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11개 포함, 총 19개의 메달 획득
⊙ 양궁계 내부 알력설, 불만 품은 선수들의 경기 보이콧설 등 나돌아
⊙ “국제양궁연맹 한국 견제 위해 경기 규칙 변경으로 이긴다는 보장이 사라져”
⊙ 양궁 장비 업체와 초·중·고·실업팀 코치 간 금품수수로 260여 명 검거… 여자 대표팀 지도자도 연루
⊙ 양궁계 내부 알력설, 불만 품은 선수들의 경기 보이콧설 등 나돌아
⊙ “국제양궁연맹 한국 견제 위해 경기 규칙 변경으로 이긴다는 보장이 사라져”
⊙ 양궁 장비 업체와 초·중·고·실업팀 코치 간 금품수수로 260여 명 검거… 여자 대표팀 지도자도 연루

- 1989년 7월 13일,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 참가 후 귀국한 선수단이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당시 한국여자양궁은 전 종목 세계신기록 수립과 개인전 금·은메달, 단체전 금메달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맨앞 오른쪽이 김수녕 선수.
같은 날, 이탈리아 토리노에서는 세 명의 여성이 분루(憤淚)를 삼키고 있었다. ‘2011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국가대표 기보배(奇甫倍·24)·정다소미(22)·한경희(韓景希·20) 선수였다. 42개국 150명이 참가한 대회에서 여자대표팀은 8강의 문턱을 못 넘고 전원 탈락했다. 30년 만의 세계선수권 여자 개인 ‘노메달’이었다. 단체전에서도 3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일부 언론은 ‘궁치(弓恥)의 날’이라는 제목으로 비보(悲報)를 전했다. 그나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뉴스에 묻혀 신문 하단 구석에 보일 듯 말 듯했다. 전통의 ‘메달 박스’ 여자 양궁 선수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기자는 여자 양궁의 몰락을 설명해 줄 사람을 수소문했다. 그리고 국제양궁연맹 선정 ‘20세기 최고선수’인 ‘김수녕(金水寧·41)’씨를 만났다. 그의 별칭은 ‘신궁(神弓)’. 그는 은퇴 후 방송사의 양궁 중계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사실, 한국 양궁의 중요한 순간에는 ‘여성 궁사(弓師)’가 있었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서향순(徐香順·44)이 올림픽 사상 양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17세 고교생이었던 서향순은 “팥빙수가 먹고 싶다”는 우승 소감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향순 이후 탄생한 궁사가 김수녕이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 2관왕에 올랐다. 당시 한국 여자 양궁은 금·은·동메달과 단체전 금메달까지 싹쓸이했다. 25년간 진행 중인 한국 여자 양궁 ‘독주(獨走)’의 서막(序幕)이었다. 서울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6번의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은 금메달 11개를 포함, 총 19개의 메달을 땄다.
김수녕씨에게 이번 세계선수권 결과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말을 아꼈다.
“이번 결과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어요. 세계선수권대회보다 앞서 열린 국제양궁연맹(FITA) 월드컵대회 때는 우리 선수들이 잘했는데… 아직 정확하게 부진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어요.”
김수녕씨의 말대로 여자 양궁 대표팀은 월드컵 1차 대회(5월)와 2차 대회(6월) 때까지만 해도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국제대회 경험 없는 어린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구성한 게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杞憂)였다.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 1~2차 대회에서 개인전ㆍ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했다. 6월에 열린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이던 선수들이 불과 한 달여 뒤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일부러 잘못 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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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여자 선수들이 시상대 위에 서 있다. |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이권(利權)이 걸린 프로경기가 아닌 아마추어 국제대회였다. 더구나 대표팀 선수들에게 여러모로 중요한 경기였다. 거의 모든 운동 종목에서 올림픽 직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이 해당국의 올림픽 출전권 쿼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토리노 선수권대회도 마찬가지였다. 2012 런던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었다. 단체전 8강에 들면 올림픽 출전권 3장이 주어진다. 어쨌든 우리나라는 남녀 모두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3장씩 확보했다. 선수 개인 차원으로는 ‘돈’도 걸려 있다. 2년 주기로 열리는 양궁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월 45만원의 연금이 확보된다.
