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국토균형발전의 덫에 걸린 인천경제자유구역

『수도권 정비법으로 국내 대기업 유치 못 해… 외국기업의「게토」가 되고 있다』

  • : 김남성  suls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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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海 푸둥은「원스톱 서비스」에서「원 맨 서비스」로… 인천은 65개인·허가에 평균 160일 걸려

『땅값·세금… 송도로 가야 할 아무런 인센티브가 없다』
(美國에 본사 둔 IT업체)

● 4년 동안 本계약 끝낸 외국인 투자 3600억원
● 외국 학교 참여 않아 1500억원 생돈 들여「송도국제학교」건설
● 2008년 완공 목표 송도국제병원은 사업자 선정도 못 해
2020년 완공될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 신도시 조감도(게일인터내셔날 코리아 제공)
지난 4월4일 오후 1시 광화문에서 지하철 5호선을 타고 김포공항에서 내려 인천공항고속철도를 갈아 탔다. 영종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거리는 37.6km, 6개 驛(역)을 주파하는 데 30분이 걸렸다.
 
  6개 역에 정차하는 일반 열차의 운임은 3100원으로 공항버스(김포공항-인천공항)의 절반 정도고, 「논스톱」으로 가는 직통 열차의 운임은 7900원으로 공항버스보다 비싸다.
 
지난 4월4일 오후 2시 김포공항을 출발, 인천공항으로 가고 있는 고속철도의 내부. 한량에 7~8명 정도가 타고 있었다.
  오후 2시에 탄 열차는 한산했다. 차량을 지나가며 승객을 세어 보니 한 輛(량)에 7~8명이 타고 있었다. 인천공항을 구경가는 노인 승객들이 많았다. 「이래서 收支(수지)가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고속철도 사업에는 지난 3월23일 개통 때까지 1조5300억원이 소요됐고, 서울역까지 2단계 개통되는 2010년까지 모두 3조5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계획이다. 현대건설을 주간사로 대림산업·동부건설·건설교통부가 건설에 참여했고, 참여사들이 공동 출자한 「공항철도」가 운영을 맡고 있다.
 
  열차 안에서 80代 노부부를 만났다. 할아버지는 녹색 바탕에 「京畿」라는 이름이 박힌 모자를 쓰고 있었다. 「모자가 인상적」이라며 말을 건네자, 옆에 있던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母校에서 나온 모자』라고 말을 받았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청진기 쓰는 공무원을 했다』고 자랑했다. 기자가 알아듣지 못하자, 할머니는 『국립병원 의사를 했다는 거지. 기자라며 그걸 못 알아듣나』 하고 핀잔을 줬다.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경기高를 1940년대에 졸업했다』며 빙그레 웃었다.
 
  송파구 잠실에 사는 이 老부부는 『산책 겸 놀러 나왔다』고 했다.
 
 
  『승객이 없어서 타는 게 미안해』
 
   ― 타보니까 어떠세요.
 
  『驛舍(역사)가 너무 호화로워요. 일본 나리타 공항도 지하철로 연결돼 있는데, 우리보다 철도 驛舍가 소박해요. 우리가 얼마나 잘산다고 이렇게 驛舍를 어마어마하게 짓나요.
 
  승객이 없어서 타는 게 미안할 정도예요. 우리는 65세 이상이라 800원만 냈는데, 너무 미안하네요. 이렇게 해서 운영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나. 이 정도면 100년이 지나도 건설비를 못 뽑을 것 같아』
 
  할머니는 『내가 인천공항에 갈 때는 버스를 타지, 이 기차는 안 탄다. 공항터미널(삼성동)에서 버스를 타면 길이 안 막힐 때 1시간이 안 걸리는데, 왜 돌고 돌아가는 기차를 타겠어』라고 했다.
 
  이날 老부부는 집에서 10분 거리인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출발해 17개 정거장을 거쳐 영등포 구청역에 내렸다. 이때까지 걸린 시간이 50여분. 영등포구청에서 5호선으로 환승해서 김포공항까지는 10개 정거장을 거친다. 정거장 한 개당 거리가 약 2분이므로 환승시간까지 포함해 다시 30여분이 걸린다.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철도를 갈아타고 인천공항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잠실에서 인천공항까지 대략 2시간이 걸렸다.
 
