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哲均
⊙ 63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석사.
⊙ 제9회 외무고시. 주 중국 공사·외교부 공보관·주 라오스 대사·주 스위스 대사.
⊙ 現 서희외교포럼 대표.
⊙ 63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석사.
⊙ 제9회 외무고시. 주 중국 공사·외교부 공보관·주 라오스 대사·주 스위스 대사.
⊙ 現 서희외교포럼 대표.

- 세계인들은 스위스의 이미지로 융프라우를 비롯한 자연경관을 먼저 생각한다.
한국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IT강국이 가장 높은 점수를, 이어 아름다운 경관과 질 좋은 상품이 뒤를 이었다. 지식경제부와 국가브랜드위원회가 2009년 2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으로 조사한 결과는 기술력이 12%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음식(10.7%), 드라마(10.3%), 한국사람(9.4%), 경제성장(6.2%), 한국전쟁(5.4%), 북핵문제(4.1%) 등의 순이었다.
2010년 유럽연합(EU) 문제 전문조사기관 인터렐(Interel)에 의뢰해 유럽의 여론주도자들에게 한국인 이미지를 설문조사한바, ‘근면과 효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2007년 대한무역공사(KOTRA)와 산업정책연구원이 21개국을 대상으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정부, 국민, 기업으로 나누어 조사해 본 결과 5점 기준으로 국민이 3.62점, 기업이 3.55점, 정부는 3.31점으로 가장 낮았다고 한다.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호감도는 3.67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부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은 북한 핵, 분단국가, 시위와 파업 등이 해외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인지도와 평판
신뢰도, 호감도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에 대한 인지도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200여 국가 중 160여 개발도상국에서는 한국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단기간에 성취한 국가로 높은 인지도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30여 선진국 국민들은 한국을 잘 모르고 있다. 몇 년 전 미국의 한 주립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김정일, 살벌한 군인, 경찰, 비무장지대(DMZ) 등의 순이었다.
한국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현상이 선진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삼성, LG가 한국 기업임을 모르는 미국 사람이 24%나 되고, 영국 34%, 캐나다에서는 66%나 됐다고 한다. 미국인의 34%, 영국인 42%가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지리적 위치를 모르고, 심지어 캐나다 사람의 43%, 영국인의 32%가 한국 언어를 중국어로 알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 대해 평균 24% 정도가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글로벌브랜드 컨설팅기업 퓨처브랜드(Future Brand)가 조사한 2012~13년 세계국가브랜드지수(Country Brand Index·CBI) 보고서에서는 스위스가 경제, 문화, 사회 안정성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밝히고 세계가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서도 스위스의 국가 브랜드는 자유로움, 관용, 투명성, 자연환경보호 등에서 가장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위는 캐나다, 3위는 일본, 이어 스웨덴, 뉴질랜드, 호주, 독일, 미국, 핀란드, 노르웨이 순이었다. 한국은 지난해 42위에서 이번에는 49위로 밀려났다. CBI는 선진국과 신흥국 18개국 3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각국별 삶의 질, 기업환경, 문화유산, 관광 등의 분야에서 가치점수를 환산해 평가하고 있다.
2012년 《포브스》의 온라인판은 글로벌 민간컨설팅업체 평판연구소(Reputation Institution)의 세계평판 순위를 소개했는데 캐나다, 호주, 스웨덴, 스위스, 노르웨이, 뉴질랜드, 핀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순이었다. 아시아 국가로서는 일본(12위), 싱가포르(20위), 태국(22위), 인도(25위), 한국(31위), 타이완(38위)이 이름을 올렸다.
