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勞使분규가 발생한 제조업체 261개社의 생산 차질액이 2조원을 넘는다. 울산광역시의 화섬3社(효성, 태광, 고합)에서 일어난 파업은 엄청난 피해를 입혔는데, 초기에 法만 엄격하게 집행했다면 피해는 줄었을 것. 화섬3社 파업은 사용자의 결연한 의지를 정부가 꺾은 사례 중의 하나다. 정부는 노동자는 弱者라는 생각을 하는데, 法 앞에서는 강자도 없고 약자도 없다. 법을 지키느냐 지키지 않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일시: 2002년 12월27일 오후 2~5시
장소: 은행연합회관 뱅커스 클럽
사회: 金仁浩(시장경제연구원 운영위원장, 前 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
주제발표 및 토론: 金大模(중앙大 경제학 교수, 前 노동연구원장)
토론: 崔勝夫(순천향大 초빙교수, 법무법인 CHL 고문, 前 노동부 차관), 沈甲輔 (삼익 LMS 대표이사 부회장, 대한상의 노사인력위원장), 姜榮哲(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경영학 박사)
[정리]
金容三 月刊朝鮮 차장대우
李世珩 月刊朝鮮 기자
일시: 2002년 12월27일 오후 2~5시
장소: 은행연합회관 뱅커스 클럽
사회: 金仁浩(시장경제연구원 운영위원장, 前 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
주제발표 및 토론: 金大模(중앙大 경제학 교수, 前 노동연구원장)
토론: 崔勝夫(순천향大 초빙교수, 법무법인 CHL 고문, 前 노동부 차관), 沈甲輔 (삼익 LMS 대표이사 부회장, 대한상의 노사인력위원장), 姜榮哲(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경영학 박사)
[정리]
金容三 月刊朝鮮 차장대우
李世珩 月刊朝鮮 기자
崔勝夫 한국의 노동문제가 경제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만큼 후진적이라고 自虐的(자학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예컨대 2001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조사대상 49개국 중 우리나라 勞使(노사)관계 순위가 46위이고 국제경쟁력 순위는 28위이며, 또 세계경제포럼(WEF)의 조사대상 75개국 중 노사관계 협력정도가 72위, 성장경쟁력 순위가 23위라는 자료를 인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통계를 무심코 본다면 착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가령 IMD가 평가한 멕시코의 노사관계 순위는 28위이지만 국가경쟁력은 36위이고, WEF는 각각 42위와 48위로 진단합니다. 勞使관계는 우리보다 앞서지만 경쟁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와 있어요. 미국의 노사관계는 IMD 20위, WEF 21위인데 경쟁력은 각각 1위와 2위입니다. 노사관계와 경쟁력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난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싱가포르의 노사관계와 경쟁력이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다 해서, 그 나라의 노사관계가 과연 민주적이고 국제노동규범의 정신에 맞는지는 의문입니다. 요컨대 우리나라의 노동문제가 여러 측면에서 잘못되었고 근로자를 過보호하는 부분이 있지만, 국제노동규범이나 시장경제원리에 맞추어 진전되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인식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姜榮哲 IMD나 WEF의 보고서는 各國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작성됩니다. 한국의 노사관계와 관련된 수치가 낮다면, 우리나라의 경영자들이 느끼는 노사관계의 협력 정도가 해외의 경영자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낮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생계비용이 너무 높다는 측면에서의 접근은 부족합니다. 자신이 받는 월급만 가지고는 아이들 학원 보내는 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렵거든요. 기본적인 衣食住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근로자들도 매년 봉급을 올려달라고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崔勝夫 바로 그 점이 문제입니다. 즉 IMD나 WEF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 간의 경쟁력 순위는 경영자의 시각을 기초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갖는 일면성과 한계에 유념해야 합니다.
沈甲輔 勞使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勞使 자율교섭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경영자 측에서는 근로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생각하고, 근로자들은 使用者에 대한 불신감과 박탈감이 강하기 때문에 대화가 잘 안 됩니다. 정부도 대화와 타협을 유도하기는커녕 무조건 분규를 해결하고 보자는 경향이 대단히 강해요. 노사문제는 경제논리에 의해 움직여야 하는데, 정치논리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부터 『못사는 사람들인데 기업이 좀 도와주라』는 家父長적인 의식을 버리지 못한다면 합리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金大模 우리나라 勞使문제의 바탕에는 항상 高임금·低복지라는 갈등구조와 대기업·중소기업 간 갈등구조가 깔려 있다고 봅니다. 이런 갈등구조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원만한 노사관계를 기대할 수 없는데, 문제는 이들을 짧은 시간 내에 해소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金仁浩 지난 5년 간 金大中 정부가 구조개혁 및 노사관계 발전을 중요한 과제로 추진했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다고 보십니까.
