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 이양’ 공백기에 있을 북한의 ‘윤석열 기선 제압’ 도발
⊙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 강화 위해 국력에 맞는 군사·경제적 협력 해야”
⊙ 사드 추가 배치와 ‘한국형 3축 체계’ 복원·조기 구축
⊙ 국가채무 404조2000억원 증가한 ‘문재인 5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2배 이상
⊙ 재정건전성 확보 위해 공약 조정하고, 실효성 있는 재정준칙 도입해야
⊙ 기대수명, 경제성장률, 출산율 적용해 연금 수령 시기·금액 조정하는 ‘장치’ 둬야
⊙ 측근 검사 기용은 ‘윤석열표 공정·상식’에 대한 의심 자초할 가능성 커
⊙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 강화 위해 국력에 맞는 군사·경제적 협력 해야”
⊙ 사드 추가 배치와 ‘한국형 3축 체계’ 복원·조기 구축
⊙ 국가채무 404조2000억원 증가한 ‘문재인 5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2배 이상
⊙ 재정건전성 확보 위해 공약 조정하고, 실효성 있는 재정준칙 도입해야
⊙ 기대수명, 경제성장률, 출산율 적용해 연금 수령 시기·금액 조정하는 ‘장치’ 둬야
⊙ 측근 검사 기용은 ‘윤석열표 공정·상식’에 대한 의심 자초할 가능성 커

- 사진=뉴시스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탓에 초반부터 수많은 난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과제 폭탄’을 떠안은 셈이다. 그런 상황에서 《월간조선》은 윤석열 정부가 우선하여 다뤄야 할 기본적인 국정과제 5가지를 제안하려고 한다. ▲한미동맹 재건 ▲북핵 대응 능력 향상 ▲재정건전성 회복 ▲공적연금 개혁 ▲법치 복원 등이다.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 되겠다”던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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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대북 굴종적’ 자세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
이 같은 문재인 정부의 유화책에 북한은 각종 도발로 ‘화답’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황만 놓고 보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5년 동안 국민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대변’하고 다니며 대북제재 완화·해제를 외친 사이 북한은 핵무장을 강화하고, 투발 수단을 다양화하고, 더 많은 핵무기를 비축했다. 미사일 고도화에 집중했다. 미국을 위협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도 만들었다. 기존의 미사일방어망을 회피·무력화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극초음속미사일도 보유했다.
문재인 정부가 ‘평화’를 외치는 동안 북한은 미사일 발사 도발만 총 36회(2017년 5월 10일~2022년 3월 10일) 자행했다. 이 정권이 그렇게 남북 관계가 파탄 났다고 주장했던 이명박(李明博) 정부 당시 북한의 미사일 도발 횟수는 12회, 박근혜(朴槿惠) 정부 때는 5회였다.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의 봄’ 운운하던 와중에 북한의 도발은 박근혜 정부 때보다 7배나 늘어난 셈이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온갖 모욕을 쏟아내기도 했다. ▲우리 눈에는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2019년 8월 11일)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한 사람. 북쪽에서 사냥총 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2019년 8월 16일) ▲연설 때마다 꼭꼭 제정신 없이 외워대고 있는 것을 보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정신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2020년 6월 17일) ▲온갖 잘난 척, 정의로운 척, 원칙적인 척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채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가니…(2020년 6월 17일) ▲세계적으로 채신머리 골라 할 줄 모르는 데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할 특등 머저리(2021년 1월 12일) ▲태생적인 바보… 판별 능력마저 완전히 상실한 떼떼(2021년 3월 16일) 등이 그것이다.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문 대통령은 심지어 북한 평양 옥류관 직원 오수봉으로부터 “우리의 이름난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었다”는 조롱을 당했다.
윤석열이 직면할 북한의 고강도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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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은 현재 남한의 ‘정권 이양 공백기’를 틈타 ‘윤석열 기선 제압’ 목적의 중대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윤 당선인은 또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해서 “국민들이 불안하면 현 정권을 지지할 것이라는 그 계산으로 김정은이 저렇게 쏘는 것”이라며 “제게 정부를 맡겨주시면 저런 버르장머리도 정신이 확 들게 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후 직면할 안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늘 그래 왔듯이 북한은 새롭게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고,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를 유도하기 위해 고강도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은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아산정책연구원이 《2022 아산 국제 정세 전망》에서 분석한 내용이다.