세계평판 순위는 주요 8개국(G8)의 국민 3600명을 대상으로 세계 50개국에 대한 존경과 신뢰, 호감도를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인데 한국이 태국, 인도보다도 평판이 낮은 것은 선진국에서 한국의 인지도가 그만큼 낮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국, 30% 정도 低평가
국가 이미지와 인지도를 나타내는 개념이 국가 브랜드이다. 국가 브랜드는 특정 국가에 대해 형성된 인식의 총체로서 국내외에서 형성되는 이미지를 브랜드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산업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동일한 제품의 경우, 국제시장에서 한국 제품(Made in Korea)은 100, 미국과 일본산은 149, 독일산은 155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그럴까? 국가의 신뢰도, 호감도와 같은 이미지와 인지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Anholt-Gfk NBI 지수는 세계적인 브랜드 전문가 사이먼 안홀트(Anholt)와 시장조사업체인 Gfk가 개발하여 매년 발표하는 국가 브랜드 평가 지수이다. 국민(성), 거버넌스(Governance), 수출, 투자이민, 문화전통, 관광 등 6개 분야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 세계 50개국을 평가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20개국에서 2만여 명이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2011년에 발표된 NBI 지수에서 한국은 27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도 30위에 비해 3계단 상승한 결과이다. 2008년에는 33위, 2009년 30위, 2010년 27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성장의 원동력은 기술력을 통한 한국 기업들의 이미지 향상, 2009년 금융환란 극복, G20 정상회의 유치, 한류의 영향, 한국 상품의 수출증대 등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제품의 수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브랜드는 세계 15위인 한국 경제 규모와 12단계의 차이가 나고 국민총생산(GDP)의 66~67% 정도로 평가되고 있어 약 30% 정도 저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브랜드 가치도 계량화되고 있다. 국가 브랜드 가치란 한 국가 내의 모든 국민이 생산해 내는 브랜드 가치의 총 합산을 말한다.
브랜드평가 컨설턴트 업체인 브랜드 파이낸스도 국가 브랜드 가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브랜드 파워 상위 20국은 미국이 1위, 중국이 2위, 이어 일본, 독일, 프랑스, 브라질,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인도, 캐나다, 스페인, 호주, 멕시코, 한국(15위),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스위스, 스웨덴, 터키, 벨기에 순이다. NBI 지수와 순위가 다른 것은 평가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2009년 우리나라에서 조사한 국가 브랜드 가치 평가도 있다. 안홀트를 비롯해 기존의 지수들이 갖는 한계점을 분석하여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PCNB)와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공동으로 새로운 지표를 개발했다.
이 지표는 NBDO(Nation Brand Dual Octagon)라고 불리며, 경제・기업, 과학・기술, 인프라, 정부효율성, 전통문화・자연, 현대문화, 국민, 유명인 등 8개 부문으로 측정하고 있다.
이미지와 실체를 나누어 조사했는데 이미지 부문에서는 프랑스가 1위, 일본이 2위, 이어 스웨덴, 영국, 독일, 미국, 스위스, 캐나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순으로 한국은 20위로 조사됐다. 한편, 실체는 미국이 1위, 독일이 2위, 이어 프랑스, 영국, 일본, 스웨덴, 스위스,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한국(19) 순이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한국의 경제력은 15위이지만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는 25~30위권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국가 브랜드를 경제력에 버금가는 10위권으로 높여야 한다.
경제력은 20위권이지만 국가 브랜드 파워가 세계 최강인 나라가 스위스이다. 스위스는 안홀트의 국가 브랜드 평가기준인 국민(성), 거버넌스, 수출, 투자이민, 문화전통, 관광의 6개 분야 모두에서 최상위권에 있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 전략은 스위스의 사례가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위스의 이미지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2008년 공공행정연구소(IDHEAP)가 ‘외국에서의 스위스 이미지’에 대해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외국에서는 스위스를 산과 초콜릿의 나라로 생각하고, 스위스의 글로벌 기업이나 혁신적 제조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식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의 스위스 이미지는 어떨까? 2012년 한국갤럽이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라’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미국 25%, 호주 19%, 스위스 8%, 캐나다 7.4%, 영국 5.