  인천공항의 공항고속철도 驛舍는 할아버지 말대로 호화로웠다. 인천공항 터미널에 맞먹을 정도로 천장이 높았고, 각종 시설과 바닥이 인천공항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驛舍은 한산했다. 驛舍 2층에는 김포에서 왔다는 할머니 8명이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공항철도 홍보팀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하루 이용승객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아직까지 하루 이용객 수를 매일 집계하고 있지 않습니다. 분기별로 이용객 수를 조사할 예정이라 지금은 알 수 없네요』
 
 
  이용객 추산 빗나가 출발부터 적자
 
  공항철도의 주요 株主(주주)인 건설교통부는 1단계 구간이 개통되는 2007년 하루 이용객을 21만 명, 서울역까지 개통되는 2010년 하루 이용객을 49만 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공항철도 이용객의 대부분인 인천공항 출입국자 수는 2010년이 돼도 10만 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공항철도는 매년 500억~1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다.
 
  공항철도 홍보실 관계자는 당초 추산보다 이용객이 크게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인천경제특구 개발 지연」을 들었다.
 
  『공항철도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영종지구와 청라지구 등을 연계하는 교통망입니다. 저희가 토목공사를 한창 할 때인 2003년 8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됐습니다.
 
  2007년 3월이면 영종지구에 대규모 주택과 물류기지들이 들어서서 엄청난 인구유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지금 영종지구나 청라지구 개발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영종지구는 아직 주민 토지 보상이 안 끝난 상태예요.
 
  제일 속이 타는 건 우리입니다. 지금 인천공항 이용객이 하루 8만 명 정도입니다. 인천경제특구가 빨리 개발돼서 외국기업과 한국기업들이 많이 들어와야, 철도 이용객이 늘 것 아닙니까. 이래가지고 어떻게 인천공항이 東北亞의 「허브(Hub)」가 되겠습니까』
 
  그는 『인천자유경제구역이 하루라도 빨리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고 한숨을 지었다.
 
  2003년 8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후 4년,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홍콩·싱가포르에 버금가는 국제 무역도시를 건설하겠다」, 「다국적 기업들의 물류 거점,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들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 것일까?
 
송도지구內 국제업무시설 구역에서 컨벤션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두바이와 송도
 
송도지구內에 건설될 예정인 65층 규모의 東北亞 트레이드 타워 조감도.
  지난 4월5일 찾아간 1611만 평의 송도지구 현장은 기자가 올해 초 방문했던 두바이를 연상시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핵심인 송도지구는 현재 국제컨벤션센터, 65층의 동북아시아 트레이드 타워, 대규모 주상복합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송도지구의 하늘에는 대규모 건설 트레인이 어지럽게 교차하고 있었다. 올해 초 두바이에서 만났던 삼성건설 관계자는 『全세계 타워 크레인의 약 15%가 두바이에 와 있다』고 했다.
 
  두바이와 송도는 여러 모로 닮았다. 두바이는 모래투성인 사막 위에 흙을 붓고 땅을 다진 후 만든 인공도시다. 송도는 바다를 메운 매립지 위에 건설되고 있다. 두 곳 모두 수천만 평의 인공 대지 위에 계획적으로 도시를 만들고 있다.
 
  송도 컨벤션센터 앞의 왕복 10차선 도로는 두바이의 主도로인 셰이크 자이 로드와 흡사하다.
 
  두 곳 모두 다른 도시에 비해 지정학적인 우위에 있다. 아라비아 반도 초입에 있는 두바이는 서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송도는 중국·일본·러시아와 연결돼 동북아시아의 허브를 건설할 수 있는 적지다.
 
 
  성사된 本계약은 42억 달러
 
  두바이와 송도는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두바이는 도시 내에 여러 곳의 자유무역지대를 운영하고 있고, 송도는 경제자유구역에 속한다. 이런 공통점을 가진 두 곳이 비슷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일까?
 
  두바이의 자유무역지대인 미디어시티와 인터넷시티에는 AP·로이터·CNN 등 세계적 언론사와 마이크로소프트·IBM·델 등 1500여 외국기업이 입주해 있다. 자유무역지대는 세금과 외환거래 제한이 없고, 노동쟁의가 없다.
 
  두바이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은 1985년 果實(과실) 송금이 자유롭고 세금이 없는 자유무역지역을 지정해, 현재 120여 개국 5400여 기업을 끌어들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2003년 8월 지정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2007년 2월까지 本계약 14건, 액수로 약 154억 달러(인천경제자유구역청 발표)의 투자를 끌어냈다.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 계획은 本계약 42억 달러에 불과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박영식 공보담당관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핵심인 송도지역 개발 마스터 플랜이 반영된 실시 계획이 2005년 12월에서야 승인됐다』며 『인천경제자유구역을 두바이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고 했다.
 