〈2022년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현 대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희박하다. (중략) 북한은 대미 무력시위의 수위를 높이면서 남한에 대한 도발도 자행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전략무기를 통한 무력시위만으로는 더욱 시급한 현안들이 산재해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주의를 환기하기 어렵다는 점과 새로운 한국 정부에 대한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북방한계선 인근 지역이나 휴전선에서의 무력 도발과 같은 충격 요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러한 도발은 새 정부에 첫 외교·안보 도전과제를 안겨주면서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고 있음을 상기시킬 수 있다. 북한의 무력시위와 미사일 도발 가능성은 새 정부가 취임하는 5월과 11월 미국 중간선거 사이에 더욱 농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반도 상황은 북한의 위기 인식과 미국의 무관심의 상호 작용에 따라 변화하는 형태를 띨 것이다. 북한이라는 위협을 애써 축소하여 인식하려는 미국과 한국 간의 괴리가 확대될 때 북한의 도발은 더욱 효과적이다. 현재 한미동맹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재 북한은 ICBM 발사 가능성을 언급하는 한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 실험장 갱도 일부를 복구해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시기를 김일성 생일(4월 15일) 전후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한국 방어 공약 강화 이끌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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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당선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 동맹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대미(對美) 발언권을 강화해야 한다. 사진=뉴시스 |
또한 중국과의 패권 경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우선순위를 두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 변경을 촉구해야 한다. 조만간,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할 〈핵 태세 검토 보고서〉에 ‘핵 선제 불사용 원칙’과 ‘단일 목적 핵 보유 원칙(기자 주: 미국 안보만을 위한 핵 보유)’이 명시되는 걸 막는 작업을 해야 한다. 미국이 해당 원칙들을 공식 입장으로 천명할 경우 북한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해 중대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정부가 상기 조치들을 위한 대미(對美) 발언권을 확보하려면 우리의 경제력과 군사력에 준하는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 즉 중국에 대응하는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가치 동맹에 동참하고, 일정 정도의 부담을 함께 져야 한다는 얘기다. 다음은 이와 관련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3월 10일 발표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현실과 이상의 혼란》의 대목이다.
〈우선 한국은 ‘동류 국가’와 함께 미국을 도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복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 10위권 경제력과 6위 군사력을 보유한 한국도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비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미국에 의존하던 습성에서 벗어나 오히려 비틀거리고 혼란에 빠진 미국을 추동할 필요가 있다.
북한 비핵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되지만, 최우선 순위는 북한 핵 능력을 억제하는 데 맞춰져야 할 것이다. 미국은 핵 사용 결정권을 결코 동맹국과 공유하지는 않으나 최대한 제도화된 확장억제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하여 확장 억제를 명문화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한미 양국 입법부에서 비준받는 조약이라면 가장 높은 수준의 제도화가 될 것이다. (중략) 결론적으로 전환기에 혼란에 빠진 세계 정치에서 한국은 명확한 원칙과 목표를 갖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통해 한국이 번영하고 안보를 지킨 것을 기억해야 한다. 더불어 한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핵 군축과 군비제한을 우선시하더라도 반드시 완전한 북한 비핵화와 연동토록 해야 한다. 더불어 북한 핵 억제 능력을 최우선으로 확충해야 한다. 한국과 한미 동맹이 북한 핵을 막을 수 있다면, 즉 북한 핵의 효용성을 낮춘다면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요원한 북핵 감시·타격 능력 확보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기간, 문재인 정부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는 확연히 다른 ‘대적관(對敵觀)’을 밝혔다. 