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스위스의 취리히공과대학(ZHAW)이 여수엑스포의 스위스관을 방문한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위스의 자연(알프스, 눈, 빙하, 호수, 가축 등)이 제일 먼저 떠오르고 스위스 제품으로는 시계, 초콜릿, 치즈, 칼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스위스의 이미지는 ‘세계의 정원’, ‘알프스의 진주’와 같은 별칭이 웅변해 주고 있듯이 나라 이름 자체가 세계적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갖고 있다. 그래서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 가장 살아보고 싶은 나라 중에서도 으뜸 국가 중의 하나이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10대 도시 가운데는 항상 스위스의 취리히, 제네바, 베른이 포함된다. 세계의 억만장자 중에서 상위 300명 중 113명이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스위스는 외국인이 일해보고 싶은 ‘개방의 나라’이기도 하다. 스위스 내 주요기업들 상당수가 외국 출신 기업인에 의해 경영되고 있다. 100개 기업의 최고위직 858명 중 45%가 외국 출신이라고 한다. 스위스 기업의 최고위직 임원 중 외국 국적은 65%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외국 전문 경영인의 스위스 진출 추세는 계속 증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위스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전후 프랑스의 지식인은 “위대한 혁명이 휩쓸고 있는 이웃 나라들 사이에 스위스는 홀로 중립이다. 스위스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불행으로 부유해지고 인류의 비극을 토대로 은행을 차리는 족속이다”고 했다. 나치가 유대인에게 빼앗은 금을 나치에 수출한 물건 대금으로 받은 일, 은행 비밀계좌와 세금도피처, 전쟁 중에서도 돈을 버는 나라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유럽인들은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않고, 주변을 맴돌며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스위스를 ‘돈만 아는 나라’라고 비하하기도 한다. 또한 스위스가 가장 지방색이 강하고, 배타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인식하기도 한다.
기술강국 스위스
스위스는 국가건설 과정에서 국가 브랜드 이미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항상 외세의 침략 위협을 받아오던 스위스는 1815년 유럽 국제사회로부터 영세중립국을 인정받은 이래, 영세중립국을 ‘평화의 나라’라는 이미지와 연계시켰다.
스위스는 이런 이미지를 스위스 ‘기술’에도 옮겨놓았다. 스위스의 명품시계는 17세기부터 널리 알려져 왔다. 그래서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수공업 기술자들을 많이 보유한 ‘기술의 나라’라는 국가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스위스는 이 시계의 이미지를 기술과 연결시켰다. 스위스 제품은 스위스 시계처럼 정확하며 스위스의 근면한 기술자가 만들어낸다는 이미지를 부여하여 스위스 원산지의 프리미엄을 만들어냈다. 스위스는 정밀기계, 금속가공기계, 발전 및 선박용 터빈, 인쇄기기, 사진재료, 전자제품, 의료기기 등의 부문에서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 강국으로 발전했는데 바로 기술의 나라라는 프리미엄이 상호작용을 했다.
스위스의 기술과 제품의 대부분은 수백 년 전부터 이러한 끊임없는 연구와 혁신을 통해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스위스는 매년 유럽경영대학원(INSEAD)이 발표하는 세계혁신지수(Global Innovation Index)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세중립국, 평화와 인도주의의 나라, 정확하고 근면한 기술의 나라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주는 호감도와 신뢰도를 활용한 스위스 금융권의 전략은 스위스를 세계적 금융 강국으로 성장시킨다. 철저한 비밀유지를 원칙으로 하는 공정하고 단호한 중립국의 이미지로 금융업을 운영하여 여러 형태의 자본이 스위스로 흘러들어오고, 그 자본을 원동력으로 약소 중립국에서 강한 중립국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되었다. 브랜드가 자본을 유인하는 것이다.
親환경 청정 이미지
영세중립국 평화의 나라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어울려 세계의 정원,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온다.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가 오늘날의 관광대국을 만들어냈음은 잘 알려진 일이다.
스위스는 이러한 아름다운 자연에 ‘청정환경’ 이미지를 추가했다. 2008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과 예일대학 공동연구진이 149개국을 대상으로 위생과 온실가스 배출, 농업정책, 대기오염 등 환경 관련 24개 항목에 대한 친화도를 조사한 결과, 스위스가 1위, 이어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오스트리아, 프랑스, 뉴질랜드가 뒤를 이었다.
스위스는 자연환경의 일부인 호수의 수질도 청정수질로 정화해 나가고 있다. 프랑스와 접경하고 있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레만호는 1960년 이전에는 합성세제에 의한 수질오염이 극심해 죽음의 호수로 불렸으나 20여 년 동안 120여 개에 달하는 폐수처리장을 호수 주변에 설치해 1980년대에 들어서는 물이 맑아지고 생물과 물고기가 뛰노는 호수로 되살아났다.
