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 꿈꾸다가 좋아하는 스카이다이빙 계속하려 사업가로 인생 행로 바꿔”
⊙ “우리나라가 후발 주자지만, 경량 항공기 분야 등에서 경쟁력 갖출 수 있어”
⊙ “이제 마이카가 아니라 곧 마이 플레인 시대가 올 것”
⊙ 1990년부터 4900회 高空 降下… 아시아나낙하산연맹 회장, 국제항공협회 최고집행이사 등 역임
李宗勳
⊙ 53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 석사,
아주대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지능형교통공학) 대학원 석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72기) 수료.
⊙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 회장, 국제항공연맹(FAI) 최고집행이사, 아시아나낙하산연맹 회장,
대한싸이클연맹 부회장, 한국전기안전공사 부사장 역임. 現 (주)삼양건설산업 부회장,
대한민국항공회 부회장.
⊙ “우리나라가 후발 주자지만, 경량 항공기 분야 등에서 경쟁력 갖출 수 있어”
⊙ “이제 마이카가 아니라 곧 마이 플레인 시대가 올 것”
⊙ 1990년부터 4900회 高空 降下… 아시아나낙하산연맹 회장, 국제항공협회 최고집행이사 등 역임
李宗勳
⊙ 53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 석사,
아주대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지능형교통공학) 대학원 석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72기) 수료.
⊙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 회장, 국제항공연맹(FAI) 최고집행이사, 아시아나낙하산연맹 회장,
대한싸이클연맹 부회장, 한국전기안전공사 부사장 역임. 現 (주)삼양건설산업 부회장,
대한민국항공회 부회장.
사실 이건 남자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비슷한 경험이고 꿈이다. 하지만 ‘꿈’은 나이가 들면서 빛이 바래기 마련이다. 더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꿈’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는 달랐다. 1990년 1월 4일 그는 첫 강하(降下)를 했다. 이듬해 그는 미국에 가서 USPA(미국낙하산협회)에서 발급하는 스카이다이빙 교관(Instructor) 자격증을 땄다. 1994년에는 교관을 가르칠 수 있는 시험관(Examiner) 자격증도 땄다. 이후 그가 한 고공 강하 횟수는 4900여 회에 달한다. 특전사령부 소속 장병들 중에도 그 정도 고공 낙하 경험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이후 20여 년, 그는 국제항공스포츠계의 거물로 성장했다.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 회장, 아시아나낙하산연맹 회장, 국제항공연맹(FAI) 최고집행이사 등을 거쳐 현재는 대한민국항공회 부회장으로 있다. 이종훈(李宗勳·53) 삼양종합건설 부회장의 얘기다. ‘항공스포츠에 푹 빠진 이색(異色) 기업인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8월 7일 서울 논현동의 사무실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건설·물류 사업을 하는 분이 스카이다이빙을 비롯한 항공스포츠에 푹 빠졌다니 뜻밖”이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사업을 하면서 취미로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게 아닙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 사업을 하게 된 거죠. 솔직히 항공스포츠는 돈이 꽤 드는 운동입니다. 월급쟁이로는 안 되겠더라고요. 계속해서 제가 좋아하는 스카이다이빙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겠다 싶어서 사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스카이다이버나 사업가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이 되었을까요.
“글쎄요…. 일본 유학까지 했던 외삼촌이 일제(日帝) 말기 학병(學兵)으로 끌려갔다가 전사(戰死)하셨어요. 어려서부터 그 얘기를 들으며 자랐기 때문인지, 역사나 민족, 통일 같은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한 것도 그래서였고요. 어쩌면 정치를 했을지도 모르지요. 돈을 만지고 회계장부를 들여다보는 것은 제 적성과 맞는 일은 아니었어요.”
그가 지금 하는 사업은 건설업과 물류업. 형(이종성)이 회장으로 있는 삼양건설산업 부회장을 맡고 있다. 서울 안국동 헌법재판소, 가톨릭대 본관 등을 지은 실력 있는 회사다.
“시속 200~400km로 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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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시절 비행기에서 고공 낙하를 하는 이종훈 회장. 스카이다이빙이 안전한 스포츠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캐주얼한 복장에 짚신을 신었다. |
“하늘에서 고공 점프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느낌을 몰라요. 배 기자도, 기회가 되면 한번 해보세요. 탠덤(Tanderm・교관과 초보자가 2인승 낙하산을 이용해 함께 낙하하는 방식)도 있으니까요. 스카이다이빙을 해보면 알게 될 겁니다. 하여튼 유도, 사이클, 스키, 축구, 테니스, 탁구, 등산 등 온갖 운동을 다 해 봤는데, 스카이다이빙만 한 게 없어요.”
―하늘에서 뛰어내릴 때의 느낌이 어떤가요.
