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네 발의 전우’ 탄생하는 육군 군견훈련소

군견 10마리 중 3마리만 훈련 통과해 작전견으로 활약

  •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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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견 대명사는 저먼 셰퍼드 아닌 벨지안 말리노이즈
⊙ 1968년 1·21 사태 때 인헌무공훈장 받은 린틴, 제4땅굴 발견 때 지뢰 밟아 전사한 후 소위 추서된 헌트
⊙ “훌륭한 軍犬은 유전 70%, 훈련 30% 비율로 성장”
⊙ 군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소유욕 ▲대담성 ▲대인 친화력
⊙ 군견, 7~8세에 은퇴… 제2의 견생 사는 무상 분양 제도
육군 32사단 장병들이 군견과 함께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개는 세상을 눈이 아닌 코로 읽는다. 산책하는 개가 코를 땅에 가까이 가져간 채 냄새 맡는 행동을 ‘노즈 워크(nose work)’라 한다. 이는 개에게 소셜미디어(SNS) 활동에 해당한다. 냄새를 맡는 건 다른 개가 남긴 게시물(타임라인)을 읽는 행위이고, 오줌을 누며 표시(marking)하는 행동은 자기 게시물이나 댓글을 남기는 행동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가진 후각 수용체는 약 600만 개다. 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개는 이 수용체가 최다 3억 개에 이른다. 코 안쪽 후각 상피도 사람이 우표 한 장 크기라면 개는 손수건 한 장 크기다. 올림픽 규격 수영장 20개 용량의 물에 액체 한 방울을 떨어뜨려도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달리기 속도도 단거리 육상 선수보다 두 배가량 빠르다. 이렇게 우월한 기능을 활용해 군(軍) 내에서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하는 개가 있다. ‘네 발의 전우’라고도 불리는 군견(軍犬)이다.
 
  우리나라 군견 대다수는 강원도 춘천에 있는 육군 군견훈련소(이하 군견훈련소)에서 양성된다(공군은 자체 양성). 군견훈련소는 육군 교육사령부 예하 부대이며 지휘관은 중령급이 맡는다.
 
  군견을 어떻게 육성하는지 확인하고자 지난 7월 군견훈련소를 찾았다. 위병소를 통과하니 근사한 동물병원이 눈에 띄었다. 좀 더 올라가니 연병장이 나왔고 일반 부대와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였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훈련소 전체가 군견 사회화를 위한 장소 같달까. 개 짖는 소리로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조용했다. 훈련이 잘된 개는 함부로 짖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폭발물 탐지 훈련장으로 갔다. 훈련장은 구멍 난 벽돌로 벽을 둘렀다. 벽돌 사이사이에 폭발물을 묻힌 솜을 숨겨놓으면 군견이 폭발물 냄새를 맡으며 솜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훈련한다.
 
  늠름한 체구를 자랑하는 로이(암컷)와 보람(암컷)이 등장했다. 둘 다 벨지안 말리노이즈(Belgian Malinois) 종(種)으로 이등변 삼각형 모양을 한 귀가 매력적인 개다. 군견이라고 하면 독일에서 개량돼 등이 검은색 털로 덮인 ‘저먼 셰퍼드(German Shepherd)’를 떠올린다. 하지만 군견훈련소에는 말리노이즈 종이 대부분이었고 이어 래브라도 리트리버, 셰퍼드 순이었다.
 
 
  총 쏘는 시늉하면 죽은 척 해
 
말리노이즈 종 로이가 폭발물 탐지 훈련을 하고 있다.
  말리노이즈는 벨기에 서부 산악지대에서 유래한 목양견이다. 덩치는 셰퍼드보다 작다. 저먼 셰퍼드는 체중이 40kg가량 나가고 더위에 약하지만, 말리노이즈는 셰퍼드보다 털이 짧고 무게도 25~30kg 수준이다. ‘스포츠머리’를 한 육상선수를 떠올리면 된다. 유전적 질병도 상대적으로 더 적고, 가벼운 체구 덕분에 군사 작전에 더 유리하다. 셰퍼드가 ‘SUV’라면 말리노이즈는 ‘스포츠카’에 가깝다. 2011년 미 해군 네이비실에 소속돼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작전에도 말리노이즈 종이 투입됐다. 저먼 셰퍼드 종은 유전 질환(고관절 이형성증 등) 때문에 군견에서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로이는 지난 4월에 열린 한미 연합 군견 경연대회에서 우수한 탐지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날도 벽돌 사이에 숨긴 솜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코를 움직였다. 폭발물을 코로 찾아내면 그 자리에 앉는다. 군견에게 폭발물 탐지는 일종의 놀이다. 폭발물을 찾으면 보상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핸들러(handler, 군견 운용자)가 ‘빵’하고 총을 쏘는 시늉을 하니 죽은 척을 하기도 했다. 보람이도 시범을 보였는데, 이리저리 냄새를 맡더니 폭발물을 찾아내곤 곧장 자리에 앉았다.
 
