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다니는 회사를 비롯해 많은 직장의 좌석 배치를 보면 부서의 장(長)이 직원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회사는 어떤 식으로든 직원들을 자신의 시야 범위 내에 두려고 하고, 직원들은 거기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려 하는 것은 옛날이나 첨단 디지털 시대에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시선(視線)은 권력이다”라는 말로 표현한다. 이러한 생각을 거슬러 올라가면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18세기 영국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제안했던 ‘팬옵티콘(Panopticon)’과 닿게 된다.
번역과 논문 등을 통해 30여 년간 푸코의 권력 이론을 연구해온 저자는 에드거 앨런 포, 홉스, 사르트르, 헤겔, 벤담, 푸코를 종횡으로 넘나들면서 시선의 비대칭성(非對稱性)에서 발생하는 권력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감시하는 시선이 생물학적 눈이냐 디지털 기기냐의 차이만 있을 뿐 권력과 시선의 관계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아니 디지털 감시가 더 철저하고 더 대규모적이고 더 가혹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2008년 내놓았던 《시선은 권력이다》를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로봇, 가상인간, 메타버스의 현재 상황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보완했다. 읽는 내내 ‘사고(思考)’를 하게 만들지만, 재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