 동맹국에 대한 끊임없는 폭력행위를 벌여 왔다. 이란은 계속해서 핵무기와 그것을 운반할 미사일 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들은 곧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중략) 우리의 목표는 이란 핵농축 능력을 파괴하고 세계 1위 테러 지원 국가가 제기하는 핵위협을 차단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다릴 수 없다. 이 위협을 제거할 시간은 지금이다.”
트럼프의 이란 공격, 반대 여론 더 높아
CNN은 공습 직후인 2월 28~3월 1일 SSRS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했다. 미국 국민의 59%가 ‘이란 공습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로이터 통신이 같은 기간 Ipsos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국민의 43%가 ‘이란 공습 반대’, 27%는 ‘찬성’, 2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일주일 뒤 3월 6~9일 《워싱턴 포스트(WP)》가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중단해야 하는가, 지속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이 42%였고,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은 34%였다. 과거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전쟁을 찬성한다’는 입장은 전체의 92%(CNN 여론조사), 2003년 이라크 전쟁 때는 응답자의 76%가 ‘전쟁에 찬성한다’(CBS 여론조사)고 답한 것과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여론은 싸늘한 편이다. 트럼프의 이란 공격으로 미국은 둘로 쪼개진 모습이다. 뉴욕, 워싱턴 DC, 로스앤젤레스 등의 도시에서는 ‘이란에서 전쟁하지 말자(No War on Iran)’는 푯말이, 휴스턴, 마이애미 등에서는 ‘고마워요 트럼프(Thank you, Trump)’ 푯말을 든 시위대의 모습이 보인다. 미국 내 언론도 둘로 쪼개졌다. 친(親) 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Fox News)는 ‘필요한 공격(necessary strike)’이었다고 하고, 반(反) 트럼프 성향인 CNN은 ‘위험한 충돌(dangerous escalation)’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슬람 정권은 악”(폭스뉴스)
2026년 3월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자르지르에서 한 주민과 민방위사령부(HFC) 대원들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주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뉴시스트럼프를 지지하는 매체는 폭스뉴스,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 등이다. 폭스뉴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 뉴스 채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한 날 이런 방송이 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예방공격을 했다. 이란이 핵과 미사일 위협을 키우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험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미국 국민을 보호하고자 했다. 이란은 세계의 테러 지원 국가다.〉
션 해니티(Sean Hannity)가 진행하는 폭스뉴스의 대표적인 정치·시사 프로그램 ‘해니티 쇼(Hannity Show)’에서는 트럼프의 주장을 그대로 방송했다.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테헤란이 경고를 무시하면 더 큰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이슬람 정권은 악(惡)하며 미국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그것을 파괴할 수 있다. ‘에픽 퓨리(Epic Fury·장대한 분노)’ 작전은 아주 효과적이었다”는 논조였다.
역시 트럼프를 지지하는 《뉴욕 포스트》는 〈트럼프의 대담한 결단: 이란의 악한 정권을 영원히 세계에서 제거하기 위한 행동(Trump’s bold move to rid the world of Iran’s evil regime once and for all)〉라는 제목의 칼럼을 내보냈다.
〈미국-이스라엘군이 토요일 공습의 첫 몇 시간 동안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수십 명의 다른 고위 인사들을 제거했다는 소식은 이란에 정권 교체가 이미 일어났음을 의미한다-이제 남은 유일한 질문은 얼마나, 그리고 얼마나 빨리 문명적인 정부가 권력을 넘겨받을 수 있느냐이다. (중략) 그간의 미국의 대통령들은 그들을 막기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를 계속 뒤로 미루며 모면하려 하기보다는 결단력 있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그가 자신이야말로 이러한 세대의 결단을 내릴 의지가 있는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란의 즉각적 위협은 없었다”(反트럼프 매체)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앞 내셔널몰에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리 엡스타인을 희화한 풍자 작품이 반트럼프 시위의 일환으로 전시돼 있다. 사진= 뉴시스트럼프의 이란 공격을 반대하는 매체는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CNN 등이다.
트럼프가 이란을 공격한 날, CNN 황금시간 뉴스의 메시지는 ‘전쟁 확대 위험’ ‘중동 전면전 가능성’ ‘미국 정치 파장’ 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CNN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과 결과를 보도하면서, 미군 공격이 이란 민간 지역을 오인 타격했을 가능성, 민간인 피해와 국제적 반응, 미국 내 의견 분열 등의 뉴스를 내보냈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이다.