자연친화적 장묘법인 수목장(樹木葬)의 발상지도 스위스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 영혼의 숲에서 영생을 누린다는 콘셉트의 수목장은 1990년대 초 스위스의 한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었는데 1999년에 스위스 사람이 ‘평화의 숲’을 조성하여 스위스와 EU의 특허를 받은 이후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마터호른 입구에 있는 마을 체르마트는 1990년부터 화석연료 자동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고 전기로 운행하는 전동 자동차 400여 대만 운행하고 있다. 이 전동 자동차는 스위스 청정 이미지의 또 다른 상징이 되고 있다. 청정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스위스는 도로를 관통하는 외국 차량에 대해서 대기오염에 대한 철저한 통제를 하고 세계 최장의 지하터널을 건설하여 차량 이동을 견인하고 있다.
스위스의 국가 브랜드 마케팅 전략
스위스는 최고의 명품과 함께 최고의 가치를 갖는 상징을 개발하여 최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마케팅에도 뛰어나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융프라우의 ‘Top of Europe’의 기차와 건축물이 대표적 사례이다.
현재 스위스 알프스에는 34.6km의 세계 최장 육상터널이 있는데 해저터널을 포함하면 일본의 세이칸 터널(53.9km)과 영국·프랑스의 도버해협 터널(50.4km)에 이어 3번째이다. 스위스는 이보다 더 긴 57km의 세계 최장 터널을 알프스 고타르에 건설 중이며 2018년 완공 예정이다. 스위스는 청정 환경을 부각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최고의 질을 유지하면서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는 1석 3조의 이미지 마케팅을 하고 있다.
수제 초콜릿 제조 강국은 벨기에임에도 전 세계적으로는 스위스가 더 초콜릿의 국가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산 커피를 제치고 스위스 네슬레의 네스프레소가 고급스러우며 세련된 커피 메이커로 인지되고 있다. 또한 룩셈부르크 등의 금융국가보다도 스위스가 세계적으로 금융국가로 더 잘 알려졌다. 미국의 MIT에 버금가는 독일의 명문 아헨공대보다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가 유럽의 MIT로 잘 알려져 있다. 이것은 스위스의 브랜드 마케팅 능력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스위스는 지식산업도 성공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산간에 위치한 조그만 스키 휴양도시인 다보스는 다보스포럼으로 더욱 유명한데 이러한 소규모 도시에서 개최되는 행사가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는 데에는 행사 자체의 브랜드 마케팅이 성공의 비결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큰 관심을 모을 수 있는 토론 화제를 선정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을 초빙, 국제 네트워크 구축에 중요한 장으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1970년 말에는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를 도입한 이후 매년 발간하는데 국가경쟁력에 관해 전 세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다보스포럼은 스위스의 국가 브랜드 제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Made in Switzerland의 브랜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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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라벨’이 선명한 스위스 나이프. ‘스위스 라벨’이 부착된 상품에는 20~50%의 프리미엄이 붙는다. |
스위스 생 갈렌 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라벨이 부착된 농산물에는 약 20%, 명품에는 50%의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한다. 특히 스위스 사람들은 스위스산이면 돈을 더 줘서라도 그 제품을 사겠다고 한다. 그만큼 스위스 제품 품질에 대한 국민의 믿음과 기대가 높다.
이 같은 인식이 전 세계 소비자에게도 보편화되면서 ‘Made in Switzerland’ 자체가 브랜드 그리고 품질보증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술뿐 아니라 ‘Swiss Made’에 대한 자부심, 애국심 그리고 국민들의 끊임없는 이미지 개선 노력으로 얻어진 결과로 보인다.
스위스 제품은 고품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스위스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산임을 주장하는 기업들이 늘어 소비자 그리고 실제 스위스 기업들이 피해를 보게 되자 2009년 스위스 라벨(Swiss Label)에 관한 법안이 연방의회에서 통과됐다. 식품의 경우 식품재료의 최소 60% 이상이 스위스산일 경우 ‘Swiss Made’로 규정하게 됐으며 생산비용의 60% 이상이 스위스에서 발생해야 하고 산업제품 생산과정의 60% 이상이 스위스에서 이뤄져야 한다.