崔勝夫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노사관계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법적 토대 구축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구조개혁을 하는 과정에서, 노동의 유연화를 위한 조치들이 勞使간에 받아들여지는 흐름으로 가는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예를 들면 급여체계에 있어 연봉제나 성과급을 도입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고, 아웃소싱(outsourcing)이나 조직의 통폐합·슬림(slim)化를 추진하면서 인력 조정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요. 非정규직이나 전문직을 중심으로 고용형태와 근로시간 관리가 다양화되고 있는 것도 성과입니다.
그러나 근로자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아직 단결권 보장을 명시한 ILO 협약 87호를 비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의 단결권이 제도상으로나 행정적으로 제약받고 있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지금 공무원 노조 결성과 노동 기본권 보장문제로 첨예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金大模 저는 DJ 정부의 노동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일관성 없는 법 집행 때문에 「법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고, 그로 인해 불법파업이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沈甲輔 제가 몸담고 있는 (주)삼익 LMS는 창업한 지 42년 된 회사입니다. 저희 회사도 노동조합이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노사분규로 공장 문을 닫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法令(법령)에서 노사협의회를 구성하라고 하기 10년 전부터 우리는 스스로 노사협의회를 구성했습니다. 모든 경영사항을 공개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근로자와 더불어 합의하고 설명하면서 사용자가 스스로 모범을 지켰습니다. 명절 때 회장 댁에 세배하러 가면, 직원들은 회장이 사는 모습과 자신들이 사는 수준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회장이 검소하게 사는 것을 보면, 지금까지 자신들에게 해온 말이 옳으냐 그르냐가 당장 입증이 돼요.
1980년대에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처음으로 減員(감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직원들의 이해를 간곡히 부탁하는 한편, 승용차는 업무용 한 대만 남기고 모두 매각한 다음 임원들도 버스를 타고 다녔어요. 그러면서 근로자에게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하니까 설득이 되더군요.
1977년에 저희 회사가 세무사찰을 받았는데, 대구지역 기업 중에서 세무사찰을 받고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례는 우리 회사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회장이나 사장이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고, 어려움이 있을 때는 솔선수범하니 종업원들도 따라와 주었습니다. 투명경영·正道경영은 기업의 입장에서도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崔勝夫 저는 법률사무소에서 勞使관계에 대한 행정·법률 서비스를 많이 합니다. 사건과 관련해서 내용을 들여다보면 使用者들은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후에 발목이 잡힐 수 있는 대목을 남겨두고 이를 바로잡을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간기업의 노사관계를 왜곡시키는 또 다른 원인은 공기업을 비롯해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기관·단체입니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관료나 정치인이 속칭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서 기관장으로 있다가 지나간 자리에는 거의 예외 없이 勞使간에 이면계약을 남기고 있습니다.
沈甲輔 제가 중앙노동위원회 사용자 위원을 하면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사용자의 조그만 실수로 인해 분규가 커진 경우가 많아요. 어떤 기업에 노사분규가 발생해서, 우리가 노조 대표를 불러 노사간에 문제가 생긴 계기가 무엇인지를 물었어요. 그랬더니 그 원인이 너무나 사소한 것이라는 데 놀랐습니다. 힘든 작업을 하고 있는데, 회사 사장이 막걸리 값이라도 주기는커녕 전혀 관심을 주지 않으니까 화가 나더라 이겁니다. 어떤 회사의 경우는 사장이 명절 때 작은 선물을 주기로 약속했는데 회장이 이를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뢰가 깨져서 노사분규로 번진 경우도 있었어요.
金大模 얼마 전 부산 롯데호텔을 방문해서 李鍾奎(이종규) 사장을 만나 함께 호텔 내부를 걸어가는데 종업원들이 사장에게 너무나 공손히, 존경하는 마음으로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분이 노사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부임한 지 6~7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직원들로부터 깊은 존경을 받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어요.
李사장은 사장실 문을 항상 열어 놓고 투명경영을 하면 책잡힐 것이 하나도 없답니다. 제가 사장실을 가 보니 사장실이 아주 작더군요. 소파도 없고, 단지 작은 테이블에 의자 몇 개를 빙 둘러 놓았습니다. 반면에 노조 사무실은 사장실보다 더 크고 좋았어요. 심지어 노조 사무실에 당구대와 탁구대도 갖추고 있더군요. 이처럼 使用者가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노사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사례들이 상당히 존재합니다.
