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 載 仁
1942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高·서울大 원자력공학과 졸업. 미국 MIT大 대학원 핵공학과 졸업, 同 대학원 핵공학 박사. 미국 MIT大 핵공학과 연구원, 미국 NUTECH INTERNATIONAL社 기술이사, 한국전력기술 원자력사업단장,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 미국 하버드大 객원교수,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역임. 現 한국원자력연구소 자문위원, 한국원자력학회 회장. 저서 「빈 마음으로 보는 새로운 세상」.
1942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高·서울大 원자력공학과 졸업. 미국 MIT大 대학원 핵공학과 졸업, 同 대학원 핵공학 박사. 미국 MIT大 핵공학과 연구원, 미국 NUTECH INTERNATIONAL社 기술이사, 한국전력기술 원자력사업단장,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 미국 하버드大 객원교수,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역임. 現 한국원자력연구소 자문위원, 한국원자력학회 회장. 저서 「빈 마음으로 보는 새로운 세상」.
지난 10월28일 오후 8시10분(한국시각), 세계 각국의 천문대에서는 태양을 관측한 이래 세 번째로 강력하고 지구보다 13배나 큰 黑點(흑점)의 폭발, 두 번의 섬광을 목격하였다. 섬광 하나 하나는 1000만 개의 수소폭탄이 폭발할 때 내는 에너지를 備蓄(비축)하고 있는 태양풍(Solar Wind)을 시속 수백만km의 속도로 우주 밖으로 방사하였다. 그로부터 8분 후 지구는 맨 먼저 X선의 침공을 받았다.
다음날 아침, 지구는 드디어 지구를 보호하고 있는 磁氣場帶(자기장대)를 뚫고 들어오는 전자, 양성자, 알파선과 같은 태양풍 주력부대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지구 최외각을 돌고 있는 인공위성들이 먼저 피해를 입었다. 인공위성들은 넓게 펴진 태양 전지판이나 방사선에 약한 전자칩을 가지고 있어서 주력부대들의 좋은 먹이가 되었다.
일본 통신위성은 電力부분에 타격을 입고 交信(교신)이 두절되었다. 예전에는 이런 태양의 공격에 약한 인공위성은 제 위치를 잃고 지구로 추락하였다. 지구에서는 자연 방사능 준위가 급격하게 상승하였다. 높은 상공을 비행하던 조종사들은 수백 장의 X선 사진을 찍는 강도의 방사선에 노출되었다.
지구 안에서도 태양풍 주력부대들의 직접 공격을 받은 지역은 통신이 두절되었다. 휴대전화는 「먹통」이 되었고, 많은 통신기기들은 상호 교신이 마비되었다. 위성항법시스템(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으로 운항하던 배들은 충돌할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았다. 이 태양풍이란 「침공군」 때문에 GPS가 가리켜 주는 방향의 오차범위가 수 cm에서 수 km로 커졌기 때문이었다.
예전에도 이런 전쟁은 있었다. 1989년 캐나다 퀘벡(Quebec)州에서 태양풍 침공군이 송전선을 공격해서 대규모의 정전사태를 유발하였다. 1998년에는 미국의 통신위성이 파괴되었고, 병원에서 의사들은 긴급호출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2001년에는 일본의 은하 관측용 위성 「아스카」가 추락하였다. 미국은 1970년대 이후 태양과의 전쟁에서 군사위성을 포함해서 300基 이상의 인공위성들이 훼손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지난 10월29일 우리나라에서는 천문관측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태양풍군에 대한 勝戰報(승전보)인 오로라를 관측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오로라는 高에너지 입자를 포함한 태양풍 침공군이 지구의 북극과 남극을 통해서 지구 중심부로 진입하면서 공기 입자와 충돌하면서 내는 녹색, 적색, 청색, 보라색 또는 황록색의 신비한 빛의 띠를 말한다.
이 때문에 오로라는 주로 북반부와 남반부의 高위도 지방에서 흔히 관측되었다. 예전부터 알래스카나 北스칸디나비아는 오로라를 쉽게 관측할 수 있는 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왔었다. 태양풍의 힘이 강력하면 粒子(입자)들의 힘도 강해서 그보다 낮은 지역인 위도 40도 부근에서도 가끔 오로라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最强(최강)의 태양풍 덕분으로 40도 이남인 경북 普賢山(보현산) 천문대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되어, 해양연구원 元永仁(원영인·43) 박사가 어안렌즈를 장착한 천체 관측용 카메라로 아름다운 赤色(적색) 오로라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태양풍의 공격으로 지구가 앓아야 하는 극심한 후유증도 있다. 태양의 흑점수가 많고 태양풍이 강력하면 지구의 온도는 매번 상승하였다. 반대로 태양의 흑점수가 작고 활동이 미미하면 지구의 온도는 낮아져서 추운 겨울을 맞았다.
많은 과학자들은 예전에 공룡을 멸망시킨 빙하기와 小빙하기는 태양의 약한 흑점 활동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실제로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반에 이르는 동안 태양의 흑점 활동은 무기력해져서 영국의 템즈江이 얼어붙고 여름까지 그 얼음이 남아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태양의 흑점은 1600여 년 전 중국의 한 천문학자에게 세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 까마귀로 관측되었다. 이 중국 과학자는 5일 동안 흑점을 관찰하였는데 그 후 홀연히 사라졌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태양의 흑점을 자세히 관찰한 사람은 아마 갈릴레오(Galileo)가 처음이었을 것이다.
