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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당신이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다카하타 이사오 지음 | 유성운 번역 | 마르코폴로 펴냄)

명감독 다카하타 이사오가 말하는 전쟁과 평화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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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한국인이 즐겨 보았던 애니메이션 〈빨간 머리 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 등을 만든 지브리의 명감독 다카하타 이사오가 어린 시절 겪었던 전쟁의 참상을 회고하면서 평화헌법 9조를 지킬 것을 호소한 강연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작은 판형에 127페이지밖에 안 되는 책이지만 묵직한 울림을 준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오랜 세월 일본을 미워했던 한국의 노부인’이 저자가 만든 반전(反戰)영화 〈반딧불이의 묘〉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대학생인 손자에게 “일본인들도 참 힘들었구나”라고 말했다는 대목이다. 이는 저자가 어린 시절 겪었던 미군의 소이탄 공격을 회상한 후 “히로시마의 위령비에도 ‘과오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주어가 매우 애매합니다. 그런 심리가 거꾸로 자신들이 다른 나라를 침략했고 그 결과로 초래한 재앙이나 그 나라 사람들의 고통과 원한에 대해서는 둔감해지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라고 말하는 대목과 조응(照應)한다. 이런 식으로 ‘국민 대 국민’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한일(韓日) 양측에서 확산되면 두 나라 관계는 한결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러일전쟁 때 반전시(反戰詩) ‘그대는 죽지 마라’를 써서 일세(一世)를 진동시켰던 여류 시인 요사노 아키코가 약 40년 후 아들에게 전선(戰線)으로 가라고 독려하는 ‘군국(軍國)의 어머니’가 됐다는 얘기는 쇼킹했다. 흔히 말하는 ‘공기(분위기)’에 꼼짝 못 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인데, 그게 어디 일본인만의 문제인가? 다수(多數)의 힘으로, 공기의 힘으로 소수의견을 묵살하는 모습은 오늘날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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