沈甲輔 李鍾奎 부산 롯데호텔 사장은 그 전에 롯데삼강 대표이사 부사장을 하면서 적자투성이인 회사를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회생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당시 李사장이 엄청난 수의 종업원을 해고했지만 전혀 마찰이 없었고, 오히려 인사 문제에 관해 勞組로부터 백지 위임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종업원을 해고하더라도 다른 직장을 알선해 주거나, 운전기사를 내보낼 경우 롯데삼강 제품의 운수와 수송을 맡도록 해주는 등 끝까지 배려를 해주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삼성그룹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엄청난 해고를 하면서도 전혀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해고 당사자에게 새롭고 독립적인 일거리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라는 측면을 우리는 눈여겨봐야 합니다. 저는 노사 안정에는 근로자의 전향적인 태도도 필요하지만, 사용자의 희생적인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姜榮哲 매일경제신문이 「한국은 勞組공화국인가」라는 시리즈 기사를 연재했을 때, 과연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노무관리와 노사관리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느냐는 것을 따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대기업 회장이 노무관리에 얼마나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 그 기업의 노사문화가 달라진다는 것이죠. 우리가 실천적인 대안으로 제시한 것 중 하나는 경영자들이 하루에 한 시간만 노무관계에 대해 생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金仁浩 金大中 정부의 노동정책이나 노동개혁은 DJ 정부의 철학이라기보다 IMF의 요구사항을 반영시켰다는 면이 큽니다. 오히려 DJ 정부의 노동철학을 대표하는 정책은 勞使政위원회 같은 사회적 합의가 아닌가 해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하여 노동문제를 풀어가려는 기조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그로써 노동문제가 풀릴 수 있을지 묻고 싶습니다.
沈甲輔 저는 1996년 노사관계개혁위원회(勞改委)부터 현재 勞使政위원회 3期까지 경영계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노사 양측 모두 사람들이 좋습니다. 그런데 공식적으로는 서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아요. 양보를 타협으로 보지 않고 패배로 인정하기 때문이며, 더구나 제3者는 이를 변절로 간주합니다.
그래도 金泳三 정부 때의 勞改委는 合議制(합의제)가 아닌 協議制(협의제)였기 때문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근로자위원의 입장이 다르면 정부가 판단을 내렸습니다만 金大中 정부의 勞使政위원회는 전원 合議制이니까 도저히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사회적 합의제도는 상당한 무리라고 봅니다.
姜榮哲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을 때 타협은 곧 자신이 손해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타협을 하여 全국민 앞에서 손해를 보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勞使政委를 없애자는 주장도 있고 盧武鉉 당선자처럼 확대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어떻게 되든 勞使政委를 합의기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金仁浩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하였는데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부와 국회가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결과에 대해서는 다음 선거를 통해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요즘 보면 정부가 직무를 유기하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崔勝夫 사회적 합의가 우리나라에서도 형성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서구식의 사회적 합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노사 양 단체가 자신들의 이익을 대표할 수 있는 전국적인 지도력(Leadership)과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해요. 現 상태처럼 노조가 기업단위 조직을 기조로 하고 있으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갈라져 있다면 어렵습니다.
使用者 단체 역시 그만한 역량이 전혀 없어요. 흔히 사회적 합의의 모델로 독일의 「사회 협약(Sozial Pakt)」이나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Wassenaar Agreement)」을 예로 드는데, 그들이 성공한 이유는 노사를 대표한 전국적인 합의가 개별기업 단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勞使政위원회를 폐지하거나 대통령 자문기구로 전면 개편해야 해요. 경제主體간의 협력이 필요하다면, 일본의 산업노동간담회처럼 재경부·산자부·노동부 장관을 공동의장으로 하여 구성되는 비공식 협의체를 통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沈甲輔 勞使政위원회의 기구도 너무 방대합니다. 각 부처의 장관급과 양대 勞總(노총)위원장, 경제단체장이 참석하는 本위원회 외에도 차관급 일곱 명과 양대 勞總의 부위원장 및 사무총장, 경제단체의 상근 부회장을 멤버로 하는 상무위원회가 있어요. 실질적인 업무는 상무위원회에서 처리하고 本위원회는 의결기구 역할을 담당합니다. 게다가 웬만한 사안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일체 위임합니다. 勞使政委를 자문기구로 하되, 합의제 방식에 대해서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하는 등 운영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합니다.