  탐지견은 목표물 냄새를 감지하면 폭발 장치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짖거나 할퀴는 대신 조용히 앉거나 엎드리는 동작을 취한다. 보람이는 특기가 점프인데 핸들러가 공을 던지니 공중으로 날아올라 이를 낚아챘다. 보람이와 로이 모두 국가 주요 행사에 투입돼 폭발물 탐지 활동을 하고 있다.
 
 
  자견 → 양성견 → 작전견
 
헬기로 작전 지역에 도착한 군견과 군견병이 이동하고 있다.
  갓 태어난 강아지가 작전견이 되기까지는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군견은 자견(子犬)을 시작으로 양성견(생후 8개월부터 작전견이 되기 전까지 단계)을 거쳐 작전견이 되는데, 강아지에서 작전견(군견)이 되는 확률은 약 30%다. 사람으로 치면 양성견은 훈련병에 해당한다. 군견은 군번 대신 견번이 부여되는데, 작전견이 돼야만 부여된다.
 
  군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소유욕 ▲대담성 ▲대인 친화력이다. 10마리 중 3마리만 작전견이 되는데, 이런 결과를 보면 군견은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하는 것 같다.
 
  군견훈련소 관계자는 “선천적으로 우수한 유전력이 있어야 하고, 이 유전을 잘 발휘하기 위한 환경 제공과 훈련이 필요하다. 유전이 70%, 훈련이 30% 비율로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기자는 2023년 삼성안내견학교(경기도 용인시)를 찾아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취재했다. 당시 삼성안내견학교 관계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안내견에 선발돼 실제 활약하는 비율은 10마리 중 3마리입니다. 안내견을 선발하는 기준에는 여러 항목이 있지만 크게 유전적 요인이 60%, 후천적 요인이 40%를 차지해요. 이 때문에 교육뿐만 아니라 혈통 관리와 번식도 중요합니다. 어떤 모견에게선 네 마리가 태어나 네 마리 모두 안내견이 된 사례도 있지만 한 모견이 일곱 마리를 낳았는데도 일곱 마리 모두 안내견이 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종빈견과 종모견
 
  강아지가 출생하는 순서에 따른 역량이나 양성률에는 차이가 없다. 군견훈련소는 우수한 군견을 얻기 위해 훈련소 외부에서 심사를 거친 후 모견(母犬, 종빈견)과 종견(種犬, 종모견)을 확보한다. 외부에서 종빈견(種牝犬)과 종모견(種牡犬)을 들여오는 이유에는 근친(近親)으로 인한 유전 질환 발병 확률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 종빈·종모견이 되려면 공포탄 사격에 대한 반응, 어두운 환경에서의 적응력을 확인 후 민간·군 동물병원 검진을 통과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양성견과 작전견 중에서도 군견으로의 자질이 뚜렷하다고 판단되면 근친 교배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종모견으로 선발한다. 종빈견은 동물보호법상 공태기(태아가 없는 기간) 8개월을 기준으로 7세까지 출산을 하는데, 한 번에 2~10마리를 낳는다.
 
  종빈견과 종모견은 이른바 정원이 딸린 견사에서 생활한다. 일반 군견이 생활하는 환경보다 더 쾌적하다.
 
  군견훈련소의 하루도 오전 6시30분부터 시작한다. 자견 훈련을 담당하는 이현행 주무관은 관세청 탐지견센터에서 근무하다가 군견훈련소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로 군견훈련소 2년 차다. 탐지·검역 위주인 관세청은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이 주무관은 “말리노이즈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약간의 경계심이 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대인 친화적이며 사람에게 의지하는 성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군견에게 필요한 가장 큰 자질 중 하나는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차분함을 잃지 않는 능력”이라고 했다.
 