스위스 라벨은 해외진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기여하고 있다. 524개 기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고 한다. 스위스 라벨은 스위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시장에서도 상표권을 등록해 스위스 라벨의 남용을 방지하고 있다.
스위스의 이미지와 브랜드가 순조롭게 상향곡선을 그려온 것은 아니다. 긍정적으로만 인식되던 스위스의 국가 이미지가 1990년대 후반부터 ‘유대인 학살자금 유입’, ‘스위스항공 파산’ 등으로 악화되기도 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 각국이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 큰 관심을 보이자 스위스도 2001년 국가 마케팅을 전담하는 대외홍보처를 신설했다.
목표는 네거티브 이미지의 확산을 막고, 과거의 요들송의 나라 이미지에서 탈피해 친환경 현대적 이미지를 홍보하는 것이다. 스위스의 현재를 알리자는 뜻에서 기구 이름도 ‘현재의 스위스(Presence of Switzerland)’로 지었다. 스위스 관광객들에게 ‘스위스적인 것(Swissness)’을 알리는 것, 그리고 알프스 산맥만이 아닌 스위스의 창조적이고 현대적인 면을 느끼고 갈 수 있도록 관광 코스를 개발하는 것도 주요 업무 중 하나이다.
이러한 목표로 스위스 대외홍보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베이징 시내의 오래된 공장 건물을 개조해 ‘스위스의 집’을 개관하고 스위스의 친환경 기술과 에너지 기술, 서비스 산업 등을 홍보했다. 스위스가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들이다.
스위스는 내륙 국가인데도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린 ‘2012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에 참가했다. 서울에서 ‘스위스 주간’ 행사를 진행하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건물 외벽에서 스위스를 알리는 대형 라이팅 쇼도 펼쳤다. 스위스 같은 브랜드 강국도 쉬지 않고 열심히 뛰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국 국가 브랜드 높이기 전략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선진화의 정도를 갈음할 수 있는 주요지표 중의 하나인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 첩경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 전략 전문가인 데이비드 아커(David Aaker) 버클리대 교수의 말에 따르면 국가 브랜드는 십 년 전만 해도 세계 각국이 개념조차 잘 몰랐을 뿐만 아니라 국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심도 깊은 전략을 만드는 경우는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드물었다고 한다.
그는, 브랜드 전략은 첫째, 스스로의 약점을 분명하게 인지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하며, 둘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다른 나라와 차별화하고, 셋째 세련된 상징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 전략은 먼저 한국 스스로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통해 한국 브랜드 이미지의 장단점을 알아내야 한다.
2009년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삼성경제연구소의 NBDO 지표를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평균 순위보다 높은 부문은 과학・기술, 경제・기업이며 낮은 부문은 인프라, 국민, 현대문화, 유명인, 정부효율성, 전통문화・자연 순으로 나타나 있다.
안홀트 국가브랜드지수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저평가된 원인은 국제사회 기여 미흡, 정치·사회적 불안, 북한과의 대치상황 등이 꼽혔다. 이를 분석해 보면 한국 국가 브랜드의 강점은 IT강국, 글로벌 기업과 브랜드 제품, 경제발전, 우수한 문화유산, 한류이고, 약점은 안보불안, 정치권 협력부재, 경제불안정, 과격한 노사분규 등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를 극복하자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한국의 경제력에 비해 저평가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한국의 긍정적인 모습보다는 부정적인 모습이 외국인에 더 많이 인식되는 데 있다. 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이다. 한국 제품이 제값을 못 받고,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한 경제력만큼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이다.