그는 1월 14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란 글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또 1월 24일,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하면서 국방백서에 북한군을 ‘주적’으로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또 현재 우리 안보 최대 위협인 북한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 추가 배치’를 언급했다. ‘종말 단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는 적의 미사일을 40~150km의 ‘고고도’ 상공에서 요격한다. 현재 경북 성주군에 임시배치돼 가동 중인 주한미군의 사드 1개 포대만으로는 남한 전역을 방어할 수 없다. 사드 미사일 요격 사거리가 최장 200km에 불과하므로 현재로서는 수도권 방어가 불가능하다. 이에 윤 당선인은 미국으로부터 사드를 구매해 추가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의 고도가 사드의 요격 고도에 미치지 못하므로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하지만, 북한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각과 연료량을 조절해 발사할 경우 지금의 패트리엇 미사일(PAC-2, PAC-3)로는 방어가 어렵다. 따라서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조기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
윤 당선인은 또 선제타격 능력인 킬체인(Kill-chain) 등으로 구성된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미사일 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 조기 전력화를 약속했다. 킬체인은 핵미사일 발사 등 적의 중대 도발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고, 30분 안에 타격한다는 구상이다. 애초 우리 군 계획상 2023년까지 구축하는 걸 목표로 했으나 적기에 완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북한이 액체 연료를 밀폐용기에 넣었다가 발사 직전 장착해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사전 탐지가 쉽지 않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이용할 경우 기존 구상에 따른 킬체인으로 이를 포착하고 타격하는 것은 어렵다. 대대적인 ‘킬체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킬체인 외에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가 제대로 작동되려면 감시체계, 통합 지휘·통제·관리 체계, 타격·요격 체계 구축을 완료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눈’이라고 할 수 있는 감시정찰자산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우리 군은 정찰위성 5기를 쏴 올릴 계획이다. 또 감시정찰용 초소형 위성체계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초소형 위성체계는 정찰위성과 별도로 저고도에서 각자 정해진 궤도를 돌며 30분마다 한 번씩 탐지 지역의 이상 징후를 감시한다. 주·야간, 기상 상황과 무관하게 고도 510km 상공에서 지상에 있는 1m 크기의 물체까지 고해상도로 관측할 수 있지만, 그 발사 시기는 2025년이다. 정찰위성도 마찬가지다.
국민 생명 지킬 ‘핵 방공호’ 구축도 시작해야
윤석열 당선인은 북핵 감시·타격 역량과 함께 화생방 방공호를 확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미연합군이 북핵 사전 탐지, 요격에 실패했을 경우 국민 생존을 위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할 핵 방공호는 현재 거의 없다.
한국위기관리연구소가 2017년 국민안전처 의뢰에 따라 작성한 연구용역 보고서 〈북한 핵 공격 대비 비상대비태세 발전방안〉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의 민방위 대피시설은 총 2만2987개소다. 우리나라 민방위 대피시설은 적의 재래식 무기와 일부 화생방 위협에 대비할 수 있게 지어졌다. 이 중 99.3%는 불특정 다수의 주민을 위해 유사시 대피소로 지정한 공공용 시설이다. 공공용 시설의 대다수는 아파트 주차장이다. 이곳엔 자가발전기, 방송 설비, 통신 설비, 냉·난방 설비, 공기 공급·정화 장치, 급수시설, 비상식량, 화장실이 갖춰져 있지 않아 핵폭발과 낙진을 피해 2~14일 동안 머무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주요 대피시설인 지하철역의 경우엔 일부 시설이 갖춰져 있긴 하지만, 역시 장기간 체류하는 건 어렵다. 잠시 대피할 수 있는 시설마저도 그 위치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와 달리 스위스는 1990년대에 이미 국민 모두를 대피시키는 데 충분한 대피시설을 확보했고, 그 이후 계속 그 질을 향상시켜왔다. 인구와 국토 면적이 각각 남한의 1/6, 1/2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스위스는 주거지와 병원 인근에 핵 공격을 버틸 수 있는 방공호 30만 개를 구축했다. 공공 방공호도 5100개다. 이들 방공호는 스위스 전체 인구의 114%를 수용할 수 있다. 가정별로도 환기 및 공기여과장치를 갖춘 대피시설을 구축해두고 있다. 스위스는 1950년대부터 건물을 신축하거나 1000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대피소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소요되는 경비의 30%를 정부가 보조했다.