 
  최대한 다양한 자극 제공
 
  이 주무관은 오전 7시 견사(犬舍)를 순찰하며 자견을 확인한다. 사료를 얼마나 먹었는지, 몸 상태는 괜찮은지, 대소변은 어떤지를 확인한다. 8시30분부터는 견사를 청소하고 아침을 먹인다. 청소는 매일 한다. 자견 훈련은 그날그날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 자견 시기에는 사회화가 중요하기에 지루하거나 반복되는 활동은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다. 비슷한 활동을 반복하면 개도 이에 적응해 안주한다고 한다. 어릴 때 다양한 자극을 경험해야 개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
 
  생후 45일경부터 사람에 대한 신체접촉을 거치고, 이후 몸집이 좀 커지고 예방접종을 맞힌 뒤에야 훈련소 영내를 교실이자 운동장 삼아 누빈다. 영내 환경에 대한 적응이 끝나면 영외로 나가 사회화 훈련을 이어간다.
 
  — 소음 적응 훈련은 어떻게 합니까.
 
  “처음에는 징이나 악기 등으로 소음을 체험합니다. 이후 화약총, 공포탄, 실탄 사격을 거치며 총성에 적응하도록 합니다.”
 
  — 처음부터 잘 적응합니까.
 
  “처음부터 대담하게 잘하는 개도 있고 서서히 적응하는 개도 있습니다.”
 
  — 총성에 잘 적응하면 작전견이 될 확률이 더 높습니까.
 
  “꼭 그렇지마는 않습니다. 성장하면서 잠재력이 어떻게 드러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린아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정찰견, 추적견, 탐지견
 
군견병이 군견과 함께 헬기에서 레펠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과거에는 셰퍼드가 군견으로 주로 활약했지만, 현재는 말리노이즈와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작전에 투입한다. 두 종 모두 활동성이 높은데, 말리노이즈의 경우 독립성이 강하다. 육군이 운용하는 군견 비율은 말리노이즈가 80%,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16%, 셰퍼드가 4%를 차지하고 있다.
 
  작전견은 임무 유형에 따라 ▲정찰견 ▲추적견 ▲탐지견으로 분류된다. 자견은 생후 8개월 차에 양성견 적격 심사를 거친다. 이때 물품욕, 대담성, 대인 친화력을 평가해 주특기(정찰, 추적, 탐지)별로 우선 분류한다. 초기 양성견 신분에선 주특기에 대한 이해도나 수행 능력이 발현되지 않은 단계이므로 정찰·추적·탐지 훈련을 고르게 받는다. 이후 적성에 맞는 주특기를 배정받아 작전견이 된다.
 
  정찰견은 특정 지역에 숨어 있는 적의 체취가 공기 중에 퍼진 것을 포착해 은닉한 적을 찾아내는 임무를 맡는다. 추적견은 적이 남긴 땀, 혈액 등 유기물이나 탑승한 차량, 은신처 등을 단서로 삼아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적을 찾아낸다. 탐지견은 폭발물이 은닉된 장소에서 새어 나오는 폭약 냄새를 공기 중에서 감지해 은폐된 폭발물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훈련 시 보상은 어떤 것을 제공할까. 개들이 좋아하는 사료나 간식을 제공한다.
 
  정찰견은 양성견 단계에서 7개월 이상, 추적견과 탐지견은 1년 이상 주특기 훈련이 필요하다. 반기별로 헬기를 타고 패스트 로프 훈련도 한다.
 
  훈련 과정에서 발현하는 능력을 기준으로 주특기를 얻는다. 집중도가 높으면 주로 탐지견으로 선별된다. 정찰견은 성격이 다소 활발해도 괜찮다고 한다.
 
  임무보다는 사람과의 관계, 놀이를 더 좋아해 작전견이 되지 못하는 양성견도 있다. 작전견이 되지 못하는 개는 민간에 무상으로 위탁 분양되거나 부대 경계에 투입되는 ‘관리견(작전예비견)’이 된다.
 
  군견훈련소에는 군 동물병원도 있다. 군 동물병원은 전국에 3개가 있다. 경기·강원권은 군견훈련소에 있는 군 동물병원이 맡는다. 시설이 훌륭했다. 수의 장교인 한승엽 소령이 이날 민간 분양을 나가는 군견을 살피고 있었다.
 