  그는 『지금 같은 환경에서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나야 인천이 中東의 두바이 같은 허브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2주간의 취재 도중 『투자유치가 어렵다』는 얘기를 여러 곳에서 들었다.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닙니다. 부동산과 인건비가 비싸고 강성勞組가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 核문제까지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이라고 외국인 투자를 끌어낼 뾰족한 방법이 있겠습니까』(이정호 인천市 정책기획관)
 
  『외국 회사에 접촉하면 「왜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투자를 해야 하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럼 선뜻 대답할 만한 「인센티브」가 없어요. 그게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한계입니다』(송도지구 美 부동산 개발업체 게일社 沈憲昌 부사장)
 
  『송도지구에 외국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서 미국 병원 관계자들을 접촉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송도가 서울보다 나은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요.
 
  이걸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어렵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정기택 경희大 의료경영학과 교수)
 
  송도지구 컨벤션센터 옆에 있는 포스코 건설 송도본부에서 趙庸耿(조용경·56) 부사장을 만났다.
 
  趙부사장은 미국 게일社와 합작회사인 NSC(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의 한국 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NSC는 송도지구(1611만 평) 안에서 국제업무단지(173만 평)의 개발을 담당하는 회사로, 2004년 5월 설립됐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송도 국제도시 개발에 약 127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게일社와 포스코가 7대 3 지분을 가지고 있다. 게일社는 부동산 개발업자로서 외국인 투자 유치를 담당하고, 포스코는 공사를 담당하는 시공사 역할을 맡고 있다.
 
  趙庸耿 부사장, 노형기 사업기획그룹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 송도지구는 현재 개발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습니까.
 
  『송도지구는 바다를 메워서 만든 매립지입니다. 전체를 11공구로 나누는데, 현재 1~4공구 383만 평이 매립 완료됐습니다. 투자유치 용지 확보를 위해 추가 매립 사업이 아직 진행되고 있어요. 현재 5·7 공구 198만 평은 2008년 하반기에, 6·8 공구 192만 평은 2010년 하반기에 준공예정입니다.
 
  이미 매립이 완료된 곳에서는 국제업무단지, 지식정보산업단지, 첨단바이오단지, 주거단지 등이 개발 중입니다. 도로 등 주요 기반시설은 완료됐고, 공원 녹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죠』
 
 
  『맨해튼 같은 도시를 만들려고 한다』
 
趙庸耿 포스코 건설 부사장.
  ― 송도지구를 한 바퀴 돌아봤는데, 포스코 건설 송도본부 옆에서 컨벤션센터와 주상복합 건물 공사가 한창이더군요.
 
  『국제업무단지는 선도개발사업지구(약 10만 평) 내 컨벤션센터를 2005년 3월에 착공했습니다.
 
  1500억원이 들어가는 송도국제학교가 지난해 3월에, 65층 동북아시아 트레이드 타워가 7월에 착공했어요. 12만 평의 중앙공원 시설 공사가 올해 착공됩니다. 백화점과 할인점, 국제박물관, 호텔 등이 올해 시작됩니다.
 
  한국에서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생태관이 올해 말 설계가 끝날 예정이에요. 생태관 건립을 위해 미국 IDEA社와 1억2000만 달러 양해각서를 체결했어요. 7500만t 규모의 수족관이 들어서는 지상 6층짜리 생태관은 화제가 될 겁니다. 송도에 사는 시민뿐만 아니라, 인천·서울에서 가족 단위로 놀러 올 겁니다.
 
  이런 앵커시설(관련 기업에 대한 연관 효과가 크거나 유동인구 흡입력이 강한 시설)과 기반시설이 제 모습을 갖추면 외국 기업들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송도 신도시를 「뉴욕의 맨해튼」 같은 도시로 만들려고 합니다』
 
 
  인·허가, 규제와의 허들 경기
 
  ― 최근 개통된 인천공항고속철도가 당초 추산보다 이용객 수가 적어 적자가 난다고 합니다. 결국 인천경제특구 개발이 저조하기 때문인데, 왜 이렇게 개발이 더딥니까.
 
  『개발이 더뎌서 공항고속철도만 문제겠습니까. 우선 송도만 보면 2005년 11월에서야 국제업무단지 사업계획이 세워졌습니다. 왜냐하면, 사업계획 이전에 세워야 하는 토지이용계획이 안 나오는 겁니다.
 
  송도는 매립지 아닙니까. 우선 매립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해양수산부에서 준공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준공 허가를 받으면 인천市가 토지보존 등기를 한 후에 이 땅에 대한 용도를 작성합니다. 구역별로 그 땅이 오피스텔인지, 호텔인지 용도가 결정돼야 뭐든 시작을 하지요.
 
  용도가 결정되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합의를 거쳐서 재경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재경부의 승인이 나야 토지이용계획을 세우고, 각각의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어요. 이 과정이 하세월입니다. 사업계획 후에는 또 세부적인 인허가를 따로 받아야 합니다』
 
  ― 한마디로 「원스톱 서비스」가 안 되는군요.
 