“고의로 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김병현(金秉炫·59) 연구원은 연금이나 출전권보다 더 근본적인 ‘승리욕’을 들어 답했다. 김 연구원은 양궁 국가대표의 심리상담역(役)을 오랫동안 맡았다고 했다.
“선수가 국제대회, 그것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부러 못 쏜다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치열한 선발전을 거쳐 올라온 선수들이에요. 선발전을 거치며 승리에 대한 욕망도 강해지기 마련입니다. 경기장에 들어서서 활시위를 당기는 짧은 시간 동안, 그동안 연습한 것들이 그대로 나오는 거죠. ‘일부러 져야겠다’는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지도자의 해외 진출… ‘부메랑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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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중국과 2차 연장전 끝에 금메달을 획득하고 좋아하는 대표팀 선수들과 조은신 감독. |
“우리나라 양궁 지도자들이 다른 나라로 진출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이제 그 결과가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시기가 된 거죠. 2000년대 초 국내 지도자들이 대거 해외로 나간 5~6년 후부터 외국 선수들의 기량이 급상승했습니다. 중국, 인도, 타이완이 그런 예입니다. 물론 지금도 기술적으로는 우리가 한 수 위지만 옛날처럼 쉽게 메달을 딸 수 있다고 확신할 수가 없게 된 것이죠. 작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단체전 성적을 보면, 결과는 우리가 이겼지만, 내용 면에서는 중국에 진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가 잘 싸워서 이긴 게 아니라 중국이 못해서 이긴 거였거든요.”
당시 우리나라는 여자 단체전 4강에서 인도와 연장 접전 끝에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 상대 중국도 두 차례 연장전을 거쳐 가까스로 이겼다. 인도와 중국 모두 한국인 코치의 지도로 선수들의 국제대회 성적이 향상됐다고 한다.
지도자들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 중 하나는 일선 코치에 대한 ‘열악한 처우’라고 한다. 서거원(徐巨源·56) 양궁협회 전무이사의 말이다.
“내부적으로 보면 눈물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도 은퇴하면 자리가 준비돼 있는 게 아니잖아요. 초등학교, 중학교 지도자로 많이 갑니다. 실업팀에 있을 때 연봉을 4000만~5000만원 받던 선수가, 현역에서 물러나면 바로 월 120만~130만원을 받고 지도자 생활을 합니다. 생활이 안 되죠. 비인기 종목의 설움입니다. 외국에서는, 예를 들어 유럽만 해도 옛것에 대한 향수라고 할까, 활 쏘는 전통을 취미 이상으로 중시합니다. ‘로빈후드’나 ‘윌리엄 텔’ 이야기도 있잖아요. 양궁 경기 관람도 굉장히 재미있어 하고요. 몇몇 인기종목에만 치우쳐 있는 우리나라와는 다릅니다.”
각급 학교의 양궁 지도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지도자의 해외 진출과 이에 따른 ‘훈련 노하우’ 유출도 계속된다는 의미다.
경기 규칙 ‘세트제’로 변경
경기방식의 변화도 여자 양궁 부진의 원인이라고 했다. 김병현 연구원은 국제양궁연맹에서 국제대회 경기 운용방식을 ‘세트제’로 바꾼 것이 대회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1세트당 3발을 쏴, 먼저 3세트를 이기면 승리하는 세트제 경기방식은 작년부터 시행됐다.
“국제양궁연맹에서 경기 규칙을 자꾸 변경해요. 항상 우승을 독점하는 한국을 ‘잡으려는’ 거죠. 과거엔 여러 발을 쏴서 합산하는 방식으로 경기가 이뤄졌어요. 초반에 몇 발 잘못 쏴도 중·후반에 만회가 얼마든지 가능했습니다. 기본기가 탄탄한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은·동을 독점할 수 있었던 거죠. 5세트 중 3세트를 먼저 이기면 우승하는 세트제 경기에서는 이변(異變)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처음 한두 발 실수하면 벌써 한 세트를 지는 거죠.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나도 ‘물릴’ 수 있는 겁니다.”
