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 구걸하는 美… 염불처럼 외던 비핵화는 꿈도 못 꿔”
⊙ “싱가포르 회담은 반미 투쟁사상 가장 빛나는 대승리”
⊙ “6·12 공동성명은 美가 핵 앞에 굴복해 쓴 항복서”
⊙ 화성-15형 시험발사에 특히 자부심 “역사에 다시없을 기적”
⊙ 엇갈리는 북미 회담 여부 전망… “비핵화는 불가능, 동결만 해도 큰 성공”
⊙ “싱가포르 회담은 반미 투쟁사상 가장 빛나는 대승리”
⊙ “6·12 공동성명은 美가 핵 앞에 굴복해 쓴 항복서”
⊙ 화성-15형 시험발사에 특히 자부심 “역사에 다시없을 기적”
⊙ 엇갈리는 북미 회담 여부 전망… “비핵화는 불가능, 동결만 해도 큰 성공”

- 김정은은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을 선포한 2024년에 핵 관련 교양사업을 강화했다. 당시 배포된 당 간부와 군중강연 자료. 사진=월간조선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최강경 대미(對美) 대응 전략’을 선포했다. 23일부터 닷새간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제8기 11차 전원회의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대미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셈이다. 그러나 전략의 내용은 공개된 적이 없다. 핵무력 강화와 관련됐을 것이라는 추정만 돌았다.
그 무렵 배포된 내부 교양자료에 전략의 핵심 논리가 담겨 있다. 요지는 핵(核)이다. 작년 김정은은 당 간부들에게 핵의 정당성을 인식시키려 교양사업을 강화했다. 문건은 그 일환으로 배포된 자료 중 하나다. 제목은 《우리당 국방경제건설로선은 부국강병대업의 실현을 위한 가장 혁명적이며 과학적인 로선이다》. 2024년 초 당 간부와 군중강연 용도로 작성됐고 분량은 총 20페이지다.
문건은 핵을 김정은의 “확고부동한 혁명적 신념의 결정체”라 명명했다. 또 “핵무력 고도화(高度化)만이 국가 생존과 번영을 보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도, 앞으로도 핵 포기는 없다는 뜻이다. 포기는커녕 더 많은 투자를 공언(公言)했다.
미국은 ‘불멸의 적대자’이자, 사회주의 건설의 진전을 가로막아 온 ‘근본적 위협’이라 규정했다. 북미 대화는 곧 ‘미국의 굴복’으로 여겼고, 2018년 싱가포르 6·12 공동성명은 ‘핵 앞에 굴복해 끌려나온 항복서’로 표현했다. 그럼에도 여지는 뒀다. “미국의 대북(對北) 적대시(敵對視) 정책 철회 없이는 북미 대화가 불가능하다”면서다. 철회시엔 대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러시아 무기를 北 무기로 자랑
문건은 초반 여러 페이지를 자화자찬(自畵自讚)에 할애한다. 2013년 ‘핵무력 건설’ 법제화 이후 발전해 온 핵무기에 대해서다. 그 결과 “우리 공화국은 세계 그 어느 나라도 넘볼 수 없는 강위력한 핵억제력을 갖춘 세계적인 군사강국으로 전변됐다”고 했다. 이어 핵무기 보유의 정당성을 부각한다. 장황하지만 결국 “미국의 핵 공갈 때문에 우리도 핵이 필요하다”는 논지다. ‘핵 공갈’의 사례로는 한국전쟁과 1969년 EC-121 정찰기 격추 사건을 들었다. 각각 75년, 56년이나 지난 일이다. 이를 근거로 “미국은 언제든 핵공격을 가해 올 수 있다”는 서사(敍事)를 썼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힘을 인정하기도 한다. “미국놈들은 결코 종이범[虎]이 아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핵 보유국이고 제국주의 괴수이며 세계 반동의 원흉”이라면서다.