우선, 분단과 북한 핵 문제와 같은 안보불안 문제이다. 분단국으로 남북 간 긴장상태에 있다는 외국인의 인식은 약 87%인 반면, 한국이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기구(OECD)의 회원국임을 아는 비율은 36%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북한 핵 같은 안보불안 문제는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를 부각시켜 안보불안을 상쇄시켜 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다음으로 한국 사회의 전투적인 시위문화, 국회에서의 난동과 같은 폭력적인 정치, 사회 현상이다. 과거 붉은 띠를 동여맨 노사분규의 현장과 국회의장석을 점거하고 몸싸움을 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연일 외국 언론매체를 통해 전 세계에 반복 보도되면서 한국 국회는 세계 5대 폭력국회란 오명을 얻었다. 이러한 이미지는 매우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해외에서의 ‘추한 한국인’ 이미지도 심각하다. 1300만명이 넘는 한국 관광객이 연중 해외를 누비고 있다. ‘졸부 한국인’의 관광추태는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으나, 점잖지 못한 행동으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는 여전하다.
일본의 국가 이미지 개선 노력
일본도 지난날 경제동물, 섹스관광, 기생문화와 같은 이미지에 휩싸인 적이 있다.
그러나 일본은 2005년부터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 ‘신 일본양식(Japanese Modern)’이라는 국가 브랜드 높이기 전략을 추진하고 일본의 생활문화 전반을 리모델링하면서 경제동물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이 프로젝트는 국가 주도로 추진되었지만 각계 전문가들의 참여와 대다수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성공할 수 있었다.
당시 일본 내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남편이 아내를, 어린이가 어린이를 살해하는 엽기적 사건들이 횡행하면서 일본이 달라져야 한다는 사회적 위기감도 한몫을 했다.
2009년 세계적인 인터넷 여행사인 익스피디아가 세계 각국의 4만 개 호텔 종업원과 경영자 4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일본인 투숙객이 예의, 청결함, 조용함, 참을성 등에서 1위를 차지해 종합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2위 영국, 3위 캐나다, 4위 독일, 5위 스위스로 나타났다. 27개국 중 프랑스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한국에는 오래된 문제이지만 줄어들지 않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 해외 입양아 문제이다.
1950년 6·25동란 이후 전쟁고아가 미국에 입양된 이래 여전히 한국 입양아 수는 줄지 않고 있다. 미국 내 한국 입양아는 중국, 과테말라, 러시아에 이어 4번째로 많다. 한 해에도 2천여 명의 입양아가 미국에 송출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어느새 다문화 사회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100만명이 넘었고 국제결혼 수가 20만 건을 상회하고, 농어촌 지역에서는 한 해 약 40%가 국제결혼이라고 한다. 이들의 2세들이 벌써 초·중·고교에 다니고 있다. 이들이 경험하는 한국 사회의 차별적 인종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는 한국인과 한국 사회가 더욱 편협한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다.
더욱이 이러한 국제결혼 중개업체가 12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이 중 많은 업체가 마구잡이로 무책임하게 운영하고 있어 ‘사기 결혼’이라는 비인륜적이고 상업적인 이미지를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인 편협한 태도도 문제이다.
한국은 또 국제사회에서 원조에 인색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개도국 지원 규모가 경제개발협력기구 34개 회원국 중 최하위이다. 전체 GNI의 0.1%도 안 된다. 스웨덴의 1/20도 안 되고 한국보다 소득이 낮은 포르투갈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대외개발협력기금(ODA)을 대폭 증액하고 국제협력기구(KOICA)의 활동 강화를 통해 ‘자린고비’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
또한 경제협력기구 34개국 중 최하위인 사회복지지출, 33위 성별임금격차와 가정폭력, 28위 빈곤율, 32위 행복지수, 21위 고용률, 26위 국가신뢰지수, 27위 부패지수 등도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부정, 부패, 비리 문제는 심각하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부패인식지수(CPI)에서 178개국 중 39위에 올라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에서 기업 하는 외국인들에 의해 늘 지적되는 문제로 한국의 기업환경과 투자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국가 이미지와도 관련이 크기 때문에 시급히 척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한국 브랜드의 강점, 소프트파워를 살리자
국가 브랜드는 어떻게 높아질 수 있을까?
국가의 힘은 군사력, 경제력과 같은 경성적인 힘(hard power)과 연성적인 힘(soft power)으로 구성된다.
소프트파워란 문화나 가치와 같은 부드러운 힘으로 상대방을 자신 쪽으로 끌어들이는 영향력을 말한다. 국가 차원에서는 국가의 품격(국격), 국가 이미지와 인지도를 말해주는 국가 브랜드가 바로 소프트파워이다. 오늘날과 같이 상호의존도가 심화한 세계화 시대, 지식정보화 시대에서는 하드파워보단 소프트파워가 영향력이 있다.