  『단적인 예를 들겠습니다. 외국 기업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공장을 설립하려면, 몇 개 기관에 신고 또는 허가를 받아야 되는지 아세요? 우선 외국인투자인가(재경부 지정은행), 산업단지신청(산자부), 건축허가(郡·군청), 부동산등기(등기소), 취업규칙신고(지방노동청), 조세감면신청(재경부), 법인설립신고(지방국세청) 등을 일일이 찾아가면서 해야 돼요. 평균 10개 이상의 기관을 찾아다녀야 합니다. 상황이 이런데 개발이 빨리 진행될 수 있겠습니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2006년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종지구의 「운북복합레저단지」 개발을 승인받는 데 11개월이 걸렸다.
 
  趙庸耿 부사장은 『이웃에 있는 상하이 푸둥지구는 「원스톱 서비스」에서 進一步(진일보)한 「원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투자유치 담당자 한 명이 투자상담에서 최종계약까지 모든 것을 도맡아 책임진다는 의미다.
 
 
  난항 겪은 송도국제학교
 
송도국제학교는 당초 계획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해 NSC가 1500억원을 들여 직접 건설하고 있다. 사진은 완공 후 조감도.
  趙부사장은 『외국 기업과 기업인을 유치하는 최소한의 조건이 외국인 학교와 병원』이라며 『이 두 사업부터 삐걱대고 있다』고 했다.
 
  『국제학교 설립은 외국인 투자 형태로 하겠다는 계획이었어요. 미국 동부의 유명 「보딩 스쿨」(기숙사형 사립학교)인 「밀턴 아카데미」가 들어오겠다고 했어요. 외국인 학교를 세울 수 있도록 법안(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서 국회에 보냈어요.
 
  그런데 여당 소속 의원들이 법안에 반대해서, 수정을 겪은 끝에 2006년 5월 통과됐어요. 하지만 법안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밀턴 아카데미 등 여러 외국 교육 기관들이 포기했습니다』
 
  여당 의원들이 입법과정에서 「교육주권 포기」라며 강력하게 반발, 「非영리법인이 들어올 수 있도록」 방향을 틀었다. 非영리법인은 학교를 운영하면서 생기는 이익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없다.
 
  또한 초기 몇 년만 한국인 학생을 정원의 30%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당초 정부와 여당은 「한국인 학생 비율을 40%까지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니 외국 교육법인들이 투자를 하겠습니까. 번 돈을 가져갈 수 없는데. 그런데 학교가 안 되면 외국인 투자 유치는 물 건너 가는 겁니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式」으로 우리 NSC가 학교를 짓고 있습니다.
 
  송도국제학교 건설에 약 1500억원이 들어갑니다. 이건 사실상 국가에 기부 채납하는 겁니다. 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접 건설하고 있지만, 미국 게일社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예요. 부동산 개발업체는 도시 건설 마스터 플랜을 만들고 도시에 투자할 회사를 찾아내지만 직접 투자는 안 합니다. 따라서 게일社 입장에서는 정말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송도국제학교는 2008년 2월 2100명 규모의 12학년제로 건립된다.
 
2008년 연말에 완공돼야 할 송도국제병원은 아직까지 사업자 선정조차 끝나지 않은 상태다. 사진은 예상 조감도.
  송도에 들어설 국제병원 건립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아직 사업자 선정조차 못 하고 있다. 송도국제병원 설립과 관련, 「우선협상대상자」였던 NYP(New York Presbyterian) 병원 이사회가 송도국제병원에 투자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NYP 병원은 美 컬럼비아 의대와 코넬 의대의 공식 제휴 병원이다.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은 NYP 병원과 PIM(Philadelphia International Medicine: 필라델피아 소재 9개 병원 연합 법인)의 사업제안서와 현지조사를 토대로 NYP병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은 당시 『NYP병원이 약 6억 달러를 들여 2008년 말 개원을 목표로 6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연말에 병원이 완공돼야 한다. 무슨 우여곡절이 있었던 걸까?
 
  송도국제병원 건립과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참여하고 있는 한 실무자는 『외압으로 인해 재경부가 무리하게 NYP 병원의 손을 들어 줬다』고 했다.
 
  ―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NYP 병원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참 한심한 일입니다. 한마디로 NYP 병원 이사회가 송도국제병원 참여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이사회는 「제대로 보고가 안 된 사업을 인가해 줄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도 모른 채 재경부가 NYP 병원으로 밀어붙였어요. 평가위원회에서 민간위원들은 4대 3으로 PIM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어요. 그런데 재경부가 NYP 병원 편을 들면서 정부 쪽 세 표가 NYP 병원으로 몰리더군요. 그래서 승부가 났지요』
 
  ― PIM은 오래 전부터 송도국제병원 사업을 준비했다고 하던데요.
 