金大模 1995년에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했는데, 당시만 해도 코포라티즘(Corporatism·勞使협조주의)의 모범사례로 꼽히던 나라였습니다. 제가 한국의 經總과 비슷한 단체를 찾아가서 코포라티즘을 운영한 실태에 대해 물어봤더니, 노동당 정부와 勞組의 의견만 논의되었지 경영자 단체의 견해는 반영되지도 않았다고 펄쩍 뛰는 것이었습니다.
金仁浩 노동관계의 특성상 사회적 합의에 의해 해결할 수 있는 주요한 이슈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매번 합의로 쟁점을 풀려고 하다 보면, 한 가지 사안도 해결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시장에서 풀 수 있는 사안까지 合議制로 풀려고 한 데에 오류가 있었다고 봅니다. 그 밖에도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노동문제가 여러 가지입니다만, 크게 나눈다면 제도의 개선이라는 면이 있고, 불법 파업의 악순환과 노사간 교섭관행의 개혁이라는 면이 있습니다.
姜榮哲 불법파업을 포함해서 노사분규에 관한 한, 정부가 不개입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법의 테두리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정부나 정치권이 일체 간섭하지 말아야 해요. 대신 법을 어겼을 경우에는 엄정하게 집행하는 法治의 원칙만 지켜도 노사관계는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沈甲輔 2002년 1월7일에 노동부가 노사협력 실패사례를 보고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노사관계 불안을 이유로 廢業(폐업)하거나 破産(파산)한 10개社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립한 지 평균 24.4년이나 되는 회사들이 망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분규 발생 후 불과 230일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엄청난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불법파업입니다. 2002년 노사분규가 발생한 제조업체 261개社의 생산 차질액이 2조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특히 울산광역시의 化纖 3社(화섬 3사·효성, 태광, 고합)에서 일어난 파업은 엄청난 피해를 입혔어요. 초기에 법만 엄격하게 집행했다면 이런 피해는 상당히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심각한 것은 無노동·無임금 원칙의 준수 문제인데, 처음에는 노사 모두 이에 대한 합의를 합니다. 그러나 막상 분규가 타결되면, 이면계약을 체결하여 다른 명목으로 월급을 지급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은 오너(Owner·소유주)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쟁의가 발생할 때, 전문경영인은 오너와 근로자 사이에서 압박을 받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지 早期(조기)에 마무리하려는 경향이 많아요. 공장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대기업의 경영자들이 엄격하게 원칙을 지켜주어야 중소기업이 살아납니다.
또한 불법파업이 일어나면 대체근로가 허용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제도적으로 허용이 되더라도 근로자들이 실력으로 저지합니다. 근로자에게 파업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 使用者도 대체근로자를 고용해서 일을 시킬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형평에 맞습니다.
姜榮哲 울산 化纖 3社 문제는 정부가 개입해서 사용자들의 결연한 의지를 무산시킨 케이스 아닙니까? 비슷한 사례가 은행 파업에서도 있었어요. 선진국에는 금융기관에 노조가 있는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설령 노조가 있어도 파업은 잘 일어나지 않고, 특히 중앙은행 노조란 찾아볼 수가 없어요. 그 나라들도 원래 은행 노조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파업을 하면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해 나가기 때문에 노조가 유지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금융기관에서도 아주 좋은 선례를 남길 수가 있었어요. 당시 일부 은행 노조는 파업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은 이미 돈을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나 정치적 고려에 의한 타협 때문에, 「고객의 이익을 무시한 파업에 대한 고객의 심판」이라는 선례를 남기지 못했습니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예가 조폐공사 姜熙復(강희복) 사장의 경우입니다. 뚜렷한 원칙과 의지를 가지고 노조와 협의했는데, 사장이 파업을 유도했다면서 구속되고 말았으니 어떤 공기업 사장이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겠느냐는 말씀입니다.
金大模 불법파업을 막으려면 법에 따라 다스리는 길밖에 없습니다. 다만 노조 관계자들의 이야기 중에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처리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불법은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데 노조가 과격한 폭행, 파괴행위를 저질러도 경찰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소리가 많아요. 이런 경향이 심해진 원인은 경찰이 2000년 4월에 일어난 대우자동차 파업을 과잉 진압했다는 全사회적인 비난을 받고, 경찰서장도 문책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해요.