〈이란으로부터의 즉각적인 위협은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이른 아침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과 함께 이란 국민에게 정부를 전복하라고 촉구하면서 ‘선택의 전쟁’에 돌입했다. 그는 즉각적인 위협에 내몰리지 않았다. 핵무기를 향한 긴급한 경쟁도 없었다. 이란의 핵무기를 만들 능력은 몇 년 전보다 오히려 퇴보했다. 지난해 6월에 이란의 핵농축 시설에 대한 대통령의 이전 공격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중략) 과거의 대통령들은 미군을 위험에 빠뜨릴 때 수개월 동안 전쟁의 명분을 쌓았지만, 트럼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임박한 위협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8개월 전에 자신이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한 핵 프로그램이 왜 지금 다시 부활 직전에 있는지도 답하지 않았다. (중략)
유럽에서 걸프 지역에 이르기까지 동맹국의 고위 관리들은 최근에 트럼프의 최고 보좌진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공격에 대한 느낌을 거의 받지 못했고, 지금 이란을 공격할 타당한 법적 근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략) 강한 국가가 약한 국가를 ‘미래 가능성’을 이유로 공격하는 예방공격은 불법으로 간주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결정은 미국과 세계 여러 나라에 의해 국제질서를 심각하게 위반한 행위로 비난받았다. 트럼프의 대응은 그에게는 그런 촉발 사건이 필요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1979년 444일 동안 이어진 인질 사태에서부터 미국 기지와 선박에 대한 공격에 이르기까지 40년이 넘는 이란의 치명적인 행동들을 나열했다. 그리고 펜타곤이 이번 작전에 붙인 이름,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조차도 이러한 누적된 불만을 반영하는 듯 보였다.〉
트럼프 지지 세력 내부에서조차 비판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의 절대 지지 세력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에서조차 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통상 네오콘(Neo-Conservativists)으로 불린다. 이들은 적극적인 대외 개입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 외교 노선을 갖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인 네오콘이 아니며, 그가 2016년에 만든 MAGA론자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인 MAGA의 외교 철학은 ‘해외 분쟁에 불필요하게 개입하지 말자’ ‘전쟁 비용을 왜 미국 납세자가 부담하느냐’는 관점을 갖고 있다.
미국 내 MAGA 세력들은 트럼프의 이번 이란 공격을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우파 논객인 터커 칼슨(Tucker Carlson)은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공격은 몹시 역겹고 사악하다. 이번 일로 판이 깊숙하게 바뀔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정책과 공약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온 마조리 테일러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유권자들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몇 명의 사상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물어봤다면, 당연히 0명이다. 우리는 ‘아메리카 퍼스트’와 ‘전쟁 제로’를 위해 투표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난했다.
이번 작전명이 ‘장대한 분노’인 것으로 미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미국이 이란의 행동을 오래 참아 왔다’는 식으로 해석되는 분위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이란을 공격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미국 언론에서는 각종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표적인 음모론은 트럼프가 탄핵 압박을 피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미국-러시아의 연관설이다.
트럼프, 탄핵 피하기 위해 전쟁 벌였나
《가디언(The Guardian)》은 2월 28일 자 칼럼에서 “트럼프의 군사행동은 국내 스캔들로부터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전략적 목적을 뛰어넘는 군사적 주의 분산 행위라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3월 10일 보도에서 “국내 여론은 전쟁에 대해 다수의 반대 성향을 보였다. 트럼프 정권이 군사행동의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적 인식이 강하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비스트(The Daily Beast)》는 3월 11일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미국 성인의 대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들의 관심(주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논란 등)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이란에 공격을 시작했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국내정치 이슈와 맞물려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올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스캔들로 재판,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미성년자 성(性)착취 사건으로 유명한 제프리 엡스타인은 수감 중에 2019년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단지 아는 사이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명 ‘엡스타인 문건’은 트럼프가 1990~2000년대에 엡스타인 파티나 사교 행사에 참석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직접 증거는 없지만 정치적 비난이 겹치면서 탄핵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온라인 상에서 퍼지고 있다.
러시아와 연관설도 일부 언론에서 언급된다. 트럼프가 이란을 공격하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이 있고, 이럴 경우 러시아의 석유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가디언》은 3월 10일 자에 〈트럼프, 푸틴과의 통화 후 석유 관련 제재 완화할 예정(Trump set to ease oil-related sanctions following Putin call)〉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사흘 뒤에는 ‘러시아가 이 위기 상황에서 간접적으로 이득을 보는 구조’에 대한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블룸버그 통신(3월 11일)은 “이란 전쟁 때문에 국제 뉴스의 초점이 중동으로 이동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유럽과 걸프 국가 당국자들은 푸틴이 이 전쟁의 승자처럼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뉴스(SKY News)는 3월 13일 더 구체적으로 “이란 전쟁으로 러시아의 석유 가치가 상승하고 제재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