〈미친개는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핵을 가지고 거만하게 날뛰는 미국이라는 악의 제국을 제압하자면 반드시 핵으로 기를 꺾어 놓고 다불러대야(제압해야) 하며 결산(정리)해야 합니다. 그것도 미국놈들보다 더 위력한 핵공격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네 무기 목록을 과시한다. 원자탄·수소탄은 물론 대형·고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핵 무인 수중공격정, 극초음속 미사일, 정찰위성까지 보유한 ‘동방의 핵 렬강(열강)’이라고 자랑한다. 정찰위성 ‘만리경 1호’로는 “미국의 군사기지와 지역들을 손금 보듯 다 들여다볼 수 있다”고 선전한다. 특히 눈에 띄는 구절이 있다. “미국놈들이 갖지 못하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사거리가 가장 긴 ICBM을 보유했다”는 문장이다. 참고로 가장 크고 긴 ICBM은 ‘RS-28 사르맛(Sarmat)’으로, 북한이 아니라 러시아가 보유 중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 같은 과시는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두고 협상 지렛대를 넓히려는 압박 전략”이라며 “동시에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했다.
화성–15 “역사에 다시없을 기적”
![]() |
| 지난 2018년 6월 12일 오전 북미 정상회담장인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악수하는 김정은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 사진=뉴시스 |
무엇보다 북한이 자부심을 크게 드러내는 미사일은 따로 있다. 2017년 11월 29일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5형이다. 이렇게 자평할 정도다. “2013년 핵무력 법제화 이후 4년 만에 ‘력사(역사)에 다시없을 기적’을 안았다.” 실제로 화성-15형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둔 첫 ICBM으로 평가받는다. 북한은 이때부터 북미 역학관계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에 미국이 “항복하듯 끌려나온 것”이며, 이는 150여 년 북한 반미투쟁사(史)의 가장 빛나는 대승리라고도 했다.
〈미국놈들은 부득불 목전에 들이닥친 제놈들의 본토 안보에 대한 위협을 해소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조미 수뇌회담을 구걸해 나서지 않으면 안되였습니다. 하여 이 세상에서 제일 위험하고 반동적인 제국주의 괴수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가 우리와의 회담장에 끌려나와 항복서나 다름없는 조미 공동성명에 도장을 찍게 된 것입니다. 우리에게 핵이 없었더라면 미국놈들이 이렇게 굴어(끌려)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주체조선, 사회주의 조선의 위대한 승리이며 나아가서 150여 년에 걸치는 조선인민의 반미투쟁사의 가장 빛나는 대승리였습니다.〉
양무진 교수는 “내부적으로는 어떤 합의든 ‘미국에 승리했다’는 식으로 선전하며, 과거 6·15 공동선언 때처럼 체제 결속을 위해 상대를 굴복시킨 이미지를 강조한다”며 “그러나 실제 이행이 지연되거나 성과가 없으면 주민 불만이 커질 수 있고, 김정은이 빈손으로 돌아올 경우 체제 안정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결국 이런 ‘승리 선전’은 내부 결속용이라는 점에서 실제 상황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비핵화 꿈도 꿀 수 없게 돼”
북한은 이번 문건에서 “핵을 헌법에 올렸다”고 거듭 강조한다. “2022년엔 핵무력 정책을 법으로, 2023년에는 헌법에까지 명문화(明文化)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핵 강국의 지위’를 세계에 명백히 각인시켰다”고 했다. 이들 또한 국제사회가 북한 비핵화를 회의적으로 본다는 걸 안다. 이는 곧 핵 보유국으로의 인정에 대한 정당성 주장으로도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제재 완화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여지를 둔다.