2018년 당시 행정안전부는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피소 1개소당 단가를 16억원으로 추산했다. 5100만 명을 가정한다면, 이를 모두 수용할 핵 방공호를 짓는 데 총 272조원이 필요한 셈이다. 만일 북한이 핵개발 야욕을 드러낸 1990년대 초반부터 확충 작업을 진행했다면, 이미 남한 인구 대다수를 수용할 수 있는 핵 방공호가 완비됐을 것이다.
사상 최악의 국가채무 만든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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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국가채무는 404조2000억원 증가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36%에서 50%로 늘었다. 출처=통계청 |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매년 상승했다. 통계청 통계로 따지면 문재인 정부 기간 국가채무 증가율은 ‘최악’이다. 김대중 정부 당시 국가채무 비율은 15%에서 2%p 증가해 17%가 됐다. 노무현 정부 때는 10.5%p(17→27.5%),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3.3%p(27.5→30.8%),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5.2%p(30.8→36%)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에는 36%에서 14%p 늘어 50%를 기록했다.
2015년 9월, 당시 야당이던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의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의 2016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서 “2016년 예산안에서 국가채무 비율이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왔던 40%가 깨졌다. 박근혜 정부 3년 만에 나라 곳간이 바닥나서 GDP 대비 40%에 달하는 국가채무를 국민과 다음 정부에 떠넘기게 됐다”며 “재정건전성 회복 없는 예산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실제 2016년 당시 국가채무 비율은 38.2%)한 바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를 비판할 때 금과옥조처럼 내세웠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40%’를 그 자신이 집권한 기간에 깼다는 얘기가 된다.
참고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의 ‘적정선’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국제통화기금에서는 60%를 제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을 구성하는 토대가 된 마스트리흐트 조약에서도 유럽공동체 가입 조건으로 같은 기준을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근거로 해서 지금까지의 재정 운용은 건전하게 이뤄졌고, 확장 여력이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지만 다수 전문가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아니므로 보수적으로 상한선을 설정하고 채무 비율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영구 지출 성격의 사회보장 비용이 급증할 수밖에 없고, 북한 붕괴 또는 남북통일 등에 대비한 비용 조달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참고로, 국제통화기금은 지난해 발간한 〈재정점검 보고서〉에서 오는 2026년 말 우리나라의 일반 정부 국가채무가 GDP 대비 66.7%로 선진 35개국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경우에는 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지금으로부터 불과 8년 뒤인 2030년에는 그 비율이 80%에 육박하게 된다고 예측했다.
“경제적 효과 적은 현금성 복지에 재정 지출”
문제는 이 같은 정부 지출이 일회성·전시성 일자리 사업이나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같은 효율성 낮은 사업에 치중돼 경제 효과가 미미했다는 점이다. 한국재정정책학회장을 지낸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2월, ‘2022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문재인 정부 5년 평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재정 정책이 어디로 왜 잘못 갔는가〉에서 문재인 정부는 재정 지출의 효과를 과신하는 ‘재정 맹신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염 교수는 논문에서 “단기적 경제위기 극복 방안으로서의 재정 역할을 강조한 케인스 이론을 정부가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 재정이 국가의 모든 문제를 치유·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나 요술 방망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부관, 경제관, 재정관에 각각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염 교수는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의 근간이 되는 ‘선투자’와 ‘착한 빚’ 논리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 선순환의 마중물’ 운운하며 빚을 져서라도 재정을 풀면 경기가 활성화돼 빚을 충분히 갚을 수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거침없이 확장재정을 추진했다. 이 같은 정부 지출의 ‘선(先)투자’ 효과는 어떻게 될까.
염 교수는 논문에서 정부가 지출 확대 폭을 빠른 속도로 늘렸음에도 국내총생산 증가 폭은 재정 확대 폭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재정 확대 폭이 20조원대 이하였던 2017년과 2018년에는 재정승수(조세의 증가나 감소가 국민소득 수준의 증가나 감소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나타내는 계수)가 1보다 높았지만, 2019년과 2020년에 재정 확대 폭이 40조원 이상으로 커지면서 1 이하로 하락했다.
