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인들이 저렇게 악착같이 싸우는 것은 푸틴을 비롯한 러시아인들에게도, 이를 지켜보는 세계인들에게도 충격이다.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현재 하버드대 교수인 저자는 이 책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 강대한 외세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자기들의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왔다고 강조한다. 특히 러시아가 일시적 동맹조약이었던 페이야슬라우조약을 기만적으로 해석해 우크라이나를 병탄한 사실, 19세기 제정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문화와 언어를 말살하려 한 사실, 그리고 1930년대 스탈린 치하에서 자행된 홀로도모르(대기근),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기억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원한으로 남았다. 무엇보다도 역자 허승철 교수의 말처럼 전제적이고 강압적 통치 전통에서 벗어난 시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러시아 역사에 비해 우크라이나는 평등적·민주적 전통이 강하며, 권력을 집중하는 독재자의 장기집권을 허락하지 않는 정치문화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뼈아픈 역사와 정치문화 때문에 우크라이나인들은 “우리는 다시는 러시아인으로 살지 않겠다”고 싸우고 있는 것이다. 민족이란 역사·혈연공동체라기보다는 같은 정치공동체 안에서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이들의 집단이라는 해석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