  『맞습니다. 2년 전에 정부가 요청해서 PIM이 MOU(양해각서)를 체결했어요. 인천시와 필라델피아가 자매도시라서 인천시장과 필라델피아 주지사가 사업을 성사시키로 합의했어요. 이렇게 2년 동안 PIM 측은 재경부와 정부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준비를 했습니다. 설계와 자본조달을 마친 상태였어요.
 
  그런데 NYP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어요. 어디로 가든 제대로 병원을 설립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당장 내년에 병원을 완공해야 하는데 이제 어떻게 합니까』
 
  재경부 경제자유구역단 관계자는 『NYP 이사회에서 송도 투자를 거부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그는 『4월19일에 NYP 측에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자유구역內의 외국인 투자 유치는 송도국제도시를 건설하는 NSC의 게일社가, 국내 기업 유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맡고 있다. NSC는 최근 「경제자유구역 성공을 위한 제언」이라는 자료를 펴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해소―송도국제도시는 수도권이 아닌 경제특구다」는 제목의 책자다.
 
 
  국내 대기업 유치 방해하는 「수정법」
 
趙庸耿 포스코 건설 부사장.
  趙庸耿 부사장(NSC 한국 사장)과의 대화다.
 
  ― 국내 기업 유치가 송도국제도시 건설 사업에 중요합니까.
 
  『매우 중요하지요. 외국 기업이 투자를 결심할 때 「인천경제특구에 삼성전자가 들어와 있느냐」, 「LG는 들어올 계획이 있느냐」고 확인합니다.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인천경제특구에 대거 유치해야 하는데, 인천은 수도권이라서 유치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 왜 불가능하죠.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 때문입니다. 국내 대기업이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할 경우 외국인 투자기업과 같은 조세 감면 및 세제지원의 혜택을 기대하기는커녕,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됩니다. 경제자유구역법이 특별법이 아니라서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의 적용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하면, 수도권은 인구집중도 등에 따라 「과밀억제권역」·「성장권리권역」·「자연보전권역」 등으로 나누어 까다로운 규제를 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성장관리권역(1~6권역)과 과밀억제권역(7~11공구)에 속한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 6333만 평 가운데 과밀억제권역은 1614만 평(25%)이며, 성장관리권역은 4719만 평(74.5%)이다.
 
  국내 대기업이 수도권內 과밀억제권역에 본점이나 지점을 설치하거나, 공장 신·증설 등에 따른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등록세의 3배 重課(중과)를 맞게 된다.
 
  재산세는 5년간 5배 重課 대상이다. 만약 제조업체가 송도에 공장 설립을 추진할 경우, 세제상의 불이익은 물론이거니와 수정법상 「공장총량제」 규제를 받아 공장 설치가 거의 불가능해지거나 수도권정비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아 소요 기간이 길어진다.
 
 
  역차별 당한 국내 투자자들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美 게일社 존 하인즈 대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해 11월 발행한 「규제·애로 사항 관련 건의」에 따르면 5·7 공구에 입주 예정인 연세大는 수정법의 규제를 받아 2010년 개교 목표가 지연될 위기에 처해 있다. 6·8 공구에 건설 예정인 151층 쌍둥이 빌딩은 수정법 등으로 애를 먹고 있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2005년 4월 삼성전자가 송도 5·7 공구에 100만 평 규모 개발계획을 구상했다가 수도권 규제로 무산됐다. (주)CJ는 송도생물산업실용화센터와 연계한 생산시설 입주를 희망했으나 수도권 규제에 걸려 충북 오송지구에 투자를 했다.
 
  趙庸耿 부사장은 『외국인들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고 했다.
 
  『영국 상공회의소 부회장이 「한국의 경제자유구역은 안 된다」고 단언하더군요. 수정법의 폐해를 얘기하면서 「어느 외국 기업도 외국 기업 전용 게토(유대인 집단 거주지역)를 만들면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어요.
 
  한국의 경제자유구역은 「프리 이코노믹 존(Free Economic Zone)」이 아니라, 「포린 이코노믹 존(Foreign Economic Zone)」으로 가고 있다는 겁니다. 포스코 건설이 최근 본사를 송도로 이전하는 것을 결정했습니다. 송도를 개발하고 있는 우리라도 들어가서 솔선수범해야죠』
 
 
  「東北亞 물류 중심지」의 꿈
 
金滿堤 前 경제부총리.
  처음 경제자유구역을 생각해 낸 사람들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경제자유구역을 우리나라에 도입했을까?
 