이와 관련, 염 교수는 “최근 들어 대폭 늘어난 재정지출이 긴급재난지원금, 소상공인 피해보상용 지원, 재정일자리사업(공공아르바이트)과 같은 현금성 복지지출을 비롯해 승수 효과가 매우 낮은 비생산적 사회보장성 이전 지출에 주로 사용됐다”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닥난 곳간 물려받는 윤석열이 해야 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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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대선 당시 기축통화국 운운하며 ‘재정 확대’를 주장한 것과 달리 우리의 재정 상황은 국가신용등급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윤석열 정부가 재정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 내버려 두거나, 오히려 대중영합주의적 정책을 시행해 나랏빚을 늘린다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인구 구조를 봤을 때, 이변이 없는 한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은 갈수록 악화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령화는 자연스럽게 사회복지비 지출 증가를 초래한다. 복지 혜택을 추가하지 않더라도, 고령 인구가 급증하므로 복지비도 폭증할 수밖에 없다. 또한 경제성장 능력을 잠식한다. 경제성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세수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국가채무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재정건전성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재정건전성 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 국가 신용도가 떨어진다. 그럴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채 금리가 상승한다. 그 여파에 따라 다른 금리도 인상돼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가중시켜 성장 잠재력이 감소한다. 성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세수가 줄고, 덜 걷힌 세수를 충당하기 위해 정부는 다시 높은 이율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벌써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한국의 재정건전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사(社) 관계자들과 국가신용등급 평가 관련 주요 현안을 논의하면서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부도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면서 ‘재정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다.
역시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는 3월 11일 한국 관련 보고서를 통해 “적극적인 재정 지출과 함께 재정 적자에 대한 관용이 한국에서 점차 더 고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 1월에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재확인하면서 한국이 단기적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총 국가채무 비율 상승을 감내할 만한 충분한 재정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국가채무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궤적을 그리는 만큼 앞으로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는 압력이 누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재인식 ‘무늬만 재정준칙’ 버려야
이런 까닭에 윤석열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는 밑그림을 짜야 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국가채무 등 재정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정하는 규범인 ‘재정준칙’의 도입을 강조한다. 윤석열 당선인 역시 대선 기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며 재정준칙 도입을 주장했다. 당시 그는 “새 정부 출범 1년 이내에 재정준칙을 마련해 국가채무를 관리하고, ▲정확한 경제 전망 ▲재정 운용의 책임성 ▲재정 통계의 투명성 등으로 책임 있는 재정준칙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 재정준칙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현재 국회에는 2025년부터 국가채무 비율을 ‘대통령령’으로 관리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는 2020년 12월, 문재인 정부가 발의한 의안이다. 법안 발의에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0년 10월 돈 씀씀이를 줄이겠다며 이른바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국가채무 비율은 국내총생산의 60%,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GDP의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내용인데, 그 세부 사항을 보면, 이는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 ‘무늬만 재정준칙’일 뿐 재정건전성 확보 차원에서는 별 효용이 없다는 얘기다.
2020년에 법안을 발의했으면서 시행 시기는 5년 뒤인 2025년으로 설정한 것부터 문제다. 유예기간을 5년이나 둔 것이다. 돈을 펑펑 쓴 문재인 정부는 재정준칙에서 벗어난 채 후임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발상이 기저에 깔렸다고 볼 수 있다. 관행적으로 국가채무 비율의 상한선으로 상정했던, 문 대통령이 야당 시절 그렇게도 강조했던 ‘국가채무 비율 40%’를 포기하고, 60%로 올려 잡은 것 역시 현재 심화하는 재정 문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을 지낸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는 지난해 11월 “한국형 재정준칙은 현 정부에서 국가채무 비율 60%를 넘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 보니 재정 적자를 상당히 큰 폭으로 하고 나중에 채무 비율이 늘면 다음 정부·세대가 알아서 줄이란 것을 복잡한 산식으로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문제는 기획재정부가 ‘국가재정법’을 통해 재정준칙으로 국가채무를 관리한다는 ‘원칙’만 선언하고, 구체적인 기준은 시행령에 담기로 한 점이다. 정부가 수정할 수 있는 시행령은 국가 재정 상황이 아니라 ‘정부 입맛’ 또는 ‘정치권 압력’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크다.