1610년 갈릴레오는 자기가 발명한 망원경으로 아주 어두운 필터를 통해서 태양을 보았다. 그리고 흑점이 일정한 속도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도 관찰하였다. 흑점은 태양의 가장자리에서 사라져 버렸고, 2週 후에 동일한 흑점이 다른 가장자리에서 나타난 것을 목격하였다.
갈릴레오는 이 관측을 통해서 흑점이 태양 표면에 있다는 사실과 태양은 자신의 軸(축)을 중심으로 自轉(자전)하지만, 적도에서는 25일 주기로 자전하고 위도 60도 지역에서는 29일 주기로 불규칙한 자전을 한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이렇게 보면 태양은 우리에게 항상 좋은 일만 해주는 따뜻한 어머니의 품만은 아니다. 태양은 성내고, 가끔 지구를 공격하며, 노쇠한 몸이 피곤을 느끼면 쉴 줄도 아는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서 나오는 전능한 「질투의 神」과 같다. 그래서 이제 과학으로 무장되고 神이 내려 준 창조성으로 전략을 세운 사람들은 태양과의 관계를 再정립할 때가 되었다.
태양에 대한 지식을 더 많이 쌓고 적극적으로 태양과 화해하고 협력하며, 그러나 필요하면 전쟁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그 전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미국은 美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공동 제작한 우주관측위성 「소호」(SOHO: Solar and Heliospheric Observatory)를 하늘에 두고, 해양 및 대기관리국 「노아」(NOAA: The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에서 우주변화를 측정하여 관련되는 기관들에게 사전 통보를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아리랑 1호, 무궁화 위성, 과학기술 위성들이 하늘에 떠있고 앞으로도 통신기상 위성, 다목적 위성 등 8基 이상의 위성을 하늘에 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제 우리도 우리가 만들어 올린 위성들을 위해서라도 태양과의 협력적 전쟁을 준비할 시기가 되었다.
지구는 지금 兩極 상공의 오존층이 파괴되고 있어서 태양의 지구 침공이 매우 쉽게 되었다. 대기는 오염되어 태양열 輻射(복사)는 강해졌고, 지구 표면온도는 높아지고 있다. 태양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항상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하철에서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반가워서 내게 툭 던진 한마디가 『자네 많이 늙었네』였다. 사실 지난 2년 사이에 흰머리가 옆머리를 조금씩 점령하다가 이제는 아예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검게 염색하면 다섯 해는 벌 수 있다고 충고를 해준다.
얼굴에도 흑점이 생기기 시작해서 예전의 중국 천문학자가 보면 「세 발 달린 까마귀」가 무리 지어 모이를 줍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는 절대 늙지 않을 것으로 착각하고 마음은 항상 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월이 가고 눈가에서부터 먼저 퍼지는 주름살로 느끼는 「시간 공격」에는 당할 장사가 없다.
시간은 우리 앞에 아무런 형체도 없이 다가온다. 다른 모든 사물들은 우리에게 그 형체를 직접 또는 간접으로 보여 주고 있다. 音波(음파)는 물의 떨림을 통해서 우리에게 실체를 보여 주고 있다. 맛은 우리의 味覺(미각)을 통해서 「맵다」, 「짜다」, 「맛있다」 등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만큼은 어느 방법을 동원하여도 우리에게 그 형체를 직접 보여 주지 않고 있다. 단지 우리가 기계적인 시계를 만들고 나무의 나이테에서 간접적으로 흐르는 시간을 느끼고 있다. 시간은 유일하게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그 무엇이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간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 그리고 알아낸 사실은 시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따라 변하는 상대적인 시간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간은 빠르게 흐르기도 하고 느리게 가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가 공감하는 표준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지구 자전을 이용해서 낮과 밤의 길이(하루)로 시간을 측정하였다. 그러나 지구의 自轉은 일정하지도 않고, 가끔 알 수 없는 이유로 불규칙한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구가 태양을 公轉하는 시간(일년)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 시간도 일정하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그보다 더 정확하다고 생각되는 세슘원자가 붕괴되는 현상을 시간 尺度(척도)로 정해 세계가 사용(우주 시계)하고 있다. 그러나 이 현상도 지구의 重力場(중력장·gravitational field: 지구가 주변 공간에 변화를 일으켜 지구의 중력이 물체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 변화하면 붕괴현상도 따라서 변화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보편적이고 객관성과 균일성을 가진 절대시간은 우리에게는 없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느끼는 절대시간은 태양이 우리에게 주는 시간이다. 낮과 밤을 만들고 봄·여름·가을·겨울을 만드는 시간이다.
네 계절이 모두 지나면 우리는 한 해를 보냈다는 實感(실감)을 하고 한 살을 더 먹는 儀式(의식)을 한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시간도 우주가 우리에게 던지는 전쟁이다. 즉, 태양이 創造主(창조주)를 대신해서 우리에게 시간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전쟁에서 지치고 얼이 빠져서 우리는 非정상적인 일들을 한다. 권력을 탐하고, 과도한 부귀를 추구하며 우리가 우리 이웃을 해친다. 마치 자기 자신만은 시간과의 전쟁에서 제외되어 있다는 꿈을 갖는다. 시간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란작전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차분하게 우주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메시지를 해독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너무 자질구레한 정치와 경제적 시간을 잠깐 접고 우주를 새롭게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지난해 가려진 시간 사이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숨겨 버린 커다란 두 눈의 소녀처럼 잃어버린 우리의 설렘들을 再창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실제로 시간과의 전쟁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일이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