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상식] 길이 3백80m, 폭 68m의 45만t 짜리 극초대형 유조선의 世界갑판 크기, 잠실축구장의 네 배

  • : 김용삼  dragon0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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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말 대우중공업은 45만t급 극초대형 유조선(ULCC:Ultra Large Crude oil Carrier) 4척을 수주했다. 배의 길이는 3백80m, 폭 68m, 깊이 34m. 우리나라 조선소가 이 정도 규모의 유조선을 수주한 것은 근래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재 세계에는 45만t급 ULCC가 44척이 운항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5%가 중동에서 미국으로 원유를 수송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1970년대 중반에 건조돼 평균 船齡(선령)이 22년 정도 된 노후선이다. 1976년 이집트의 나세르 대통령이 수에즈 운하를 폐쇄하면서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원유 운반선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했다. 이 때문에 유조선의 초대형화 붐이 인 것이다. 이번에 대우중공업이 20년 만에 처음 발주된 ULCC를 수주함으로써 앞으로 대체선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배의 기본설계를 담당한 대우중공업의 申東元(신동원) 부장은 『기존의 ULCC는 단일 선체였는데 비해 새로 건조될 ULCC는 이중선체로 설계되어 만약의 경우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과거에는 스팀 터빈 엔진을 장착했으나 이번에는 디젤 엔진이 장착돼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건조될 ULCC가 최대로 실을 수 있는 원유량은 44만2천2백50t. 이것은 평균 몸무게 60㎏의 성인 7백40만명, 즉 부산광역시 인구의 두 배를 실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갑판 넓이도 3백80m×68m로 잠실 축구장 네 개가 들어설 정도. 이 배에 적재할 수 있는 원유를 배럴로 환산하면 3백20만 배럴. 초대형 유조선이라고 불리는 30만t급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보다 약 50%나 많은 원유를 실을 수 있는 세계 최대급 유조선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기름 총량이 1백90만 배럴이므로 전 국민이 1.7일치 쓸 수 있는 분량을 한번에 운반할 수 있다.
 
  이 정도 규모의 ULCC를 건조하기 위해서는 철판 6만t이 투입되며 엔진은 5만3천2백 마력짜리 디젤엔진이 장착된다. 해상상태가 좋을 경우 빈배일 때는 최고 시속 18노트, 시속 30.2㎞로 운항할 수 있다. 평균 시속은 16.3노트.
 
  만재 흘수선(짐을 최대로 실을 때 배 밑이 물에 잠기는 한계선)은 24.5m. 이 배의 船社(선사)인 미국의 마제스틱社는 한국에서 건조하게 될 ULCC를 걸프만에서 희망봉을 돌아 유럽으로 운항하는 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ULCC는 VLCC보다 20% 이상 운송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건조가 예상된다.
 
  그런데 이 정도 유조선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극소수로 제한되어 있다. 우선 초대형 도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
 
  이런 면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등 우리나라 조선소들은 ULCC 건조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소들은 1백만t급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제철을 만난 것이다.
 
 
  全世界 新造船 수주량의 40%는 한국몫
 
 
  흥미로운 것은 배의 크기와 건조기간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점. 이번에 대우중공업이 수주한 ULCC는 12∼13개월이면 완성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1999년에 일본을 제치고 新造船 수주량 1위를 탈환했다. 한국조선공업협회에 의하면 1999년 3/4분기까지 한국의 新造船 수주량은 7백42만GT(용적t수), 일본은 5백91만GT로 우리나라가 월등히 앞서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보면 우리나라가 全세계 新造船 수주량의 39%, 일본이 31%를 차지했다. 4/4분기에도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수주량이 앞서 일본이 막판 뒤집기를 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
 
  현재 全세계에서 연간 발주되는 新造船 물량은 2천5백만t. 이중 한국이 1천만t 정도를 짓고 있다.
 
  조선업 관계자들은 상당 기간 한국이 수주량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 인건비가 너무 높아졌고, 造船 부문 인력이 노령화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레이더나 통신시설 일부를 제외한 造船 부문의 핵심 기술을 완전 국산화했고 생산성도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에 한국 조선업이 앞으로 20여 년 정도 세계를 석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83년 대우조선은 3만4천명의 인력으로 10척을 채 못지었다. 지금은 상선 분야에서 1만명 정도 인력이 34척을 지을 정도로 생산성이 높아졌다. 그만큼 가격, 기술면에서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대우중공업은 1980년대 후반에 이중선체 VLCC를 독자적으로 설계하여 전세계 VLCC 10척 중 3척꼴로 시장을 석권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 수주한 ULCC도 앞으로 시장 先占(선점)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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