“보통 1200~1500피트(약 3600~ 4500m) 높이에서 뛰어내립니다. 비행기에서 이탈하는 순간, 지상이 까마득하게 보이지요. 등산을 가서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시원한 느낌 같다고 할까요? 물론 등산의 경우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비행기에서 이탈해서 50초 정도 자유낙하를 하다가 낙하산을 펴고 2~3분 정도 강하합니다. 시속 200~400km 정도의 속도로 떨어지는데, 공기의 저항 때문에 공중에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자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걸 못 느껴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그 느낌은 뭐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좋아요.”
―시속 200~400km라니, 너무 편차가 큰 것 같은데요.
“속도는 몸을 이용해 조절할 수 있어요.”
―몸을 이용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요? 낙하하면서 무슨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가능한가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물론 처음에 교육생 시절에는 정신이 없지요. 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는 하늘로 올라가야 한다. 하늘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이건 두말할 필요도 없는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민간인이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일이 쉬운 일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 주로 어떤 비행기를 이용합니까.
“특전사의 훈련 강하 때, 민간인 스카이다이버들도 함께 강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960년대부터 군(軍)에서는 민간인 스카이다이버들의 활동을 많이 도와주었어요. 1960년대에는 육군 항공대 U-6A 경비행기를 지원받아 강하 활동을 하기도 했고, 1980~90년대에는 육군항공기(UH-1H) 지원 및 특전사 장비 지원으로 매주 정기 강하를 실시하기도 했죠. 1960년대 후반에는 경향신문사가 보유하고 있던 세스나기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해요.”
이 회장은 “내가 운영하고 있는 한국스카이다이빙학교에서는 Bo-105라는 소형 헬기를 임차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2년에 헬기 임차를 허락받는 데 5~6개월이 걸렸어요. 서울지방항공청에서 민간인이 민간항공기를 이용해서 고공 낙하를 하는 건 전례(前例)가 없는 일이라면서 허가를 내주지 않으려 했어요.”
“중국에 가서 AN-2 이용, 스카이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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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안양비행학교에서 고공 강하에 사용하는 AN-2기 앞에서. 맨 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이종훈 회장. |
“5~6명 탈 수 있는데, 그럭저럭 할 만해요. 하지만 스카이다이빙을 하려면, 역시 고정익기(固定翼機)가 낫죠. 우리나라에서 고정익기를 이용해 한 번 강하하는 데 5만~10만원쯤 들어갑니다. 그래서 중국・호주・미국 등의 스카이다이빙 단체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외국에 나가서 강하를 합니다.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한 번 강하하는 데 2만~3만원 정도면 됩니다. 한번 출국해서 10~20회 정도 강하를 하고 돌아오죠.”
―강하하러 중국에도 갑니까.
“우리나라에서 골프 치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까, 골프 치러 중국이나 동남아로 나갔다 오는 사람들 많잖아요. 그것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중국은 항공스포츠 인프라가 참 잘 구축되어 있어요. 각 성(省)마다 항공학교가 있고, 항공학교마다 자체적으로 대형 항공기를 비롯해 각종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조종훈련, 강하 등을 할 수 있습니다. 항공스포츠 클럽도 여럿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종사가 각광받는 고소득 업종이잖아요? 한번은 중국 안양비행학교에서 우리가 탑승 준비를 마치고 ‘조종사 어디 있느냐?’고 부르자, 비행장 한구석에서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던 남자가 달려오더군요. 그의 모습이 조금은 궁상맞아서 비행사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그만큼 중국에는 조종사들이 많아요.”
―중국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에는 주로 어떤 비행기를 이용하나요.
“AN-2를 많이 이용합니다.”
AN-2는 소련에서 개발한 소형 항공기. 북한이 특수부대 침투용으로 다량 보유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비행기다. 이 회장은 “AN-2는 안전하고 저렴하고 연비(燃比)가 좋은 우수한 비행기”라고 말했다.
“기초교육 받는 데 50만~100만원 들어”
이 회장은 중국에 가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오는 걸 대수롭지 않은 듯 얘기하지만, 월급쟁이 기자가 듣기에는 아무래도 비용이 꽤 들어가는 럭셔리한 취미생활일 것 같다.
―스카이다이빙 교육을 받는 데는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나요.
“기초교육을 받는 데는 50만~100만원, 초급 수준의 자격증을 따는 데는 100만~200만원, 좀 더 고급의 자격증을 따는 데는 300만~400만원 정도 들 겁니다. 강하 자격증은 가장 초급인 A급부터 D급까지 있는데, A급은 강하 횟수 25회 이상, B급은 50회, C급은 200회, D급은 500회 이상 강하를 해야 합니다. 교관 자격증을 따려면 A~C등급마다 500회 이상의 강하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1회 강하할 때마다 비용이 들고….”