金仁浩 파업이 일어나면 사업장을 점거하고 공장 가동을 중지시키고 폭력을 행사하는데, 회사의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일단 공장을 가동해야 기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겠습니까. 조폐공사 사건만 해도 정부가 인내심을 가지고 사장에게 책임을 끝까지 지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 주었어야 하는데, 빨리 해결하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沈甲輔 다행스러운 것은 사업장內의 파업에 대한 의식이 점차 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使用者가 불법파업 주동자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요. 최근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 한국 지사는 파업 주동자 여섯 명을 해고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승소했습니다. 이런 사례가 자꾸 증가하여 민·형사상 불이익을 받게 되면 근로자들은 스스로 자제하게 될 것입니다. 사업장內의 불법파업은 차차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金仁浩 권위주의 시대에는 주로 정치적 이유에서 사업장 바깥에서 파업을 하지 못하게 했는데 지금은 그 규정이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관점에서라면, 오히려 사업장內 파업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崔勝夫 파업 그 자체는 근로의 제공을 전면 거부하는 것일 뿐이므로, 시설이나 사업장을 점거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한두 개의 금지 조항으로 사업장內에서의 쟁의행위가 해결되리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현행법이 철저하게 적용만 된다면 위법·부당한 쟁의행위를 충분히 규제할 수 있어요. 다만 신속하게 공권력이 발동되기를 기대하는 使用者의 법의식과, 위법성의 정도에 따라 신중하게 대처하려는 관계기관의 방침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이죠.
姜榮哲 우리나라는 공권력의 권위가 매우 약합니다. 정부가 불법파업에 대해, 예를 들어 공장을 점거한다든가 사장실에서 농성을 한다든가 하는 몇 가지 굵직한 사안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일종의 팸플릿을 만들어 노동자들에게 배포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상황이 다소 나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沈甲輔 불법파업이 발생해도 일단 쟁점이 해결되고 나면 정부가 묵인하고 넘어갑니다.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타결 여부에 관계없이 법을 집행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잘못된 습성으로 『법 위에 정서가 있고 정서 위에 떼쓰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 새로운 제도와 관행을 서둘러 정착시켜야 해요.
金仁浩 새 정부도 불법파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굉장한 부담을 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無노동·無임금 같은 몇 가지 원칙만 지키면, 근로자들도 임금에 손해를 보거나 형사상 제재를 받을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노동시장 유연성에 대해서는 노사 양측의 시각차가 특히 큰 것 같아요. 경영자 측에서는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서 정리해고를 하기 어렵다고 하는가 하면, 노동계 측에서는 IMF 이후 엄청난 양보를 했다고 합니다.
沈甲輔 정리해고 요건을 명시한 근로기준법 제31조의 명칭부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입니다. 규정된 요건을 다 지키고 정리해고를 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긴급한 경영상의 사유가 있어야 하며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는 등, 각각의 요건이 법원의 소송거리가 될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경영계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상당히 저해하는 법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崔勝夫 법원의 판례를 보면 근래에는 정리해고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지 않나 싶은데, 정리해고를 너무 쉽게 단행하려는 使用者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감축의 필요성이 절실한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근로자로서는 직장을 잃게 되는 극약처방인 것이고, 미국과 달리 우리 근로기준법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전제를 두고 있으므로, 법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건이 갖추어지기 어렵다면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을 권고하는 보안책과 더불어, 轉職(전직)이나 再취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별히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인력조정과 직무 再조직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존 인력을 해고하고 그 자리에 다시 非정규직 인력을 새로 채용하거나 해고된 직원을 다시 고용하니까 정리해고의 명분과 설득력이 약한 것입니다.
姜榮哲 노동자가 느끼는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어떤 자동차 회사의 경우에는 정리해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노사 양측이 전체 근로자의 17%는 非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한다는 데 합의했어요. 정규직 근로자의 정서는 정리해고의 위협을 받으면 임시직을 해고하라는 것입니다. 근로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이해하지만, 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차원에서 볼 때 꼭 필요할 경우에는 정리해고가 마지막 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金大模 원론적으로 노동의 수요와 공급은 시장이 결정해야 합니다. 임금이 한쪽 칼이고 고용이 다른 쪽의 칼이라고 하면, 노조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가장 큰 부분은 임금입니다. 반대쪽의 칼은 경영자가 가지고 있어야 합당해요. 임금을 많이 주는데 고용도 마음대로 못 한다면 너무 불공평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현행법의 규정이 까다롭지만, 법을 지킨다 해도 정리해고를 하기 쉽지 않은 상황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노조가 정리해고를 무조건 반대하지 못하게 하는 법 운용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沈甲輔 실제 정리해고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대기업의 문제입니다.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쩔쩔매고 있어요. 우리 회사는 중견기업에 속하고 이익도 꽤 많이 나지만, 영업직을 구하려고 수십 명에게 연락해도 막상 면접을 보러 오는 인원은 한두 사람에 불과합니다.