또한 ‘경기 둔화’로 ‘판단’될 때는 관리 기준을 완화하는 ‘예외 사항’을 뒀는데 ‘경기 둔화’의 기준과 이를 판단할 주체가 모호하다. 사실상 이 역시 정부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여지를 둔 셈이다. 재정준칙을 어기더라도 4년에 걸쳐 추가 재정건전화 대책을 마련한다는 내용만 있을 뿐, 강력한 제재 조항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과 재정준칙 세부 사항을 폐기하고 엄격한 기준을 담은 새로운 준칙을 마련해야 한다. 재정준칙의 세부 산식을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명기해 구속력을 강화하고, 정부가 자의적으로 수정·해석할 수 있는 ‘경기둔화’ 등의 기준 역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재정준칙을 어길 경우 제재도 신설해야 한다. 여기에 재정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인 ‘재정 운용 감시위원회’를 구성해 정부를 ‘견제·비판’하도록 해야 한다.
“시급하고 절실한 공공부문 구조조정”
이 밖에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윤석열 정부는 ▲성장잠재력 배양 ▲복지지출 합리화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을 추진해야 한다. 전술한 사안은 세계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9년에 국회예산정책처의 용역 의뢰에 따라 임주영 당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가 작성·제출한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중장기 재정운용방안에 관한 연구〉에 기술한 내용이다. ‘실패’한 노무현 정부 후임이었던 이명박 정부가 세계금융위기 당시 처했던 상황과 역시 ‘실패’한 문재인 정부 후임이 될 윤석열 정부가 맞이할 상황이 유사하고, 당시 임 교수의 주문이 현재까지 실현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정리해 소개한다.
〈◆성장잠재력의 배양을 위한 정책 추진
성장잠재력이 낮은 상태에서는 성장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고 재정건전성의 회복을 위한 제반 재정 정책의 운용도 제한될 수밖에 없는데, 현 정부(이명박 정부) 출범의 중요한 동기도 참여정부(노무현 정부)하에서의 성장잠재력 하강에 있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음. 우선 성장잠재력의 배양을 위해서는 ▲복지지출의 합리화 ▲감세 정책의 지속적 추진 ▲요소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효율화 및 확대 ▲서비스 산업의 양성 ▲공공 및 민간의 구조조정 지원 등이 추진되어야 함.
세입 측면에서 국민 부담의 급속한 증가 없이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세율인상과 세목의 신설을 배제하고 비과세 감면의 정비, 과세대상의 확대 및 세제의 정상화를 통해서 세수증대를 유도하여야 함. 세출의 측면에서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조직의 축소 개편, 중기재정계획의 실효성 보장, 사후관리 및 성과관리의 강화와 피드백 체제의 구축, 지출 우선순위의 재조정이 이루어져야 함.
◆복지지출의 합리화
높은 사교육 비용과 가계부채 비율이라는 제약 속에서 복지지출의 확대가 내수의 증대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비효율적인 복지전달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맹목적인 복지지출의 확대는 지난 참여정부의 오류를 반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함. 따라서 복지지출의 확대를 위해서는 ▲성장이 없는 복지지출 확대의 억제 ▲비효율적인 복지 전달 체계의 개선과 복지체계 전반의 재정비 ▲가계부채와 높은 사교육비 등 중산·서민층의 소비억제 요인들의 개선 등의 전제조건들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
◆재정건전성의 제고
잠재성장률의 배양을 위하여 또 다른 중요한 과제가 바로 재정건전성의 회복에 있음. 재정건전성의 악화는 자본시장에서 국채 발행을 통하여 구축 효과를 발생시켜 민간 투자를 축소시킴으로써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키는 악영향을 미치는데, 조세와 재정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합리적으로 설계하여 재정건전성의 조속한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함.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강력한 추진
정부조직의 축소 개편은 정부 출범 초기에 할 과제라는 측면에서 시기를 놓친 감이 있지만 공공부문 전반의 구조조정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작업인데 현 정부가 08년 출범 이후 6차에 걸쳐 추진했다는 공공기관 선진화 작업은 국민의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수준임.
