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편지 - 유대인 가정의 거실에는 TV가 없다

  • : 저자없음  
글자 크기 조정
  • 스크랩
  • 본문 음성 듣기
  • 글자 크기 조정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현용수 명지大 객원교수·美 쉐마교육연구원장
한국에서는 요즘 초등학교에서부터 칠판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영상을 통한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 교육의 내용을 영상에 담아 최첨단 프로젝터로 보여 주며 가르친다. 집중력이 낮은 어린이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다. 이제 영상이 아니면 교육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린 학생들이 영상에 중독(?)되어 있다.
 
  유대인 학교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유대인 학교의 교실에는 칠판이 있지만 이것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눈으로 보는 것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손으로 그림을 그리게 하거나 사물을 만들게 하는 정도다.
 
  한국인 가정과 유대인 가정의 거실도 차이가 있다. 한국인의 집에는 예외 없이 거실에 큰 TV가 있다. 그런데 유대인들의 거실은 예외 없이 「도서관」같이 꾸며져 있다. 책장이 놓여 있고, TV는 아예 눈에 띄지 않는다.
 
  이는 유대인들이 가정이나 학교에서 학습 방법으로 TV를 보는 대신에 책을 많이 읽게 하고 토론을 많이 시키기 때문이다.
 
  세상 돌아가는 소식은 어떻게 아나? 꼭 알아야 할 시사 문제는 TV 대신에 신문이나 라디오를 통해 안다.
 
  유대인은 왜 거실에 TV를 놓지 않는가?
 
  첫째, 시각을 통해 전달되는 강렬한 세속 문화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어린 나이에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학업에 정진할 수 있다. 유대인 어머니는 「뉴스위크」 같은 잡지도 자녀들이 보기 전에 먼저 살펴보고, 여성의 나체 사진이라도 실려 있으면 그 페이지를 뜯어 낸 후에 보도록 한다.
 
  둘째, 독서 습관을 길러 주기 위해서다. 어려서부터 TV 영상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더 강렬한 畵像(화상)을 계속 요구하게 된다.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싫증을 느끼게 된다. 전달 효과가 적고, 덜 재미있고, 깊고 오래 생각하게 하는 독서는 더욱 싫어하게 된다.
 
  유대인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깨알처럼 쓰인 까다롭고 복잡하고 어려운 「탈무드」를 끊임없이 읽고 토론하게 한다. 유대인 중에는 어려서부터 작은 글씨로 쓰인 책을 많이 읽기 때문에 눈이 나빠져 안경을 쓴 이들이 많다.
 
 
 
 독서와 토론 통해 논리력과 思考力 배양
 
  그들의 말에 의하면 어려운 내용을 분석하고 해석하다 보면 일반 학교교육의 내용은 너무나 쉬워 몇 시간 공부하지 않고도 쉽게 따라갈 수 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이런 교육을 받으면, 성장한 후에 영상물을 볼 때 그 내용을 쉽게 따라갈 수 있다. 반면에 쉽고 편하게 보는 영상물에 물든 사람들은 책에 적응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셋째, 思考 능력을 길러 주기 위해서다. 오늘날 TV의 화면은 1~2초 간격으로 내용이 바뀐다. 어린이들이 TV 화면에 심취해 있으면 그들의 생각도 TV 화면이 움직이는 대로 빨리 움직인다. 따라서 어려서부터 TV를 많이 시청할 경우 스스로 오랫동안 깊고 넓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버린다.
 
  넷째, 인간관계와 感性(감성) 교육을 위해서다. 영상물에 익숙한 아이들은 TV나 컴퓨터 앞에 혼자 앉아 있기를 좋아한다. 인간과의 대화를 멀리하며 자연과의 친밀감은 더욱 없어진다. 따라서 인간관계 교육과 감성교육에 매우 좋지 않다.
 
  다섯째, 집중력과 창의력을 길러 주기 위해서다. TV를 오래 보게 되면, 집중력과 창의력도 떨어진다. 자신이 열정을 갖고 능동적으로 일을 손수 주관하게 될 때 집중력이 생기며 창의력도 높아지는데, TV 시청은 수동적인 입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여섯째, 여가를 선용하기 위해서다. 유대인 가정에는 TV가 없기 때문에 여가 시간이 많다. 그들은 그 시간을 성경공부와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데 사용한다.
 
  일곱째, TV 시청은 어린이의 독해력을 방해한다. 카이저 가족 재단과 어린이 디지털 미디어 센터가 生後 6개월부터 6세까지 자녀를 둔 부모 1065명을 대상으로 아이들의 미디어 이용습관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하루 중 많은 시간 TV를 켜놓고 있는 가정의 6세 미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글 읽는 방법을 배우는 데 훨씬 많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중증의 TV 시청 가정」에서는 4~6세 어린이들 중 34%가 글을 읽을 수 있는 반면, 이보다 훨씬 짧은 시간 TV를 켜 놓은 가정에서는 그 비율이 5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덟째, 독서와 토론을 통해 논리력을 길러 주기 위해서다. 유대인은 가정에서 아버지가 자녀들과 까다롭고 복잡한 613개의 율법과 수천 개의 율례와 법도를 토론하면서 고도의 논리를 가르치며 배우고 이를 글로 정리하면서 학문하는 기초를 다진다. 세상에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논리적인 언어 사용과 글쓰기를 가정에서 어려서부터 훈련하는 셈이다. 그래서 유대인은 논리에 밝다. 유대인이 미국의 학계와 법조계를 석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사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지 않는 예술가라 하더라도 유대인 예술가 중에는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는 이들이 많다. 그들의 독특한 가정교육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점점 신문이나 책을 읽는 독서 인구가 줄고 있다. 책의 활자 크기도 커지고 책의 두께도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 독자들이 작은 글씨로 된 책이나 두꺼운 책은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나마 책을 읽던 독자들의 思考도 점점 영상문화의 영향을 받아 얄팍해져 간다는 증거다.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는 유대 민족은 왜 가정이나 학교에 TV나 영상물을 없애고 책을 읽히고 토론을 많이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가정에서는 TV를 치우고 학교에서는 영상교육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책과 신문을 많이 읽게 해야 한다.●
  • 스크랩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