金仁浩 노조 專任者(전임자) 급여 금지와 복수노조 설립 허용은 시급한 현안인데, 이것이 2006년 말까지 유예되었어요. 이 부분은 金大中 정부가 노동정책을 방기했다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2006년 말이라면 盧武鉉 정부의 힘도 상당히 빠질 때인데, 그때 이 문제가 쉽사리 풀릴 것이라는 보장이 없거든요.
沈甲輔 그 두 가지 사안은 經總이 주도한 것인데, 勞使政위원회에서 타협할 때 참 어려웠습니다. 全經聯과 중소기업의 입장이 달랐어요. 지금 경영계는 『잘못하면 복수노조도 인정되고 노조 專任者의 급여도 지급해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2006년이 되면 이 문제의 결정시한을 또 한 번 연기할 우려도 있다는 것이죠.
우리나라 노조 專任者의 수가 유럽의 8배에 달합니다. 한국은 179명당 1명인데, 일본이 500~600명당 1명, 미국이 800~1000명당 1명, 유럽은 1500명당 1명입니다. 2001년 2월 專任者 급여 지급에 대한 논의 등을 유예할 때 2006년까지 이에 대비하여 충분한 준비를 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전혀 움직이는 모습이 없어요. 저는 노조 간부들을 만날 때마다 自生力을 가지려면 조합비를 가지고 노조를 운영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라고 이야기합니다.
金仁浩 그것이 노동조합 간부들의 귀족화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 아니겠어요? 조합비로 노조 경비 일체를 충당하면 노조 역시 조합원들의 입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대변할 것입니다.
金大模 노동계 주장도 일리가 있는 것이, 기업단위 노조 체제에서 웬만큼 큰 기업이 아니면 조합비로 專任者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든요. 별개의 쟁점이 되겠습니다만, 産別노조가 설립되면 이 문제는 상당히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산별노조 체제가 성립하기는 어렵습니다. 次善策(차선책)으로 專任者 수를 차츰 줄이려는 노력이 당장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정부보다 기업 자체의 의지가 훨씬 중요할 것 같아요.
姜榮哲 노조 측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정확한 지적입니다만, 노동조합원이 7명인 기업에도 전임자를 두고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專任者의 임금을 노조가 지급할 수 있다고 봅니다. 노동귀족 문제 역시 대규모 사업장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방식이 시행되면 노조의 투명경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産別 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생각도 합니다.
복수노조 허용 또한 국제적인 룰이기 때문에 가급적 도입을 해야겠죠.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노사관행에 비추어 볼 때 선진적인 제도를 수용해서 제대로 운영할 능력이 갖추어져 있느냐는 점입니다. 불법파업, 無노동·無임금, 고소·고발 취하 등의 관행이 바뀐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沈甲輔 産別노조 체제에서는 그 산업에 속하는 업종 중 제일 경영상태가 좋은 회사를 기준으로 모든 기업의 임금이 책정된다는 문제가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업체들이 유지되지 못해요. 産別노조를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崔勝夫 우리나라의 노동조합도 산업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와 같이 기업별 조직형태가 되다 보니까 매년 유사한 쟁점들을 둘러싸고 기업 수만큼의 노동쟁의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거든요. 이에 대해 産別 체제에서는 노조가 특정 기업을 이른바 패턴 세터(Pattern Setter·본보기)로 지목해서 집중 공략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경영계의 시각입니다. 따라서 산업별 노조체제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그에 대응하는 산업별 使用者단체나 전국 단위의 경영자단체가 전문성과 대응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金仁浩 노동문제만 들여다보면 産別노조도 괜찮은데, 우리의 경제운영 기조는 개별기업 단위의 경쟁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같은 산업內에서도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탈락하게 마련입니다. 이코노미스트의 시각에서 볼 때 개별 기업단위로 경쟁력을 추구하는 방향과 産別노조의 조화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沈甲輔 사실 중소기업의 노조는 專任을 두지 않고 퇴근 후에 활동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중소기업 노조의 업무가 專任을 필요로 할 정도로 과중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金仁浩 제가 철도청장을 지낼 때 철도청 본부에만 노조 專任者들이 70명이나 되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평소에는 그렇게 많은 일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姜榮哲 대규모 사업장에는 다수의 노동 분파가 있어서, 노조 집행부가 바뀌면 기존의 합의사항도 뒤집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사업장內에 전문적이고 직업적인 노동운동가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노조 專任者의 임기 2년은 너무 짧다고 지적합니다. 회사 사정을 알 만하면 임기가 끝난다는 것입니다. 임기를 3년으로 늘리고 再任(재임)을 없애야 專任者들이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규정이 없으니까 임기를 마치고도 작업장內 전문 노동운동가로 남습니다. 현역에 복귀해도 일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을 하고 싶어도 워낙 오래 업무에서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崔勝夫 專任者 인정과 급여 지급은 使用者가 의무적으로 교섭할 사항이 아닌데도 교섭 타결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현재의 專任者를 연차별로 대폭 줄여야 합니다. 半(반) 專任者 제도를 활용하여, 半은 일하고 半은 專任을 하게 하면 부담이 줄어들 것입니다.