정부가 관리하는 302개 공공기관에만 매년 44조원에 달하는 직접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데 공공기관들의 방만한 운영실태에 대해서는 매번 언론을 통해 국민 일반에게까지 인식되어 있음. 유사중복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의 통폐합은 물론 공공기관의 인사·보수체계까지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으면서 재정건전성의 회복 책임을 국민 일반에게 전가할 수는 없음. 옥동석(2008)의 연구에 의하면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을 통해서만 매년 20조원의 재정절감이 가능하다고 주장될 정도로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은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임.〉
“화끈하게 예타 면제”는 지양해야
이 밖에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기간 발표했던 지역 공약을 재점검하고, 불요불급한 사업의 경우에는 철회해야 한다. 대통령의 공약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막대한 세금을 들여 각종 인프라 건설을 추진할 때 ‘지역 균형 발전’이란 핑계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행태 역시 고쳐야 한다.
예비타당성 조사란,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의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1999년 김대중 정부 때 도입됐다.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고 지원이 300억원 이상 되는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사업은 총 144건, 사업비 규모는 106조원에 달한다. 면제액은 더불어민주당이 ‘토건 공화국’이라고 조롱한 이명박 정부의 1.7배, 박근혜 정부의 4.2배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액을 모두 합쳐도 문재인 정부의 기록을 따라잡지 못한다.
이런 마당에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부산에서 “가덕도신공항, 기왕에 시작할 거면 화끈하게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야 할 급박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데도 자신의 공약이란 이유로 “화끈하게~” 운운하며 국민에게 천문학적 규모의 사업비를 전가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
문재인이 미룬 ‘연금개혁’ 폭탄도 떠안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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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 최악의 저출산 현상이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 고갈 시기는 기존 2057년보다 더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출처=통계청 |
국민 노후 자금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준조세’ 형식으로 걷는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저항은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 호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보험료 비율’은 올리고, 나중에 받을 연금을 깎는 걸 ‘개혁’이라며 반길 유권자를 찾기는 어렵다. 이런 까닭에 그간 국내의 ‘국민연금 개혁’은 김대중 소득대체율(은퇴 전 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만 두 차례 하향 조정하는 데 그쳤다. 1998년 김대중 정부 때는 소득대체율을 기존 70%에서 60%로, 2007년 노무현 정부 때는 60%에서 40%로 깎았다. 직장가입자의 현행 보험료율(기준 소득 대비 보험료 납부액 비율)은 1998년 이후 24년째 9%를 유지하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수급 구조 탓에 국민연금 고갈은 시간문제였고, 그 시간은 점점 단축됐다. 문재인 정부가 2018년에 실시한 국민연금 4차 재정 계산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2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해 2057년에 고갈된다. 3차 재정 계산(2013년) 당시보다 적자 시기, 고갈 시기가 각각 2년, 3년 앞당겨진 것이다.
같은 해, 문재인 정부는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4가지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첫째, 보험료율 9%·소득대체율 40%인 현행 국민연금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2057년에 기금이 완전히 고갈된다. 둘째, 현행 국민연금 제도를 유지하면서 기초연금을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셋째, 소득대체율을 5%p 인상(40→45%)하고, 보험료율도 현행 9%에서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12%까지 올리는 내용이다. 넷째, 소득대체율을 10%p 인상(40→50%)하고,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13%까지 상향하는 것이다. 문제는 3안과 4안대로 한다고 해도 국민연금 고갈 시기를 예상보다 5~6년 늦출 수 있을 뿐 근본적인 해법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시나리오만 만들어둔 채 이를 추진하지 않았다.