참고로 한국항공진흥협회와 한국교통연구원에서 펴낸 〈항공레저스포츠 수요 특성 분석을 통한 시장 창출 전략 수립연구〉(2014.12)라는 논문을 보면, 스카이다이빙뿐 아니라 항공 레저스포츠 관련 비용이 나와 있다. 경량 항공기의 경우 1시간 비행 비용이 10만원, 면허취득까지는 약 300만원이 든다. 패러글라이딩 2인승 체험비행 비용은 6만5000원~20만원, 헬륨기구 탑승은 1만5000원, 스카이다이빙 탠덤 체험은 43만~60만원 수준이다.
국제 항공스포츠계의 거물이 된 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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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인천에서 열린 FAI총회에서 발언하는 이종훈 회장(맨 오른쪽). |
2006~2012년에는 국제항공연맹(FAI) 최고집행이사를 지냈다. FAI는 1905년 설립된 국제 민간조직으로 “정치, 인종, 종교를 떠나 항공을 통한 국제적 교류로 평화적 유대 관계를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회장은 “FAI를 IOC에 비유하면 최고집행이사는 IOC위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FAI는 여섯 명의 최고집행이사를 두고 있는데, 각자 담당하는 업무가 있습니다. 저는 사업개발, 멤버십 확충, IOC와의 협의 등을 담당했습니다. FAI는 스카이다이빙과 패러글라이딩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대한민국항공회 부회장과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대한민국항공회는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대한체육회나 KOC(한국올림픽위원회)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한국경항공협회, 한국파라모터(뒤에 모터가 달린 패러글라이더-기자 주)협회, 한국모형항공협회, 한국소아링(글라이더 등의 활공기-기자 주)협회,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 한국여성항공협회, 한국열기구협회, 대한행패러글라이딩협회 등이 가입해 있다.
“항공우주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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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나낙하산챔피언십 대회에 참가한 남북한 선수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앞 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이종훈 회장. |
“지금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고 있는 자동차, 전자, 반도체, 철강 등은 이미 상승변곡점(變曲點)을 넘어섰습니다. 게다가 중국 등 후발국가들의 추격도 점점 더 빨라지고 있어요.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항공우주산업, 바이오산업, 식량산업, 신재생에너지사업입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항공우주산업 분야입니다.”
이 회장은 “항공우주산업 분야는 미래의 50년, 100년을 좌우할 분야인데도 이 부분의 역량이 취약하다”면서 “2009년 항공법을 개정하면서 경량 항공기에 대한 규정이 들어가면서부터 비로소 제도적 차원에서 항공레저・스포츠산업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항공스포츠나 레저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항공우주산업 발전의 인적(人的)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항공스포츠나 레저 관련 인력은 19만2500명 정도 됩니다. 행글라이더가 약 5500명, 패러글라이더가 약 6만2000명, 기구(열기구, 기구)가 약 1000명, 모형항공기가 약 12만명, 스카이다이빙이 약 4000명 정도입니다. 일본 약 40만~50만명, 미국 300만~450만명, 유럽 전체는 미국의 2~3배 정도, 이와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수치입니다.
어려서부터 모형비행기를 날려보고 하늘에 대한 관심을 갖다 보면, 그런 사람들 중에서 드론을 만들고 우주 로켓을 쏘아 올리는 항공우주 과학자・기술자들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종훈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항공스포츠・레저 관련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항공레저스포츠 활동을 위해서는 이착륙장 및 활공장(滑空場) 등 지상에서의 공간, 비행경로 및 공역(空域) 등 하늘에서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법적, 제도적, 재정적 제약요인 등으로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협소한 데다가, 항공 교통량이 많고, 남북 대치라는 안보상 문제까지 있어서, 제한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물론 항공안전과 안보를 위한 규제는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이착륙장이나 활공장 관련 규제들은 좀 풀어줬으면 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레저나 스포츠 차원에서가 아니라, 미래성장동력인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저변 확대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이 플레인 시대가 온다”
항공우주산업은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해외시장 진출에 실패하면 비행기 개발 회사는 휘청거린다. 라팔, 유로파이터, T-50 등이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보잉이니 에어버스니 하는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항공기 시장에 한국과 같은 신참자가 진입하는 게 가능할까? 이에 대해 이종훈 회장은 낙관했다.
“저는 보잉이나 에어버스하고 대형기 시장에서 경쟁하자는 게 아닙니다. 저는 마이 카(My car) 시대가 왔듯이, 언젠가는 마이 플레인(My plane)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경량기, 경량기 시장이 분명 열리게 될 것입니다. 또 항공우주부품산업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시장에서는 하기에 따라서는 우리가 얼마든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요.
우리나라가 1970년대에 처음 포니 자동차 만들 때만 해도, 우리나라가 이렇게 자동차 강국이 될 거라고 누가 생각했습니까? 반도체 산업에 처음 투자할 때만 해도, 외국의 기술을 카피하기에 바빴지만, 이제는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을 우리가 선도(先導)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투자하면 항공산업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우주산업 분야까지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