金仁浩 우리나라가 처한 여러 가지 노사문제를 사회적 합의로 풀어가는 방식은 어렵다고 본다면, 정부와 의회가 책임지고 단안을 내릴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盧武鉉 정부의 勞使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이야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崔勝夫 첫째로 인적자원의 질을 높이고 인력의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노동시장 기능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우선 정부는 부실해진 직업훈련사업을 강화해야 합니다. 시설투자를 대폭 늘리고 훈련교사와 기관의 전문성을 높이며, 운영에 있어서도 교육인적자원부 중심의 규제에서 과감히 탈피하도록 해야 합니다. 2000년 미국을 방문하여 非정규직 노동시장의 규모를 살펴보니까 720억 달러에 이르고 있었어요. 21세기에는 인재를 양성하고 공급하는 사업이 자동차 산업과 맞먹거나 그에 앞서는 시장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둘째로 협력적이고 참여적인 노사관계를 새롭게 구축해야 합니다. 현행 노사협의회제도에 우리社主조합제도, 성과배분제도 등을 통합한다면 근로자의 의사결정참가, 자본참가, 이윤참가 그리고 성과참가가 체계적으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셋째로 金大中 정부의 생산적 복지정책을 계속 보완하여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沈甲輔 새 정부가 출범했을 때 경영계가 우려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金大中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週5일 근무제도를 노동계가 강력하게 들고 나올 것이라는 문제가 있어요. 週5일 근무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만, 먼저 週6일 근무를 바탕으로 정해져 있는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개정해야 합니다. 적어도 국제 기준과 우리의 기업 실정에 맞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고쳐야 해요. 너무 일방적으로 도입하면 경쟁력이 약화되고 인건비가 상승하며 기업인들의 의욕도 상실되고 맙니다.
非정규직 문제도 심각한데, 제가 非정규직 특별위원회 위원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아직까지 非정규직에 대한 개념 자체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통계청 기준으로는 非정규직의 비율이 57%인데, 노동연구원이나 ILO·OECD의 방법을 따르면 25~27%로 편차가 큽니다. 非정규직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직종이 다변화되면서 필연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이 왜 非정규직을 특히 선호하느냐 하면, 정규직에 대한 보호의 벽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OECD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정규 근로자에 대한 보호 규제가 27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나라로 나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여성 근로자에 대해서도 언급하자면, 보호 규정이 너무 강한 탓에 기업은 여성 채용을 기피하게 됩니다.
金仁浩 저도 여성 지도자를 만날 때마다 여성 보호정책이 오히려 여성의 취업을 막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야근을 하지 않고 지방 출장도 못 가는데 출산휴가나 생리휴가는 보장되고 임금도 똑같이 받겠다고 하면, 경영자 입장에서 누가 여성을 채용하겠느냐는 말을 많이 해요.
金大模 저도 한 토론회에 나가서 생리휴가 같은 過보호 정책을 계속 유지하면 여성으로서도 손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한 달 내내 일을 시킬 수 있는 사람과 한 달에 한 번씩 임금을 주면서 놀리는 사람이 있으면, 여성이 사장이라 해도 누구를 쓰겠느냐는 자명합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직업을 가진 분들이었는데, 제가 『여러분과 같은 인사이더(Insider)가 기득권을 자꾸 유지하려고 하면, 학교를 막 졸업한 후배 여성들인 아웃사이더(Outsider)의 취업에 큰 피해를 주게 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沈甲輔 예전에 은행의 女行員(여행원)들은 급여도 적고, 결혼하면 그만두도록 했는데 이를 투쟁으로 폐지시켰어요. 그 뒤 은행은 정규직 여직원을 새로 뽑지 않고 파트타임(Part-time)제로 바꾸었습니다. 기존의 여성들은 보호가 되었는데, 신규 인력의 취업 길은 막힌 것이죠.