경제·사회 변수 적용하는 ‘자동 조정 장치’ 필요
윤석열 정부 때 이뤄질 2023년 국민연금 재정 계산 결과는 2018년 때보다 더 혹독할 수밖에 없다. 2018년 계산 당시 문재인 정부는 2030년 출산율을 1.32명, 2060년 1.38명 등으로 가정하고 계산했는데,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국내 저출산 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1.05명(2017년)에서 0.81명(2021년)으로 급감했다. 저출산 대책에 연평균 35조원을 썼는데도 처참한 출산율을 기록한 것이다. 통계 작성 이래 합계 출산율이 0명대로 떨어진 적은 처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 역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런 까닭에 다시 계산돼 새롭게 제시될 국민연금 관련 전망은 5년 전보다 암담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가 ‘연금개혁’을 할 경우에는 보험료율을 선진국 수준(일본 18.3%, 독일 18.7%, 미국 12.4%)으로 올리고,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계간지 《추계&세제 이슈》상 ‘주요국의 공적연금 개혁 사례’에 따르면 영국은 국민연금을 처음 받는 연령을 늦추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했다. 2017년 당시 남성 65세, 여성 60세 이상인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남녀 모두 66세로 연기했다. 또 2028년까지 67세, 2046년까지 68세로 수급 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단순히 수치 일부를 조정하는 것을 넘어서 합계 출산율, 기대수명, 경제성장률 등 연금 적립·지급에 영향을 주는 경제·사회 주요 변수들을 반영해 보험료와 연금 수급액, 수급 개시 연령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5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재정 계산 때마다 제기되는 국민연금 고갈 시기,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관련 논쟁을 없애기 위해 ‘자동 조정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은 2004년부터 기대수명 증가와 출생률 감소에 맞춰 연금 지급액을 자동 삭감하는 ‘거시경제 슬라이드’란 ‘자동 조정 장치’를 적용하고 있다. 독일 역시 경제성장률, 출산율 등 경제·사회 변수에 따라 소득대체율이나 수급 시기 등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경제 상황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증감하고, 수급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다. 덴마크의 경우에는 기대수명이 1년 길어지면 그에 따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1년 늦춘다. 스웨덴은 기대수명과 함께 연금 재정 상태에 따른 조정 장치를 두고 있다.
‘윤석열 사단’을 검찰 요직에 앉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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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총장 재직 당시 윤석열 당선인과 그의 최측근인 한동훈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다. 윤 당선인이 소위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을 검찰 요직에 임명한다면, ‘윤석열표 공정’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사진=뉴시스 |
이 같은 윤 당선인의 정치 입문 계기, 당선 배경 등을 고려하면 그는 전임 대통령과 달리 ‘공정’한 면모를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그가 강조한 ‘법치 회복’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네 편 내 편 가릴 것 없이 국민 편에서 엄단하고,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의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가겠다”고 한 윤 당선인은 이와 관련해서 추진해야 할 일들이 있다.
먼저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야 한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의 비리를 감시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 때 도입된 제도다.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은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의 친족, 대통령 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기 주변 인사의 비리를 막는 역할을 하는 특별감찰관을 끝내 임명하지 않았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특별감찰관이 결원된 때에는 결원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제8조 2항)해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해당 자리는 ‘공석’으로 남았다.
둘째, 소위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을 검찰 요직에 앉히는 걸 ‘숙고’해야 한다. 검찰총장 재직 당시 측근 기용 문제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이 있었고, 대선 기간 반대 진영으로부터 “당선되면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란 의심을 받았기 때문에 검찰 인사 논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윤 당선인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검찰에 독자 예산 편성권을 주겠다고 하는 등 검찰 독립성 강화를 외치는 마당에 그의 측근들이 검찰 요직에 앉는 것은 그의 집권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에 대한 의심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이고, 직접적인 수사권을 행사하는 서울중앙지검장직의 경우에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최측근인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서울중앙지검장 기용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2월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할 것이냐?”란 질문을 받자 “왜 한동훈 검사장을 무서워하느냐? 정권에 피해를 많이 입어서 중앙지검장 하면 안 되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검사장은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며 “일본강점기에 독립운동한 사람이 정부 주요 직책에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만일 한 검사장을 비롯한 ‘윤석열 사단’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직에 앉게 된다면, 자칫 정상적인 검찰의 수사와 기소 행위마저 ‘정치 보복’으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윤 당선인 말에 따르면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피해를 자주 본 한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 돼 전임 정권의 각종 권력형 비리 수사를 지휘한다면, 실상과 무관하게 그 ‘시스템’의 표면적인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