최근 소녀시대의 유럽공연, 싸이의 말춤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한국의 이미지와 인지도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류(Korean Style)’라고 하는 한국의 소프트파워이다. 2013년 1월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삼성경제연구소의 NBDO 모델로 조사한 국가 브랜드 지수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순위가 이들 한류 덕분에 2단계 상승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파워가 강조되고 있다.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 개발된 개념으로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조화로운 균형을 의미한다.
한국은 50년 전 최빈곤국에서 개도국, 신흥국을 거쳐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는 ‘개발과 성장’의 아이콘으로 모든 개도국의 롤 모델이자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경제력이라는 하드파워와 성장 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맞춤형 소프트파워, 즉 한국형 스마트파워라는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강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또 한 가지 한국의 강점은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이미지이다. IT강국과 개발 원조를 아우른 맞춤형 ‘디지털 공적개발원조’. 한국형 스마트파워로서 다른 나라와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정보기술 강국 이미지를 살려 ‘IT 만국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이제까지 한국이 ‘밖으로 나가는 세계화’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안으로 불러들이는 세계화’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양 방향으로 한국의 성공모델을 세계화하여 한국의 국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것이다.
정체성이 분명한 한국 대표 국가 브랜드를 창출하자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한국전쟁과 가난의 나라라는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로부터 오늘날에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단기간에 성취한 나라, 최근에는 한류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교차하면서 한국이라는 이미지는 다층적이다.
문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로 큰 성공은 이뤘지만 강력한 느낌으로 떠오르는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코리아(Korea)’ 하면 북한이 먼저 떠오르고 그다음 ‘남한인가 북한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북한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거대한 이슈이며,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란 대형 브랜드 이미지 사이에서 특별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구치에서 페라리에 이르는 제품들이 등장해 ‘디자인’과 ‘자동차’라는 국가 브랜드를 형성했으며, 미국은 ‘컴퓨터’와 ‘비행기’, 독일은 ‘엔지니어링’과 ‘맥주’, 스위스는 ‘은행’과 ‘시계’, 프랑스는 ‘와인’과 ‘향수’, 일본은 소니, 도요타와 함께 ‘전자와 자동차’라는 제조업 이미지, 중국 하면 ‘세계의 작업장’이라는 웅장함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한국은 이러한 강력한 느낌이 없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가수 싸이 등 각 분야에서 놀라운 브랜드를 생산해 냈지만 한국은 여전히 김치와 북한과 대치하는 국가로 널리 알려져 있어 총체적인 국가 브랜드는 과거에 매여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 브랜드는 기능적으로 정부, 기업, 국민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국가 브랜드는 국가의 마스터 브랜드(master brand)를 이용한 국가의 대표적 브랜드 이미지와 정부, 기업, 국민 등 하위 브랜드 간에 신뢰감과 친밀감을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면 무엇이 한국의 대표적 국가 브랜드가 되어야 할까? 2002년 한국은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를 내세웠다. 정부가 교체되면서 2008년에는 ‘코리아 스파클링(Korea Sparkling)’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브랜드 이미지는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지 않고 무슨 뜻인지 명쾌하지 않아 한국의 대표 브랜드라기보다는 관광 브랜드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대안으로 ‘조용한 아침의 나라(Land of Morning Calm)’가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신비한 이미지는 있으나 여전히 과거에 묶여 있다.
문화와 기술 내세워야
필자는 한국의 국가 대표 브랜드로 ‘문화와 기술’을 내세우고 싶다. 한국의 강점으로 인식되는 단기간에 성취한 산업화와 민주화, 확산되고 있는 한류, IT강국 등의 이미지가 여기에 함축되어 있다.
문제는 한국적 문화와 기술의 콘텐츠가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중국, 일본과 무엇이 다른지 차별화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특별히 한글을 강조하고 싶다. 한글은 중국의 한자, 일본의 문자와 차별화될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문자로 평가되고 있고, 1997년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되었으며, 유네스코는 문맹퇴치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세종대왕상’을 수여하고 있다. 또한 한국어는 세계 10위권의 당당한 메이저 언어이다. 2007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는 한국어를 국제특허협력조약의 국제공용어로 채택한 바 있다.