  2000년 南悳祐(남덕우) 前 국무총리, 李承潤(이승윤)·金滿堤(김만제) 前 경제부총리 등이 「동북아 경제포럼 한국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21세기에 한국이 먹고살기 위해서는 동북아 물류 중심지를 건설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제조업 중심으로는 세계의 생산기지로 떠오른 중국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동북아 경제포럼 한국위원회 위원장인 金滿堤 前 부총리의 말이다.
 
  『우리가 살길은 첨단기술 상품을 만드는 것이 하나고, 다른 하나는 물류 중심지가 되는 겁니다. 사람들이 「물류」라고 하면 단순히 「운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큰 오해예요. 물류는 해운·공항·육운과 관련된 다양한 업종을 모여들게 해서 거대한 유통과 생산 유발 효과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물류 중심지가 바로 허브가 되는 겁니다. 허브에 세계 각지에서 사람·물자·정보와 돈·고급 기술과 노하우가 몰려들어 막대한 부가가치와 고용이 창출되죠.
 
  대표적인 물류센터로 꼽히는 네덜란드의 로테르담港과 스키폴 공항, 독일의 함부르크港, 벨기에의 앤트워프港, 동남아의 싱가포르, 홍콩을 보세요. 이 지역에 제조업체가 없어도 1인당 GDP는 全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상품의 생산·유통 ·재고·정보 등을 총괄하는 지역본부를 두기 때문이에요』
 

 
  인천의 입지조건
 
  동북아 경제포럼 한국위원회는 2001년 9월23일 金大中 대통령에게 이같은 전략을 보고했고, 金大中 대통령은 이 건의를 토대로 2002년 4월4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전략」을 발표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2002년 1월14일 국회를 통과했다. 다음해인 2003년 8월 인천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고, 같은 해 부산·진해, 광양 등 2개 지역이 추가로 지정됐다.
 
  金滿堤 前 부총리는 인천이 맨 처음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송도를 가보니까, 인천항과 인천공항이 바로 옆에 있고 국제도시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구비돼 있어요. 송도뿐만 아니라 인천지역이 지리적·환경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했습니다. 인천은 일본·중국·시베리아의 중심지에 있어서 비행거리 세 시간 반 안에 오갈 수 있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43개나 있습니다』
 
  金 前 부총리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등 경제자유구역의 성공 여부는 결국 외국인 투자, 그 가운데서도 외국인 직접투자(FDI)에 있다고 했다.
 
  『물류 비즈니스 분야 역시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해 선진기술·자본·노하우를 얻는 것이 절실합니다.
 
  저희가 물류 중심지로서 벤치마킹했던 아일랜드·네덜란드·영국·스웨덴·싱가포르 등은 과거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다국적 기업의 직접투자로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인천은 1일 비즈니스가 가능한 20억 인구를 가진 시장이 배후에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하역 능력이 연간 7500만t인 인천항이 있어, 복합화물 운송이 가능하다. 대규모 부지(6336만 평)와 남동공단, 부평공단 등 풍부한 제조업 기반이 있다.
 
  이런 지정학적 강점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외국인 투자가 부진하고, 개발이 지지부진한 걸까?
 
  인천경제자유지역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게일社의 입장을 들어 봤다.
 
  서울 광화문 파이낸셜센터에 있는 「게일 인터내셔날 코리아」에서 沈憲昌(심헌창·43) 부사장을 만났다. 「게일社의 외자유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냐」고 묻자,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NSC는 2005년 12월에 등기된 토지를 매입했습니다. 즉, 실질적인 외자유치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기간은 고작 1년 남짓입니다. 이 기간에 세계적인 투자사인 「모건 스탠리」가 3억5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어요.
 
  저희가 실질적으로 외자유치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기간과 투자 성과를 감안한다면 게일社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맞지 않습니다. 인천市와 중앙정부에서 경제자유구역 국제업무단지에 입주할 기업들에 제공해 주는 법적·제도적, 세제상의 혜택은 全無(전무)한 상황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주셔야 합니다』
 
 
  세금 혜택 없어 본부 이전 백지화
 
게일 인터내셔날 코리아 沈憲昌 부사장.
  ― 유치 기간이 짧아서 외국인 투자 실적이 저조하다는 겁니까.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이 완료되는 2020년까지 지금의 법적·행정적인 인프라로는 외국인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겁니다. 우선 세금 문제예요.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 기업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투자 업종을 제조업·물류업·관광호텔업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송도국제업무단지)가 집중 유치해야 하는 산업은 서비스, 첨단기술산업을 포함한 高부가가치 산업이에요.
 