 
  3~4평 견사에 군견 1마리 생활
 
육군 군견훈련소 군견교육부사관 이상범 상사가 말리노이즈 종 제승을 안고 있다.
  비작전견 견사도 찾았다. 비작전견은 작전견에서 은퇴한 군견이다. 민간에 분양되거나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군견 1마리당 3~4평쯤 되는 공간 1실을 쓰고 있었다. 견사를 매일 청소하는 덕분에 쾌적했다. 호실마다 문 앞에는 군견에 관한 정보가 기록돼 있었다.
 
  견사에 동행한 군견교육부사관 이상범 상사는 ‘야’ 시리즈 군견을 소개해 줬다. 모견의 이름은 ‘야자’고 그 자견이 ‘야거’와 ‘야뢰’였다. 야거는 2015년 6월 14일생인데, A급 정찰견이었다고 했다.
 
  견사 앞에는 견명과 출생일, 마이크로칩 번호, 품종, 성별, 중성화 여부, 견번, 대인·대견 여부 등이 기록돼 있었다. 대인·대견 여부는 사람과 개를 상대로 공격성이 있는지를 말한다. 견사 중간에는 사료 창고도 있었는데, 꽤 좋은 사료였다. 군견훈련소 차원에서 군견 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상범 상사는 군견훈련소에서 군견 훈련과 관련한 실무를 책임지는 부사관이다. 지난 7월 1일부터 군견교육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전에는 1군견지원대에서 작전팀장을 지냈다.
 
  이 상사는 “동물을 좋아하기에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며 “군견을 훈련시킬 때 교감하며 함께 논다는 마음으로 훈련시키다 보니 성취감이 상당하다”고 했다.
 
  — 기억에 남는 군견이 있습니까.
 
  “작전팀장을 하며 제게 배정된 트리라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입니다. 추적견이었고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활력이 넘치는 바람에 제가 못 따라갈 정도였습니다.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 해군과 해병대에 배치될 군견도 교육합니까.
 
  “정찰견을 보내는데, 외부(타군)로 가는 작전견은 특히나 더 신경 씁니다.”
 
  — 특정 종이 특정 특기(정찰, 추적, 탐지)에 더 적합한 경우도 있습니까.
 
  “종에 따른 차이라기보단 타고난 성향이나 잠재력이 훈련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언제입니까.
 
  “군견 덕분에 훈련을 일찍 끝냈을 때입니다. 수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훈련이 10시간 이상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작전견이 잘 활약해 훈련을 2~3시간 만에 끝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습니다.”
 
 
  군견 이름은 어떻게 짓나
 
육군 군견훈련소에는 국가를 위해 봉사한 군견을 추모하기 위한 군견추모공원이 있다.
  — 군견의 이름은 어떤 기준이나 규칙에 따라 정해집니까.
 
  “종빈견의 자음을 기준으로 모음 순서대로 2~3음절 이내로 짓고 있습니다. 어미견이 ‘러브’면 자견은 성이 ‘ㄹ’자로 시작되는 라, 랴, 러, 려, 로, 료 순으로 첫음절이 정해집니다. 뒤 음절은 개가 확실히 인지할 수 있고 발음이 편한 이름으로 정합니다.”
 
  — 군견병은 어떻게 선발합니까.
 
  “육군훈련소에서 신체가 건강하고 개와 교감할 수 있는 다정함과 두려움 없이 함께 훈련할 수 있는 훈련병을 선별해 면접을 거쳐 뽑습니다.”
 
  — 군견 1마리당 병력은 얼마나 투입됩니까.
 
  “작전견 한 두당 1명이 통제합니다.”
 
  — 군견도 중성화 수술을 합니까.
 
  “암컷은 생식기 계통과 유선(乳腺) 질병을 최소화하기 위해 12~15개월령에 중성화 수술을 합니다. 수컷은 훈련상에 어려움이 있거나 무상 분양 대상견으로 선정될 경우 중성화를 합니다.”
 
  — 혹한기, 혹서기에는 어떻게 지냅니까.
 
  “견사에 냉난방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육군 군견훈련소 군견추모공원에 자리한 군견비와 견번줄함 모습.
  — 임무 중 사망한 군견은 어떻게 처리됩니까.
 
  “질병으로 죽거나 자연사한 군견은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국가 봉사 동물인 군견을 기리기 위해 매년 6월에는 군견훈련소 내 추모공원에서 추모제를 실시합니다.”
 