이번 세계선수권의 경기 내용을 보면 ‘이변’이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를 알 수 있다. 기보배의 세계 랭킹은 1위다. 기보배는 예선 1위로 본선에 가뿐하게 올랐다. 기보배를 32강에서 떨어뜨린 선수는 세계 랭킹 33위의 사실상 무명(無名)이었다. 세계 랭킹 2위 정다소미는 랭킹 39위에 무너졌다. 김수녕씨도 “세트제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경기방식이 실력 외의 다른 것들도 작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김씨의 말이다.
“저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느낀 거예요. 우리나라 선수들이 좀 더 힘들어진 건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선수들이 못할 이유는 없죠. 그런데 상대 선수들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더 크다’고 생각하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거죠. 전에는 한국 선수를 못 이긴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이제는 ‘아, 해볼 만하다.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고 들어오는 거예요. 실력이나 경기력의 차이가 있다고 이긴다는 보장이 사라진 거죠.”
대회 직전 양궁 비리 사건 터져
지도자들의 해외 진출로 실력이 ‘평준화’되고 ‘이변’이 잦은 세트제로 경기 방식이 바뀌었다는 점을 모두 감안한다 쳐도, 불과 한 달 전까지 좋은 성적을 거둔 세 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결선 진출에 실패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양궁 대표팀 전·현직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양궁은 심리적인 요소가 매우 크게 작용하는 스포츠’라고 했다. 여자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릴’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세계선수권대회 직전 양궁계엔 대형 사건이 터졌었다. 양궁 장비 업체와 초·중·고·실업팀 코치 사이에 금품이 오갔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장비 거래 기록을 조작하는 식으로 장비 업체에서 일종의 ‘리베이트’를 일선 코치에게 건넸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수사를 맡은 부산진경찰서가 148명이 연루된 비리 사건 전말을 처음 발표한 것이 5월 12일. 뒤이어 6월 30일쯤 추가로 115명의 비리 가담 사실이 발표됐다. 200명이 넘는 관련자 명단에는 여자 국가대표팀 지도자의 이름도 들어 있었다. 이 때문에 여자 선수들이 심리적인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닌지 장영술(張永述·52) 양궁 국가대표 총감독에게 물었다. 그의 설명이다.
“현장에서 볼 때 그 일의 영향이 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대회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고 보니 영향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선생님 일 때문에 그랬느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
그러나 여러 양궁 관계자는 “금품 비리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건의 본질이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죄가 아닌, ‘생계형 관행’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지도자들의 해외 진출처럼 이번 사건 역시 코치에 대한 열악한 처우 문제가 근본 원인이었다. 서거원 전무이사의 말이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초·중·고 팀 지도자들의 급여가 한 달에 120만~130만원 정도 됩니다. 남들 볼 때는 코치라고 하니까 많이 받겠구나 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거죠. 실업팀 지도자 정도 되면 어느 정도 안정이 됩니다. 하지만 초·중·고 팀 코치 해서는 생활이 안 됩니다. 그런데 양궁 장비 업체 관계자들이 양궁 경기인 출신입니다. 자연스럽게 양궁 업체와 일선 코치들 사이에 ‘선생님, 제자’, ‘형, 동생’ 이런 인간적인 관계가 있는 거죠. 핑계를 대자면 ‘너 참 고생하는데 선수들과 식사 한번 해라’하면서 30만~40만원씩 주곤 한 게 이번에 한꺼번에 드러난 겁니다.”
수사를 담당했던 부산진경찰서 지능팀의 심재훈 경위도 “수사를 해보니 생각보다 상황이 열악했다”며 “월급이 많아야 150만원 정도였다. 실업팀은 다르지만, 초·중 코치들은 상당히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식으로 문제 해결을 하게 된 게 아닐까 싶었다”고 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정한 올해 기준 4인 가족 최저생계비는 144만원이다.
경북 예천의 동부초등 양궁팀을 지도하는 서만교(徐萬敎·45) 코치는 “그렇게 하면 안 되지만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 코치의 설명이다.
“세금과 4대 보험을 떼면 한 달에 130만원이 좀 안 되는 돈을 받습니다. 가족 4명이 생활할 수 없는 금액이죠. 도시에서 일하는 코치 중에는 낮에는 아이들 가르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뛰는 코치도 있습니다. 게다가 1년 단위로 근무 계약을 하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못해요. 전국의 초·중·고의 운동 코치들, 그중에서도 양궁 같은 비인기 종목 코치라면 모두 겪는 일이에요.”