姜榮哲 새 정부가 노동관계에 대해 새로운 제도나 법의 개정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新정부는 49%의 지지로 당선되었지만 앞으로는 전체 국민을 상대해야 합니다.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지, 정부의 성향에 따라서 함부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려 해서는 곤란합니다. 盧武鉉 정부는 法治의 원칙을 세워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노동자는 弱者라는 생각을 하는데, 法 앞에서는 강자도 없고 약자도 없는 것 아닙니까. 法을 지키느냐 지키지 않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이죠. 法만 제대로 지켜도 상당한 산업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가 공기업을 통해서 노동문제와 관련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한국 마사회 노조는 全 직원의 97%가 노조원인데 이래서는 곤란해요. 정부는 공기업 노조를 통해 노사문제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金大模 盧武鉉 당선자는 법정근로 5일제의 시행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週5일 근로제를 勞使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바람직하지만 법제화는 시기상조이거든요. 정부안대로 법정 근로일수를 週5일로 줄이더라도 노조는 기존의 약정휴일(단체협약 등에 의한 휴일)을 절대로 줄이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나라의 총 휴일수는 150일이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아집니다. 그 대신 노사 자율로 週5일제를 도입하게 하면, 지난번 은행권이 한 것처럼 토요일을 쉬는 대신 약정휴가나 월차휴가를 줄일 것입니다.
崔勝夫 이제 와서 새 정부가 시행시기를 크게 늦추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임시 특례법을 만들어, 근로시간 단축에 관련된 사항들을 체계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촉진하는 방안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다만 정부가 은행권부터 노사합의로 週5일 근무제를 실시하도록 유도한 것은 실책이라고 봅니다. 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제조업이 그에 따라야 하는 압력을 받게 되거든요.
金大模 경제적인 충격은 둘째로 치고,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어요. 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의 규모가 상당한데 제일 먼저 휴일을 늘리겠다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金仁浩 언론에서 올바른 노사관계를 정립시키도록 이바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매일경제신문에서는 평소에 건드리기 어려운 이슈를 과감하게 다루어 주었습니다.
姜榮哲 시리즈가 나가고 이곳저곳에서 비판도 많이 나왔습니다. 어떤 인터넷 신문은 우리 시리즈를 엄청나게 비난하는 기사를 올렸더군요. 그런데 독자들이 달아 놓은 글 중 추천을 많이 받은 내용의 대부분은 오히려 그 인터넷 신문의 기사를 비판하는 것이었습니다. 노동귀족 문제에 대해서도 노동 현장의 근로자들 상당수가 그 심각성을 느끼고 있답니다. 규율만 제대로 세우면 노동자 내부에서 自淨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지금 노조 상급단체는 정치화되고 있지만, 어떤 계기만 있으면 노동자 스스로 노사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沈甲輔 합리적인 勞使관계의 틀을 만들어 가기 위해 경영자는 근로자를 동반자로 생각하여 근로자와 기업이 공존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노동계에 대해서는 투쟁 일변도의 활동을 벗어나서, 대화하고 타협하고 양보할 수 있는 자세를 가졌으면 합니다. 국민들에게는 노사문제가 기업의 경쟁력, 더 나아가서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이기 때문에, 감성이나 일시적인 사회 분위기에 휩싸여서 판단하지 말아 달라는 점을 호소하고 싶어요.
金大模 정부도 중요하지만, 使用者가 좀더 강한 의지를 가지고 勞使관계를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조 專任者 문제나 無노동·無임금 원칙을 지킬 당사자는 궁극적으로 使用者 자신이거든요. 우리나라 使用者들이 제 위치를 지키지 못한 채 너무 끌려 다닌다는 것이 불만입니다.
沈甲輔 勞組가 과격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이들이 왜 과격해졌는지 심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용에서 제외된 근로자들은 당장 생계를 유지할 도리가 없습니다. 당연히 정리해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고 과격한 행동을 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 사회는 실업자의 생활을 보장할 안전판이 별로 없습니다.
金仁浩 물론 끊임없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시장이 해결해야 할 요소가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줄기는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서, 실업자를 再훈련시키고 새로운 산업이나 직장에 수월하게 취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일 것입니다. 복지정책은 그 사후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盧武鉉 정부는 노동정책을 신중하게, 그러나 단안을 내려야 할 때에는 분명하게 책임을 지면서 효과적으로 대처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