  세제 혜택이 경쟁국인 싱가포르나 홍콩·상하이 등에 비해 낮습니다. 조세혜택은 제한적인데 25%의 높은 법인세율을 적용해 다른 나라 경제특구와 비교해볼 때, 세제 측면에서 인센티브가 너무 약합니다』
 
  게일社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IT 업체인 A社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다가 포기했다. A社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법인세 혜택이었다. 법인세 혜택이 관광·물류·제조에만 국한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A社는 송도로 아·태 본부를 이전하려는 계획을 백지화했다.
 
  A社로서는 설혹 한국으로 본부를 이전하더라도, 생활환경이 모두 갖춰져 있는 서울을 제치고 송도로 갈 이유가 전혀 없다.
 
  게일社는 「토지를 저렴하게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A社는 『토지 가격이 몇 % 싸다는 것은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이 기업은 아·태본부를 중국 혹은 호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정서적인 인프라」
 
  ― 외국인 투자 유치의 다른 어려운 점은 뭡니까.
 
  『복잡한 행정절차, 한국 기업 유치 저조 등이 대표적입니다. 자칫 간과하기 쉽지만 외국인 투자 유치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인프라가 「정서적인 인프라」니다.
 
  한국은 가뜩이나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국가인데다 최근에는 론스타 사건 등으로 외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자선사업을 하려고 오는 건 아닙니다. 외자 유치로 인해 창출되는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생각하면 국가 경제에 필수불가결한 것입니다. 외국 기업들이 국내에 들어와 투자하고 우수한 경험과 인프라를 공유하는 것은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에요』
 
  지난 4월6일 송도지구 안에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찾았다. 하루 전에 갔던 포스코 건설 송도본부에서 걸어서 10여 분 거리에 있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큰 그림과 종합계획을 정하면, 이에 대한 인·허가와 관리감독을 재경부가 담당한다.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李桓均(이환균·64) 경제자유구역청장에게 「인천경제특구의 문제점」을 물었다.
 
  『우선 경제자유구역법이 일반법이라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경제자유구역은 불평등한 개발을 전제로 합니다. 다른 지역과 달리 특별한 조건을 만들어서 빠른 시간에 개발을 성공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겁니다.
 
  그 지역의 빠른 성공을 국가경제 전체에 확대한다는 논리죠.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특별법 형태로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됐어야 합니다. 일반법이다 보니 다른 일반법과 상위법에 모두 걸려서 일의 진행이 늦어집니다.
 
  자유구역 내에서 승인을 받으려면 36개 법률에 의한 65개 사항을 관계부처와 협의해야 합니다. 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 12조 2의 규정에 보면 「협의 요청을 받으면 관계 행정기관장은 30일 이내에 의견을 제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30일에만 의견을 보내도 양반입니다. 취재하시면서 이런 얘기를 많이 들으셨겠지만, 경제자유구역 내에 각종 실시계획의 승인 기간이 평균 160일입니다. 이러니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겠습니까. 지금이라도 특별법 형태로 법을 개정했으면 합니다』
 
 
  평당 분양원가 111만원. 상하이는 24만원
 
李桓均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 특별법으로 법을 바꿔야 개발이 효과적으로 진행된다는 겁니까.
 
  『네, 법뿐만 아니라 정부가 총대를 메고 세게 도와주지 않으면 힘듭니다. 저희 청의 예산이 약 5000억원 정도예요. 기본 비용을 제외하면 각종 기반시설을 만드는 데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천시 전체 예산이 5조원인데, 산하기관인 저희 청에 얼마나 투자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은 도로 등 일부 기반시설에만 적용되고 있는 「50% 국고지원 원칙」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정보통신·공원녹지·상하수도 시설 등에 국고지원을 해줘야 하고, 지원비율을 70%로 높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일부 기반시설 외에 다른 시설에 사용되는 비용은 사업 시행자에게 부담이 떨어지고, 그 결과 조성원가가 높아진다. 산업단지별 평당 분양원가를 비교하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평당 분양원가는 111만원으로 상하이 24만원, 말레이시아 17만원보다 크게 높다.
 
  ― 취재를 하다 보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全權(전권)을 행사할 수 없어 非효율적이다」는 얘기가 많더군요.
 
  『싱가포르나 중국은 경제자유구역을 정하면 자유구역청장에게 전권을 줍니다. 마치 우리나라가 과거 포항제철을 만들 때, 朴正熙 대통령이 박태준씨에게 권한과 책임을 함께 위임한 것과 마찬가지죠.
 
