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카이》는 특히 ‘TK생의 편지’라는 코너로 유명했다. ‘유신독재’ 혹은 ‘군부독재’하에서 신음하는 한국에서 보내오는 형식으로 된 ‘TK생의 편지’ 속 한국의 모습은 ‘지옥’ 그 자체였다. 한국은 잔인무도하고 부패한 독재자들이 통치하는 나라, 말로는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자체 모순으로 인해 곧 무너지고 말 나라였다. 반면에 《세카이》가 전하는 북한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이 잡지 편집장 야스에 료스케를 비롯해 도쿄도 지사 미노베 료키치 등 김일성을 직접 만나보고 돌아온 일본 지식인들이 전하는 북한은 그야말로 주체적인 ‘사회주의 지상낙원’이었다.
《세카이》에 투영된 반한친북(反韓親北)적인 현실 인식은 그 잡지를 읽는 일본인들은 물론 한국 지식인, 학생운동권까지 사로잡았다. 하지만 1980년대를 지나면서, 그리고 2002년 이후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세카이》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일본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이 패전한 후 ‘도의와 문화가 확립된 새 질서 창조’를 모토로 내걸고 출발한 이른바 진보적 잡지인 《세카이》의 왜곡 보도와 그런 보도를 자행한 ‘진보적 일본 지식인’들의 ‘오만과 편견’을 고발한다. 저자는 “이상(理想)은 가지고 있지만, 그 이상을 일본이라는 구체적 장(場)에서 주도적으로 실천해 볼 수 없는 데서 오는 무력감이나 좌절감, 또는 결핍감이 진보적 지식인들로 하여금 외국, 특히 한국과 같은 특수한 역사적 관계를 가졌던 나라의 정치에 과도하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고, 또한 남과 북의 이상과 현실을 균형적으로 판단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꼬집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