양궁 금품 비리 사건은 현재 부산지방검찰청 강력부로 송치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가 많아 조사에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한경희, “부담이 많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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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양궁계의 ‘샛별’ 한경희·곽예지·김우진 선수(왼쪽부터) |
“부담이 좀 많이 됐어요. 월드컵대회 나갈 때와 다른 느낌이었고요. 중요한 대회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스스로 부담을 느끼면서 활을 쏜 것 같아요. 연습하는 것처럼 쏴야지,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처음으로 ‘큰 경기’에 나서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는 말이다. 금품 비리 사건의 영향을 받았는지 물었다.
“사건이 터졌을 때 저는 크게 충격을 받거나 하진 않았어요. 대표팀 훈련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진 않았고요. 분위기는 심각하긴 했어요. 선생님들 표정도 그렇고…. 하필 한참 중요한 때 이런 일이 터지나 원망스럽다는 생각은 했어요. 중요한 시합이 다가와서 예민해진 상태기도 했고요.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지만 속상하고 후회됐어요. 오늘처럼 쐈으면 됐는데 왜 못 쐈을까…. 충분히 1등 할 수 있었는데 생각도 들었고요.”
아쉬움과 함께 각오도 털어놨다.
“한번 당했으니까 이제 열심히 하려고요. 어쩌면 이번에 이런 일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각오를 하고 그러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돌아보면 시합 당시 제 머릿속 생각의 10~20% 정도는 자만심이 아니었나 싶어요.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이런 일을 겪어서 어떻게 보면 잘됐다는 생각도 있어요.”
“범죄집단 같은 인상도 줬어요”
‘금품 비리 사건’과 뒤이은 ‘여자 양궁팀의 부진’, 양궁계의 표정에도 아쉬움과 각오가 뒤섞여 있었다. 서 전무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고 했다.
“양궁협회는 25년 동안 선수 선발부터 모든 것을 공정하게, 투명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루아침에 그 작은 사건 때문에 너무 많은 걸 잃었어요. 백 몇십 명이 얽힌 사건이 되니까, 범죄집단 같은 인상도 줬고요. 정말로 많은 것을 잃었어요. 인기 종목들에 비하면 우리는 비인기 종목에 불과하잖아요. 절박하게 살아왔습니다. 비인기 종목은 성적 내지 않으면 국가의 관심이 멀어져 버리고 그 순간 지원이 끊기기 때문에 잘해야 하잖아요. 국민이 관심을 가져줘야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그것이 20여 년 정상을 지킨 비결이었습니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그러나 이유가 뭐든 이번 사건은 양궁인들이 위법을 한 것이니까 잘못된 것입니다. 잘못된 것은 깨끗하게 인정하자, 과감하게 발전의 계기로 삼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종 수사결과에 따라 협회 차원에서 자정 노력을 하려고, 거기에 대한 매뉴얼을 나름 만들어놨습니다. 차제에 이런 일이 벌어질 때는 과감하게 협회가 먼저 조치를 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양궁협회 회장을 맡은 정의선(鄭義宣·42)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금품 비리 사건이 불거지자 격분했다고 한다. 서 전무는 “어떻게 양궁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크게 화를 내셨다”며 “하지만 일선 학교의 지도자들이 열악한 대우를 받는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개선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노력하자고 하셨다”고 했다. 국내 대회에서 선수가 입상하면 선수뿐 아니라 지도한 코치에게도 상금을 주는 등 일선 코치들의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를 차근차근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서 전무는 전했다.
지난 25년간 양궁이 국민에게 안겨준 기쁨은 꽤 크다. 여 궁사들이 올림픽에서 외국 선수들을 제압하는 장면 뒤에는 비인기 종목 코치들의 애환, 나아가 어릴 때부터 공부를 포기하고 운동에만 매달려야 하는 ‘엘리트 스포츠’의 구조적 문제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금품 비리 사건과 세계선수권대회 부진만을 볼 것이 아니라 금메달의 뒷면을 봐야 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