  — 은퇴 군견(작전견 임무 완료)과 작전견이 되지 못해 무상 분양견이 된 군견에 차이가 있습니까.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은퇴견은 앉아, 엎드려, 기다려 등 기본 교육이 돼 있습니다. 공통으로 배변 교육은 돼 있습니다.”
 
  — 작전견의 은퇴 시점은 어떻게 됩니까.
 
  “평균 7~8세에 은퇴합니다. 건강 상태, 훈련 능력에 따라 시기에 차이가 있습니다.”
 
  군견훈련소가 돌보는 ‘관리견(은퇴견, 작전예비견)’ 중 20~60%가 민간 분양된다. 기자가 방문한 당일에도 말리노이즈 종 ‘카포’가 민간으로 무상 분양돼 나갔다. 군견 무상 분양 심의는 매달 1회 열리며 신청자를 대상으로 주거 환경 현장 실사를 통해 분양 대상자를 선정한다.
 
 
  군견 무상 분양
 
  — 심사 기준이 있습니까.
 
  “▲분양 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가정 ▲분양 후 영리 목적으로 군견을 이용하지 않는 가정 ▲사육 환경(진료, 사료 배급 등)이 적합한 가정 ▲사육 유경험자(무경험자도 가능) 등을 고려합니다.”
 
  — 전역한 군견병이 자신이 관리했던 군견의 무상 분양을 신청하는 경우 우선권이 있습니까.
 
  “전역한 군견병이 자신이 관리했던 군견이 은퇴할 경우 무상 분양을 받는 일도 있습니다. 해당 군견을 관리했기에 은퇴 후 잘 관리하리라 기대되지만 군견의 은퇴 시기를 예측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우선권이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 은퇴견이나 양성 과정에서 작전견으로 전환되지 않은 군견은 민간 환경에 적응해야 하지 않습니까.
 
  “군견훈련소에서는 무상 분양 대상견을 매월 구분해 영외(지하철역, 공원, 광장 등)로 나가 군견이 새로운 환경에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재사회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 군견 무상 분양을 신청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군견훈련소로 전화(033-264-0909)해 문의하시거나 육군 홈페이지를 통해 분양 신청을 하면 됩니다.”
 
  2018년 92두, 2019년 101두, 2020년 60두, 2021년 25두, 2022년 33두, 2023년 32두, 2024년 28두, 2025년(8월 기준) 51두가 민간 분양됐다. 민간 분양 제도가 생기기 전에는 모두 안락사됐다.
 
  작전견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군견훈련소에서 태어난 10마리 중 7마리는 결국 제2의 견생(犬生)으로 살아야 한다. 군견훈련소 관계자들은 작전견은 아니지만 민간에서 또 다른 개의 삶을 새롭게 살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이 군견 무상 분양 제도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했다.
 
 
  린틴과 헌트
 
독일산 셰퍼드 종 ‘헌트’ 소위를 기리는 비석과 동상. 헌트는 1990년 제4땅굴 수색 작전에 투입됐으나 지뢰를 밟고 폭사했다. 대신 장병들의 생명을 구했다. 국방부는 1개 분대원의 생명을 구한 헌트에게 인헌(仁憲)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국방부 장관 명령으로 ‘소위’ 계급도 추서했다. 군견은 ‘견번’만 있고 계급은 없다. 계급을 부여받은 군견은 헌트가 최초다.
  수많은 군견이 국군 장병과 함께 국가 안보에 이바지해 왔다. 그중 대표 군견 두 마리를 소개한다. 린틴은 1968년 북한 무장 공비가 청와대를 습격한 1·21 사태 당시 공비를 추적하는 데 이바지한 공로로 군견으로서는 최초로 인헌(仁憲)무공훈장을 받았다.
 
  헌트는 소위로 추서된 군견이다. 1990년 3월 강원도 양구군에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이 네 번째로 발견됐다. 독일산 셰퍼드 종 헌트는 당시 네 살이었다. 제4땅굴 수색 당시 투입됐는데 지뢰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 멈추고 짖는 훈련을 받았다. 지뢰 함두가 물에 잠겨 화약 냄새를 맡지 못하는 바람에 지뢰를 밟고 폭사하고 말았다. 대신 장병들의 생명은 구했다. 국방부는 1개 분대원의 생명을 구한 헌트에게 인헌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국방부 장관 명령으로 ‘소위’ 계급도 추서했다. 군견은 ‘견번’만 있고 계급은 없다. 계급을 부여받은 군견은 헌트가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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