  일을 하는 사람(경제자유구역청)과 허가를 내는 사람(재경부)이 다르니 끝에 가서 손발이 안 맞고 빠르게 진행이 안 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특별법 얘기와 맥락이 닿아 있는 겁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경제자유구역 사업에 대해 全權을 쥐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취재 내내 들을 수 있었다.
 
  정기택 경희大 의료경영학과 교수의 말이다. 정교수는 2003년 8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의료산업 클러스터 사업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송도국제병원 문제에서 극명하게 볼 수 있어요. 병원 선정을 위해서 자유구역청이 몇 년 동안 인천市와 함께 노력했어요. 그래서 마지막 도장을 찍는 것만 남았는데, 허가권을 가진 재경부가 판을 엎은 겁니다. 즉, 책임과 권한이 분산되니까 일이 중구난방이 됐지요. 결국 인천을 포함해 3개 경제자유구역이 재경부 관리감독 아래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盧武鉉 정부의 「미운 오리 새끼」
 
安相洙 인천시장.
  한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가 없는 베드타운형 신도시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한국 경제 원로들의 바람처럼 東北亞 물류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인가?
 
  安相洙(안상수·61) 인천시장은 40여 분간의 인터뷰에서 『중앙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2003년 2월 盧武鉉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그때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살릴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송도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 건설의 필요성을 설명했어요. 여러 인천 출신 인사들이 도와줘서 인천대교를 착공할 수 있었어요. 당시만 해도 盧대통령이 「東北亞 물류 중심 도시」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 균형발전이 참여정부의 핵심 사업이 되면서,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어요. 경제자유구역 사업이 정부의 「100大 국정과제」에서 제외됐으니 더 무슨 얘기를 하겠습니까』
 
  ― 청와대와 정부에 항의해 보셨습니까.
 
  『허허, 그럼요. 반응이 없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우리는 더 이상 도울 수 없다. 현재 상황에 맞게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다른 정부 관계자들은 「특정 지역을 차별적으로 발전시키려는 경제자유구역은 균형발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참여정부에서는 안 밀어 줍니다」 하더군요. 경제자유구역은 盧武鉉 정권의 「미운 오리 새끼」입니다』
 
  ― 결국 정권이 바뀌어야 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할 수 있다는 건가요.
 
  『얘기가 결국 그렇게 되나요. 어쨌든 이 정부에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하니, 우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그렇게 비관적이지는 않습니다.
 
  경제자유구역청, 사업자, 인천시민들이 합심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구의 푸둥지구가 개발을 시작한 지 20년, 두바이가 15년이 지났어요.
 
  인천은 이제 4년째입니다. 성급한 낙담도 장밋빛 자신도 하지 않겠습니다. 저희를 많이 격려하고 도와주십시오』●
 
 

  ▣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송도·영종·청라 지구 개발계획
 
   2003년 8월 지정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크게 「송도지구」·「영종지구」·「청라지구」로 나뉜다. 면적은 여의도(89만 평)의 70배인 총 6333만 평이다. 송도 영종지구는 2020년까지, 청라지구는 2012년까지 개발된다.
 
  인천市 서남구에 있는 송도지구의 핵심시설은 167만 평 규모에 들어서는 국제업무단지다. 외국인 학교, 외국계 병원, 12만 평 규모의 중앙공원, 동북아시아 트레이드 타워(65층), 주상복합 퍼스트월드(64층), 국제컨벤션센터 등이 들어 설 계획이다.
 
  이곳은 미국 부동산 개발 회사인 게일(Gale)社와 한국 포스코 건설의 국내 합작법인인 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NSC)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NSC는 2014년까지 모두 24조원을 국제업무단지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토지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개발을 맡고 있는 영종지구는 2006년 12월부터 토지 보상에 들어가 현재 보상이 거의 끝난 상태다. 영종지구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4184만 평이다. 이 가운데 577만 평에 신도시가 들어선다.
 
  영종지구를 크게 보면 영종지역(577만 평), 용유·무의지역(213만 평), 운북지역(83만 평)으로 구분되어 개발된다. 영종지역은 주거 및 산업물류, 국제 업무 등 인천국제공항과 연계한 복합도시로 개발되고, 용유·무의지역은 해양 휴양지, 자연체험 관광단지 등 국제적인 종합 휴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운북지구는 복합레저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가장 규모가 작은 청라지구는 인천 서구 경서·원창·연희동 일대 모두 538만 평 규모이다. 청라지구의 1단계 57만 평에 대한 기반시설공사는 2010년까지 완료 예정이다. 청라지구 사업에는 토공(480만 평), 농업기반공사(42만 평), 인천시(16만 평) 등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용지비와 개발비 등 모두 5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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