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남 영암 월출산 자락, 경포대 가는 길에 어둠이 내렸다.
태평양 창업주 서성환 회장이 조성한 광대한 차밭이 있다. 마치 진녹색 융단을 펼쳐 놓은 듯하다.
쌍계사는 두 개울 가운데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과연 지리산은 그 넓은 품을 열고 두 개의 개울을 흐르게 했다. 화개장터에서 피아골로 들어가다 보면 개울이 둘로 쫙 갈린다. 김대렴이 심은 차나무는 진감선사를 통해 널리 퍼졌는데 쌍계사 부근 차나무는 대나무에 맺힌 이슬을 먹고 자라 죽로차 혹은 작설차라고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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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보성은 한국 차밭의 명소가 됐다. 고원지대에 사람 이마의 주름 같은 차밭 너머로 보성만이 보인다. |
프랑스와 독일 국경 지대를 가면 ‘와인 로드’라는 것이 있다. 화이트 와인은 주로 알퐁스 도테의 소설 《마지막 수업》에 등장하는 독·불(獨佛) 국경의 리퀴에르, 스트라스부르에 집중돼 있는데 그 길을 걷는 발맛이 남다르다.
조금 더 남쪽으로 가면 레드와인의 산지(産地)인 보르도가 나온다. 그 다양한 루트를 섭렵하면서 왜 우리에겐 이런 길이 없나 싶었는데 경남 하동-전남 보성-전남 강진-전남 영암을 잇는 루트가 보이는 것이었다. 찾지 않는 자에겐 보이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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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찻잎 하나하나에 아낙네들의 땀과 눈물이 묻어 있다. 아이를 가꾸듯 한땀한땀 보살펴야 이런 풍광이 나온다. |
내친김에 바위 모양의 울퉁불퉁한 근육질을 자랑하는 영남 월출산 밑 월남마을 쪽에 가면 태평양그룹의 원조인 고 서성환 창업주의 차 사랑 이야기를 귀담을 만하다. 밤에 훤한 보름달이 비치는 날, 푸르다 못해 어두컴컴한 차밭이 펼쳐지는 모습은 천하의 절경(絶景)이다. 그런 날 어떤 안준들 어떠랴. 이렇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멋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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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하동 쌍계사 가는 길은 사실 한국의 티로드(Tea road)의 시발점이다. 지리산과 쌍계사와 차밭이 어우러진 삼위일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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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자욱한 아침, 저 차밭을 걷다 마시는 차 한잔은 우리를 맑게 만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