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 화도진로 68번길. 붉은 벽돌 굴뚝에 그려진 목욕 마크 밑 흰색 글씨가 선명하다. 삼화탕. 차 한 대 겨우 드나들 만한 골목은 ‘목욕합니다’라는 간판이 무색하게 적막하다. 50년대에 문을 연 삼화탕은 한때 인천에서 제일 잘나가는 목욕탕이었다. 수돗물이 잘 안 나와 지하수를 끌어다 욕탕에 물을 댔다. 땅속 물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동네 어르신들이 좋아했다.

세월 따라 주인도 여러 번 바뀌었다. 78년부터 30여 년간 이곳을 지켜온 이는 양재복(86)·최부심(85) 부부다.
“만수동에서 농사짓다가 나이 50에 여기 왔어. 당시는 이 일대가 다 판자촌이었지. 집들이 다 조그매. 단칸방 살림에 욕실이 어디 있겠어. 목욕을 여기에서 할 수밖에.”
부부가 처음 이곳에 정착했을 때만 해도 입욕료는 700원이었다. 지금은 5,000원으로 올랐지만, 수입은 예전만 못하다.
“그때만 해도 좋았지. 여기서 돈 벌어 아들 딸 시집 장가를 다 보냈으니까. 손님이 많아 옷장이 모자랄 정도였다니까.”

요즘 하루 손님은 10여 명 남짓이다. 동네에 큰길이 뚫리고 아파트가 들어서자 마을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났다. 탈의실의 빛바랜 옷장에 고무줄 끼운 열쇠만 덩그러니 꽂혀 왁자한 시간을 기억할 뿐이다.
3층짜리 벽돌 건물의 1층은 여탕, 2층은 남탕으로 사용하고 꼭대기 층은 주인 부부가 산다. 여탕은 샤워기 4대가 전부지만 남탕은 제법 규모가 크다. 욕탕 크기도, 샤워기 개수도 여탕의 두 배다. 사우나 시설이 그나마 잘 되어 있어 남자 손님은 좀 있는 편이다.

“물을 계속 데우고 한증막 온도도 맞춰야 해. 관리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야. 요즘 시설은 워낙 좋아서 우리가 못 따라가. 파이프도 바꾸고 시설도 고쳐야 하는데, 힘들지.”
아침 5시 반부터 욕탕 물을 데우기 시작한 부부는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자리를 털고 집으로 향한다. ‘예전에는 이 동네 최고 목욕탕이었는데 지금은 꼴찌야’라며 ‘허허’ 웃는 주인 아줌마의 뒷짐 너머로 파란 타일의 욕탕에 뽀얀 김이 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