〈지금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유엔안전보장리사회 5개 상임리사국, 인디아, 파키스탄, 이스라엘 이렇게 총 9개 나라입니다. 하지만 핵무력 정책을 법화하고 헌법에 고착시킨 나라는 유일하게 우리 공화국뿐입니다. 우리 국가 핵무력 정책이 헌법에까지 당당히 명기됨으로써 미국놈들이 더는 우리를 어쩌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놈들이 지난 시기 념불(염불)처럼 외워 오던 우리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꿈도 꿀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지금 미국 내에서는 이제는 조선의 비핵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이 핵 보유국인 조선과 공존하여야 하며 그러자면 하루빨리 조미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미 행정부 패거리들은 우리가 대륙간탄도미싸일 발사와 같은 무진막강한 군사력을 과시할 때마다 외교의 문은 닫기지 않았다고 하면서 우리에게 계속 대화를 구걸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미국놈들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일체 대화라는 것은 없다고 오금을 박아 놓은 상태이므로 현 미 행정부 패거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우리와의 문제 해결을 위한 출로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핵은 만능의 보검’
문건의 말미에 북한은 핵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다는 논리를 펼친다. “핵무력은 국가의 중추고, 경제는 병행”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내부에서도 “핵 말고 민생에 투자하자”는 불만이 있음을 시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불만은 ‘낡은 사고’라 몰아붙이면서, 핵개발에 들어간 자금을 정당화하고 향후에도 지속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알린다. 핵이 민생을 살리고, 전력 문제도 해결하고 나아가 우주산업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핵을 ‘만능의 보검’으로 삼은 셈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다짐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핵무력을 절대로 약화시키기 말아야 하며 질량적으로 더욱 갱신, 강화하여야 합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핵 보유 자체가 국가 지위를 보장하고, 핵무력을 고도화해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며 중·러의 인정도 받는다고 믿는다”면서 “꾸준히 핵과 공존하는 능력을 키우며 그 속도를 높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앞으로 비핵화는 점점 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정보기관 한 관계자는 “중국의 전승절 행사를 통해 북·중·러 3국 협력을 드러내려 했지만, 상호간 실질적 지원과 신뢰는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결국 북한은 믿을 건 자신들의 핵밖에 없다는 고립 논리를 점차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까? 이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정치참사는 “북한 외교의 기본 중 하나는 국제사회에서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고 전략적 도발과 핵·미사일 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에 ‘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북한 대미 전략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 전 참사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 외교의 중심축이다.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외 미국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며 대미 정책을 수립하는 11호실(대외정책실), 9국(대외 문건 종합) 등을 운영하는 이유다. 최선희 외무상을 비롯해 김계관, 김은철, 리태성, 정동학, 권정근, 석원혁 등이 대미 라인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 전 참사는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는 북한 대외 정책의 총적 목표지만, 현재는 러시아와의 밀월(蜜月)에서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 유인(誘因)이 적다”고 했다.
“협상 주제도 ‘비핵화’뿐인데, 이미 핵 보유국임을 헌법에 못 박은 북한은 이 의제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최근 미국을 겨냥한 전략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은 협상 가능성을 남겨 둔 신호로 읽힌다. 김정은과 외무성은 유리한 환경을 활용해 미국을 압박하며 의중을 가늠할 것이고, 하노이 ‘노딜’ 후 협상팀의 실각을 목격한 최선희는 대미 문제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중간선거 치적 활용할 것”
당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어렵다는 관측이다. 임을출 교수도 “국제관계는 변화무쌍해 단정하기 어렵지만, 현 시점에서는 비관적”이라고 했다.
“싱가포르와 하노이 경험이 김정은에게 깊은 불신을 남겼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신뢰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트럼프와의 만남이 실익(實益)을 보장한다는 확신을 줘야 하는데 그걸 못 해주고 있고, 그러기 쉽지도 않다. 트럼프 임기 내에도 협상은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당장은 어렵지만 트럼프 임기 내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결국 누가 오래 버티느냐의 문제다. 북한은 북중러 연대와 ICBM 능력 등으로 협상력을 높이고 있지만, 중·러로부터 충분한 보상과 신뢰를 얻은 건 아니다. 시간 압박을 더 크게 받는 쪽은 북한이라 본다.”