한국의 대표적 기술 콘텐츠로는 금속활자를 강조하고 싶다. 1967년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에서 발견된 직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임이 판명되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서울디지털포럼 2005’에 참석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디지털 혁명은 역사적으로 두 번째 혁신적인 기술발전에 기여하는 사례로 전 세계가 인쇄술에 이어 한국으로부터 두 번째 큰 혜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이 지목한 첫 번째 혁신적 기술은 한국의 금속활자 발명이고, 그가 언급한 큰 혜택은 금속활자 발명이 지식정보 소통의 혁명을 가져온 인류문화사의 쾌거를 말한 것이다. 고어 전 부통령은 또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인쇄는 한국에서 건너온 기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늘날 선진국의 정신적 지주가 된 프로테스탄트 종교혁명은 한국의 금속활자의 영향을 받아 가능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오늘날에도 한국을 잘 모르는 선진국 국민들에게 한국의 금속활자 발명과 종교혁명의 연관성이 알려진다면 강력한 느낌의 이미지로 다가올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직지와 금속활자의 세계사적 위상과 가치는 국내외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한글의 나라, 금속활자의 나라를 국가 브랜드로 확산시켜 나가면 문화와 기술이라는 한국적 대표 브랜드가 강화될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의 한류, IT강국 이미지와 연계하여 전략적으로 추진된다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가 브랜드를 통합,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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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는 국가브랜드위원회를 만들었다. 사진은 2009년 3월 17일 열린 국가브랜드위원회 제1차 보고대회. |
한국어와 한국학을 보급하는 문화교류홍보 관련 기관을 살펴보자. 문화부 산하에 해외문화원, 국립국어연구소, 한국어세계화재단이, 교육부 산하에 한국교육원, 국제교육진흥원,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외교부 산하에 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이, 국정홍보처 산하에 해외홍보원이 있다. 각 부서별로 업무는 중복되고 브랜드 제고 노력은 간데온데없다. 부처 간 이기주의, 밥그릇 싸움의 난맥상의 결과이다.
핵심적인 전략의 공유가 없는 상태에서 분산되고 개별적인 국가 브랜드 관리 활동은 홍보의 대상이 되는 외국인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매우 비효율적이다.
선진국의 경우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영국의 브리티시 카운슬,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 일본의 재팬 파운데이션 등이 자국의 언어, 문화, 예술, 학술교류를 체계적으로 보급, 홍보하며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한국도 장기적인 방향에서 국가 브랜드를 창출하고 정부 내에 브랜드 활동을 유기적으로 통합, 조정하는 실질적 권한을 가진 조직이 필요하다.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이미지제고위원회를 만들어 이러한 역할을 시도했으나 부처 간의 벽을 허무는 데 실패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2008년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설립해 유사한 역할을 했으나 장기적 성향의 국가 브랜드 설정과 부처 간 활동을 통합, 조정하는 역할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실질적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도 한국 대표 브랜드 만들기 같은 중장기적 과제로부터 부처별 기능조정, 지방의 국제행사 유치 등을 통합, 조정하고 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총리 산하에 법적 기관으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시민의식 강화해야
스마트파워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지프 나이 교수는 일본이 경제대국임에도 국제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가 일본의 내향적 문화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계대전의 전범이자 유대인 대학살로 악명의 대명사가 된 독일의 브랜드 파워는 오늘날 세계 1위이다. 이유는 최고 제품 생산, 확고한 민주정치체제, 스포츠강국, 비즈니스 신뢰성의 바탕 위에 ‘화해를 위한 과거의 반성’을 올려놨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사회는 전 세계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과 경제 강국에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글로벌 시민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경제력 세계 10위권인 한국의 브랜드 가치는 30위권, 경제력 20위권의 스위스 브랜드 가치는 세계 1위이다. 한국 제품이 독일이나 일본산에 비해 30~40% 낮은 가격을 받는다는 것은 왜 한국이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