양무진 석좌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연내 종식하면 내년 상반기에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그래야 트럼프가 하반기 중간선거에서 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트럼프가 회담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꾸준히 김정은과의 친분을 강조해 왔다. 북한도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 선언에도 불구, 수위를 조절하며 관망 중이다. 이런 가운데 러·우 전쟁과 중동 갈등의 장기화로 외교 성과가 부족한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을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 다만 미국은 구체적 전략을 내놓지 못한 채 트럼프의 발언에만 의존하고 있다. 결국 행정부가 그의 의지를 어떤 협상 구상으로 구체화하는지에 따라 북한의 응답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북한 전술에 휘말리지 말아야”
![]() |
|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화성-15형 발사라는 역사적인 사건 이후 북미 관계가 급격히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그해 12월 1일 평양에서 열린 화성-15형 발사를 자축하는 군민 연환대회. 빼곡한 게 모두 사람이다. 사진=뉴시스 |
차두현 부원장은 “트럼프는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유지하겠지만, 실제 협상은 핵동결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북한은 이를 군축 회담이라 주장하고, 트럼프는 비핵화의 출발점이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까지만 와도 북한은 사실상 ‘비핵화 대화’에 참여하는 셈이 된다. 다만 이 과정이 현실화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일러도 내년 하반기쯤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도 그렇고 지금 정부도 남북관계에 너무 성급하게 접근한다. 이 속도라면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을 할 수 없다. 한미 공조 속에 초연하게 조율해야 북한 전술에 휘말리지 않는다.”
여기서 북한 전술은 핵에 대한 양비론(兩非論)을 가리킨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한반도의 핵위협은 남북 모두가 조성한 것이라 주장해 왔다. 전술핵이 철수했어도 주한 미군이 사용 요청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양측이 동시에 핵위협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인데, 이는 ‘비핵화’가 아니라 일정 부분 핵무기 보유를 전제로 한다. 이런 논리를 수용하면 문제의 근원이 북한이라는 사실이 흐려지고, 중국과 러시아가 강조하는 양비론에 동조하는 결과가 된다. 결국 동맹을 포함한 한국의 안보 장치가 약화될 위험이 크다.”
양무진 교수는 “과거처럼 성급하게 ‘비핵화’라는 말부터 꺼낼 것이 아니라, 단계적 이행이 필요하다”면서 “동결 한 단계만 이루더라도 지금으로선 엄청 큰 효과”라고 했다.
한국 ‘패싱’ 우려
회담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될 우려도 제기된다. 차두현 부원장은 “대화가 열린다고 해도 우리가 비핵화를 계속 요구하지 않으면, 트럼프는 본토 안전만 챙기며 협상을 풀어 갈 공산이 있다”고 했다.
“그때 북한이 주한 미군 축소나 확장 억제 철회를 요구하면 우리는 대응 수단이 없다. 답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하면서 동시에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또 미국에는 북중러 협력이 결국 미국을 겨누게 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미국이 믿을 건 한국뿐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고 확장 억제 공약도 지켜야 하며, 강화해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한편 양무진 교수는 “합의 이행에는 한국의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과거엔 ‘한반도 운전자론’처럼 서울을 거치지 않는 북미 대화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재명 정부는 북미 대화를 적극 지지·협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북미 합의 과정에서 한국이 다소 배제되더라도, 합의 이행 단계에서는 한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계산에 따른 발언이다. 예컨대 핵 동결 뒤 민생 제재가 완화돼도 지원은 한국이 맡아야 하며, 종전(終戰) 선언도 한국 없이는 불가능하다.”
성기영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한미 관계가 미북 관계의 전술적 카드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강조한 건, 김정은의 전승절 참석으로 북중러 결속이 부각될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전승절 외교로 중국의 지원과 관광 활성화를 노리고, 트럼프 임기 내 추가 정상회담을 시도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10월 경주 APEC을 계기로 중국 시진핑이 방한할 가능성에 대비해 한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한중 관계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한미·한중 양축을 활용해 북미 정상회담의 방향과 남북 관계 복원 문제에 영향을 주고, 군사적 긴장 유발을 억제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공존이라는 국익을 관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